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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 계급독재에서 한 개인에게 거는 기대, 그것의 허망함에 대해 (이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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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691회 작성일 19-06-2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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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 계급독재에서 한 개인에게 거는 기대, 그것의 허망함에 대해

- 여러 형태의 정체(政體)가 있다.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국왕제...각각 특징이 있지만 공통점이 있다. 자본가 계급의 이익에 복무한다는 점이다. 정체(政體)가 어찌 되었든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문제 삼지는 않는다. 모두 자본가 계급의 이익에 반하는 노동계급의 조직적인 저항을 분쇄하고, 자본가 계급을 위한 정책을 펴며 자본가를 위한 이데올로기를 유포하는데 노력한다. 민주주의? 맞다. 자본가를 위한 민주주의다. 여러 형태가 있지만 자본가계급의 이익에 복무하는 공통점을 일러 자본가 독재라 한다.

- 그 조건에서 나름 진실되고 의미있는 정치행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것도 자본주의 그 자체는 절대 문제 삼지 않는다. 여러 정치행위들이 설령 겉으로는 대단히 진보적으로 보여도 크게 보면 자본가 독재를 합리화하고 자본가들이 세상을 효율적으로 지배할 수 있는데 기여한다. 심지어 다당제 제도로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주의 정당, 공산당도 그러하다.

-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는 누구를 위한 독재가 행해질까. 자본주의 체제이므로 자본가 독재가 기본 되겠다. 그러나 이 자본주의 국가를 누가 만들었는가. 일제 패망 후 미국이 만들었다. 미국이 소련, 중국 등의 사회주의 블록이 팽창하는 것을 견제하고 더 나아가 아시아 대륙의 사회주의를 붕괴시키기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민족 자주세력을 제거하고, 소수의 부일매판세력을 내세워 반도의 남쪽에 만든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미국이야말로 대한민국의 대부다. 그러하니 미국(자본가들)의 이익이 일차적으로 관철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게 놓고 본다면 대한민국은 (미국+국내자본) 독재국가라 불려 마땅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기본적인 성격을 규정한다. 신식민지적 성격의 국가독점 자본주의.

- 여러 정권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등은 노골적으로, 품위 떨어지게 독재를 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권은 겉으로는 참여정부, 촛불정부의 얼굴로 등장했지만, 독재정권이 눈치 보느라 차마 못했던 각종 반노동, 반서민, 친미적 조치들을 밀어부쳤다. 미국과 국내자본가들의 이익을 옹호 관철하는 실 내용에 있어서는 민주당정권이나 자한당 정권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는 마치 대통령제, 의원내각제가 겉으로는 꽤 차이 있어 보여도 둘 다 자본가들을 위한 정권인 것과 동일한 이치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집권도 자본가 독재라 하겠다. 지금까지 등장한 한국의 모든 정권은 (미국+국내자본)독재로 기능했다.

- 윤석열 검사가 검찰청장으로 뽑힐 거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가 적폐척결해 주기를 바라는 기대도 보인다. 약간의 변화는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것조차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과연 이 땅을 지배해온 미국과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까. 불가능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 역시 (미국+국내자본)독재의 유지에 기여하는 정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원래 그런 역할을 해낼 사람들만 이 땅의 정치판에 등장하게 되어있다.

- 탁월한 한 개인이 어떤 근본적이고 진보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야 내 모를 리 없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또 한 번 씁쓸함을 더할 것이라 예견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이재명, 박원순...어떤 정치인이 와도 다 마찬가지다. 그들은 한 번도 이 땅의 신식민지적 현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 노동하고 농사지어 이 나라를 떠받쳐 왔지만 가난과 정치적 소외를 벗어버리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일하고, 미국의 신식민지적 지배에 저항해서 싸워줄 정치인은 정치판에 등장하지 못한다. 설령 만에 하나 등장하더라도 곧 소멸의 비극을 피할 수 없다. 조봉암의 진보당과 최근 통합진보당 사태가 이를 웅변으로 말해준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그들은 민주당이나 자한당의 정치인 개인들에게 열광하고 그 정치인들이 자신의 바람을 구현해줄 것을 기대한다. 그러나 늘 돌아오는 것은 환멸과 실망, 냉소다. 이 사회가 계급으로 분열되어 있고, 그 계급 사이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으며 심지어 적대관계에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반드시 이 땅에 존재하는 근본모순을 인식하여 우리의 이익에 근거한 독자적인 전망을 세우고 그것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국+국내자본)독재를 위한 그들의 떠들썩한 정치판에 잠깐 들러리로 참가하고서는 또다시 장기간의 노여움, 환멸을 씹으며 그들이 그들만의 리그에서 시끄럽게 찧고 까불며 노는 장면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우리를 조삼모사(朝三暮四)의 공작대상으로 삼고 개돼지 취급하는 굴욕을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 너무 건조하고 형해화된 인식 아닌가 하는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어쩌리 내가 보기에 사실은 사실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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