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아, 너는 누구냐] - 4 (김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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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에서 군국주의로 치달은 미국
[미국아, 너는 누구냐] - 4
미국의 펜타곤은 2차대전에서부터 한국전쟁,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대전쟁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미국은 2차대전 중 기존의 육군성과 해군성을 통합하여 국방성을 신설하고 펜타곤 건물을 신축했다. 당시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국방성 건물이 따로 독립해 서는 것을 못마땅해 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만류하지는 못했다.
초대 국방장관으로 제임스 포레스털이 부임했다. 훗날 그는 툭하면 ‘빨갱이’를 입에 담고 사는 광인증세를 보이다가 끝내 “러시아가 쳐들어온다”는 외마디를 남기고 자살한 사람이다.
우리는 미국을 가리켜 ‘제국주의 국가’라고도 하고 ‘패권주의 국가’라고도 한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만약 미국은 ‘군국주의 국가’라고 한다면 조금 생소한 느낌이 들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본군국주의라는 말은 숱하게 들어 보았어도 미국군국주의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제임스 캐럴의 역저 『전쟁의 집』(HOUSE OF WAR, 동녘)에는 미국 군국주의라는 표현이 숱하게 나온다. 일일이 세지는 않았지만 최소 수십 번 이상 이런 표현이 구사된다. 물론 제국주의나 패권주의라는 표현도 함께 쓰이기는 한다. 무엇보다도 미국으로 하여금 이런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얻도록 한 결정적인 요인은 핵무기다.
우리가 알듯이 미국은 1898년 대 스페인 전쟁 이후 명백히 제국주의 국가로 변모했다. 그리고 1차대전을 겪으며 세계 최강대국으로 부상했다. 이후 미국은 거의 유일패권을 행사했으며 소련의 해체 이후 이런 지위는 부동화(不動化)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최근 들어 무섭게 성장한 중국과 전열을 정비한 러시아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1943년 9월 11일은 미국 국방부 청사 펜타곤이 착공된 날이다. 미국은 이 날로부터 군국주의로 치닫기 시작했다는 암시는 여러 곳에서 감지된다. 동시에 미국은 이 날로부터 ‘영구전쟁경제’ 형태를 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로부터 정확히 60년이 지난 2001년 9월 11일, 펜타곤은 60년 전 건물 착공 시각과 분 단위까지도 거의 일치하는 아침 시각에 아메리칸 항공 77편의 습격을 받고 파괴된다. 이 날로부터 미국의 군국주의는 노골화되었다.
하지만 미국은 9.11 때문에 군사폭력화된 것이 아니다. 미국의 군사폭력화는 기실 펜타곤에 의해 수십 년 동안 집요하게 준비되었다. 이런 관점은 새로우면서도 강한 설득력을 지닌다. 결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두 곳에서 역사상 가장 비도덕적이고도 명분 없는 전쟁을 저질렀다.
군국주의란 무엇인가? 군사력에 의한 국위 신장과 대외 발전을 국가의 주요 목표로 두는 주의를 말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군국주의 국가이다. 또한 군국주의는 전쟁과 그 준비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를 최상위에 두고 사회 구조나 국민의 생활, 사고 양식을 군사적 가치에 종속시키려는 사상과 행동 양식을 뜻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군국주의 국가이다.
군국주의 국가는 군사조직의 '명령과 복종' 원리에 따라 대내외적으로 호전적인 정책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역시 미국은 군국주의 국가이다. 군국주의는 국제적 위기를 과장하거나 스스로 국제긴장을 조성하며 국민 층의 비판의식을 무감각하게 만들고 반군국주의자들을 공상적인 평화주의자로 몰아붙인다. 이렇게 보아도 미국은 도저히 군국주의 국가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미국을 군국주의로 치닫게 한 결정적인 실체는 펜타곤이다. 펜타곤은 미국 대통령의 심리를 조종하며 때로는 그의 명령을 무시한다. 펜타곤은 미국 내 연 면적 1위 건물이었다가 1973년 신축된 뉴욕 무역센터 건물에 밀려 2위 건물이 되었는데, 습격당하기 한 시간 전 먼저 당한 뉴욕 무역센터 건물이 내려앉았기 때문에 한 시간 동안 1위 건물 지위로 복귀했다가 파괴된 셈이다.
“이라크 전쟁을 위한 명분들은 하나씩 모두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량살상무기는 없었고 사담 후세인은 9.11테러와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렇게 떠벌리던 이라크 민주화도 허상이었다. 석유 저장고의 확보가 전쟁의 진짜 이유였지만 그것마저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미국의 근본적인 복수심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풀리지 않았던 것이 그 근본적인 이유였다.”(제임스 캐럴, <전쟁의 집> 709쪽)
<전쟁의 집> 저자는 어느 날 어린 딸을 데리고 베트남전쟁기념관에 들렀다고 한다. 그는 딸에게, “이게 우리나라(미국) 전사자 명단이란다.”라고 알려 주었다. 그러자 딸 아이가 되물었다.
“베트남 전쟁인데 베트남 전사자는요?”
우리는 군국주의와 함께 ‘광기’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앞에서 언급된 초대 국방장관 제임스 포레스털은 광기에 휩싸여 자살했다. 오늘날에도 미국의 네오콘 중에는 포레스털과 비슷한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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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깜장대가리님의 댓글
깜장대가리 작성일
한국에서 소위 엘리트 그룹이라는 사람들은 이러한 미국의 속성을
자신도 잘 이해하는듯이 말하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그래도 미국은
선한 천사라는 인식에서 대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 검정머리 미국인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