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번영의 시대 제8회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번영의 시대 제8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593회 작성일 19-10-22 21:01

본문

2019-08-04.jpg

(제 8 회)

제 2 장

3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오후 4시경에야 수풍려관으로 향하시였다. 발전소 기관실들을 한시간 남짓이 돌아보고 련이어 수풍면 인민들이 조직한 환영군중대회에 참가하신 다음 강치만의 뙈기논까지 들려보다나니 점심식사가 늦어지시였다.

수풍려관으로 향하시는 그이의 발걸음은 자못 무거웠다. 방금 뙈기논을 돌아보실 때 김책한테서 수풍언제일류수문사건에 대한 전말 이야기를 들으셨던것이다.

려관건물은 겉보기에 아담하고 깨끗하였다. 한쪽옆에 출입문을 내고 그옆으로 복도유리문들이 길게 련결되여있었다.

장군님께서 돌계단을 밟아 려관마당으로 올라서시자 그곳에 웅기중기 모여서있던 여라문명의 사람들이 인사를 올리면서 길을 비켜드리였다. 그들속에 군복형식의 보위색옷을 입은 장골의 청년 하나가 눈물이 그렁해 서있었다.

《음, 천행동무로구만! 반갑소. 동무가 여기 와서 기술창안을 했다는 말을 들었소. 장하오! 그런데 어디서 온 동무들인데 이렇게 려관마당에 둘러서있소?》

장군님께서 의아해하시자 서른대여섯살 났음직한 몸이 거쿨진 사나이가 반원으로 둘러선 십여명대렬앞으로 한걸음 나서며 말씀올리였다.

《저희들은 모두 수풍발전소 사람들입니다. 제가 발전소 세포위원장 최재하입니다.》

《동무가 최재하요? 수풍발전소 첫 공산당세포비서! 동무에 대한 이야길 리문도기사장한테서 많이 들었소.》

그이께서 몹시 기뻐하시였다.

최재하는 여느 사람들의 손에 비해 갑절은 될상싶은 큰손을 맞잡고 서서 장군님께 정중히 말씀올리였다.

《저희들은 장군님께 말씀드릴게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그래? 그러지 않아 나도 발전소동무들을 만나보자고 했소.… 려관에 들어가 이야길 합시다.》

장군님께서는 려관방에 들어가 발전소사람들과 한자리에 앉으시였다.

장군님께서는 옆에 앉은 최재하의 류달리 큰손을 유심히 바라보시였다. 여느 사람들보다 갑절이나 되는 큰손이였다.

《동무의 그 손이 마음에 듭니다. 손이 커서 일도 잘하고 주먹이 세서 일본놈도 범접을 못했겠소, 허허허.… 그 손이 이젠 새 조선건설에 한몫 단단히 해야 합니다. 최재하동문 언제부터 여기서 일했습니까? 그전엔 무슨 일을 했습니까?》

최재하는 불시에 마음이 억해지는지 입을 열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였다. 삭주군당 위원장이 그를 대신하여 말씀올렸다.

최재하는 9살때 돈에 팔려 미국놈 아이보개로 갖은 구박을 받으며 살았다. 그후 나이가 좀 들어서는 막돌처럼 사람들의 발길에 채이며 로동판을 굴러다니다가 수풍발전소에까지 오게 되였다.

《동무도 고생을 많이 했구만. 해방전에 발전소로동자들이 다 그렇게 고생을 했습니다. 아마 삭주군에는 발전소야간경비원처럼 왜정때 수전공사장에서 로동재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을겁니다. 그런 사람들을 장악해야 하겠습니다. 그들이 로동능력을 잃어서 직장일을 못한다 하여도 병원에서 무상으로 치료를 받게 해야겠습니다.… 수풍발전소건설이 언제부터 시작됐더라? 1937년 중일전쟁이 일어나던 해던가?》

장군님께서 혼자소리로 뇌이시자 오천행이 일어섰다.

《그렇습니다. 1937년 9월 조선만주압록강수력회사가 조직되고 그 다음달 10월부터 건설이 시작되였습니다.》

전기총국에서 조선발전소들의 건설연혁사를 종합한적이 있는 오천행은 날자와 수자들을 밝혀가며 수풍발전소건설의 피눈물나는 과정사를 구체적으로 말씀올리고나서 이렇게 덧붙이였다.

《장군님, 조선의 전기줄로는 자유전자가 아니라 조선로동자들의 피가 흐르고있습니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장군님께서는 조선사람들의 피눈물로 빚어진 수력발전소의 구조물들을 눈앞에 그려보시였다.

《보시오. 수풍발전소때문에 지난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불구가 됐소. 이제 다시는 여기서 로동재해가 일어나서는 안됩니다. 손가락 하나도 다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듣자니 지난 8월 수풍발전소에서 일류수문들을 일시에 다 개방해서 철도와 도로를 파괴시키는 엄중한 사고를 빚어냈다고 합니다. 그게 사실입니까?》

《예, 사실입니다.》

최재하가 일어섰다. 《저희들은 바로 그 문제를 말씀올리자고 찾아왔습니다, 지난 8월에 수문을 다 열어놓았지만 인명피해는 전혀 없었고 파괴된 철도와 도로도 하루새 다 복구하였습니다. 그런데 철도처장동무가 상부에 과장된 신소를 해서 문제가 복잡해졌습니다. 지어 지배인을 잡아넣겠다는 말까지 돌고있습니다.》

최재하는 지배인과 발전소에서는 기술규정을 철저히 지켰으므로 법적으로 보아도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였다.

《그래 기술규정에 모든 수문을 다 개방하여 철도와 도로를 파괴해도 일없다고 되여있소?》

김책이 성을 내며 눈섭을 치켜올리였다.

《기술규정에 대해서 제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오천행이 일어섰다.

《수풍발전소에서는 저수지의 물이 정상수위보다 10메터 높아질 때를 최고만수높이로 정하였습니다. 기술규정에는 이 최고만수높이에 도달하기 전에는 절대로 수문을 열어놓지 않게 되여있습니다. 그것은 저수지의 수위가 올라갈수록 전기생산량이 많아지고 내려갈수록 적어지기때문입니다. 저수지의 수위이자 곧 락차입니다. 다시말해서 수위가 133메터라면 그것은 133메터의 높이에서 물이 떨어지는것으로 되며 100메터라면 100메터높이에서 떨어지는것으로 됩니다.

수풍발전소에서 발전기가 정상적으로 가동할 때에는 초당 수천톤의 물이 저수지에서 빠져나가기때문에 비가 오지 않으면 잠간새에 수위가 낮아져 전기생산에 지장을 받습니다.

물을 금처럼 아끼는 리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저수지의 물이 정상수위보다 30메터 낮아지면 아예 전기생산이 중단됩니다. 그래서 이때의 수위를 죽음의 수위 즉 사수위라고 합니다. 물이 귀중하기때문에 장마철에도 최고의 만수위치에 도달하기전에는 수문을 열어놓지 않습니다.

이 기술규정을 지켜 지난 8월 수풍발전소에서는 8월 10일까지 수문을 열어놓지 않았습니다. 8월 11일부터 만수높이에 이르러 기본언제수문을 다 열어놓았지만 수위가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홍수까지 덮쳐서 보조수문들까지 더 열어놓지 않으면 안되였습니다.

보시는것처럼 수풍발전소에서는 철저히 기술규정을 지켰으며 그래서 지난 석달동안에 최상의 전기생산고를 올리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긴 설명을 하고난 오천행은 팔소매로 이마의 땀을 문지르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동달아 최재하가 일어나서 철도처장과 정주기관구장이 전기생산의 원리와 기술규정을 모르기때문에 소동을 일으켰다고 하였다. 그의 얼굴에는 이제 장군님께서 일을 바로잡아주시여 모든것이 무사하게 되리라는 안도의 빛이 넘쳐있었다.

그러자 장군님께서 고개를 저으시였다.

《동무네들이 기술규정, 기술규정 하는데 그건 누가 만든거요? 동무네가 만든거요 아니면 왜놈들이 만든건가?》

일순 모두가 어정쩡해졌다. 그것은 왜놈들이 만든 기술규정이였다. 발전소사람들은 왜놈들을 더없이 증오하지만 그들이 만들어놓은 기술규정에 대해서는 움직일수 없는 절대화된 법칙처럼 생각하고있었다.

장군님께서 조금 격해진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어떤 립장에서 기술규정을 만들었는가, 이것이 중요합니다. 왜놈들이 만들어놓은 기술규정때문에 얼마나 많은 조선사람들이 집을 잃고 목숨을 잃었습니까?

이에 대해서는 나보다도 동무네가 더잘 알고있겠는데 왜 아직까지 왜놈들이 만들어놓은 기술규정에 매달려있습니까. 그놈들의 기술규정은 조선사람들이야 죽건말건 자기들의 리익만을 목적하고 만들어낸 규정입니다. 반인민적이고 반조선적인 왜놈들의 기술규정을 아직까지도 전기생산의 지침으로 삼고있다는데 엄중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소? 세포위원장동무, 잘 생각해보시오.》

최재하의 눈시울이 푸들푸들 떨리였다. 그의 얼굴빛이 점점 시꺼멓게 질리였다. 그제야 발전소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왜놈들이 만들어놓은 기술규정을 모두 검토하고 다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우기가 시작되는 7월초부터는 비가 오건말건 그리고 저수지의 물이 최고수위에 올랐건말건 무조건 몇개의 수문을 열어 정상적으로 물을 뽑는것을 철칙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그러다가 혹시 비가 적게 오면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져 전기생산에 지장을 받을수도 있지만 일없습니다. 전기보다 사람이 더 귀중합니다. 로동재해를 일으키는 전기생산은 아무리 많이 해도 필요없습니다.

내가 오늘 군중대회에서도 수풍발전소는 나라의 보배이고 전기는 우리 산업의 생명이며 먹는것은 하늘의 하늘이라고 연설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다 사람을 첫자리에 놓고 세상만물의 가치를 평가한겁니다.

사람보다 전기생산을 앞자리에 놓은 왜놈의 기술규정에 대해서 우리 인민정권은 승인할수 없습니다. 수풍발전소가 전기생산을 많이 해서 표창이 내신됐는데 기각시켜야 하겠습니다.》

장군님께서 마치 점검을 하듯이 발전소사람들을 차례로 더듬어보시였다. 최재하는 그이의 시선이 자기에게 미쳤을 때 큰손을 비비면서 장군님앞에 깊이 머리를 떨구었다.

《장군님, 사실대로 말씀올리면 저는 방금전까지도 지난 8월에 있은 사고를 별치않게 여기고있었습니다. 김회일과 철도처장에 대해 제일 불만이 많았던 놈이 바로 저입니다.》

《동무의 말을 들어보니 그런것 같소.》

장군님께서는 고개를 끄덕이시였다.

《세포위원장인 제가 그러다보니 지배인이 상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배인의 입당보증인입니다. 우리 지배인은 사고를 저지른 며칠후 정당원이 됐습니다. 그날이 바로 북조선로동당 창립대회가 열리는 날인 8월 28일이였습니다.

장군님께서 그 이튿날 근로대중의 통일적당의 창건을 위하여라는 보고를 하셨습니다.》

심각한 침묵이 흘렀다. 그것은 사실이였다. 당시 수풍발전소 지배인이였으며 먼 후날 1990년대에는 전기공업위원회 위원장과 전기공업부 부장의 책임적지위에서 사업한 리지찬은 최재하의 보증으로 조선로동당에 입당하였다.

누구에게도 눈물을 보인적 없는 억센 사나이인 최재하는 울먹거리며 머리를 들지 못하였다.

《저는 왜놈때 발전소재해로 반신불수가 된 강치만동무앞에서도 김회일과 허희준(철도처장)을 대구 욕하면서 우리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제 장군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오래동안 왜놈의 학정밑에서 노예살이를 하는 과정에 저의 머리속에 왜놈의 낡은 생활유습과 낡은 사상잔재가 쩌들어붙어있다는것을 알게 됐습니다.

저는 세포위원장자격이 없는 놈입니다. 책벌은 저에게 주시고 우리 지배인을 용서해주십시오.》

허리를 구붓하고 서있던 최재하는 숫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장군님께서는 순간에 기분이 맑아지는것 같으시였다. 자기 잘못을 정확히 그리고 빨리 깨닫고있을뿐아니라 동지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최재하야말로 세포위원장의 자격이 있는 훌륭한 로동계급이라고 생각되시였다. 그의 말대로 오래동안 노예적인 식민지생활을 하는 과정에 누구를 물론하고 머리속에 낡은 사상과 낡은 유습이 쩌들어붙게 된것은 사실이였다. 특히 소부르죠아사상이 몸에 배여있는 지식인들이나 개인생활에만 얽매여있는 개인상공인들과 농민들속에 남아있는 낡은 생활유습, 사상잔재는 로동계급에게 대비할바가 못되였다. 그것은 하루아침에 없어지는것이 아니였다. 사상개조는 토지개혁이나 산업국유화와 같은 제도의 개혁보다 몇배 더 어렵고 힘든것이였다.

장군님께서는 가장 짧은 기간에 비교적 순조롭게 민주개혁을 실시하셨으나 이제 사상개혁이라는 무겁고도 어려운 과제가 가로놓여있음을 다시금 절감하시였다. 사상개조가 없이는 인민경제의 정상적인 발전을 기대할수 없었다,

수천년의 력사를 통해 루적된 온갖 낡은 사상을 씻어내고 새로운 민주조선의 민족적기풍을 창조하는 이 거대한 혁명을 어떤 형식, 어떤 방법으로 전개해야 하는가?

전국을 포괄하는 대하와 같은 사상개조의 격랑이 그이의 눈앞에 어려왔다.

건국사상총동원운동의 구상이 그이의 뇌리에서 무르익고있었다.

장군님께서 김책에게 말씀하시였다.

《이것은 수풍발전소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의 모든 공장, 기업소들에서 적용하고있는 기술규정들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고쳐야 하겠습니다.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첫자리에 놓는 방향에서 기술규정을 작성해야 하겠습니다.》

《예, 제가 곧 조직하겠습니다.》

김책은 밤색수첩을 펼치고 글을 적었다.

얼마후 장군님께서는 삭주군 당, 정권기관, 사회단체 책임일군들의 협의회를 지도하시였다. 간부들과 근로자들속에서 사상개조운동을 대대적으로 벌리기 위한 협의회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