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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송이버섯이 나 까지 울게 만들다 (이흥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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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618회 작성일 18-09-2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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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송이버섯이 나 까지 울게 만들다
                                                            이흥노/벌티모아, 메릴렌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9/18-20/18)은 여러면에서 대성공이라고 평가돼야 마땅하다.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을 뿐 아니라 지구촌이 한결같이 지지 환영 일색이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본 특색을 꼽으라면 3개로 압축될 수 있다. 가장 먼저 지적하고픈 것은 북녘 동포들의 남녘 대표들에 대한 태도다. 언제 어디서나 평양 주민들은 진정어린 마음으로 남측 손님들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가장 좋은 예로, 문대통령이 15만 평양 시민들 앞에서 2분 분량 연설을 예정했었으나 그만 7분으로 늘어났다. 15만 관중들의 천지를 진동시키는 듯한 열띤 환호 박수 갈채 때문에 12 번이나 연설을 멈춰야 했다. 이 경천동지 할 역사적 장면 속에는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이 많았다. 적어도 이 능라도 경기장에서는 사상도 이념도 없었다. 그저 한 형제 자매였다. 하나가 됐다.

다음으로 아주 인상적인 것은 남북 두 정상이 백두산 정상에 올라  맞잡은 손을 위로 치켜세우며 무엇인가 다진 맹세다. 분명히 두 정상은 한반도를 굽어보고 세상이 어떻게 변하던 우리는 “민족의 평화 번영을 그여코 끝내 이뤄내자”라고 다짐했을 것이다. 이 얼마나 멋있는 장면이가! 하기야 두 정상이 이번에 우리 민족의 활화산과 같은 저력, 힘을 똑똑히 목격했기에 그런 맹세를 했을 것이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 하나의 특기할 사항은 문 대통령에게 보낸 김정은 위원장의 송이버섯 선물이다. 2 톤이라는 엄청난 양의 선물이라 놀랐지만, 기막히게 잘 고른 선물이라서 더 놀라웠다. 그 버섯이 던지는 사연을 들여다보면 눈시울이 절로 뜨거워진다. 거기에는 북녘의 정취, 향기가 그대로 간직돼 있다. 또, 북녘 동포들의 땀과 정성이 아로세겨져 있다. 어찌 돈으로 계산하랴. 거기에 깃든 정성을 생각하면…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문 대통령에게 보내진 북녘 송이버섯이 연노한 이산가족들에게 골고루 배분됐다는 아름다운 품행이다. 저들끼리 훌딱 먹어치우고 배를 두드린들 누가 시비할 일은 못된다. 그러나 추석을 맞아 고향을 그리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뼈아픈 슬픔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려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갸륵한 해량에 진정으로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런데 이 송이버섯을 우편으로 받은 95세의 이산가족 할머니가 혈육을 그리며 우는 모습이 언론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이 할머니는 북녘 송이버섯을 어루만지며 풍겨나오는 냄새를 맡아본다. 전쟁통에 해어진 남편과 혈육의 그리움을 달래려고 몸부림친다. 이 할머니의 우는 모습은 무뚝뚝하다는 나 까지도 눈물을 머금께 했다. 이 할머니의 소원이 반드시 그리고 조속히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산가족 상봉 조치를 즉각 취하기로 한 <평양선언>을 적극 지지하고 찬동한다. 하지만, 왠지 아쉽고 서운한 것 하나를 말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다. 적어도 탈북 부로커의 꼬임에 넘어 탈북자 신세가 된 김련희 여성, 중국의 한 식당에서 일하다가 강제 납치된 12 처녀들, 모진 형기를 마친 연노한 장기수들을 앞세우고 문 대통령이 방북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건 어찌 나만의 희망이겠는가. 진짜 그렇게 했다면 얼마나 멋진 위대한 지도자라고 전 지구촌이 들석거릴까…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것은 북측과 두터운 신뢰를 쌓는 것은 물론이고 전임 정권에 의해 자행된 더러운 범죄 까지도 끝까지 청산하고 말겠다는 의지를 내외에 천명하는 좋은 선예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김 위원장의 선물 고르는 솜씨에 놀랐고, 연노한 이산가족을 먼저 배려한 김 대통령의 예지에 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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