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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의 정치탐사] 잉여량곡의 사적 거래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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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121회 작성일 23-03-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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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호석의 정치탐사 제40화

잉여량곡의 사적 거래가 사라졌다

2023년 3월 3일




2023년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평양에 있는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진행되었다. 2023년 3월 2일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 전원회의에 제기된 첫번째 의안은 "새 시대 농촌혁명강령 실현의 첫 해인 2022년도 사업정형을 전면적으로 분석총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농촌혁명강령은 무엇인가?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2월 2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보고에서 농촌혁명강령을 제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농촌혁명강령은 '우리나라 사회주의농촌문제에 관한 테제'를 21세기의 혁명적 요구와 시대적 환경에 맞게 심화발전시킨 것이다. '우리나라 사회주의농촌문제에 관한 테제'는 김일성 주석이 1964년 2월 2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력사적인 문헌이다. 농촌혁명강령의 핵심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사상혁명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농업로동자들의 머리 속에 남아있는 낡은 사상을 없애고, 그들을 농촌혁명의 담당자, 주인으로 개조한다.

2) 기술혁명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농업로동자들을 지식형의 근로자로, 높은 과학기술의 소유자로 준비시킴으로써 21세기 농촌진흥을 가속화한다.

3) 문화혁명을 더욱 힘있게 다그쳐 농업근로자들의 문화의식수준을 높이고 농촌에 혁명적이고 문명한 생활문화를 확립하며 농촌주민의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변시킨다.

4) 과학기술을 농업발전의 주되는 동력으로 틀어쥐고 나라의 농업을 선진적인 농업으로 전환시켜 농업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린다.

5) 농촌경리의 수리화, 기계화, 전기화, 화학화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6) 농업생산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개선하고, 농업생산의 과학화, 정보화, 집약화를 실현한다.

7) 농업부문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려 농촌경리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더욱 강화한다.

2022년 한 해 동안 조선은 농촌혁명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과 활동에 힘썼다. 2022년 9월 7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 사회주의농촌발전법이 채택되었고, 2022년 9월 25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0차 정치국 회의에서 농업정책을 집행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서가 채택되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확대회의 "보고에서 당의 농촌발전전략실행의 첫 해 사업에서 이룩된 성과와 극복되여야 할 편향 및 교훈들을 다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상세히 지적"하였다. 조선의 언론매체는 2022년 농촌혁명강령을 실현하기 위한 투쟁과 사업의 성과, 편향, 교훈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보도하지 않아서 그에 대해 알 수 없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2021년 1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제시한 식량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쟁과 사업이 전개되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앞으로 2~3년간 해마다 국가의무수매계획을 2019년도 수준으로 정하고 전망적으로 수매량을 늘려 식량공급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9년도 식량생산량을 기준으로 하여, 국가가 농민들로부터 식량을 의무적으로 수매하여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다. 2019년은 조선의 식량작물생산량이 최고 기록을 세운 해였다.

2019년에 조선에서 식량작물이 얼마나 많이 생산되었는지 알려주는 통계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식량작물이란 쌀, 강냉이, 감자, 고구마, 보리, 콩, 기타 잡곡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조선 농업성이 2021년에 제시한 식량작물생산목표가 730만톤이었으므로, 조선의 2019년도 식량작물생산량은 700만톤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에서 연간 식량수요량은 600만톤 정도이므로, 식량작물은 해마다 남는다. 이런 상황은 농민들이 분배받은 량곡이 많아지고 농가마다 잉여량곡이 생겼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지난 시기에는 농가의 잉여량곡이 장마당에 흘러나와 쌀이나 강냉이를 사적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적인 잉여량곡거래가 사라졌다. 조선의 전국 각지에 설치된 국가량곡판매소가 농민에게서 잉여량곡을 수매하고, 국가량곡판매소에서 도시주민에게 량곡을 공급한다.

국가량곡판매소는 농민에게서 수매한 량곡을 도시주민에게 국정가격으로 공급한다. 도시주민이 국정가격으로 공급받는 쌀은 1kg당 46원인데, 이것을 달러로 환산하면 0.05달러(5쎈트)다. 국정가격으로 공급받는 강냉이는 1kg당 23원인데, 이것을 달러로 환산하면 0.02달러(2쎈트)다. 남측의 쌀값은 1kg당 6,000원 정도인데, 이것을 달러로 환산하면 4달러다. 남측 쌀값이 북측 쌀값보다 80배 비싸다.

공장이나 기업소에서 일하는 조선 노동자는 하루에 성인 1인 량곡을 600g씩 국정가격으로 공급받는데, 이것은 한 달에 18kg의 량곡을 공급받는 것이다. 조선의 노동자들이 한 달에 공급받는 량곡 18kg의 국정가격은 123원인데, 이것을 달러로 환산하면 0.9달러다. 조선에서는 노동자들에게 식량을 공급할 때 쌀값을 명목상 받을 뿐이며, 사실상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조선에서는 사실상의 무상식량공급만이 아니라, 무상주택공급, 무상치료, 무상교육, 세금철폐도 실현되었다. 사회주의 조선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거벗은 이해관계와 냉혹한 현금계산밖에 남아있지 않아 인간의 존엄이 상품교환가치로 해소되어버린" 낡고 썩은 세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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