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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평화운동가 이금주 선생, 북을 다녀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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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844회 작성일 19-08-1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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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사회에서 시민평화운동에 참여해 온 이금주씨가 지난 7월31일부터 8월7일까지 7박8일 동안 이북을 방문한 소감은 가족들이 염려하는 것과는 사뭇달랐다고 그 소감을 밝힌다. 그는 "정작 평양의 일상은 고요히 흘러갔다. 남한을 향한 비난도 없었다. 북한에선 자신들의 무기를 테스트하는 거라고 하더라"라고 당시 평양의 분위기를 전했다. 대동강 주변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평양시민, 버드나무가 드리워진 평양 거리를 산책하는 연인, 방학에도 김책공업종합대학에 나와 공부하는 학생들, 모든 게 평화로웠다고 전하면서 북녘의 진짜 모습을 미국에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국의 최대인터네트 언론 <오마이뉴스> 8월10일자에 발표한 글을 여기에 전재하여 소개한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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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동포 이금주씨(시민평화운동가)



미사일 발사 때 북한 방문 "가족 난리였지만, 평양은 고요"
[인터뷰] 7박 8일 평양 다녀온 시민평화운동가 이금주씨 "재외동포들이 북한 자주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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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칠골교회(이금주씨 촬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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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 판문점에서 이금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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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선풍기를 들고 가는 평양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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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양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문수물놀이장




"가족이 얼른 돌아오라고 계속 SNS 메시지를 보냈어요. 미사일 때문에 난리라고요. 그래서 (가족이 보낸 메시지를) 북한 안내원에게 보여줬죠. 안내원은 <로동신문>을 보여주더라고요. 뭐 그런 걸 신경 쓰냐면서, 일상적인 군사훈련을 하는 거라고 하던데요. 평양은 고요했어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7일까지 북한은 총 3번, 미사일과 방사포를 쐈다. 재미교포 이금주씨가 평양에 머물렀던 시기다. 그는 평양에서 이 소식을 들었다. 북한의 발사체가 남한을 향한 경고라는 보도를 읽은 한국에 있던 부모님과 미국에 있는 가족에게서 메시지가 쏟아졌다. 가족들은 이런 시기에 북한에 있으면 위험하다며 금주씨에게 돌아오라고 말했다.

그는 "정작 평양의 일상은 고요히 흘러갔다. 남한을 향한 비난도 없었다. 북한에선 자신들의 무기를 테스트하는 거라고 하더라"라고 당시 평양의 분위기를 전했다. 대동강 주변에서 배드민턴을 치는 평양시민, 버드나무가 드리워진 평양 거리를 산책하는 연인, 방학에도 김책공업종합대학에 나와 공부하는 학생들, 모든 게 평화로웠다.

북한의 진짜 모습 미국에 전하고 싶어
 

 
금주씨는 한반도의 평화를 강조하고 통일의 간절함을 전하러 7박 8일 동안 방북했다. 7일 평양에서 중국 심양공항을 거쳐 한국에 도착한 그를 8일 오전에 만났다. 평양에서 심양까지 1시간 40분, 심양에서 한국까지 다시 1시간 20분 비행기를 타고 와 피곤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요, 한국에 있는 지역 도시에 놀러 갔다 온 기분"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재외동포가 평화를 얼마나 열망하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가 보스턴에서 살며 평화 운동을 하고 있는데, 미국 사람들은 한반도라는 작은 나라에 대해 큰 관심이 없어요.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건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 반인권적인 국가다'라는 편견과 불신뿐이죠. 그래서 제가 다녀오고 싶었어요. 직접 다녀온 사람이 사진과 영상으로 북한을 말한다면, 설득력이 높을 테니까요."

한반도 지도를 새긴 명함을 갖고 다니는 금주씨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해외동포연대(Peace Treaty Now, PTN)의 운영위원이자 매사추세츠 한국평화운동(Massachusetts Korea Peace Campaign)의 공동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PTN은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의 51개 해외 동포단체 연대체로 재외동포의 목소리와 실천을 모아 평화협정체결 운동을 벌이는 단체다. 그는 스스로를 '시민평화운동가'라고 소개했다.

금주씨는 미국의 재미교포연합 단체를 통해 북한의 해외동포원호위원회에 방북 의사를 전달했다. 평양 지하철, 장마당인 통일 시장, 대성백화점과 문수물놀이장 등 평양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곳들을 일정표에 넣었다. 방북 목표는 '한반도 평화 운동을 위한 북한 바로 알기'라고 적었다. 이후 진행은 순탄했다. 금주씨는 7월 31일 평양공항에 도착했다.

'평화' 말하는 목사, '아멘' 화답하는 평양시민
 
칠골교회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칠골교회



 
평양에서 금주씨를 기다리고 있던 건 안내원과 운전사였다. 이들은 내내 금주씨의 일정에 동행했다. 북한에서 안내원은 입국할 때부터 출국할 때까지 함께 다니며 일정을 안내한다.

그는 평양에 도착해서 재외동포들이 있는 단체 채팅방에 이 소식을 전했다. 북한에서 유심칩을 사면 무리 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다. 금주씨는 방북 기간 내내 채팅방을 통해 실시간 평양을 중계했다. 채팅방에 '대동강 맥주는 가격이 얼마냐', '장마당은 어떤 분위기냐'라는 질문에 바로바로 답을 하기도 했다.

하루에 3~4곳을 방문했던 금주씨의 일정 중에서 잊을 수 없는 공간은 어디일까? '판문점 북측'을 말하는 금주씨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북측 판문점에서 이금주씨 북측 판문점에서 이금주씨



 
"사실 저희 부모님 고향이 황해도예요. 한국전쟁 당시에 남한으로 넘어오셨어요. 그리고는 한 번도 고향에 가본 적 없는 분들이죠. 부모님은 늘 '아주 먼 친척은 북한에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전쟁의 상징인 판문점을 가보니까 정말 한 발자국만 넘으면 남한이더라고요. 5m도 안 되는 거리를 뛰어넘지 못하는 게 남북의 현실이라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너무 묘했어요."

평양에서 북측 판문점까지는 꼬박 2시간 20분이 걸렸다. 북측 판문점과 남측 판문점은 한 발자국 사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 이 선을 오갔는데 단 한 발자국이었다. 금주씨는 "남북은 너무 쉽게 너무 빨리 오갈 수 있는 곳이다. 판문점에서 그걸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말했다.

금주씨는 "결국 남북이 같다는 걸 곳곳에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교회도 마찬가지였다. 교회에 다니는 금주씨는 평양에서도 일요일에 교회를 찾았다. 평양 광복거리에 있는 '칠골교회'는 일요일 오전 10시에 예배가 있었다. 사실 북한의 종교는 많은 논란이 있었다.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했을 때도, 일각에서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없는 나라라는 비판이 나왔다.

"칠골교회에 가서 너무 놀랐어요. 제가 미국에서 다니는 한인교회랑 너무 비슷했거든요. 예배 형식이나 순서도 그렇고 성경을 읽고 찬송하고 헌금하는 것도 다 똑같더라고요. 목사님 설교도 인상적이었어요. 목사님이 예수님의 사랑과 평화를 말하면서 신앙인들이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하니 신도들이 아멘이라고 화답했어요."
 
평양의 연인 손선풍기를 들고 가는 평양의 연인




 
금주씨가 평양을 방문한 동안 남한은 하루 최고기온이 33~35도에 달하는 날도 있었다. 곳곳에서 폭염 경보와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금주씨는 "평양은 28~34도를 오갔거든요. 안내원이 평양 온도가 30도를 넘는데, 남한은 얼마나 덥겠냐고 걱정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평양에서도 무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비슷했다. 금주씨는 "평양 대동강구역에 있는 '문수물놀이장'에 사람이 가득했어요. 수영복을 준비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서 들어가지 않았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문수물놀이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건설돼 지난 2013년 개장했다. 야외 수영장과 실내수영장을 비롯해 27개의 미끄럼틀, 체육관, 암벽등반 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금주씨가 머물렀던 평양은 더울 때 물놀이를 하고, 맥주 한 잔 하며 하루를 달래고, 길을 걸으며 바쁘게 통화하는 사람들이 가득한 도시였다. 서울의 거리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금주씨는 평양에 머무는 동안 '우리 민족끼리'를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평양 문수물놀이장 평양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문수물놀이장


 
"북한을 자주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서적인 거리도 거의 없고 물리적인 거리도 거의 없는 게 남과 북이잖아요. 영주권이 있는 재외동포들은 북한에 갈 수 있어요. 우리부터 더 자주 북한에 가서 북한과 소통하고 북한의 분위기를 전달하면, 북한을 향한 여론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북한에 가진 마음의 장벽을 깰 수 있도록 북한의 일상을 전달하면 그것 역시 평화운동이 아닐까 싶어요."

금주씨는 보다 많은 사람이 북한의 일상을 알기를 바랐다. 평화의 출발은 남북이 서로를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17일 미국으로 떠나기 전까지 한국에서 '북한의 일상'을 전한다. 금주씨는 오는 12일 오후 7시에 서울 종각 '문화공간 온'에서 그가 바라본 북한을 말하며, 그만의 방식으로 평화에 한 걸음 다가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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