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외쳐대는 바보들 (이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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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북이 ‘비핵화’만 하면 제재를 풀어줄 것이고 그리 되면 북이 잘 먹고 잘 살며 경제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자꾸 말한다. 난 이런 말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 북이 언제 잘 먹고 잘 살도록 도와달라 한 적이 있냐 말이다. 북이 주장하는 요체는 무려 70여년을 지속해 온 북미간 전쟁상태, 적대관계를 끝장내고, 평화에 근거한 호혜관계를 만들자는 거 아닌가. 그렇게 아무리 말해도 미국이 거들떠 보지를 않고 이미 한 약속도 수시로 어기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미사일, 핵무기 만들고 한 거 아닌가. 난 그렇게 안다.
경제제재를 생각해 보자. 대포를 쏘고 비행기로 폭격을 하고 미사일을 쏴야 전쟁인가. 이라크에서는 경제제재만으로도 수십만 명 사람들이 굶고 병들어 죽었다. 제재야 말로 힘을 가진 큰 나라가 작은 나라에 대해 행할 수 있는 가장 잔혹하고 적대적인 행위 중의 하나다. 만약 무역의존도가 극히 높은 한국이 북에게 가해지는 정도의 제재를 당한다면 전기, 의료, 식량, 연료...등 사회 전 역역에 걸쳐 문제가 바로 불거지면서 즉시 폭동, 절도, 기아, 죽음....등의 문제로 상상초월의 지옥도가 펼쳐질 것이다. 북은 이런 제재를 수십 년 당해왔다.
이런 제재를 지속하면서(자신의 무기는 하나도 내려놓지 않으면서), ‘비핵화’만 하면(네가 가진 무기 홀랑 벗고 다 내 놓으면) 온갖 좋은 거 다 줄게, 잘 살게 해줄게....라고 말하면 머리에 총 맞지 않고서야 누가 그 진정성을 믿겠느냐 말이다. 누가 보더라도 말이 안 되는 억지다. 북은 미국과의 거래에서 북에 대한 제재해제를 미국 진정성을 판단하는 시금석으로 본다고 했다. 난 이런 입장이 타당하다고 본다.
내용이 이런데도 미국과 한국의 언론들은 “북이 (무장을 홀랑 포기하는)비핵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북의) 진정성이 의심된다.”...하는 이야기들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줄창 해댄다. 미국이야 원래 이 땅을 지배하는 게 그들의 핵심이익이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런 주장을 녹음기 틀어놓듯 반복하는 한국의 언론들은 어느 나라의 이익을 옹호하는 집단인지 그들의 국가정체성, 민족정체성을 한번 확인해 보고픈 심정이다.
비핵화 주장 그만하고 일단 제재부터 풀어라. 그러고 나면 진도가 좀 안 나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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