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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2009년 제2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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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772회 작성일 23-04-1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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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하와이대학 정치학과를 나온 코난2세는 정세분석과 문제처리에서 스스로를 자부하는 축에 속한다.

국무성은 물론 백악관과 국회량원이 대조선정책에서 미합중국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있을 때 그는 이 패배를 인정하였고 패배의 원인을 분석하여보았다.

정치학박사의 학위를 가지고있는 그는 력사발전에서 결정적역할을 하는것이 영웅(인물)이며 영웅에 의해 력사가 전진한다는 부르죠아력사관을 가지고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반세기가 넘는 조선과의 대전에서 패배의 원인을 코난1세가 그러했듯이 력대대통령들의 무능에서 찾았다.

미국에는 확실히 인물이 없어! 그는 이렇게 개탄하군 하였다.

이러한 그의 머리속에는 현대통령을 포함하여 력대대통령들에 대한 환멸과 함께 이들을 타승한 북조선지도자들에 대한 환상이 싹트기 시작했다.

북조선을 방문한 그는 클린톤곁에 꼭 붙어앉아 그를 보좌하면서도 관심은 조선의 지도자김정일국방위원장께 더 가있었다.

한때 남조선에서 류행되였던 《김정일복》인 국방색의 잠바를 입고 앉으신 국방위원장께서는 그 어떤 뢰성벽력에도 흔들림 없는 철인처럼 굳세여보였는데 음성 또한 무쇠종에서 울려나오는 종소리처럼 웅글었다.

영웅숭배자의 눈으로 볼 때 매우 매혹적인 인상이였다.

코난2세는 한때 서울의 연세대학에서 류학하면서 조선말을 배웠고 조선인들에 대하여 일정한 정도로 파악하고있었다. 그래서 외유내강, 즉 겉은 부드럽고 속은 강하다는 뜻이 그들의 민족성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지금 김정일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자기 방으로 돌아온 코난2세의 눈앞에는 겉도 강하고 속도 강한 모습만이 떠오를뿐이였다.

김정일국방위원장은 물론 그를 보좌한 조선외무성의 1부상의 표정에도 부드러운데라고는 전혀 없었다. 말그대로 외유가 아니라 외강이였다. 조선사람의 민족성이 내강이라고 하니 거기에 대해서는 더 말할것이 없었다.

경수로를 제공할데 대한 1994년의 담보서한을 지키지 못하여 유감스럽다는 클린톤의 인사말에 오히려 당신의 마음고생을 동정한다라고 단수높은 반론을 하시지 않았던가.

조속한 시일안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는 오바마의 구두메쎄지에는 어떻게 응하시였던가?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위대한김일성주석의 유훈이며 우리 공화국정부의 시종일관한 립장이다. 조선반도핵문제는 미국에 의하여 산생되였다.

자주권은 나라와 민족의 생명이다. 우리는 미국의 가증되는 핵위협으로부터 자기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하여 부득불 자위적조치를 취하지 않을수 없었다.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고 9. 19공동성명을 동시행동원칙에서 균형적으로 리행함으로써 전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해나가려는 우리의 원칙적립장에는 변함이 없다.

그 메쎄지는 감사하나 우리로서는 새삼스러운것이 없다.…

코난2세가 보건대 이것이야말로 일도량단의 강타였다.

이러한 강타는 계속되였다.

당신들은 우리의 중앙통신사가 발표한 상보를 보았을것이다. 당신들로 하여 조선인민들이 입은 물질적손실액은 엄청나다. 그 상보에서 우리는 천추만대를 두고 그 값을 받아낼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 마지막말씀을 하면서 김정일국방위원장은 입가에 알릴듯말듯 한 미소를 지으시였다.

그 미소를 클린톤도 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난2세는 분명 보았다.

그리고는 어째서인지 전률을 느꼈다.

그때 코난2세는 슬그머니 클린톤을 건드리며 머리를 저어 신호를 보냈다.

미국것들은 조선으로 오면서 몇개의 카드(외교에서는 주패장이라는 용어로 표시한다.)를 가지고왔다.

6자회담이 재개되는 경우:

평양시 살림집건설을 위하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추진하고있는 대외융자를 성사시켜줄수 있다는것, 케도에 의한 경수로건설도 다시 론의할수 있다는것.…

이 카드의 기안자는 물론 코난2세였다.

코난2세는 이번 방문을 위하여 많은 품을 넣었다. 지어 전직대통령 수행성원의 신분에 어울리게 하기 위해 직무까지 옮기는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카드를 내놓기도 전에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는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부대조건 없는 6자회담재개를 조선정부의 립장으로 선언해버리시였다.

몇개의 카드를 장검처럼 벼려들고 잔뜩 도사리고있던 코난2세는 메사해서 클린톤에게 신호를 보냈던것이다.

그는 조선의 령도자가 6자회담재개를 완강히 반대하고 그래서 자기들이 가지고온 카드를 내놓았더라면 어떻게 되였을가 하고 조선령도자의 영웅남아다운 기상에 위축되면서 상상해보았다.

첫째 카드에 대하여: 미국의 조종에 의해 대외융자가 무산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그것은 우리 인민을 분발시켰으며 자력갱생의 의지를 더욱 굳게 해주었기때문이다. 우리는 인민들과 한 약속대로 살림집건설을 밀고나갈것이다.

둘째 카드에 대하여: 우리는 이미 자체로 경수로를 건설한다는것을 세상에 선포한 상태이다. 우리는 핵분렬에 의한 에네르기뿐아니라 핵융합에 의한 첨단의 수단으로 새 에네르기를 개발할것이며 이 분야에서 당신들을 앞서나갈 기술적준비가 되여있다.…

이러한 상상을 하면서 수치감과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조선측이 짜놓은 행사일정을 잊고있던 코난2세는 손목시계를 들여다보며 다급히 일어섰다.

넓지 않은 만찬회장에는 10여명이 둘러앉을 커다란 원형식탁 하나가 놓여있었다.

의례원의 안내로 자리에 앉은 코난2세는 자기옆에 빈 의자 두개가 놓여있는것을 볼수 있었다. 그 빈 의자에 북조선측고위인물이 클린톤을 대동하고 들어와앉을것이였다.

잠시후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클린톤을 데리고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시였다.

코난2세는 뜻밖이였다.

클린톤을 대동할 조선의 고위인물로 북조선외무성의 최고인물쯤을 생각하고있었던것이다.

그런데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나오시였을뿐아니라 그이의 존안에서 방금전 회담장에서는 볼수 없었던 따뜻한 미소를 볼수 있었다. 그 미소는 조용하고 잔잔한것이 아니라 발산하는 큰 광원이였다.

코난2세는 어리둥절해진 상태에서 클린톤과 잔을 찧고나서 국방위원장께서 자기앞에 내든 잔에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서서 황송해하며 맞잔을 찧었다.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는 시종 인자한 웃음속에서 자신의 좌우에 앉은 클린톤과 자기에게 술도 권하고 음식도 권하였는데 코난2세의 느낌에는 클린톤보다 자기에게 더 각근하셨던것 같았다.

그러자 코난2세는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분명 자기의 눈빛에서 자기 마음의 반사를 보고계시였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령도자에 대한 환상이 싹트기 시작한 그는 짧은 한순간의 그이의 일거일동에 대번에 매혹되였으며 그 매혹이 영웅에 대한 갈증으로 시달리고있던 그의 마음을 순식간에 꽉 채워 눈으로 반사시키고있다고 봐야 할것이였다.

그는 불타는듯 한 눈으로 조선의 령도자를 바라보며 한순간 미칠듯 한 황홀함과도 같은 감정을 맛보는것이였다.

그는 권하는대로 먹고 마시고 하였다.

크지 않은 령토와 많지 않은 인구를 가진 나라를 이끌어 미국뿐아니라 한다하는 대국들을 쥐락펴락하는 저 령활무쌍한 기상과 한점의 미소로써 적도 매혹의 세계에로 끌어들이는 그런 친화력은 어데서 오는가?

오바마를 따라 세계를 일주하면서 한다하는 대국들의 집권자들도 눈아래로 굽어보는데 습관된 코난으로서는 전혀 뜻밖의 정황이고 감정이였다. 하면서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감정이기도 하였다.

과시 영웅호걸이시다!

코난은 자기 눈을 의심하며 매혹적인 그이의 모습에서 시종 눈길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는 속으로 개탄하여마지 않았다,

확실히 미국에는 인물이 없어.취기가 오른 코난2세는 흥분상태에서 하마트면 이 소리를 입밖으로 내지를번 했다.

이때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왜서인지 클린톤보다 코난 자기쪽을 더 바라보며 말씀하시는데 그 음성 또한 회담장에서와는 달리 소곤소곤하는 다정한것이였다.

《우리 인민의 위대한수령김일성주석께서는 조미사이의 마찰은 서로 불신하는데 있다, 조미관계가 정상화되자면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가르치시였습니다.》

여기서 말씀을 끊고 클린톤을 잠시 바라보시던 그이께서는 코난2세쪽으로 시선을 돌려 한참 응시하시다가 짧게 물으시였다.

《어떻습니까? 옳지 않습니까?》

코난2세는 대답대신 일어났다 앉았다. 그것은 상대에 대한 매혹의 세계에서 나온 례의가 아니라 놀라움의 표시였다.

감각이 둔감한편이 아닌 그는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무슨 말씀을 꺼내시려 한다는것을 대뜸 짐작하였다. 그것은 조미사이의 평화협정체결문제일것이다. 평화협정은 호상신뢰의 법적담보이다.

코난2세는 취기가 가셔지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평화협정으로 코를 꿰이면 미국은 조선반도에 더는 붙어있을수 없게 된다.

미국정계에서는 무슨 문제건 론난이 없을 때가 없다. 그러나 조선과의 평화협정문제에서는 공화, 민주 량당은 물론 많은 정치단체와 정치인들이 론난이 없이 거의 같은 견해이다.

코난2세는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 자기의 대답을 기다리신다는것을 느끼고 대답대신 어깨를 으쓱 춰올리고 두팔을 벌려보였다. 난처한 처지에서 서양인들이 지어보이는 동작이였다.

그러자 김정일국방위원장께서는 너그러운 어조로 《지금은 대답하기 어려울수 있습니다.》라고 하고는 클린톤에게로 시선을 돌려 말씀을 이으시였다.

《그러나 종당에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그 길밖에 다른 길이 없을테니까! 헛허.…》

만찬은 인차 끝났다.

코난2세는 숨이 나갔다.

혹을 떼러 왔다가 혹을 붙일번 했다고 생각한것이다.

자기 방으로 돌아온 그는 침대에 벌렁 나누워 아무런 장식도 없는 천정을 바라보며 자기 일행을 웃음속에서 난처한 처지에 밀어넣었다꺼냈다 하는 조선의 영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담력과 배짱, 단마디로 상대를 얼치게 하는 박력있는 대화, 매혹적인 미소…

코난2세는 그를 통해 조선인들의 외유내강의 민족성을 처음으로 볼수 있었다.

그러나 총명을 자처하는 그가 조금만 더 깊이 생각했더라면 그가 그처럼 알고싶어하는 김정일국방위원장의 영웅성(영웅에 의해 력사가 전진한다고 보는 코난으로서는 령도자의 풍모를 그렇게밖에 달리 표현하지 못하였다.)이 어데서 오는것인지를 알수 있었을것이다.

다시말해서 그이께서 력사의 주체인 인민, 력사발전의 기본추동력인 그 인민에게 의거하고계신다는것을 알수 있었을것이다.

그리고는 더 깊은 패배의식에 빠져들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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