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 대북특별대표의 최근 발언, 지겝게 듣던 미국의 18곡 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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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워싱턴지역 동포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김 대표는 우리 동포로서 북미 접촉 최전선 실무자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했다. 그런데 그동안 미대북정책이 공개된 바가 없어서 추측이 무성해왔던 게 사실이다. 다만 미국의 새제안을 북측이 거부해서 '싱가포르 선언'에도 미치지 못하는 제안이라는 건 다들 알고 있었다.
김 대표의 발언 요지는; *북한 지도부는 핵포기를 절대 않을 걸로 미국은 확신하고 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능력이 매우 우수해서 위험하다. 따라서 국제사회가 공조해서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북한의 잦은 도발은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걸 말해준다. *북핵 해결에서 진전이 없는 한 '평화협정'은 시기상조다. *평화협정 이전에 핵과 인권 해결이 먼저다. 통일은 가능하나 시기가 문제다. *한일 관계 회복과 한미일 안보체제 강화는 좋은 소식이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지원은 우려사항이다.
전반적으로 그의 발언은 익히 다들 알고 있는 내용들이라 새로운 건 없다. 결국 '선비핵 후보상'이라는 듣기도 지겨운 18곡을 불렀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북핵 폐기를 위해 압박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대목을 강조했다. 지구 역사에 일찍이 있어본 일이 없는 초강경 압박과 제재에도 끄떡하지 않고 핵보유 군사강국으로 우뚝선 북한이 압박 제재에 굴복해 항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머저리이거나 아니면 다른 무슨 수상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고 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미국 자신도 여러 전임자들이 북핵 폐기는 물건너갔고 제재도 실패했다는 걸 솔직하게 인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철지난 제재에 미국은 목을 맬까. 밖으로는 미국이 북핵 폐기에 공을 들이는 척하지만, 실제 안으로는 이것을 즐기는 것으로 봐야 옳다. 미국은 북한의 악역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의 도발을 유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예로 한미합동훈련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이런 고약한 이중태도에 속절없이 속아넘어가는 게 적은 문제가 아니다. 미국이 매번 북핵 해결 최종 순간에 걷어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미국의 관심사는 온통 주한미군의 영구주둔에 있다. 종전선언-평화체제-남북교류협력-민족통일-주한미군철수라는 공식 순서로 이어진다는 우려 때문에 한사코 종전선언을 반대하는 것이고 나아가 북핵 폐기를 단념했다고 봐야 옳다.
이제 세상은 변해서 북한이 세계 무대에서 존재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금년봄에 한미합동훈련이 대규모로 벌어지는 와중에 북한이 세상이 놀란 새로운 핵무기를 과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제는 미국이 안보를 진짜 우려해야 할 절박한 시점이 됐다. 핵보유국 간 우호관계라면 핵과 안보를 우려할 이유가 없지만, 적대관계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체없이 미국이 북핵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할 시기다. 핵가진 북한과 공생공영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다같이 우호친선 관계릉 유지하며 세계 평화를 위해 발맞춰나가야 한다. 북핵은 물건너갔고 제재는 시패했다면 해답은 공생공존 외에 다른 방도가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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