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한치) 낚시터에서
페이지 정보
본문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한치 (오징어) 밤낚시를 다녀왔다. 낚시야 원래 좋아하는 것이고, 한치가 맛도 좋은데다 자급자족으로 내가 먹는 먹거리를 직접 조달하고 싶어서다. 낚시부두엔 수백명의 사람들로 빼곡. 오징어떼가 몰려왔다가 잠깐씩 머무는 동안은 그야말로 낚아올리기 경쟁이다.
바람이 제법 센 날이다. 낚싯줄이 엉키면 귀중한 시간이 다 날아간다. 왼편에 어떤 놈이 끼어들어와서는 자리를 조금 내어주었는데 고맙게 여기긴 커녕 낚싯줄 타령을 한다. 바람이 그쪽으로 부는데다 조류때문에 아무리 똑바로 앞을 향하여 던져도 가끔은 서로 엉킨다.
오른편의 키큰 양놈도 많이 낚아 올리긴 하는데 낚싯줄이 내 앞을 넘어서 왼편의 놈과 서로 얼키곤 한다. 두 놈이 반욕설을 주고 받는데 면상을 살펴보니 왼 편의 동양계 놈이 훨씬 더 험상궃게 생겼다.
오징어 낚시터에서 모르는 사람들끼리 서로 어깨를 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낚시를 할 때는 되도록이면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 기본이 안 된 저런 자들에게 내가 똑같이 맞선다면 싸움밖에 날 일이 없다. 살벌한 미국땅이라 백팩에다 총을 넣고 다니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약한 놈들 사이에서 세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은 불편한 일이었지만 한치는 그 험상궃게 생긴 놈보다 훨씬 많이 낚아 한 달 동안은 먹을 수 있겠기에 위로가 된다. 자본주의 생존경쟁의 세상에선 뭐든 남들보다 잘해야 살아남는다. 낚시터도 세상의 축소판이다. 많이 낚는 자는 많이 가져가고 못 낚는 자는 빈손으로 간다.
그렇지만 내가 가끔 지인들과 함께 갈 때는 그 틀을 깨어버린다. 내가 많이 낚으면 덜 낚은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덜어주어서 집에 가서 가족들과 한치회 맛이라도 볼 수 있게 해준다. 세상 또한 그렇게 되어야 다툼과 전쟁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미래의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바로 사회주의 세상이다. 조선이 그 선두에 서있다.
- 이전글강산을 진동시킨 사랑의 명령 17.10.27
- 다음글악의 제국-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의 패배는 필연이다 17.10.2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