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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와 고양이 (강내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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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872회 작성일 17-02-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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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아주 훌륭한 글이 있어 공유합니다.
생쥐를 위한 생쥐 지도자를 감옥으로 보내는 보안법을 철폐하지 않고는 미래는 없습니다.

생쥐와 고양이

‘가장 위대한 캐나다인’으로 선정된 토미 더글러스는 생쥐나라 이야기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62년 캐나다 의회에서 했다는 그의 이야기에서 생쥐들의 잘못은 고양이만 지도자로 뽑는다는 것이었다. 검은 고양이를 뽑았다가 호되게 당한 생쥐들은 흰 고양이를 대안으로 뽑았으나, 오히려 목숨을 더 많이 잃는다. 이후에도 생쥐들은 색깔을 번갈아 가며, 심지어 색깔이 뒤섞인 연정 형태의 고양이 정권도 탄생시켜 보지만, 결과는 생쥐 대학살뿐이었다.


생쥐들이 지도자를 뽑는 방식은 민주적이었다. 선거로 뽑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쥐나라 이야기는 민주적인 선거라고 해서 유권자들의 안녕과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고양이만 뽑게 되어 있다면, 선거 절차가 아무리 민주적이라 해도 죽어 나가는 것은 생쥐뿐인 것이다. 생쥐나라에서도 반란은 있었다고 한다. 어느 날 생쥐 한 마리가 왜 고양이만 우리 지도자로 뽑느냐, 이제는 생쥐 지도자도 뽑아보자고 당차게 나선 것이다. 하지만 그 생쥐는 다른 생쥐들에 의해 빨갱이로 몰려 감옥에 갇히고 만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게이트가 열리고 탄핵정국이 형성되면서 대선 일정도 앞당겨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은 다시 한번 새로운 정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생쥐나라의 교훈을 되새겨보면, 선거를 치르게 된다고 우리가 꼭 좋은 정권을 탄생시킬지는 의문이다. 계속 자기들을 잡아먹는 고양이만 지도자로 뽑고, 막상 자기들 가운데서 지도자를 뽑아보자고 제안하는 생쥐는 감옥으로 보내버린 것이 생쥐나라의 한계였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그런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선판이 열리자 많은 정치인들이 예비후보로 나서고 있다. 후보가 많은 만큼 공약도 풍성하다. 그 가운데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공약도 빠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런 약속이 흑묘백묘론과 어떻게 다른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쥐 잡자는 것이 그런 논리인데, 지금 한국에는 고양이 밥이 된 생쥐들이 너무나도 많다. 비정규직이 된 노동자들, 차별받는 성소수자들, 복지의 사각지대로 몰려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들, 흙수저가 된 청년들이 그들이다.


우리 국민은 대선에 나선 예비후보들이 생쥐 잡아먹을 고양이 후보가 아니라는 보장을 어떻게 받아낼 수 있을까? 그들이 과연 이재용과 같은 재벌 세력과의 유착을 끊어낼 것인지, 또 그런 기득권 세력을 비호해온 사법, 관료, 언론 권력을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지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지금 한국 사회가 덩샤오핑이 말한 고양이의 약속보다는 더글러스가 생쥐나라 이야기를 통해 보낸 경고를 경청할 필요가 더 크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식순환협동조합 대안대학학장, 강내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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