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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 그리고 조선의 혁명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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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3,361회 작성일 16-05-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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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진 선생님의 소중한 글을 공유합니다.
진보적인 모든 민중이 읽고 바로 알고 이해해야할 글입니다.

 
플라톤 철학이나 형이상학이 공허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들이기 때문이다. 실천적 사상은 현실로부터 유리될 수 없다. 맑스주의는 관념론을 벗어난 역사적, 현실적 사상이지만 국가적 민족적 현실을 도외시하면 교조주의, 좌경주의가 된다. 모택동이 "우리 중국은 90%가 농민이다. 농민이 혁명의 주축이 되어야 한다"라고 말하자 회의에 참석 중이던 간부들이 반대했다. 그 중 한명이 "나는 반대한다. 농민을 주축으로 하는 것은 위대한 맑스주의 이론에 위배된다."라고 했다. 모택동은 "중국이 다수대중인 농민을 주축으로 삼는 게 맑스에게 불충(不忠)이라도 된단 말인가!"하며 탁자를 쳤다. 모택동주의가 생겨나게 되었다. 맑스레닌주를 고스란히 따르거나 소련식을 그대로 답습하려했다면 중국혁명은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았다.

맑스-엥겔스주의는 만국의 프롤레타리아들의 연대와 혁명만 주장했고 민족주의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국주의와 피압박민족들에게 있어서 민족과 국가는 현실 그 자체이다. 민족을 떠난 혁명이란 공허하기 그지없다. 초기 조선공산주의 운동은 민족을 핵심으로 삼지 않았기 때문에 와해되고 말았다. 제국주의침략의 시대에는 민족이 혁명주체, 혁명단위가 되는데 그걸 무시한 것이다. 김일성주의란 다름 아닌 민족주의이다. 민족해방을 위해 공산주의를 채택한 것이며, 민족해방과 계급해방을 동시에 달성하게 된 것이다. "민족이 있고서야 공산주의도 민족주의도 종교도 있는 것이다. 민족이 없다면 공산주의는 해서 무엇하며, 민족주의는 해서 무엇하며, 하느님은 믿어서 무엇하는가." 

민족은 실체이며, 혁명의 주체이고 목표이고 수단이다. 민족과 국가는 세계의 이익추구와 가해와 피해의 단위체이다. 민족주의를 버리는 것은 제국주의자들에게 투항하고 조국과 민족을 버리는 매국행위와 똑같다. 국가회의주의, 민족허무주의, 개인이기주의는 종교미신이나 아편과 같이 제국주의자들의 지배 수단이다. 

고교시절에 본 (X같은) 영화가 생각난다. 줄거리는 어떤 조선 여성 이야기였는데, 애인은 일본군 장교이고 친오빠는 독립투사로 나온다. 물론 오빠와 애인은 서로 원수이다. 여성은 고민한다. '순수한' '인간적인' 사랑얘기라는 거다. 오빠가 일본인 애인에게 총을 겨누고 쏘려고 했다. 조선여성은 총을 들고 고민 끝에 오빠를 쏜다. 이런 거지같은 영화를 괜히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에 관한 말을 하지 말자'는 것이 사실상 정치적인 말이라는 얘기는 흔히 듣는다. 민족이 뭐냐, 민족 얘기는 치워버려라, 하는 말은 가장 반민족적인 얘기가 된다. 역사적, 사회적, 민족적 현실을 떠난 개인주의 인간은 결국 민족의 가슴에 총을 쏘게 된다. 

소위 사회주의자라는 인간들이 내게 항의하기를, '조선은 왜 스웨덴과 같지 않느냐, 조선은 사회주의 원칙에서 보기에도 잘못되었다'라며 생트집이다. 정말 머리가 나쁘다. 스웨덴이 남북분단되고 고립압살되고 경제봉쇄되고 수천발의 핵탄두로 위협받고 초강국 호전광의 상시적 위협하에 있어도 지금과 같은 스웨덴이 될 수 있나? 부디 생각을 좀 해라 생각을! 어찌 눈앞에 보이는 것만 보고 말을 하는가! 

민족의 현실을 가장 철저히 체득한 사람들은 바로 항일유격대 참가자들이다. 그들은 피가 무엇인지, 현실이 무엇인지, 무엇이 조국이며 민족인지를 알았다. 그들은 일제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많은 고통을 당했다. 그들은 민족을 첫자리에 두지 않고서는 아무 것도 이룩할 수 없다는 진리를 뼈 속 깊이 알았고, 주체의 기수가 되었다. 그러나 '리론가' 박헌영이나 연안파 김무정, 김두봉, 소련파 등은 민족을 첫자리에 두지 않았고 맑스-레닌주의 이론이나 소련, 중국식 모델을 첫자리에 두었다. 그들이 실패한 것은 필연이면서도 다행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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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짐신사님의 댓글

봇짐신사 작성일

짧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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