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쟁이 (심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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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쟁이
례사로운 생활의 한 단면에도 시대의 숨결이 담겨지게 된다.
얼마전 사업상용무로 중앙식물원에 갔을 때였다.
그곳에 도착하니 여러쌍의 신혼부부들이 사진을 찍고있었다.
길손들도 걸음을 멈추고 만리마시대에 태여나는 새 가정들을 축복해주고있었다.
그들속에서도 조선바지저고리를 입은 신랑들의 차림은 류달리 나의 눈에 정겹게 안겨들었다.
저도모르게 《멋있구나!》 하는 감탄이 터져나왔다.
나뿐이 아니였다. 옆에 있던 한 젊은 청년도 부러운 눈길로 그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흥분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신랑들이 저렇게 조선바지저고리를 입으니 정말 모두가 멋쟁이들입니다.》
순간 나는 흥그러워지는 마음을 어쩔수가 없었다.
멋쟁이!
인물 잘나고 이목구비가 그쯘하여서만 멋쟁이이랴.
아니다. 하다면 오늘 우리 시대의 멋쟁이는 과연 어떤 사람들인가.
자기의것, 우리의것을 귀중히 여기고 사랑하며 모든것을 우리 식으로 창조하고 빛내여나가는 그런 사람들, 한가지 음식을 만들어도 우리의 민족료리를 만들어먹고 옷을 입어도 우리의 민족옷을 더 즐겨입으며 우리 춤, 우리의 노래를 사랑하고 즐겨부르는 사람들, 바로 그런 사람들이 우리 시대의 참모습, 우리 시대의 멋쟁이가 아니랴.
그렇다.
자기의것을 귀중히 여기고 사랑할 때 남의 멋이 아닌 자기의 멋이 그대로 살아나며 그런 모습을 지닌 사람이 우리 시대의 진짜멋쟁이인것이다.
이런 생각에 잠겨있는데 나의 상념을 깨뜨리며 어디선가 《조선옷은 민족의 향기라네》의 노래소리가 은은히 들려왔다.
...
너도나도 민족옷 황홀하게 단장하니
거리마다 마을마다 무지개비낀듯
...
심 현 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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