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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폐지의 숨은 의도와 비민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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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종상
댓글 0건 조회 3,725회 작성일 14-05-2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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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라에서 해경 폐지 여부를 두고 찬반 의견이 분분입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사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해경을 폐지하겠다고 한 것에 대한 것인데, 국민들의 감정상 해경 폐지 쪽은 당연히 옹호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 의견들을 남긴 것도 읽었는데, 뭔가 핵심적인 것은 빼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해경의 폐지보다는 시스템의 복구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해경은 이명박 때 바뀐 체제와 시스템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한 것이 크다고 봐야 합니다. 현장에 지휘권을 줘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결여돼 있었다고 봐야 합니다. 해경의 편을 들자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그러나 해경은 미국의 해안 경비대, 즉 코스트 가드와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우리가 사실 봐야 할 핵심은, 대한민국이 '지켜야 할 프로세스가 상실된 나라'라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해안경비대, 즉 우리의 해경과 같은 역할을 하는 부처는 거의 독립된 군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외국 국빈이 왔을 때 미국은 5군의 의장대로 국빈을 맞습니다. 여기엔 육,해,공군과 해병대, 그리고 코스트 가드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만큼 독립된 조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철저히 현장 중심의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해경도 마찬가지로 이런 존재여야 하는데, 대통령 말 한마디에 이게 그냥 사라질 수 있다는 그 사실에 우리는 더 주목해야 합니다. 구조 과정에서도 프로세스는 상실돼 있었지만, 이걸 해결한다는 그 과정에서조차 프로세스는 마찬가지로 사라지고 없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논의와 과정이 상실된 채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만으로 '코스트 가드' 가 사라져버리는 나라라면, 이것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라 봉건적 왕권국가라던지, 혹은 북한의 수준과 그다지 틀리지 않은 나라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같은 조치가 이뤄진 의도입니다. 이미 해경을 없애겠다는 선언 자체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프로세스들을 결여한 것이지만, 이 조치가 취해진데는 당연히 '선거를 앞두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숨어있는 것입니다. 이것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고 논쟁을 일으킴으로서 코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 유리하게 사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인데, 이런 조치를 즉각적으로 대통령이 취했다는 것 자체가 선거에 대한 개입이라고 봐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때는 단지 말로 '도와주고 싶다'고 해서 탄핵까지 갔었습니다. 이번 조치는 그보다 훨씬 더 중대한 것이 아닐까요? 


자신의 무능력을 감추기 위해 국가 조직을 희생시키는 것이 대통령의 할 일은 아니잖습니까. 이래저래 이번 조처는 정부와 대통령의 무능력과 상식 부재, 그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 결여를 한꺼번에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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