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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야전렬차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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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704회 작성일 22-12-1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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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 회


31


흥남비료련합기업소의 구내길에 짙게 서린 새벽안개는 바다쪽에서 느리게 불어오는 쩝쩔한 해풍에 실려 서름서름 걷히기 시작했다.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타신 승용차는 려명이 터오는 희푸르스름한 창공을 꿰지르고 솟은 질안굴뚝옆에 멈춰섰다.

시누런 길먼지가 두텁게 앉은 차에서 내리신 그이께서는 마중나온 도당위원회 비서와 련합기업소 책임비서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며 말씀하시였다.

《장군님을 모실 기업소를 돌아보자고 왔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전선중부지구의 인민군련합부대를 시찰하시고서 평양에 들리시지 않고 재밤중에 떠나 곧장 흥남으로 달려오시였다. 운전사가 밤길이여서 평탄한 큰길로 차를 몰려고 했지만 그이께서는 이 첫새벽에 흥남에 당도하려고 시간을 단축하자시며 아호비령산줄기의 험한 산협길로 질러가도록 하시였다. 겹쌓이는 군사사업으로 하여 사회의 공장, 기업소들을 현지지도하시는 장군님을 각근히 보좌해드리지 못하는것을 늘 마음에 걸려하시는 그이이시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이번에 장군님께서 멀리 마천령산발에 위치한 대흥청년영웅광산으로 떠나시는것을 몹시 걱정하시였다. 해발고 높은 그곳 가을날씨는 평양보다 훨씬 찬데다가 장군님께서 오랜 시간 렬차행군을 하시고 승용차를 타시느라면 여간 힘들지 않으실것이였다.

그러나 장군님께서는 정초부터 10월이 된 지금까지 대흥청년영웅광산은 물론 함남땅에서 대고조진군의 돌파구를 여시려고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고 분투해오셨는가. 함경남도사람들의 드높은 정신력을 폭발시키고 우리 식 창조의 본때를 가르쳐주신 장군님께서 이제 드디여 그 귀중한 열매들이 주렁지게 하기 위해 또다시 현지지도강행군길을 가시는데 어찌 만류할수 있으랴.

《갈탄가스화공정시운전을 끝내고 비료를 생산한다니 수고를 했습니다. 장군님께 정말 큰 기쁨을 드리게 되였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였다.

《첫 공정이 발생로지요? 거기부터 갑시다.》

《존경하는 대장동지, 거기는… 발생로쪽엔… 가시지 마십시오.》

기업소 책임비서가 떠듬떠듬 황황히 뇌이였다.

《아, 발생로가스탕크에서 났다는 폭발사고때문에 그럽니까?》

《그렇습니다.… 그쪽은 위험합니다.》

《사고퇴치를 했지요?》

《예, 한주일만에 원상복구하고 시운전에 성공했습니다.》

《그러기에 가봅시다. 장군님께서 돌아보실 같탄가스화공정들인데 어느 구석이라도 미흡한데가 있지 않은지 봐야겠습니다.》

《대장동지… 정말이지… 발생로쪽에 가시면 안됩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거의나 울상이 된 기업소 책임비서를 묵묵히 건너다보시였다. 그의 죄책스럽고 불안한 심정이 리해되시였다. 정상적인 비료생산과정에도 불안이 없지 않고 항시적인 긴장을 늦출수 없다. 화학비료공장은 겉은 조용해도 발생로와 가스저장탕크, 각종 합성탑들과 수키로메터를 헤아리는 관들의 속안에서는 성질이 다른 원자와 분자, 촉매제의 맹렬한 폭발성반응이 소리없이 진행되고있다. 그래서 비료공장의 관들과 탕크와 탑들은 수십수백기압에 견디는 특수강질로 만든다.

《사고났던 발생로에서 로동자, 기술자들이 일하고있겠는데 가봅시다. 가만, 이거 기업소비서동무의 안내를 받아서는 안될것 같구만요. 여기도 위험하다, 저기도 안된다 하겠지요. 기사장동무를 데려오시오. 과학적인 안정성담보도 그렇지만 기술공정설명도 기사장한데서 듣는게 상례지요.》

《저… 기사장동무는 검토중입니다. 이번 발생로사고의 책임을 면할수 없을것 같습니다. 도당에서는 기사장동무를 철직시키자고 론의되고있습니다. 발생로운전공이 무연탄장입을 표준조작법대로 하지 못해 일어난 사고이지만 시운전을 앞두고 벌어진 일인만큼 기사장이 련대책임을 지지 않을수 없습니다.》

도당비서가 조용히 말씀드렸다.

《그렇다고 철직시킨단 말입니까?!…》

그이께서는 저으기 놀라와하시였다.

《처벌이 가혹한것 같습니다. 기사장동무는 이 흥남비료련합기업소에서 40년가까이 일해오는 유능한 기술자가 아닙니까. 원료장입으로부터 산소분리와 가스청정, 합성과 랭축, 하조에 이르기까지 비료생산의 모든 공정설비와 운영과정을 손금보듯이 알고있는 일군이지요. 일전에 장군님께서는 흥남비료련합기업소 기사장이 복잡한 기술공정내용을 통속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는 명석한 두뇌를 가진 기술인재라고 말씀하시였습니다.

소설에서는 쩍하면 기사장을 보신적이고 새 기술진보에 등한시하는 부정인물로 그리는데 흥남비료기사장은 사람이 성실하고 첨단기술에 대단히 진취적인 일군이라며 칭찬하시였습니다.

장군님께 갈탄가스화에 의한 암모니아생산공정과 구체적인 자금타산안을 설명해올린 사람도 기사장동무였습니다. 동무들도 이 흥남땅에 가스화공정건설의 포성이 울리던 때 일이 생각나겠지요?》

김정은동지께서는 두해전 2월의 그날 장군님께서 침체상태에 빠졌던 흥남비료를 일떠세울수 있게 되였다고 흥분하시고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시였다.

《그때 장군님께서는 비료련합기업소 기사장이 박식한데 비해 자금 타산때문에 그러는지 소심하다고 하시였지요. 갈탄가스화는 종전의 낡은 물전해에 비해 비료도 많이 나오고 톤당 전력소비도 얼마 되지 않으니 꿩먹고 알먹는 격이라고 하시면서 장군님께서는 기사장동무와 일군들에게 가스화공정을 건설할바에는 통이 크게 하자고 고무해주시였습니다.

기사장동무는 장군님께서 비준해주신 엄청난 액수의 자금안을 가지고 가스화공정설계부터 본때있게 다시 하였습니다. 발생로가스사고로 기사장을 철직시키자고 하는걸 보니 당일군인 동무들은 유감스럽게도 랭담하고 실무적입니다. 두해동안 간고분투해서 가스화공정을 저렇게 웅장하게 건설하고 비료를 생산하게 된 이 경사로운 마당에 와서 어떻게 기사장을 쉽사리 떼버릴수 있습니까. 가스탕크와 합성탑들이 웅장해도 그 수다한 설비들의 반응속내와 기술적운영과정을 자나깨나 왼심쓰고 과학적으로 건설되도록 종합시공지도한 사람은 기사장입니다. 그 동무는 나라의 식량문제를 그토록 걱정하시는 장군님앞에서 가스화공정건설의 운명을 책임진 사람인만큼 자기의 정력과 기술, 온넋을 깡그리 바쳤을것입니다.》

《대장동지… 제가 기업소 책임비서로서 일을 잘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가스화공정건설에 바친 기사장동무의 헌신적노력은 눈물겨웠습니다. 기사장동무는 처가 중병으로 앓아 병원에 입원했을 때도 건설장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두달만에 처가 퇴원해서 빨아 다린 속내의랑 가지고 남편을 찾아 건설장에 왔는데 누가 건설지휘부가설막에 가보니 기사장동무가 안해를 붙들고 용서를 빌며 울더랍니다.》

《그렇게 사려깊고 정이 무른 사람인데 가스화공정건설을 얼마나 중히 여겼으면 병원에조차 가보지 못했겠습니까.》

김정은동지께서는 무연탄장입 콘베아바가지들이 경사받이굴대를 따라 느직느직 올라가는 발생로쪽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였다.

흩어지기 아쉬워하던 안개발은 어느결에 중천에 녹아 없어지고 회색빛을 띤 푸르무레한 아침하늘이 열리였다.

그이께서 발생로와 가스탕크의 안정성을 확인하고 산소분리공정을 돌아보실 때 키가 훤칠한 사람이 허둥지둥 달음질해왔다.

《아, 기사장동무구만. 그새 잘있었습니까?》

김정은동지께서는 허리굽혀 인사를 올리는 기사장의 손을 따뜻이 잡아주시며 볕에 탄 살갗이 거무죽죽하고 번민으로 눈확이 쑥 들어간 그의 수척한 얼굴을 정담아 보시였다.

《기사장동무가 없으니 비료생산공정을 겉으로만 보게 되는구만. 설비들의 화학반응의 속내를 듣지 못하니 슴슴합니다. 설명해주시오. 장군님께서 결단내려주신 우리 식 갈탄가스화 1계렬공정인데 비료합성의 화학반응 전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싶습니다.》

김정은동지께서는 기사장의 설명을 유심히 들으시며 산소분리공정을 지나시여 가스청정계통에 이르렀을 때 물으시였다.

《어떻습니까, 기사장동무. 발생로가스탕크사고가 난지 보름밖에 안되는데 장군님께 갈탄가스화공정의 비료생산을 자신있게 보여드릴수 있습니까?》

기사장은 맞잡은 두손을 성급히 주물기만 할뿐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사실… 발생로사고는 저한테 책임이 있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기사장인 제가 발생로 무연탄장입공들이 표준조작법을 지키도록 세밀히 관심하지 못했습니다.》

《아, 내가 묻는건 사고의 시비를 따지거나 기사장동무의 책임을 추궁하자고 해서가 아닙니다. 발생로사고원인을 원만히 퇴치하고 시운전에 성공했는데 누구의 잘못 같은데 신경을 쓸 필요가 있겠습니까. 내가 관심하는건 비료련합기업소의 과학기술적운영을 책임진 기사장동무가 장군님앞에서 신심이 확고한가 하는것입니다. 장군님께 시운전이나 보여드리고 실제상 운영에서 걸린 문제들을 풀지 못해 생산을 제대로 못하는 일들이 드문합니다. 기사장동무의 담보는 단순한 과학기술적자신심에 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온 세상앞에 조선의 새로운 갈탄가스화에 의한 비료생산공정을 시위한다는데도 의의가 있지만 보다는 실지 정상적인 운영에서 별일없이 비료를 꽝꽝 생산해내여 농촌에 보내줄수있는가, 부족되는 비료때문에 알곡생산이 떨어지고 인민들의 식량문제가 걸리는것을 그리도 마음쓰시는 장군님께 진정으로 기쁨을 드릴수 있는가 하는것입니다.》

《대장동지… 저는 기사장으로서… 장군님께 갈탄가스화성공을 확신성있게 보고드릴수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김정은동지께서는 기사장의 침착하나 신심어린 얼굴을 띄여보고 미소를 지으시였다.

《기사장동무도 알다싶이 갈탄가스화는 장군님께서 거액의 자금을 주시고 하루밤사이에 락원기계로 천리 렬차강행군을 하시여 대형산소분리기를 만들도록 해주신 주체비료생산공정입니다. 미국이 2중용도에 걸어 수입하지 못하도록 악랄하게 방해를 놓은 수소정제탑들과 초고압화학설비들을 장군님께서는 룡성기계에 직접 과업을 주시여 만들어주셨습니다. 갈탄가스화비료생산체계는 장군님께서 나라의 강성부흥과 인민생활을 위해 바치신 고귀한 애국열정이 낳은 산물입니다. 우리는 장군님의 숭고한 애국심이 빛나도록 잘 받들어드려야 합니다. 기사장동무, 과연 장군님께 보고드린 후에 앞으로 주체비료생산과정에서 걸리는 문제가 없겠는가, 기사장의 립장에서 생각해보고 사소한거라도 있으면 꺼리지 말고 이야기하시오.》

마음이 무거워진듯 고개를 숙이고 잠자코 걸음을 옮기던 기사장이 입을 열었다.

《대장동지, 한가지… 풀어야 할 문제가 있긴 있습니다.》

《어서 말하시오.》

《공업용수문제입니다. 성천강변에 있는 물정화시설인 침전지는 우리 공장과 2.8비날론련합기업소를 비롯해서 흥남지구의 공장, 기업소들에 공업용수를 보장하고있습니다. 그런데 수십년세월이 지나는 동안 준첩을 하지 못해서 침전지바닥에 감탕과 모래가 많이 쌓인데다가 중간 도류벽이 여러군데 파괴되여 공업용수의 질이 대단히 나빠졌습니다.》

《감탕이 섞인 맑지 못한 물이 흘러든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깨끗이 정화되지 못한 공업용수로 해서 순환비등층보이라 수관들에 물때가 끼고 불순물때문에 비료나 비날론 같은 생산물의 품질이 떨어집니다.》

《기사장동무가 중요한 문제를 말했습니다. 물은 화학공업부문에 특별히 요긴하게 쓰일것입니다. 음료수정화문제가 사람의 건강과 생명에 관계되는것처럼 공업용수는 화학설비들의 정상가동과 제품생산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 가스청정공정을 마저 돌아보고 나하구 같이 침전지로 가봅시다.》


×


성천강제방뚝밑에 자리잡은 침전지는 연건평이 수만평방메터로서 급수시설로서는 저수능력이 대단히 큰것이였다.

김정은동지께서는 승용차에서 내리시여 급수침전지의 취수언제와 제방뚝밑에 있는 뽐프장, 취수구에도 가보시였다.

도처에서 감탕내 섞인 강물비린내가 물씬물씬 풍겼다. 침전지급수장건물은 오래되여 낡았고 도류벽들이 군데군데 허물어져 입수구와 출수구들로 거의나 정화되지 못한 강물이 넘나들고있었다.

기사장이 길다란 막대기를 가져다 침전지물에 찔러보니 감탕이 여간 깊지 않았다. 평균 물깊이가 3m라고 볼 때 막대기에 찍힌 침전지감탕량은 대충 계산해보아도 6만㎥는 잘될것 같았다. 급수침전지에 물 절반, 감탕 절반인셈이니 깨끗한 공업용수를 보장할리 없었다.

그이께서는 아직 푸른빛이 바래지 않은 실아지를 물에 드리운 아름드리 버드나무들이 늘어선 침전지뚝둘레를 천천히 걸으시였다.

침전지바닥에 쌓인 엄청난 량의 감탕을 퍼내고 도류벽과 옹벽을 다시 쌓고 급수장건물들도 보수하자면 품이 여간 들지 않을것이였다.

《침전지는 여기 급수분직장에 속해있습니까?》

그이의 신중한 물으심에 기사장은 얼굴에 가책의 빛을 띄웠다.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공업용수를 보장받기만 하고 침전지보수관리를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침전지에 준첩설비를 들이댈 형편이 못된다고 해서 차일피일 미루면서 대책을 세우지 못했습니다.》

기사장은 비료생산정상화에 지장을 줄수 있는 문제를 기탄없이 그이께 말씀드린다고 생각했으나 정작 침전지에 와보니 형편이 말이 아니여서 가책스러웠고 이런 실정을 보고드린 자신이 민망스레 여겨졌다.

《침전지물을 찌우고 감탕을 인력으로 퍼내야겠구만.》

김정은동지께서는 기사장의 어두운 심중을 능쳐주시려는듯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장군님의 현지지도말씀을 결사관철하기 위해 밤과 낮이 따로 없이 분투하여 비날론과 화학비료생산을 되살리고 기초화학제품들을 만들어내고있는 흥남지구 공장, 기업소들을 어떻게든 도와주어야 되겠다고 생각하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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