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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현 남류수하자전투 (조도언) 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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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302회 작성일 19-09-1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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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길현 남류수하자전투

조도언              

 

1933년 11월초에 연길유격대지휘부는 지방공작원으로부터 긴요한 정보를 접수하였다.

정보에 의하면 산간벽지에 자리잡은 남류수하자 산판로동자들이 벌써 두달씩이나 임금을 받지 못하고있다는것이였다. 임금을 제대로 받는다 하여도 살아나가기가 어려웠는데 그것마저 받지 못한 로동자들의 생활은 극도로 궁지에 빠져있었다. 로동자들은 산판으로 오르내릴 기력조차 없어졌다. 그리하여 그들은 일을 그만 두고 산판경영주에게 임금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보안경찰대》놈들의 등을 믿는 경영주놈은 임금을 지불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막다른 골목에 이른 로동자들은 마침내 경영주놈을 항거하여 일어났다.

이렇게 되자 20명의 《보안경찰대》놈들은 다 허물어져가는 귀틀집으로 싸다니면서 총칼로 로동자들을 위협하여 산판으로 내몰았다.

그놈들은 무기 20정을 가지고있었다.

이 정보는 우리 유격대지휘부의 주의를 집중시켰다. 우선 인간백정들인 《보안경찰대》놈들을 소멸함으로써 그곳 산판로동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해결해주어야 했고 뼈에 사무친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어야 하였다. 그것은 우리 유격대의 숭고한 임무였다.

그리고 당시의 형편에서 20정이라는 적의 좋은 무기를 빼앗는다는것도 중요한 문제였다.

1932~1933년 당시에 있어서 우리 유격대가 사용하던 무기는 대체로 토퉁이나 양포와 같은 구식무기였으며 그 수량도 매우 적었다. 그런데다가 유격대의 대오는 나날이 확대되여갔다. 이러한 형편에서 우리 유격대앞에는 더 많은 무기, 더 좋은 무기를 갖추어야 할 과업이 나서고있었던것이다.

그리하여 연길유격대지휘부는 남류수하자습격전투를 계획하였다.

지휘부는 습격전투를 계획함에 있어서 종전과는 달리 새로운 방법을 택하게 되였다. 종전에는 주로 적은 력량을 동원하여 소수의 적을 상대로 싸웠다면 이번에는 우리의 력량이 어느정도 강화된 조건에서 좀더 많은 적을 대담하게 습격할데 대한 전투계획을 수립하였다.

11월 4일 저녁무렵, 최현동지를 습격대장으로 하는 40명의 아군습격대는 유격근거지인 연길현 삼도만을 출발하여 남류수하자로 향했다.

우리 습격대가 삼도만-명월구간 대도로를 따라 행군하다가 소명월구로 통하는 곁골에 들어선것은 날이 저물어서였다.

우리는 어둠을 뚫고 험한 골짜기들을 행군했다.

우리가 목적지인 남류수하자부락어귀에 당도했을 때는 벌써 밤이 깊었었다.

습격대는 부락 한옆에 자리잡은 《보안경찰대》병실북쪽으로 돌아가서 나지막한 언덕배기주변에 머물렀다. 우리는 여기서 적병실의 정황을 살폈다.

적병실은 서남간으로 앉은 집이였다.

그리고 병실두리에는 전호가 굴설되여있었다.

얼마후 나는 최현동지로부터 전투임무를 받았다. 습격대가 행동을 개시하기전에 적병실안에 연길폭탄을 던지라는것이였다. 그것은 우선 적을 당황망조하게 한다음 아군주력이 일제사격을 가하면서 적의 전호를 먼저 점령하자는 계획이였다.

이것은 야간습격은 불의에 집행하여야 하며 행동에서 어떠한 복잡성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유격전술의 원칙에 립각한것이였다. 만일 이렇게 하지 않고 아군주력이 보병총사격부터 한다면 적들은 집벽이나 병실주변의 전호에 의지하여 대항할 우려가 있었던것이다. 그러면 전투는 복잡해질것이고 우리에게 불리할것이였다.

나는 작탄 2개를 몸에 지니고 언덕배기를 기여내려 적병실을 향해 포복전진하였다. 한참 기여가니 나의 눈앞에는 병실 중창문이 희미하게 바라보였다. 그것을 쏘아보는 나의 가슴은 적개심에 불탔다.

(저속에 원쑤들이 들어있다. 저놈들을 쳐부셔야 한다. 원한많은 인민의 이름으로서!)

나는 폭탄심지에 불을 달자 중창문을 향해 힘껏 던졌다. 창문이 번쩍 하더니 요란한 폭음이 일어났다. 뒤이어 부락을 뒤엎는듯한 일제사격총성이 터지였다. 언덕배기에 매복하고있던 아군주력의 집중사격이 개시된것이다. 작탄의 첫폭음은 아군주력의 일제사격신호이기도 하였다.

나는 폭탄을 던지자마자 병실주위에 굴설된 전호속으로 뛰여들었다. 아군의 총탄은 나의 머리우를 지나서 병실로 집중되였다. 나는 전호속에 엎디여 《됐구나!》하고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아군주력의 위력한 사격은 계속되였다. 그리고 언덕배기쪽에서 병실을 향하여 돌격해오는 우리 동무들의 발자국소리가 들리였다.

아닌밤중에 불벼락을 맞은 저주로운 《보안경찰대》놈들은 황급히 총을 쥐고 밖으로 뛰쳐나오며 불질을 하다가 쓰러지군 하였다. 적병실은 삽시에 수라장이 되고말았다.

우리 동무들은 모두 적병실주변의 전호를 차지하였다. 나는 전호를 따라 적병실남쪽으로 갔다. 거기서 나는 두번째의 폭탄을 아우성치는 놈들 복판에 던지였다. 굉장한 폭음과 함께 놈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섬멸전의 순간이 흘렀다.

이때 전호근처로 한놈이 비실비실 게걸음질쳐나오다가 배를 그러안고 나자빠졌다. 폭탄파편에 복부를 얻어맞은 모양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람 같지 않은 검은것이 나있는곳으로 다가오는것이였다. 나는 가슴이 서늘하였다. 아무리 자세히 보아도 사람 같지 않은 둥그스레한 검은것이였다.

이때 금속깨지는 새된 소리가 나더니 그 검은것이 땅에 푹 고꾸라지였다. 알고본즉 급해맞은 《보안경찰대》한놈이 병실부엌에 걸려있던 군대용쇠가마를 머리에 뒤집어쓰고나오다가 불벼락을 맞은것이였다.

나는 전호속에서 구호를 웨쳤다.

《요창 뿌요밍!》(총만 내놓으면 목숨을 살려준다는 뜻)

그러자 놈들은 총 쥔 손을 머리우로 꼿꼿이 추켜올리며 목숨만 살려달라고 급한 소리를 질렀다.

이때 적병실주변의 전호를 차지했던 우리 습격대가 병실에 뛰여들었다. 우리는 적들의 무기를 전부 해제하였다.

보병총이 18정, 권총이 2정 모두 20정이였고 상당한 량의 탄알도 있었다.

사살된 적은 6명이였고 나머지 놈들은 거의 부상을 당했다.

우리는 살아남은 적들에게 일본놈들의 개가 되여 로동자들에게 행패를 부리지 말고 고향에 돌아가서 농사를 지으라고 선전하였다.

우리가 남류수하자에서 떠나려고 할 때 어둠속에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이곳 산판로동자들이였다. 헐벗고 굶주리던 로동자들은 우리를 알아보자 막 부둥켜안고 환성을 올렸다.

그들은 왜놈들의 지옥살이에서 영원히 벗어나기라도 한듯이 기뻐 어쩔줄을 몰라하였다. 그 얼굴들을 바라보는 우리 유격대원들은 저 로동자들과 전체 조선인민의 해방을 위하여 끝까지 싸우리라는 결의를 더욱 굳게 다지였던것이다.

귀로에 들어선 우리 유격대가 산속을 한창 행군해가는데 멀리서 새벽닭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남류수하자에서의 승리는 실로 그곳 산판로동자들뿐만아니라 린근부락 인민들에게까지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였다. 인민들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령도하시는 우리 유격대를 깊이 신뢰하게 되였고 더욱 적극적으로 원호하여주었다.

이 전투가 있은 뒤로부터 남류수하자의 《보안경찰대》놈들은 함부로 산판로동자들에게 행패를 부리지 못하게 되였다. 그리고 그놈들에게서 탈취한 20정의 좋은 무기는 우리 유격대를 강화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으로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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