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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조선의 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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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627회 작성일 19-12-28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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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말에 이르러 전선에는 늦가을의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엄혹한 겨울이 눈앞에 다가오고있었다. 이시기 적들은 나날이 침공속도가 떠지고 보급이 딸려 허덕이기 시작했다. 어느덧 전선의 너비는 청천강어구로부터 전선동부에 이르는 l 000여리로 늘어났고 광대한 전선에서 미제8군과 미10군단만은 서로 멀리 떨어져 협동이 보장되지 않는 반면 대도로를 따라 침공하는 적의 익측은 이미 아군에게 드러나있었다. 이러한 때 창성에서는 새로운 반공격준비를 철저히 갖추기 위한 최고사령부 군관, 장령회의가 준비되고있었다.

 

무정이 최고사령부야전지휘소에 도착한것은 날이 밝을무렵이였다. 작전국의 직일군관이 먼저 최고사령부 총참모장 남일에게 그의 도착에 대하여 보고했다. 그쪽에서 무어라고 하자 직일군관은 《알았습니다!》하고 웨치듯 말하고는 무정에게 송수화기를 내밀었다.

《장령동지! 전화를 바꾸랍니다.》

무정이 송수화기를 들자 남일은 정중하게 례의를 표하며 먼저 자기한테 들려달라고 했다.

남일은 최사통신결속소가 자리잡은 체신소 뒤쪽의 네마구리 큰집에 들어있었다. 몸채와 앞채, 곡간채들이 따로 서있고 앞마당을 둘러싼 담장도 높았다. 일각문과 직선으로 무선통신차가 서있었는데 바로 그옆에 완전무장한 보초가 있었다.

남일은 벌써 방안을 담배연기로 꽉 채우고있었다. 무정이 들어서자 한순간 마주보다가 아무말없이 손을 내밀었다.

한때 무정이 간부부의 높은 직위에 있을 때 남일은 결코 그와 이렇게 상대할념을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 남일은 최고사령부 총참모장으로서 그와 마주서있다.

무정은 악수를 나누며 남일의 굳센 아래턱과 차거우리만큼 서늘한 눈빛을 면바로 들여다보았다.

《반갑소.》

무정이 한 말이였다. 남일은 그에게 키낮은 의자를 가리켰다.

《앉으시오.》

이어 남일은 실눈을 하고 걸탐스럽게 담배를 빨았다. 한손으로 탁자우의 담배갑을 무정에게 밀어주었다. 무정은 두툼한 두손가락끝으로 담배가치를 뽑아물었다. 남일이 불까지 권했으나 자기 호주머니에서 전리품 라이타를 꺼내였다.

이윽고 두사람이 경쟁적으로 연기를 뿜어대자 방안은 숨이 막힐 지경으로 뿌옇게 흐려졌다. 무정이 먼저 손끝까지 타들어가는 담배를 나무재털이에 비벼끄자 남일은 바라지문을 쭉 열었다. 회색의 뿌연 연기가 꿈틀거리며 흘러나가고 대신 누기차고 랭랭한 공기가 쓸어들어왔다. 남일도 담배불을 손으로 눌러 껐다. 그런 다음 방복판의 문갑에서 벼루집을 밀어놓으며 큰숨을 내뿜었다.

《장군님께서는 무정동무가 도착하면… 군벌행세를 하면서 대오의 통일단결을 저애하고 맡겨진 방어임무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하고 혼자서 후퇴해온데 대하여 자기 검토를 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소. 장군님께서… 대노하셨소.》

《나도 들었소. 내 죄가 너무 크오.》하고 무정은 호흡이 절박해진 모양으로 아주 낮게 속삭였다. 《난… 각오하고있소. 난 죽어 마땅하오.》

《?!》

남일은 아무 말도 안했다. 그로서는 그 이상 더 할말도 없었다. 한동안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갑자기 두손을 깍지끼고 우득 우드득 소리를 내고있던 무정이 피끗 눈길을 들었다.

《장군님께선 어디에 계시오?》

《적후의 전사들에게 보내줄 솜옷때문에 피복공장으로 가셨소. 아주 먼데요.》

무정은 또 한동안 손가락마디들을 뚝뚝 꺾었다. 그는 무엇인가 망설이다가 드디여 결심한듯 입을 열었다.

《좀 도와주오. 장군님 계신 곳으로 가야겠소.》

남일은 머리를 가로저었다.

《길이 멀고 험한데다가… 내 생각엔… 장군님께서…》

무정은 고집했다.

《어쨌든 가야겠소. 난… 가야 하오!… 좋은 말 한필이면 되오. 지름길로 가겠소.》

…그리하여 무정은 얼마후 최사경위련대의 공골말을 타고 장군님 계신 곳으로 달렸다.

멀고도 험한 길이였다. 피복공장에 이르렀을 때엔 날이 막 어둡고있었다. 마침 장군님께서 공장을 떠나시려던 참이였다. 무정은 비지땀에 젖은 말잔등에서 뛰여내렸다.

그때 차에 오르시려던 그이께서 무정을 돌아보시였다. 저으기 놀라신듯 한 표정이였다. 그러나 다음순간 그이의 눈빛은 엄해지시였다.

《장군님!》

무정은 거쉰 소리로 목메는듯 부르짖었다. 그러자 그이께서는 분노의 아픔에 목이 칼칼해진듯 기침을 하시였다.

《여긴 왜 왔소? 누가 동무를 여기까지 오라고 했는가?!…》

《장군님! 전… 장군님을 뵙지 않고서는 견딜수가 없어서…》

《나를 만나선 무얼 하겠다는거요. 용서를 빌겠다는건가?!…》하고 그이께서는 아픔에 젖은 음성으로 격하게 말씀하시였다. 《누가 동무를 용서하겠는가. 자기 동지들의 가슴팍에 함부로 총부리를 휘두르며 군벌행세를 한 동무를 누가 용서하겠는가?… 게다가 동문 맡은바 방어임무도 다 수행하지 못한채 혼자서 덜렁덜렁 돌아왔는데 그런 동무를 누가 용서하겠는가?!… 생각해보오. 동무는 나보다 앞서 생사를 같이하던 동지들이 무슨 말을 하는가 하는것부터 들어봤어야지. 피흘리며 싸우고있는 병사대중이 무어라 하는지 그것부터 들어봤어야 했단말이요. 무정이, 무슨 말인지 알겠는가?… 그걸 모르고있으니 무슨 지휘관이며 혁명가인가, 동문 혁명을 헛했소!》

그이께서는 뜨겁게 단 입김을 내뿜고나서 승용차의 열려진 문짝을 잡으시였다. 그이께서 차에 오르시자 발동소리가 울렸다. 이윽고 차는 떠났다. 그이께서는 그때까지도 무정이쪽을 돌아보지 않으시였다.

땅거미가 졌다. 재빛의 철산령봉들이 우중충하게 둘러선 하늘가에서 락조가 불타고있었다. 스러져가는 그 노을속에서 파란 별들이 하나둘 눈을 뜨기 시작했다. 컴컴한 골짜기가 마주 다가왔다. 길아래쪽을 흐르는 내물우에도 어둠이 내리고있었다. 그순간 김일성동지께서는 승용차의 후사경속에 뛰여든 말탄 기수를 얼핏 보시였다. 무정이 미친듯 말을 때려몰며 차를 쫓아오고있는것이였다. 뽀얀 먼지밭속에서 얼핏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잠시후엔 또 기를 쓰고 나타나군 했다. 네굽을 놓고있는 공골말우에서 거의 몸을 엎드리고 세차게 채찍질을 해대고있었다. 그의 얼굴은 말갈기사이로 휙휙 날아지나는 찬바람에 피기 하나 없이 얼어든듯 했고 두눈은 충혈져있었다. 세차게 팔을 휘두를 때마다 날카로운 채찍소리가 허공을 쩍쩍 갈랐다.

무정은 지금 자기가 무엇때문에 장군님께서 타신 차를 한사코 따라가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여기서 떨어져서는 안된다는것, 죽기로 따라내지 않으면 안된다는것만을 집요하게 생각하고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차츰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무정은 강기슭에로 말머리를 돌렸다. 길을 질러가려는것이였다. 숨을 헐떡거리며 꽛꽛하니 굳어지는 발로 박차를 차군 했다.

어느덧 어둠은 짙어가고 굽인돌이를 돌고있는 승용차는 전조등을 켰다. 그 불빛으로 무정은 자기가 멀리 뒤떨어졌다는것을 별안간 깨달았다. 무엇인가 뜨끔하니 심장을 깨무는듯 했다.

《장군님!…》

숨쉴새도 없이 가슴이 꽉 막히고 명치끝이 얼얼해났다. 터질것 같은 가슴을 움켜잡으며 속으로 부르짖었다.

《장군님!… 저를 벌해주십시오. 이 못난놈을… 장군님의 믿음과 사랑을 저버린 이놈을 여기서… 벌해주십시오. 장군님!-》

그러한 그를 바라보시며 김일성동지께서는 부지불식간에 주먹을 꽉 부르쥐고계시였다. 자꾸만 뒤로 멀어져가는 무정을 향해 마음속으로 엄하게 그리고 절절하게 부르시였다.

《무정이, 떨어지지 마오!-》

그리도 기를 쓰며 쫓아오건만 무정은 멀어져가기만 했다. 먼 강변에서 은빛 물방울들이 부서졌다. 무정의 말이 물을 걷어찰 때마다 하얗게, 파랗게 그리고 락조의 여광에 갖가지 령롱한 빛으로 산산이 흩어지고 솟구치고 부서져내렸다. 그러다가 돌연 네굽을 놓는 공골말도, 희뜩희뜩하던 채찍도, 말탄 기수도 어둠속에 잦아들고말았다. 승용차는 골안을 뒤에 남기고 바위벼랑턱 굽인돌이를 돌아갔다.

이제는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졌다. 무정은 목에 경련이 이는듯 했다. 마지막 기력을 다 짜내며 채찍을 휘둘렀다. 공골말은 기진맥진했건만 너무도 가혹한 매질에 못이겨 언틀먼틀한 비탈면을 뛰여올랐다. 하지만 승용차의 불빛은 사라져버리고 길우에 피여났던 먼지도 고요히 갈앉고있었다. 무정은 턱을 덜덜 떨면서 련속 채찍질을 해댔다. 그 발작적인 동작에는 거의 절망적인 의미가 있었다. 오래전부터 느껴보지 못한 그런 당황함이, 뼈저린 후회를 동반한 몸부림이 있었다.

말은 미친것처럼 내달렸다. 어느새 승용차가 사라진 바위벼랑굽이를 돌아갔다.

그 순간이였다. 무정은 몸을 뒤채며 가까스로 말갈기를 거머쥐였다. 그가 탄 말이 별안간 앞다리를 버쩍 들고 일어서면서 무시무시하게 울부짖었던것이다.

무정은 숨구멍이 막힌듯 했다. 사레들린것처럼 헉헉 숨을 내긋고 갈개는 말잔등에서 뛰여내렸다.

눈앞에 승용차가 멎어있었다. 차곁에 장군님께서 서계셨다. 그를 기다리고계신것이였다.

《장군님!-》

무정은 왼손에 감아쥐였던 고삐를 놓았다. 채찍도 던져버렸다. 다음 순간 앞으로 엎어질듯 뛰쳐나가려 했으나 그만 비청거리며 멎어섰다. 호흡이 헝클어지고 심장은 마비된듯이 굳어졌다.

《무정이!》

그이께서는 나직이 부르시였다. 무정은 또 한번 흐느낌소리를 삼키며 걸음을 떼였다. 발밑의 땅이 흔들렸다. 별안간 사위는 차디찬 적막속에 얼어붙은듯 했다. 무정은 자기의 심장이 뛰는 거센 박동소리를 들으며 전신이 끊임없이 와들와들 떨리는것을 의식했다.

그가 멎어서자 그이께서는 엄하게 물으시였다.

《왜 따라왔소. 그렇게 기를 쓰며 쫓아올적엔 무슨 할말이 있는것같은데… 말해보오. 뭐요?…》

무정은 가까스로, 힘겹게 숨을 내긋고있었다.

《장군님, 전 사실… 아무것도… 말씀드릴것이 없습니다. 전 그저…》

《?…》

한순간 침묵이 흘렀다. 무정은 전신에 경련이 뻗치는것 같았다. 무엇인가 가슴을 쥐여비트는듯 그 짧은 침묵의 순간도 견딜수 없었다.

《무정동무.》 마침내 그이께서 준절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그렇다면 내가 말하지. 무정동무, 그래도 동무야 오랜세월 혁명을 위해 몸바쳐 싸워온 사람이 아니요? 엄혹한 시련도 헤쳤고 죽음의 고비도 수없이 뚫고나오지 않았소. 그런데 어떻게 되여 제멋대로 동지들을 총살할수 있으며 자기 맡은 방어임무도 수행하지 못하고 저혼자 덜렁덜렁 돌아올수 있는가?!…》

그이께서는 가슴이 아프신듯 한쪽 옆구리를 움켜쥐시였다. 그리고나서 불같이 지지는 음성으로 계속하시였다.

《난 잊지 않고있소. 동문 해방직후 조국에 돌아오자 조국과 인민을 위해 몸바쳐 싸우겠다고 불같은 맹세를 다졌소. 그때 우린 동무의 그 마음을 귀중하게 여겼소. 동무의 그 열렬한 애국심을 믿었소. 그런데 동무!… 조국과 인민을 위해 헌신분투하겠다던 동무가 왜 이렇게 됐소?… 그래 동문 알고있는가. 동무의 군벌행세가 어떤 후과를 빚어냈는지 아는가 말이요. 동문… 우리 혁명군대의 고상한 성격을 모독하였소. 우리 군대의 통일단결을 저애하고 그 원칙성과 순결성을 흐리게 했소. 그러니 엄중한가, 엄중하지 않은가?… 또 동문 조국과 인민의 믿음과 기대도 저버렸소. 전쟁형편이 위험에 처해있는 이때 맡은바 전투임무도 다하지 못하고 혼자서 살아돌아올 면목이 있는가?… 나는 그런 무정이를 만나고싶지 않았소. 내가 알고있었고 기대했던 무정이는 그런 사람이 아니였단말이요!…》

《장군님! 이 못난놈이 그만… 죄를 지었습니다. 저를 벌해주십시오.》

《그래 어떻게 할 생각이요?》

《전… 처벌을 받겠습니다.》

《처벌?!…》

《예, 그 어떤것이라도… 전 각오하고있습니다. 장군님!-》

별안간 그이께서는 《무정이!》하고 격하여 부르시였다. 《고작 생각했다는것이 그게 다요?… 동무 생각엔 그렇게 단순하게 혁명에 끼친 후과를 가셔낼것 같은가?…》

그이께서는 목깃단추를 헤쳐놓으시였다. 참을길 없는 의분으로 하여 몸을 떠시였다.

《물론 과오의 엄중성에 비추어 처벌은 당연한거요. 그렇지만 동무!… 우린 지금 미제를 괴수로 한 세계제국주의와 판가리싸움을 하고있소. 한치한치 우리의 귀중한 조국땅을 내여주며 후퇴를 하고있소. 그런데 동문 뭐요. 이처럼 준엄한 시련의 시기에 자기가 범한 과오를 놓고 머리만 쥐여뜯고있겠다는거요? 아니면 책임도 의무도 다 내놓고 물러서겠는가. 과오가 있다고 해서 혁명을 포기하겠는가?!… 아니, 그럴수 없소! 지금은 싸워야 할 때요. 과오의 근원도 싸움터에서 찾고 처벌도 싸움터에서 받되… 가장 중요한것은 원쑤를 타승하는 그것이요. 무정이, 무슨 말인지 알겠소?》

《장군님!…》 무정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심장은 뻐근하다 못해 막 터져나가는듯 했다. 검고 수북한 눈섭을 흠칫거리며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피로써… 과오를 씻겠습니다. 장군님!-》

《난… 기다리겠소.》하고 그이께서 말씀하시였다. 《내가 알고있고 기대했던 그런 무정동무를, 용맹스럽고 조국과 인민에게 충직한 무정동무를 기다리겠소. 그럼… 병사들속에서, 인민들속에서 과오를 씻소!…》

《장군님, 알겠습니다. 꼭 과오를 씻겠습니다!》

벅찬 경련에 목이 잠기여 더 말을 이을수 없었다. 관자노리의 피줄들이 맹렬하게 풀떡거리고 눈굽은 어느새 뜨겁게 번져져있었다. 무정은 흐느낌때문에 오무라든 입술을 꽉 악물었다. 하지만 목구멍으로는 그냥 숨가쁜 오열이 솟구쳐올랐다. 커다란 주먹우에 뜨거운 눈물이 줄지어 떨어졌다…

다음날 새벽 무정은 전선으로 차를 달렸다.

우연한 일로 그 시각 전선사령관 김책은 최고사령부로, 창성으로 차를 달려오고있었다.

그는 좌석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오래도록 한마디 말도 없이 앉아있었다. 깊은 생각에 잠겨 흘러가는 고산지대의 풍경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책의 얼굴은 근엄했다. 볕에 타서 거무스레해진데다가 입술은 말라서 텄다.

락동강기슭을 떠난 때로부터 어언 40여일이 흘러갔다. 그동안 줄곧 제대로 잠을 자보지 못했었다. 잠을 잘 시간이 차례지지 않았고 잠을 자서는 안되는 그런 위급한 정황이 계속되였었다. 특히 적들의 주공전선인 전선서부에서 후퇴해온 련합부대들을 지휘하여 수도에로 통하는 한치한치의 땅을 지켜가던 때가 제일 어려웠었다.

10월 20일, 그날의 일이 눈앞에 떠올랐다. 그때 김책은 고도로 긴장되여있었다. 적들이 숙천, 순천 지역에 미제187항공륙전대를 투하하고 아군서부방어집단을 포위하려고 기도한때문이였다.

21일밤 김책은 영유(평원) 남쪽고지에 진지를 차지하고있던 부대로서 적항공륙전대를 기습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적들내부에 혼란이 일어났을 때 163고지를 차지한 적들을 타격하여 격퇴하였다. 다음날 아침엔 적 기본력량을 포위하고 부단한 기습전으로 유생력량소모전을 벌리였다. 그리고 포위된 미187항공륙전련대를 구원할 목적으로 22일 오전 평양-신의주사이의 도로를 따라 공격해온 영제27려단 선견대를 과수원속에 몰아넣고 무려 3시간에 걸치는 섬멸전을 벌렸다. 이리하여 맥아더가 비행기를 타고 공중에서 직접 지휘한 항공륙전대작전은 완전히 파탄되였다.

그후 김책은 평양-신의주, 평양-개천방향으로 부대들을 기동시키면서 매 계선마다에서 적의 공격을 저지시켰다. 그리하여 차후 청천강과 그 이북계선들에서의 새로운 방어를 준비함에 있어서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한시도 편하지 않았다. 편하기는 고사하고 늘 가슴속에 덩이덩이 뭉쳐 내려가지 않는것이 있었다. 북으로 옮겨가는 한걸음 한걸음이 그의 마음을 찢어놓았다. 무쇠같이 강직하던 그의 의지력도 이 쓰라린 마음의 상처만은 아물게 할수 없었다. 잠을 못자서 피발이 선 눈으로 치렬한 싸움터를 살펴보군 하였다. 깊은 밤이면 전지불을 비쳐가며 지도에서 피흘리던 싸움길을 더듬어보았다. 그길에서 무엇이 미흡했던가를 오래오래 돌이켜보군 하였다.

어느덧 10월도 다 가고있었다. 동시에 군대에서의 그의 책임적인 사업도 끝났다. 그는 최고사령관동지의 소환명령을 받고 한밤중 창성으로 차를 달렸다. 시꺼먼 산봉우리들이 묵묵히 밤하늘을 치받들고있었다. 싸늘한 어둠과 정적이 깊은 골안을 뒤덮었다. 외줄기 전조등불빛만이 거침없이 불의 막대기를 내지르군 했다. 불빛은 아슬하니 높은 절벽에 부딪치기도 하고 끝없는 어둠의 나락을 곧추 꿰지르기도 했다. 갈수록 길은 험했다. 경사급한 령길을 오를 때마다 기관이 낡은 그의 승용차는 앙- 앙 모지름을 써야만 했다. 라지에타가 설설 끓고 이따금 무엇인가 칙칙-튀였다. 기름이 타는듯 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러나 김책은 여전히 의자등받이에 어깨를 꽉 대고있었다. 눈을 감고 갖가지 일들을 생각했다. 처음 머리에 떠오른것은 전쟁의 첫시기 지난 7월 4일에 열렸던 군사위원회였다. 그날 군사위원회 위원전원이 출석한 가운데 서울해방까지의 전쟁상황에 대한 보고가 먼저 있었다. 다음 김일성동지께서 중요한 교시를 하시였다. 련속적인 타격전을 벌림으로써 시간을 얻어 붕괴되는 괴뢰군을 수습정리하고 미지상군의 전투진입을 보장하려는 적들의 기도를 분쇄할데 대한 내용이였다. 이어 전선사령부가 조직되고 김책이 사령관으로 임명되였다. 최용건은 소환되였다. 다음날 7월 5일 김책은 서울로 떠났다. 맑고 깨끗한 여름아침이였다. 방금 모살이가 끝난 벼포기들이 푸르게 자라는 논벌을 끼고 차는 달리고있었다. 그때 전쟁과는 인연이 없는 평화로운 뜸부기울음소리도 들었던것 같다. 벌에서 일하는 흰옷입은 농민들이 자주 눈에 띄였다. 전선이 가까와지면서부터는 각종 군용차들이 길을 메우기 시작했다. 모두가 남으로 남으로 달리고있었다. 이따금 북으로 들어오는 차들도 있었다. 길섶엔 파괴된 적땅크, 포차들이 많아졌다. 그중 사슬을 풀어헤친 어느 땅크우에 한 간호원처녀가 서있었다. 위생가방을 끼고 기관단총을 지여총하고 만족해서 웃고있었다. 애된 처녀였다. 길이 막혀 잠시 지체하는통에 김책은 그 어린 처녀가 파괴된 미국제땅크의 포탑에 하얀 분필로 큼직큼직하게 써놓은 글을 읽을수 있었다.

《03호병워는 자측 골자기에 잇슴니다→》

처녀는 자기가 써놓은 글이 철자법상으로 얼마나 큰 오유를 범한것인지 짐작도 못하고 웃고있었다. 표말을 깎아세우는 수고대신 자기가 아주 날쌔게 마사진 적땅크를 써먹었다는것이 미쁘게 여겨진 모양이였다. 차에 앉아있는 김책에게도 생긋 눈웃음을 선물했다. 사복에 중절모까지 눌러쓴 김책이 어느 중학교 교장선생님처럼 가깝게 생각된때문인지… 김책도 역시 마주 웃어주었다. 여지없이 불타버린 미국제땅크를 리정표처럼 써먹으니 얼마나 좋으냐! 하는 웃음이였다. 처녀가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우리 인민이 다 글을 갓 배웠던터에 문법상오유야 무슨 대수랴. 승리하는 인민의 모습이여서 그리도 장하고 아름다운데야!…

차가 움직였다. 김책은 녀병사에게 한손을 저어주었다…

그날의 이 생생한 기억이 이제야 비로소 떠오르는것이 놀라웠다. 아직 그는 단 한번도 이 일을 상기해본적이 없었다.

김책은 차창밖을 내다보았다. 칠흑같은 어둠뿐이다. 찬바람이 쓸어들었다. 차가 몹시 들추었다. 외줄기 전조등불빛이 후딱후딱 들뛰였다. 그는 다시 눈을 감았다. 전선을 떠나는것때문에 이리도 허전할가? 이것이 나의 마지막전선길이여서 그럴가?…

부관이 그에게 머리를 돌렸다.

《사령관동지, 적기들이 나타났습니다.》

《…》

김책은 귀를 강구었다. 부관의 말이 옳았다. 그토록 귀에 익은 발동기들의 소음이 야밤의 대기를 뒤흔들고있었다. 이제 외통길을 달리는 자동차의 불빛을 발견하고 쉬파리떼처럼 달려들것이다. 한초 또 한초 기다리고있으려니 가슴의 압박에 숨쉬기가 헐치 않았다. 내가 혹시 객기를 부리는것이 아닐가?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손가락마디들을 우드득 소리나게 꺾었다. 숨이 막힌듯 짧게, 칼칼하게 말했다.

《차를 세우오!》

그 순간 저앞의 길모퉁이에서 로케트탄이 터졌다. 길바닥을 따라 기총탄이 촘촘히 누벼나가는것을 보았다. 전조등불빛이 꺼졌다. 어둠속에 쑥 잠겨버렸다. 화약가스와 기관실의 쇠가 단 냄새가 일시에 엄습해왔다. 그러나 김책은 여전히 꼼짝않고있었다.

날이 밝아서야 창성읍 가까이 이르렀다. 김책은 차를 세우고 청소를 하게 했다. 그 역시 몸의 먼지를 털고있었다. 그때 뽀얗게 먼지를 일구며 마주 달려오던 승용차가 멎어섰다. 그속에서 몸이 다부진 한 장령이 튕겨나오듯 땅에 내려섰다. 다음 순간 뒤따라 밀려온 먼지발이 그들에게 들씌워졌다. 김책은 미간을 찌프리며 마주오는 사람을 바라보았다. 무정이였다. 보통키이나 쇠몽치같이 딴딴하게 뭉친 억센 사람이다. 풍부한 경험, 군사적지혜, 한계를 모르는 열광적인 대담성 등으로 사람들을 놀래웠고 군벌관료주의적행위로 소문난 사람이다. 그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무정이라면 권총을 빼든 장령의 암팡진 모습부터 상상해보는것이였다.

《전선사령관동지!》

무정은 재빨리 무게있게 거수경례를 붙였다. 군대안에서 그가 조심히 대하는 사람은 김책 한사람뿐이다. 김책은 엄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부르쥔 주먹에서 경련이 이는듯 했다. 무슨 말이든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장군님께서 그때문에 마음쓰신 일을 생각하니 타는듯 한 분노가 치밀어오르는것을 느꼈다.

《전선사령관동지.》 무정이 또 입을 열었다. 《장군님의 부르심을 받고 최고사령부에… 갔었습니다.》

《…》

김책은 여전히 돌미륵처럼 무섭게 버티고있었다. 무정은 눈빛을 흐렸다. 돈잎만 한 코밑수염을 경련적으로 떨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저는 마땅히 군사재판에 회부되였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각오하고있었는데… 장군님께서는 저에게… 새로 조직된 군단을 맡겨주셨습니다!》

《뭐?…》

김책은 흠칠했다. 자기가 잘못들은게 아닌가 해서 무정의 상기된 얼굴을 파고들듯이 바라보았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무정의 일로 그토록 분노하시던 장군님이시다. 많은 사람들이 더는 우리 군대에 무정이 존재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장군님께서는 그에게 또다시 믿음을, 새 군단을 맡겨주시였다. 누가 이것을 상상이나 할수 있었겠는가, 어느 누가 이런 놀라운 일을 예견할수 있었겠는가!…

《전선사령관동지!》 무정의 눈시울이 실룩거였다. 《이 못난놈이 글쎄 뭐라고… 또 이렇게 믿어주시겠습니까. 전… 울었습니다. 온밤 잠못들면서… 어린애처럼 부끄럼없이 소리내여… 울었습니다. 부모의 정을 모르고 살아온 저였기에… 난생 처음 어버이사랑이 얼마나 크고 뜨거운것인지… 알게 되였습니다. 그래서 더 가책이 크고… 목이 메여서… 전… 전장에서, 피로써 과오를 씻겠습니다. 전선사령관동지, 믿어주십시오. 장군님께서 주신 임무를 기어이 목숨바쳐 수행하겠습니다!》

무정의 두눈이 타는듯 이글거렀다. 그것을 보면서 김책은 세찬 충격에 몸을 떨었다. 흉곽이 죄여들었다. 가슴에 사무치게 스며드는 아픔이 있었다. 그는 별안간 무정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니 내던지듯 했다.

《잘 싸워주오. 무정동무!》

《알았습니다. 전선사령관동지!》

그들은 뜨겁게 손을 잡았다. 마주잡은 손을 통하여 뜨거운 전률이, 피의 흐름이 느껴졌다. 잠시후 무정은 자기 차로 달려갔다. 김책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그를 지켜보았다. 발동이 걸려있던 무정의 승용차는 그가 올라앉자마자 후닥닥 앞으로 뛰쳐나가듯 했다. 얼마후엔 벌써 곤두벌레처럼 차체를 들썩거리며 내달리기 시작했다. 먼지가 보얗게 일었다. 한줄기 먼지타래를 말아올리며 무정의 차는 멀어져갔다.

그러나 이날 무정은 자기가 장군님의 크나큰 사랑과 믿음에 끝내 보답하지 못하고 불치의 병에 쓰러지리라는것을 알지 못했다. 병상에서 눈을 감는 순간까지 과오를 씻지 못하고 가는 모진 아픔에 가슴이 미여지리라는것을 모르고있었다…

김책은 무정이 더는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있다가 천천히 차에 올랐다.

최고사령부에는 1시간후에야 도착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 몸소 나오시여 반갑게 맞아주시였다.

《기다렸습니다. 김책동무, 어서 들어갑시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방안에 들어서자 그에게 의자를 권하시였다. 잠시후 김책이 전선형편을 보고드리는동안 그의 메마른 손을 묵묵히 바라보시였다. 동녹을 뿌린듯 푸릿푸릿한 반점들이 돋아난 손, 거칠게 험해진 그 손으로 밤새워 지도작업을 하고 포연서린 엄페부에서 송수화기를 거머쥐고 전투지휘를 했으리라. 어떤 곤난에도 드놀지 않고 어떤 실패에도 좌절되지 않던 김책이였다.

김책은 전선형편을 요약하고나서 입을 다물었다. 끝까지 자기를 소환한 리유를 묻지 않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강인하고 충직한 전사에 대한 다함없는 사랑에 목이 잠기는것을 느끼시였다.

《김책동무.》 그이께서 조용히 말씀하시였다. 《지금까지 김책동문 전선사령관으로서 어려운 싸움길을 승리적으로 헤쳐왔습니다. 금강강행도하, 대전포위전, 락동강전선에서는 말할것도 없고 후퇴가 시작되면서는 평양근교에서, 청천강에서 피어린 싸움을 벌려왔습니다. 그러한 희생적인 투쟁에 의해 우리의 주력부대들이 다 구출되고 적후에도 강력한 제2전선을 전개할수 있게 되였습니다. 이것은 거대한 성과이고 또 의심할바 없는 승리입니다. 김책동무, 나는 김책동무가 이 승리의 주추돌을 고이고 돌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김책은 눈길을 쳐들었다. 숭엄한 격정이 그의 두눈에서 연물로 끓고있었다.

《장군님!》

《김책동무, 드디여 반공격의 시기는 도래하고있습니다. 지금 적들은 하루 1km이상 더 전진하지 못하고있습니다. 적들의 힘이 한계점에 있다는 명백한 증거들이 늘어나고있습니다. 그대신 우리의 힘은 시간이 갈수록 결속되고 강해지고있습니다. 이 중대한 시점에서 김책동무를 소환했습니다. 이제부터 새 예비군단들을 장비시키는데 다량의 무기, 전투기술기재와 피복, 식량 등이 요구됩니다. 이 방대한 사업을 틀어쥐고 내밀 일군이 없습니다. 군수공장들의 생산을 정상화하는 일만 해도 능숙한 지휘를 요구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파괴된 인민생활을 안정시키고 리재민들을 구제하는 사업도 시작해야 합니다. 또 새해 영농사업, 파괴된 공장기업소들을 복구하기 위한 대책, 교육, 문화, 보건 사업… 이루 헤아릴수 없이 많은 사업을 조직할 막중한 임무가 지금 김책동무를 기다리고있습니다. 나는 믿습니다. 김책동무만이 이 거창한 사업을 떠메고나갈수 있습니다.》

《! !…》

김책은 솟구쳐오르는 격정에 아무 말도 못하고있었다. 어깨가 떨리고있다. 눈굽이 번지르르해졌다.

그이께서 조용히 미소하시였다.

《참, 사업토의는 후에 하고 가서 식사를 합시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였군…》

그러나 뜨락으로 나서자 곧 멎어서시였다. 남일이 오고있었다. 무선통신차에서 곧바로 오는것 같았다. 김일성동지께서 남일을 눈짓하시였다.

《정황보고를 가지고 오는것 같습니다. 언제보나 시계처럼 정확하고 과단성도 있는데… 문제는 저 동무의 얼굴에서 한번도 웃음을 볼수 없는 그것입니다.》

남일이 왔다. 불면때문인지 눈가장자리가 시퍼랬다.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빛을 감추지 못하고있었다. 흥분했을 때의 버릇으로 된발음을 힘들게 번졌다.

《최고사령관동지! 방금 보고받은데 의하면… 오늘 새벽 적들이 초산에 침입하였습니다.》

《?!…》

김책은 가슴이 철렁하였다. 무겁고 딴딴한 무엇이 떨어져내렸다. 명치끝을 찌르는듯 한 아픔이 전신을 전률케 했다. 초산!… 나라의 최북단, 압록강기슭이다. 여기 최고사령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거기에 놈들이 침입했다고 한다… 그는 두주먹을 꽉 부르쥐였다. 장군님의 긴장해지신 모습을 돌아보았다. 그이께서 나직이 물으시였다.

《력량은 얼마요?》

《아직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남일의 대답이였다. 《창성군내무서장의 통보에 의하면 벌써 적들이 그곳을 강점하고 학살만행을 벌린다고 합니다. 이제 곧 정찰을 파하겠습니다.》

《음-》

그이께서는 발치에 감겨도는 어미닭과 병아리들을 잠시 내려다보시였다. 바람이 불 때마다 병아리의 노란 솜털이 헝클어지고 뒤집혀지군 했다. 병아리 한마리가 그이께서 신고계신 장화때문에 길이 막혀 삐약삐약 울어대고있었다.

젖먹이의 주먹처럼 아주 작은놈이여서 한뼘 앞도 보지 못하는 모양이였다. 그이께서는 허리를 굽혀 그것을 무리속에 옮겨주고 남일에게로 눈길을 돌리시였다.

《언제 정찰을 파하고 대책을 세우겠소. 곧 오재원동무에게 임무를 주시오. 보위 500부대의 한개 대대력량을 보내시오. 그러되 방어계선의 부대를 기동시키는 등 부질없는 소동이 절대 없도록 해야겠소. 보나마나 적의 력량은 많지 않소. 왜 그렇게 말할수 있는가? 지금 전선은 운전, 박천, 향산, 운산 계선에 있는데 큰 부대라면 전선을 뚫고 그렇게 깊이, 은밀히 기여들지 못하오. 분명 그 무슨 무훈을 꿈꾸는자들이 별동대를 들이밀었을것이요. 즉시 포위소멸하시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남일이 힘차게 대답하고 자리를 떴다. 김책은 굳어져있었다. 가슴속에서 뜨거운 용암이 절절 끓어번졌다. 비로소 그는 비상한 사변의 시각이 다가오고있음을 분명히 느꼈다. 장군님께서 말씀하신 그 승리가 멀지 않았다. 울컥울컥 목구멍으로 격정이 치밀어올랐다. 그는 마음속으로 뜨겁게 부르짖었다.

《장군님! 아직도 싸움의 길은 멀고 헤아릴수 없이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르겠지만 산악같은 장군님의 그 의지가 강산에 뻗어있고 인민의 가슴속에 피줄기로 뛰는 한 우리는 기어이 이깁니다. 장군님!… 저는 지금 눈앞에 다가오는 승리를 봅니다. 승리한 인민의 환호소리를 듣고있습니다!…》

김책은 그이의 모습에서 눈길을 떼지 못했다. 서리찬 창공에서 밝은 해빛이 쏟아져내렸다. 김책은 저도모르게 한손을 눈가로 가져갔다. 눈굽이 저려들다못해 막 뜨거워났던것이다.

이날은 1950년 10월 25일,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의 전과정에 특기할만 한 사변들중의 하나가 기록된 력사적인 날이였다. 이날 중국인민이 《항미원조보가위국》의 기치아래 자기의 우수한 아들딸들을 조선전선에 파견하였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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