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를 하다가 제재를 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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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정부와 보수매체들은 일제히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 "대국답지 못한 행동" 혹은 "주권침해"라고 열변을 토해내고 있다. 심지어 WTO에 제소해야 한다는 소리도 요란하다. 우선 문제의 사드는 누구를 위해 누가 임자인가를 몰라선 안된다. 사드란 중러 군사기지를 염탐하고 봉쇄키 위해 미국의 세계MD체계에 성주를 편입시키자는 것이다. 따라서 남쪽을 방어키 위한 게 아니라 미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추고 오로지 북의 미사일을 방어키 위한 것이라고 한미 당국은 우긴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다. 그리고 사드는 미군의 것이라 우리 군은 만져보지도 못하고 비용만 떠안 게 돼 있다.
중러가 공연히 배가 아파서 사드를 결사 반대하고 보복을 취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국의 안보와 직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한미군주둔에 대해선 싫어도 말없던 중러가 사드 배치에 대해서는 펄척 뛰고 거품을 물고 달려든다. 대국들은 자국의 안보 침해에 대해서는 전쟁도 불사한다는 것을 모르면 머저리다. 60년대 초, 미국이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벌렸던 큐바 미사일 사태가 좋은 예다. 이것을 중러가 모른다고 하면 무식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경제적 제재는 사실상 또 다른 형태의 전쟁이다. 이것을 대국들이 주로 남용하고 있다. 지금은 이것이 미국의 전유물이 됐다. 미국만 하는 게 아니라 남측 정권도 대북제재를 하고 있다. 더 할래야 할 게 없어서 못하는 게 원통할 것이다. 최후의 보루라고 여겼던 개성공단 마저 폐쇄한 것을 보라. 사실, 개성공단에 대해 남북은 "어떤 경우에도 공단 폐쇄 않는다"는 문서에 둘이서 도장을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자기가 제재할 꺼리가 없다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동족인 북의 목을 조여달라고 애거복걸 하는 추태를 부리고 있다. 대국이 복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면 그렇게도 좋아서 팔짝팔짝 뛰는 꼴은 두 눈을 뜨고 보기가 민망하다. 제재에 환장하던 남쪽 정권이 그만 되래 제재를 당하고 말았으니 참으로 세상은 요지경이다. 이제는 속절없이 제재를 당하면서 "대국이 째째하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 비록 자기는 제재로 혼줄이 나면서도 북에 대한 제재를 누가 더 해주기를 고대하는 심보를 보라. 중국의 보복 철회에 한가닥 희망을 거는 것은 백악관을 향해 구원의 손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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