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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번영의 시대 제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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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2,735회 작성일 19-11-1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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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장

5

 

미군정의 사촉하에 남조선간첩이 조작한 전기도용사건은 평양주민들을 극도로 분노하게 만들었다. 미군정과 남조선괴뢰들이 여태 전기대가부채를 지불하지 않고 뻔뻔스레 지내고있는것만도 참을수 없는 일인데 악랄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북조선의 전기를 도적질해썼으니 인민들이 격분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 소문은 남조선과 해외에까지 퍼져서 내외에 여론화되였다.

북조선인민위원회 산업국과 외무국으로는 경성송전선을 철페해버리라는 신소편지가 수백통씩 날아들었다. 그것은 이미 민심으로 되였다.

이무렵에 진행된 북조선민주주의민족통일전선중앙위원회 제26차회의가 또한 사회의 분위기를 고도로 앙양시키였다. 김일성장군님께서 그 회의에서 미제와 남조선괴뢰들의 민족분렬책동에 대처하여 평양에서 남북조선 제정당, 사회단체 대표들의 련석회의를 소집할데 대한 제안을 내놓으신것이다.

그날은 1948년 3월 25일이였다. 그날 방송으로는 1948년도 1. 4분기계획을 앞당겨 초과수행한 북조선인민위원회 기획국 통계자료가 보도되여 온 나라가 명절처럼 흥성거리였다.

북조선인민위원회 선전국장 허정숙은 이날 밤이 깊도록 사무실에 앉아있었다. 그는 흥분하고 격동되여 저녁을 먹는것조차 잊어버리고있었다. 수십년전 서울역전 한모퉁이에서 울음을 울며 기약없이 헤여졌던 아버지와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될 남북련석회의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을 진정할수 없었다.

(아버지는 꼭 오실것이다. 누구보다 먼저 평양으로 달려오실것이다.)

전화종이 울리였다.

허정숙은 송수화기를 집어들었다.

《허정숙이 전화받습니다.》

《국장동무요? 내 방으로 오시오.》

장군님의 음성이 수화기의 진동판을 부드럽게 울리였다.

허정숙은 불현듯 가슴이 울렁거리였다. 그는 복도를 걸어가며 장군님께서 무슨 일로 부르실가 하고 생각하였다.

그가 장군님의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방안에는 김책과 강량욱이 긴 회의탁을 마주하고 앉아있었다.

허정숙의 인사를 받으신 장군님께서는 요즘 건강이 어떤가고 물으시였다.

《전 건강합니다.》

《허정숙동무도 자주 앓군 하는데 건강관리를 잘해야겠습니다. 오늘 국장동무는 아버지 생각을 많이 했을거요, 보고싶지요?》

허정숙은 불시에 눈물이 솟구쳐올라 고개를 숙이였다.

《이제 허헌선생도 오십니다. 우리는 남북련석회의 준비위원회를 조직하려고 하는데 동무에게 서기장사업을 맡기자고 합니다. 그래서 불렀소.》

허정숙은 흠칫 놀라며 고개를 쳐들었다. 장군님의 말씀이 너무도 뜻밖이였던것이다. 자기와 같이 경험이 없는 젊은 녀성이 산전수전을 다 겪은 로인사들이 모이는 력사적인 민족대회합을 어떻게 주관할수 있겠는가 하는 걱정부터 앞섰다.

장군님께서는 그의 심정을 헤아리시였다.

《서기장사업이 헐치 않을것입니다. 남북련석회의에 대한 선전사업, 문건준비사업을 비롯하여 숙식조건보장, 예술공연준비 등 전반사업을 준비위원회 서기장이 통일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합니다. 남조선대표들중에는 우익민족주의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할건 없습니다. 동무의 능력이면 얼마든지 할수 있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적들이 남북련석회의를 파탄시키기 위해 여러가지 암해책동을 벌릴것이라고 하시며 서기장은 그에 대해서도 경각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시였다.

《이번에 적발된 전기사건은 적들이 얼마나 교활하고 악랄한가 하는가를 말해주고있습니다. 놈들이 전기사건을 일으킨데는 여러가지 목적이 있었습니다. 날로 장성하는 북조선의 경제를 파괴하려는데도 있고 우리들의 단합과 화목에 균렬을 조성하려는데도 있었습니다. 놈들은 무려 1억키로와트시이상의 도적전기를 몰래 남조선에 보내게 책동하였습니다. 이런 놈들이니 남북련석회의를 앞두고 무슨짓을 할지 모릅니다.》

허정숙이도 요즘 사람들속에서 큰 화제거리로 되고있는 전기사건으로 하여 긴장되여있었다.

장군님께서는 불량배 두놈을 매수하여 전기사건을 조작한 남조선간첩을 며칠전에 체포하였다고 하시였다.

《우리 일군들을 각성시키기 위해 남북련석회의가 있기 전에 전기사건에 대한 총화를 철저히 짓자고 합니다. 당중앙위원회 상무위원, 북조선인민위원회 위원들을 다 참가시키되 당중앙위원회 로동부장이 총화보고를 하게 하자고 합니다.》

허정숙은 그이의 말씀을 들으면서 전기사건에 대한 총화가 남북련석회의 준비사업의 일환으로 된다고 생각하였다. 사실 이 사건에는 심각한 정치적문제가 있었다.

 

전기사건총화는 4월 9일 당중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김일성장군님을 모시고 엄숙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되였다.

보고서를 준비한 당중앙위원희 로동부장은 먼저 전기도용사건을 조작한 남조선간첩의 책동과 그 후과에 대하여 렬거하고 이렇게 말을 이였다.

《전기처산하의 로동자, 기술자, 사무원들의 무규률성, 무경각성이 이처럼 엄중한 결과를 초래케 하였습니다. 특히 리문도전기처장의 죄과는 대단히 엄중합니다. 법기관에서 조사한데 의하면 체포된 고용간첩 리은철은 지난해 12월 길가에서 전기처장과 만난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일제시기부터 인천시 바우라전기기계제작공장에서 현장감독을 하던 그자에 대하여 잘 알고있는 전기처장은 응당 그놈이 어떻게 평양에 오게 되고 평양에 와서 무엇을 하고있는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아야 하겠으나 전혀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월북했다는 그놈의 말에서 이상한것을 느꼈을것임에도 불구하고 법기관에 신고하지도 않았습니다. 이 무경각하고 무책임한 행동으로 하여 그자신이 혐의를 받게까지 되였습니다. 전기처 이동작업대 대장 오천행이 역시 변대걸, 차철근에 대한 주민들의 신소를 받았으면 응당히 해당 법기관과 즉시 련계를 취하고 조직에 의거해서 문제처리를 하여야 하였으나 단독적으로 즉흥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하마트면 불량배놈들과 간첩놈을 다 놓칠번 하였습니다.》

로동부장의 보고는 무려 1시간 10분이나 걸리였다. 보고에 이어 토론들이 있었는데 누구를 물론하고 리문도전기처장을 비롯한 전기처의 일군들과 평양변전소와 경성송전선 보선소의 로동자, 기술자들에 대한 비판을 맵짜게 하였다.

리문도는 보고와 토론을 들으면서 자기가 솟아날 길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박창옥은 리문도에 대하여 비판하면서 이것은 단순히 경각성이나 책임성문제가 아니다, 그가 한 모든 행동을 분석해보면 고의적으로 간첩놈을 도와주었다는 결론에 귀착된다, 이로부터 일부 법일군들이 말한것처럼 전기처장자신이 남조선의 어떤줄과 련결되여있지 않는가 하는 의심을 가지게 되는것도 무리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정준택이도 그를 되게 비판하였다. 그는 가장 예리한 눈초리를 돌려야 할 경성송전선 송배전실을 무풍지대로 만든 책임이 전적으로 리문도에게 있다고 하면서 그가 지난해에 경성송전선을 자의대로 끊어버린것만 보아도 장군님의 뜻도 생각지 않는 무엄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장시우의 비판은 더욱 무서운것이였다.

《저는 원래 리문도라는 사람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믿을만 한데가 어디 하나라도 있습니까. 저는 간첩 리은철이와 리문도사이에 어떤 깊은 관계가 있지 않는가 생각됩니다. 간첩놈은 그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더 철저히 심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흠집이 있는 사람들이 좌경적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변대걸을 일하기 헐한 보선소 송배전실에 넣기 위하여 로동국장 오기섭이와 개인거래를 많이 한 장시우는 그 일이 께름하여 리문도를 더욱 무겁게 내리조겼다.

리문도는 눈앞이 아찔해져서 하마트면 의자에서 나동그라질번 하였다. 김책이도 눈알이 쑥 빠지게 리문도를 비판하였다.

재정국장은 리문도뿐아니라 오기섭에 대해서도 비판하였다. 그것은 이번에 전기사건을 조작한 간첩놈의 하수인으로 된 차철근을 평양으로 끌어들인 사람이 오기섭이기때문이였다.

《다 알고있는것처럼 장군님께서는 당2차대회 결론에서 오기섭동무가 선전국에서 로동국으로 옮겨올 때 자기가 믿는 사람들을 잔뜩 끌고왔다고 하시면서 이것은 마치 중국의 오패부, 장작림, 한복리 등의 군벌들이 하던것과 꼭 같다고 하셨습니다.  오기섭동무는 함흥에 있을 때 아편장사를 하다가 감옥살이를 한 차철근을 혁명가라고 하면서 로동조합장지리에 앉혀놓더니 평양에까지 끌어들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를 일하기 헐한 경성송전선 송배전실에 배치하게 하였습니다. 오기섭동무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것만 보아도 리문도동무는 매우 무책임하고 경각성이 없습니다. 동무는 차철근이가 어떤 인간인지 료해조차 하지 않았을거요.》

리문도는 이 모임에서 속옷까지 몽땅 다 벗긴것처럼 되여 일생 저지른 결함을 죄다 드러내보인듯 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끝장이다. 하늘에 머리를 쳐들고 살아갈수 없게 되였다.)

비판토론이 다 끝났을 때 회의탁을 마주하고 앉으신 김일성장군님께서 리문도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하시였다.

리문도는 비칠거리며 일어섰다. 이제 무슨 말을 할수 있겠는가. 변명할것도 없거니와 변명하여도 소용이 없었다.

리문도는 죄인처럼 머리를 숙이고 맥빠진 소리로 중얼거리였다.

《한와트의 전기, 여기에는 인민의 피와 땀이 스며있습니다. 우리의 전기에는 장군님의 로고와 인민의 념원이 깃들어있고…》

리문도는 별안간 숨이 막혀 목안에서 떨꺽 하는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는 고통스럽게 몸을 비틀다가 후 하고 큰숨을 내쉬였다.

그는 자기가 어디에서 말을 끊었던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전기는 그토록 소중한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잘못으로 하여 1억키로와트시이상의 귀중한 전기를 미제와 반동들에게 도난당했습니다. 놈들은 필시 그 전기로 애국자들을 고문하는 도구와 인민들을 학살하는 살륙무기를 제조했을것이며 저들의 향락주연탁을 밝혔을것입니다.… 소름이 끼칩니다.》

리문도는 온몸을 떨면서 계속하였다.

《저의 아버지는 소작인들을 착취하는 지주였습니다. 저는 농민들의 피땀이 스민 돈으로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지금 저의 아버지와 형과 저의 두 자식이 남조선에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사람입니다. 저는 현직에서 물러나겠다는것을 여러 간부동지들께 말씀드리는바입니다.… 그 어떤 책벌도… 형벌도 다 받을 각오가 되여있습니다. 그러나 오천행동무는 전망성있는 동무이니 본직책에서 그대로 일하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리문도는 목을 늘인채 방바닥 한점을 내려다보았다. 푸른 정맥이 뛰노는 그의 관자노리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리였다. 얼음같은 침묵이 방안을 휩쓸었다.

《그밖에 할 말이 더 없소?》

장군님께서 만년필 뒤등으로 회의탁을 다독이며 물으시였다.

《경성송배전실을 없애버리고 남조선에 보내는 전기를 끊어버릴것을… 예, 그것이 저의 마지막소원입니다.》

리문도는 마치 유언이라도 남기듯이 비장하게 뇌이였다.

《전기처장동무, 고개를 쳐들고 나를 보시오.》

리문도는 감히 고개를 쳐들지 못했다. 그렇게도 뜨겁게 우러르군 하던 장군님의 모습을 뵈올수가 없었다.

장군님께서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일어나시였다. 《나는 처장동무가 이 자리에서 자기에게 가해지는 혐의를 떳떳이 밝히고 앞으로 일을 더 잘해서 자기의 과오를 씻겠다고 말할줄 알았소. 내가 알고있는 리문도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진실을 이야기하는 그런 용감하고 강한 사람이였소. 그런데 기대와는 어긋나는 대답을 들었소. 아무리 비판이 혹독해도 리문도만은 겁을 먹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소. 성분이 나쁘고 과오를 범하고 그래서 현직에서 물러나겠다?》

징군님의 목소리는 몹시 갈리였다.

《동무의 아버지가 지주라는것을 모르고 우리가 동무를 전기처장자리에 올려놓았는가? 동무의 가족들이 서울에 있다는걸 모르고 동무를 남조선에 보내 스라스트베아링을 가져오게 했는가? 동무는 해방직후 우리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떻게 말했소? 지주계급출신이지만 인민의 편에 서서 지주계급을 반대하여 인민을 위하여 충실히 일하겠다고 맹세하지 않았는가? 누가 뭐라고 하든 그 길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했지? 우리는 그 맹세를 믿었소.

동무는 해방직후 한달동안이나 로동자들과 함께 밤을 패면서 파괴된 수풍발전소를 복구하였소. 우리는 그 애국심을 믿고 동무에게 전기총국 기사장의 중책을 맡겼소. 그후 동무는 많은 공을 세웠고 공을 세울 때마다 당은 높은 평가를 해주군 하였소. 사람은 누구나 과오를 범할수 있고 과오를 범하면 응당히 비판을 받아야 하오. 비판을 받았으면 고치고 일을 더 잘하겠다고 해야지 물러나겠다고 하면 되는가.》

《장군님! 저는…》

리문도는 잘못을 빌려고 입을 열었으나 오열이 북받쳐 말을 이을수 없었다.

《전기처장동무가 이번에 범한 과오는 아주 엄중합니다. 그러나 동무에 대한 우리의 믿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무리 엄중한 과오를 범해도 반동이 아닌 이상 당은 절대로 버리지 않습니다. 비판을 조직하는것은 잘못을 고쳐주자는데 목적을 둔것이지 내쫓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런데 동무는 잘못을 고치고 일을 더 잘하겠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물러나겠다, 어떤 처벌도 다 받겠다 하고 마치 사형장에라도 나가는것처럼 말했습니다. 우리의 믿음을 믿지 않았습니다.

기사장동무, 생각나지 않습니까? 1945년 9월 24일 서선전기회사 회의실에서 나는 전체 종업원들에게 말했습니다. 리문도선생은 우리와 함께 먼길을 가야 할 사람이라고.》

《장군님-》

리문도는 끝내 선자리를 지탱해내지 못하고 쓰러지듯 의자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어린아이처럼 엉엉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장군님께서는 그의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리시였다. 그러시다 시계를 들여다보시고 《전기처장동무, 그만하오. 이젠 그만하시오.》하고 달래시였다.

장군님께서는 그다음 주석단앞을 천천히 거니시면서 마치와 낫, 붓이 그려져있는 우리 당의 마크에 대하여 감동깊은 말씀을 오래도록 하시였다. 그리고 간부들과 지식인들이 생산자대중속에 들어가 그들에게서 배우고 사상단련을 할데 대해서와 산업국 전기처에서 전기사건과 관련하여 제기된 문제들을 빨리 수습하고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규률을 강화하면서 로동자, 기술자, 사무원들에 대한 애국교양을 강화할데 대하여 간곡히 이르시였다.

끝으로 장군님께서는 외무국장을 불러세우시였다.

《외무국에서는 전기간첩사건과 관련하여 미군정청에 강한 항의를 들이대고 최후통첩을 보내시오. 만약 남북련석회의를 하는 기간까지도 전기대가 채무지불에 대한 답변에 없으면 인민의 요구에 의하여 경성송전선을 잘라버리겠다고 하시오.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그들이 져야 할것이요. 미국군대는 제집으로 돌아갈 차비를 하라고 하시오!》

장군님의 노성이 우뢰처럼 회의장을 울리였다.

이날은 남북련석회의를 불과 10여일 앞둔 4월 9일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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