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무슨 불길한 일이 터질 것만 같다 (허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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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무슨 불길한 일이 터질 것만 같다
허태훈/레스턴, VA
대통령이 끝내 헌재와 특검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끝내 특검연장을 거부하고 말았다. 탄핵 선고가 임박해지자 촛불은 더욱 뜨겁고 세차게 타오르고 있다. 동시에 태극기와 성조기의 탄핵 반대 시위는 더 이상 평화적 방법이 아니라 물리력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태는 점점 더 살벌해 가고 있다. 지금까지 대통령→총리→태극기가 했던 일련의 말과 행동을 종합 유추해 보면, 영낙없이3위일체가 돼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고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 어떤 기막힌 수작을 꾸미고 있을 것 같다. 아니, 곧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다. 불길한 예감이 강하게 든다.
불길한 예감이 감지된 것은 오래다. 어버이연합,박사모, 엄마부대 등을 비롯한 박근혜 지지세력의 태극기 맞불집회에서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군대여 일어나라, 계엄령이 답이다”라는 섬찍한 구호에서다. 이들은 박영수 특검 집앞에 몰려가 “특검 해체”를 외치는 가 하면 몽둥이를 들고 “죽여버려” 등의 욕설과 협박을 해댔다. 헌재 재판관들이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보안을 요청하기 까지 했다. 문재인 전 대표 뿐만 아니라 JTBC 손석희 사장도 살해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시위도중에 멀쩡한 사람이 “빨갱이”로 몰려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 이쯤 됐으면 ‘무법천지’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성 싶다. 아무래도 ‘종북’ 도깨비 몽둥이가 무슨 일을 내고 말 것만 같다.
성실히 특검 조사를 받겠다던 박근혜는 자신의 약속을 헌신짝 처럼 내던졌다. 그는 최후 서면 변론을 통해 “저의 불찰로 국민께 큰 상처를 드리고…”라고 말문을 열고서는 한 점의 죄도 없다며 오리발을 내밀었다. 박의 대리변호인들은 한 수 더 떠서 “탄핵은 반란”이라고 까지 했다. “북에서 촛불을 부추겼다”는 괘변을 늘어놨다. 철판을 깔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막말을 해댔다. “5.18에 북이 개입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연상케 한다. 황교안 총리도 특검 연장 거부 구실을 “북의 안보 위협”에 돌렸다. 종북소동과 안보장사는 이들의 생존수단이 됐고, 그것 없이는 하루도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결정적 사례라 하겠다.
탄핵 심판의 날이 가까워지자, 탄핵 저지를 위한 태극기와 성조기는 완전히 이성을 잃고 말았다. 공갈, 협박, 폭력이 난무하기 시작하고 있다. 가짜, 허위 뉴스가 제작 배포되고 있다. 야당 국회의원 다수가 뇌물을 받았고, 탄핵 근거라는 것도 90%가 거짓이라는 <프리덤뉴스> 신문이 나돌고 있다. 조,중,동을 합친 것 보다 많은 300만 부가 발행됐다고 한다. 친박 대선 후보는 물론, 일부 친박계 의원들도 이성을 잃고 막말을 해댄다. 이런 와중에 국방부는 성주 골프장 협상이 끝나고 6-7월 경에 사드 배치를 완료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탄핵 저지 및 조기 대선과 결코 무관 한 게 않을 것 같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알길이 없으나 때마침 말레지아에서 북의 여권을 소지한 김철 사망 사건이 발생했다. 일약 세계적 특종 뉴스가 됐다. 시원한 해답은 없고 의혹만 더 커지고 있다. 천안함 사건과 흡사하다. 왠지 돌연 문재인 전 대표와 그의 안보관 공격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태극기집회에서는 예외없이 종북도깨비가 날라다닌다. 심지어 “특검을 쳐단해야 한다”고 하는 가 하면 “빨갱이는 죽여야 된다”고 목청을 높인다. 더욱 가관인 것은 “특검은 북한의 기쁨조”라는 괘변도 쏟아지고 있다. 태극기의 탄핵 반대 시위가 폭력으로 변질되면서 토해내는 폭언과 막말은 분명 금단의 선을 넘어서고 있다. <뉴욕 타임즈>가 오죽했으면 탄핵 반대 집회를 “광신도 같다”고 묘사했을까.
사실, 백색테러는 친박세력의 체질상 불가피 한 것이다. 결국, 촛불과 태극기의 충돌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권력은 이를 조장 부추겨서 사회적 소요를 의도적으로 조성할 수도 있다. 거기에 사드 배치 결사 저지 항쟁이 합세되면 사회적 불안이 가중 돼 계엄령 선포의 구실이 된다고 판단 할 소지가 커 보인다. 도발의 적기라고 판단한 북의 도발이 임박했다고 위기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 아니, 그것으로도 계엄령 선포 구실이 부족하다면, 북의 도발도 유도할 것이다. 백성들이 더 현명해졌기 때문에 계엄령 선포는 사실 쉬운 게 아니다. 그러나 계엄령을 만지작거리고 있지 않을 리가 없다. 계엄의 의도는 단지 탄핵 저지 보다 <정권교체>에 제동을 걸자는 게 더 큰 목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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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님의 댓글
백마 작성일
상식적 판단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현 정국을 이런 방식으로
충분히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전반적으로 개판이자
막가는 분위기란 뜻이다.
한국이 잘 나가다가 왜 갑작스레 이리 되었는지 곰곰 잘 생각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