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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를 제외한 정의가 난무하는 세상 (김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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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1,810회 작성일 16-08-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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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의 개념은 마땅히 윤리의 개념인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에는 윤리가 전혀 거론되어 있지 않고 오직 기술적으로 개인들에게 어떻게 보상하고, 분배하고, 처우하고, 처벌하는가, 또한 온갖 경우와 상황 하에 이를 어떻게 결정하는게 공정한가 하는 식의 말공부와 분석뿐이다. 기가찬다.

역사를 기술한 대중서적 '사피엔스'에도 '역사엔 정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놓는다. 정의가 인간들, 너와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어디 역사나 우주공간에 있겠는가. 정의란 의지와 당위의 개념이다. '역사에 정의란 없다'는 소리는 역사에 정의가 없어도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는 사실도 아니며, 사악하기까지 하다. 

세월호가 침몰되고 있는데, 우주를 쳐다보고 빅히스토리를 사색하거나, 원자와 분자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감상을 하는 행위는 과학도 학문도 아니고 바로 범죄행위가 된다.
제국주의 부르주아 학문이라는 것은 인간기만, 대중 우민화의 극치이다. 아주 자질구레한 것들이나 깊은 미시적 현상, 아니면 아주 거대한 스케일의 세계와 거의 추상적이다시피한 과학적 존재론은 허용하고 고무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목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현실적 수준의 현상들 -- 사기와 기만과 착취와 침략, 학살, 세뇌에는 관심을 갖지 못하게 방해하며, 두 눈을 멀쩡히 뜨고도 볼 수 없게 만들어 놓는다.

사회현상을 다룬다는 학문분야들에서조차 윤리가 제거되어버렸기 때문에 사회현상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하게 한다. 가령 세월호학살을 '우발적 사고' '보험의 문제' '경제적 효과' '배상의 문제' 따위로 변질 왜곡하게 된다는 말이다.

원자나 은하계 수준에서는 윤리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러나 바로 인간의 수준에서는 윤리가 전부이다. 다시 한번 말한다. 인간사회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윤리는 가장 본질적이고 유의미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바둑알을 구성하는 원자들에게는 이세돌이나 알파고가 하는 짓이 아무 의미가 없지만, 바둑게임의 수준에서는 기리(棋理)가 전부이다. 

인간현상에서 윤리를 무시하는 만행은, 바둑게임에서 기리를 무시하고, 바둑알이 궁극적으로 초끈으로 구성되었을지도 모른다던가, 우주의 다른 행성에서 바둑을 두고 있을 존재들이 무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평행우주론이라고 떠들면서, 바둑을 망치게 하는 짓과 같다. 물론 기만하는 놈들, 침략자들과 그 주구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상대를 바보로 만들어 바둑을 이기는 것이며, 인간들의 이전투구가 벌어지고 있는 자본주의 양아치 사회에서 최대의 이익을 쥐어짜내려는 음모를 꾸미기에 날마다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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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짐신사님의 댓글

봇짐신사 작성일

너무나 예리하고 정확한 말씀이다.
누구라한들 이 말씀에 가히 토를 달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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