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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선의 아침 제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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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1,968회 작성일 20-01-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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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jpg


제  4  장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찰국장과 방학세부상곁에 긴장한 낯빛으로 꼿꼿이 서있는 최영환부국장에게 집무실의 의자를 가리키시였다.

《앉소. 그러니까 동무들이 진행한 특수작전에 놈들이 끝내 말려들었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장군님. 우리 특수공작조동무들이 내무성동무들과 함께 산속에 깊이 숨은 적무장게릴라집단을 다 들춰낼 목적으로 련락원을 끌어들일 계획을 세웠는데 그것이 성공했습니다. 그 이후의 사태발전과 무전문해독과정 그리고 정찰국의 통보에 따라 여러가지로 소득이 있는 이 신형직승기나포작전을 진행하자고 합니다.》

《가상적인 인질을 쓴단 말이지.… 허허 참, 그 무슨 트로이목마같은게 우습지 않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집무탁우의 담배곽을 집어드시며 웃으시였다.

정찰국장이 머밋거리다가 얼굴을 들었다.

《최고사령관동지, 우리 정찰조들의 보고에 의하면 놈들이 벌리려는 이번 비행사구출작전은 미극동군사령부가 직접 주관한다는것이 밝혀졌습니다. 실종된 비행사가 아이젠하워 아들의 친구이고 미8군사령관 밴플리트의 조카라고 볼 때 현재 전선형편으로 전전긍긍하는 릿지웨이로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주패장이 되지 않을수 없을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최영환부국장이 제기한 이 작전을 관심하게 되였습니다.》

《국장동무, 그런데 말이요. 실지 그 헨리 밴플리트는 어떻게 된거요? 외무성동무들이 말하는데 일부 대사관에서까지 왼심을 쓴댔소.》

김일성동지의 물으심에 정찰국장의 눈에 가벼운 미소가 비꼈다.

《사실 우리 동무들이 탐조등을 리용하여 우리측 비행장을 공습하는 미제침략군비행기들을 떨군 재미있는 일이 있었는데 당시 작전국의 적정자료와 우리 통보선을 종합분석해보면 그때 헨리가 추락된것으로 추측됩니다. 물론 비행기가 떨어져 재가루가 되였으니 어디 가서 확인할데는 없지만… 실종된 밴플리트의 조카를 〈살려〉놓고 직승기나포작전을 벌리려고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잠시 사색에 잠기시였다.

정찰국장이 좀 바재이다가 조심스레 다시 입을 열었다.

《미제침략군이 최근에 개발한 신형직승기를 사로잡는것도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통보에 의하면 각국의 군사첩보기관들도 이 신형직승기의 기술문건을 노리고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이놈이 전선상공에 떠돌아치군 하는데 경계선을 넘지 않고 갖은 못된짓을 다하고있습니다.》

《됐소, 박동무. 그 의의를 더 강조하지 않아도 되겠소. 그런데 극비자료를 직접 통보해온 제3의 선은 뭐요?》

김일성동지께서는 정찰국장의 얼굴을 쳐다보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깊이 따져보았지만 우리 국이나 이 최영환동무네 특수부 그리고 내무성 부책에도 전혀 올라있지 않는 선입니다. 혹시 역정보가 아닌가 하여 해외선을 통하여 확인해보았는데 의심되는 단서는 없고 정보자료의 정확성만은 철저히 확증되였습니다.》

《음… 흥미있소. 그래 이번 작전을 정찰국이 자체로 할수 있겠소?》

《일정하게 고사화력만 보장받으면 우리 정찰국이 해낼수 있습니다. 현지에서 내무성동무들이 협력하겠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따뜻한 눈길로 정찰국장을 바라보시였다.

《이보라구, 작전지역이 전선가까운 통천근방이라면 그래 놈들이 고작 비행기 몇대의 엄호하에 신형직승기를 띄울것 같소?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는 미륙군대장네 귀공자를 구출하는 거사인데… 이제 작전이 벌어진다면 이건 엄청난 규모의 큰 전투로 될거요. 미군의 인원구출작전이라는게 또 하나의 틀이라고 할가, 그런게 있소. 내 짐작에는 적어도 수십대의 비행기가 날아와 작전지역의 반경을 따라 초토화공습을 진행한 후 특공대가 탄 직승기가 나타날수 있소. 바다가이므로 적함선들까지 뒤에서 엄호할것도 예견해야 해.》

《?!…》

정찰국장과 방학세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최영환은 그저 빙그레 미소를 지을뿐이였다.

《최영환동무, 이 작전을 진행한다면 그건 전선사령부에 임무를 주고 동무네가 직접 주관해야겠소!》

《최고사령관동지, 그렇지 않아도 저희들이 방안을 세웠습니다. 이 동무들이 너무 욕심부리기에 내적으로 만들긴 했지만…》

최영환은 뒤더수기를 긁으며 가방에서 문건철을 꺼내들었다.

방학세와 박성철의 얼굴이 검붉어졌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소리내여 웃으시였다. 그리고는 문건철을 번지시였다.

《속궁냥들이 다 있구만. 어디 보기요. 음… 이쯤 예견해야 돼. 작전조는 경험이 있는 동무들로 꾸리오. 이 리문철동무가 지난해 적구에서 적비행장습격작전을 지휘했지? 경험도 있고 영어도 안다면 적임자요.… 고사포를 비롯한 화력문제는 통천지구에 있는 71군단과 전선사령부와 토의하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최영환부국장과 정찰국장이 집무실을 나간 다음 방학세와 이야기를 계속 나누시였다.

《지난해 12월 5일에 공화국정부의 포고문이 나간 다음 형편이 어떻소?》

《장군님, 벌써 몇달 안됐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죄과를 뉘우치고 자수해오고있습니다.》

《음, 공화국을 사수하는데서 반간첩투쟁을 전인민적운동으로 전개하는것이 중요하오. 반간첩투쟁은 당, 국가, 군사비밀을 엄격히 지키고 후방인민들의 안정과 생활을 보장하고 혁명대렬의 순결성과 인민들의 정치사상적통일을 보장하는데 큰 의의가 있소. 적들의 파괴암해책동은 지금 끊임없이 강화되고있지 않소. 여기서 지방자위위원회가 중요합니다.》

방학세는 두손을 무릎우에 포개고 앉아 말씀드리였다.

《장군님께서 지난해 봄 도내무부장들과 정치보위부장들에게 하신 강령적말씀에 따라 인민자위대대렬을 정수분자들로 튼튼히 꾸리고 그들을 후방보위의 믿음직한 군사력량으로 준비시켰습니다. 벌써 도지방자위위원회의 지도밑에 내무기관들은 군대와 인민자위대와의 협동하에 관내에 숨어 준동하는 반동분자들과 패잔병들과의 투쟁, 적항공 및 해상륙전대와의 투쟁을 비롯해서 철도, 교량, 공장, 체신기관, 비행장, 국가기관보위에서 성과가 적지 않습니다.》

《보고를 받았소. 얼마전 강동군의 리자위대원들이 수색전을 벌려 간첩, 파괴분자 수십놈을 적발소탕했지.》

《지난해말에는 황해도 장연군 주계봉일대에서도 수백명의 무장간첩집단을 소멸했습니다. 사실 이번 직승기작전에 역리용되는 통천군 절골무장집단도 그 선의 연장에서 우리 내무원들이 인민들의 도움을 받아 체포한자들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눈가에 웃음을 띄우시였다.

《방동무, 이번 작전을 군대에 떼운것이 아수해?》

《아닙니다, 장군님. 오히려 마음이 놓입니다.》

방학세의 우는 소리에 김일성동지께서는 폭소를 터치시였다.

《하하하, 우리 방동무가 솔직해서 좋소.… 그 일은 군대에 맡기기요.

학세동무, 내무사업에서 중요한게 뭔지 아오? 인민을 믿는거요. 반간첩투쟁을 전인민적운동으로 벌려야 해. 그래서 우리는 지난해 도방어지역군사위원회를 발전적으로 해산하고 도지방자위위원회를 새로 조직하여 공화국군사위원회에 직속시킨거요.》

김일성동지께서는 말씀을 마치시고 다시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방학세도 따라 일어섰다.

벌써 밤이 깊은 때였다.

 

×

 

《그》는 포연이 자욱하게 감도는 음산한 하늘을 쳐다보았다. 폭탄이 작렬할 때마다 뻘건 불기둥이 소리없이 일어서고 뿌리채 뽑혀진 잡관목을 떠인 흙사태가 하늘을 가려버린다.

《그》는 포화의 뿌연 장막속에 어렴풋이 보이는 참호의 여기저기에 엎딘 지원군병사들에게로 눈길을 떨구며 생각을 더듬었다.

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가. 왜 폭음도, 저 내리꼰지는 비행기의 동음도, 피흘리며 전호에 쓰러지는 병사의 신음소리도 들리지 않는가.

《그》는 머리를 세게 흔들었다.

그러자 한순간 막혔던 물목이 터지듯 귀속에서 윙소리가 나더니 아츠러운 충격파가 머리가 터질듯 미쳐온다.

《그》는 두손으로 귀를 싸쥐였다.

하지만 《그》는 그 자리에 그냥 서있었다. 어디로 뛴다고, 전호에 코를 박는다고 죽음의 폭탄이 피하지는 않을것이다.

《그》는 사람의 생사운명은 이미 태여나면서 주어져있다는것을 한번도 의심해본적이 없었다. 이 숙명적인 확신이 너무도 강했기때문에 《그》는 어떤 불의의 정황속에서도 주저하거나 공포에 질린적이 없었고 늘 무연한 지뢰밭과도 같은 인생행로를 저벅저벅 내키는대로 걸어왔던것이다.

단 한번 불가사의한 죽음의 신이 때이르게 자기를 덮칠가봐 가슴을 조이며 신에게 애원의 눈길을 던진 시각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람의사》성원과 함께 오끼나와를 거쳐 대만에 체류할 때 잠간 들려본 딸애의 섬약한 모습앞에서였다. 사춘기에 가까운 나이였으나 아직도 딸애는 가냘프고 애리애리하여 불면 날아날듯 한 병약한 소녀였다.

《그》는 딸애의 따뜻하고 겁에 질린 눈동자를 보고싶었으나 중국말을 류창하게 번지는 미군장교가 곁에서 말없이 등을 떠밀었다. 그때 《그》는 잠결에 엷은 미소를 지은채 몸을 뒤채이는 딸애를 보며 온몸에 전률이 지나가는것을 숨막힐듯 한 공포속에 느꼈다.

《그》는 저 한점 살붙이가 남의 수모를 받지 않고 한생을 살아나갈수 있는 밑천, 상관들이 홍콩구좌에 약속한 금액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자기가 죽을수도 안정할수도 없다는것을 무시무시한 비애속에 문득 깨달았다.

《그》의 생명은 이제부터 저 연약한 딸애의 손에 쥐여져있었다.

아니, 딸의 생명의 불꽃이 사선을 헤쳐야 하는 《그》의 두손에 달려있었다.

안해라고 말할수 있는 그 애틋하고 겁많은 소심한 녀자가 피덩이같은 딸애를 남기고 피를 토하며 저 세상으로 가버렸을 때도 전문살인업자인 《그》의 돌처럼 굳은 심장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수심어린 눈빛조차 그대로 그 녀인을 빼고먹은 딸애를 생각하면 마치 바람부는 밤들판에서 초불을 들고 그것이 꺼질가봐 손바닥을 옹송그려가지고 조심스레 걷는 기분이였다.

아 아, 이제 이 저주로운 낯선 땅에서 흑막속의 상관이 준 임무를 실천으로 옮기고나면 나의 딸애도 떳떳한 자기 이름을 가지고 이 숨막히는 세상을 살아갈수 있을것이다.

《그》에게는 이름이 없었다.

사생아의 처지로 비좁은 대만의 거리들을 방황하다가 우연히 《중통사》의 한 인물의 눈에 들어 중경과 도꾜에서, 그의 존재가 뚜렷해졌을 때와 시카고에서 재교육을 받고났을적부터는 여러가지 복잡한 임무를 수행하며 수십개의 서로 다른 이름으로 된 증명서를 웃주머니에 넣고 다녔으나 그에게 진짜 이름은 없었다.

그리하여 《람의사》의 부책에도 미8군사령부 씨아이에이의 기밀문서고에도 그는 《그》라는 대호로 적혀있을뿐이다.

중국인민지원군사령부가 자리잡고있는 회창을 떠나 오성산기슭의 상감령에 이르러 후방물자를 부리우고나서 폭격세례를 감상하고있을 때 한 사나이가 대구의 미8군사령부 2층 어느 한 방에서 《그》의 부책을 들여다보고있는줄 《그》는 영원히 모르게 될것이다.

《…대호 〈그〉

44살, 장학량군장교의 사생아.

절도 및 살인혐의로 세번 형무소에 구금되였으나 매번 성공적으로 탈출.

중경, 오끼나와, 시카고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킬러(살인업자ㅡ주)

현재 〈람의사〉성원으로 미중앙정보국의 지령을 받고 조선전선의 중국인민지원군사령부 후속부대에 〈왕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운전사로 활동.

…북조선군수뇌부와 주요장령들에 대한 제거임무를 받음.

당면하여 미전략연구집단이 전망적으로 북조선군두뇌진의 중심인물들로 점찍고있는 박정덕과 빨찌산출신장령들을 제거하는것임.

이 중요한 임무가 수행될 때 그의 구좌에 본인의 요구에 의해 〈연평〉이라는 이름으로 170만딸라를 예금하게 되여있음.

중통사에 있을 때 리종인의 서기를 죽이고 부총통의 개인비밀문건을 복사했으며 테헤란회담시 사건현장에서 아브웨르장교 2명을 적발사살하여 루즈벨트대통령 경호장교로부터 〈오막스〉시계를 기념으로 받음.

개인적으로 살인청탁도 받군 하며 실수가 없었음.

홍콩 구룡의 술집녀인과의 사이에 딸이 하나 있음.

마약에 중독된 일이 없으며 심장이 강철같은 사나이…》

《그》가 엄페호곁에 크게 긁힌 자리도 없이 무사히 서있는 군용화물차쪾으로 걸어가는데 전호벽에서 젊은 병사가 몸을 일으켰다.

젊은 병사는 적기가 사라지고 점차 매연이 가셔지는 하늘을 불안스레 바라보다가 《그》의 곁으로 스적스적 다가왔다.

《왕아바인 참… 폭격속에 장승처럼 서있다니… 우리 중대장동지가 뭐랬는지 알아요?

그런건 헛된 죽음이래요.》

그는 담배를 꺼내물고 사람좋은 미소를 지었다.

《허허허, 내겐 별로 무서운게 없어.

내 차도 전호구석에 코박을데가 없어 저렇게 서있지 않나.》

젊은 병사는 한숨을 내쉬였다.

《왕아바인 정말 무사태평이군요. 해남도까지 나갔댔다면서요?…》

《허허, 전장에서 나이를 먹었지.》

《하지만 주의하세요. 총알은 로병을 가려보지 않는답니다. 이것도 우리 중대장동지의 말이예요.》

《그》는 자기가 담당한 여기 부대에 올 때마다 자주 마주치는 이 젊은 병사가 싫지 않았다.

한번은 상감령밑에서 바퀴가 나가고 변속기가 고장나 달아오른기관을 들여다보며 신고할 때 그의 신세를 톡톡히 진 일도 있었다.

《계광이, 자 받게. 회창에선 이런 담배를 정치위원들이나 피우는걸세.》

《그》는 황계광에게 갓 뗀 담배곽을 통채로 내밀고나서 운전칸문을 열었다.

황계광은 얼결에 고급담배를 받아쥐고 열적어했다.

《벌써 떠납니까? 쏘구역을 지나려면 어두워진담에 가보십시오.》

《그》는 싱긋이 웃었다.

《쏘구역은 이런 저녁때 통과하기가 제격이야.》

《왕아바이, 다음번에 올 땐 제가 부탁한 특호문수신발을 잊지 마세요. 우리 중대 초동무때문에 그래요.》

《허허허, 옛적엔 도적놈의 발이 크다고 했다더니… 내 깜박 잊었군.》

《그》는 운전칸뒤에서 흰 광목천에 싼 꾸레미를 꺼내들었다.

《이건?…》

《받으라구, 신발도 있고 자네가 좋아하는 사탕과 건포도, 만두도 있어.》

황계광은 얼굴이 빨갛게 되여가지고 기쁨에 눈을 반짝였다.

《야, 이거 아바이, 고맙습니다.

우리 중대장동지랑 감기에 걸렸다난 후 입맛이 없어하댔는데…》

《그》는 운전칸문을 잡은채 담배연기를 내뿜었다.

(참, 얼마나 순박하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기특한 참한 젊은이인가.

우리 딸년이 앞날에 저런 때묻지 않은 젊은이와 짝을 이룬다면… 우리 딸년도 마음이야 제 에미를 닮아 연하디 연하지 않는가.…)

《그》는 담배연기에 숨이 막혀 머리를 들고 기침을 깇었다.

황계광이 얼른 달려와 손으로 등을 탕탕 두드려준다.

《그》는 어쩐지 눈물이, 오래전에 잊어버리고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그것이 찔끔 솟아 눈굽을 적시는것을 놀랍게 느꼈다.

하지만 황계광은 《그》가 담배연기로 하여 눈물을 흐리는것이라 생각할것이다.

흰 법랑고뿌에 길다란 저가락을 군복춤들에서 빼든 지원군병사들이 엄페호앞의 가마차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황계광의 팔에 이끌려 《그》도 야전 식사판에 다가가지 않을수 없었다.

교신시간까지는 아직 7시간이 남아있다.

그 어간이면 적어도 금천을 거쳐 황주아근에는 이를것이다.

 

×

크레믈리궁전 스빠쓰끼대문으로 들어가 최고쏘베트청사를 에돌면 모스크바공국시절의 고풍스러운 흔적이 엿보이는 이와노브광장이 나진다.

쓰딸린의 집무실과 숙소는 이 광장곁의 《작은 구역》에 자리잡고있다.

위신쓰끼는 착잡한 심정에 사로잡혀 성격과 인상을 전혀 종잡을수 없는 보좌관의 뒤를 따라 조심스레 계단을 올랐다.

그가 이 위엄스러운 곳까지 안내된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주로 예까쩨리나홀이나 안드레이홀에서 대기했었다.

몰로또브와 그리고 유엔대사 말리크와 극히 중요한 대외정치문제에 대한 결론을 받으러 잠간씩 들리군 했을뿐이다.

그때 그가 느낀 쓰딸린의 인상은 몹시 엄하고 명석하고 좀 랭혹하다는 느낌이였다.

쓰딸린은 서론을 좋아하지 않았으며 그 어떤 설명이나 미사려구도 허용하지 않았다. 웅변술이 뛰여난 위신쓰끼가 유엔총회문제와 관련하여 흥분된 어조로 무엇인가 형상적으로 에둘러 납득시키려할 때 쓰딸린은 《좀 짧게 말하시오.》혹은 《좀 정확히 말하시오.》하며 말을 중단시키군 하여 가슴이 서늘해지군 했다.

당자인 위신쓰끼는 그만 론리적탕개를 잃어버리고 허둥거리기 시작했으나 짧은 상봉의 마감에 간단하게 내린 쓰딸린의 결론은 그를 경탄시켰다.

쓰딸린은 그들이 제기한 제안초안에 대하여 사상을 정확히 꿰뚫고있었고 또 문제의 본질과 결함도 놀랄만 한 분석력을 가지고 지적하는것이였다.

집무실을 나섰을 때 위신스끼는 손수건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며 《말리크동무, 내가 오늘처럼 당황해보긴 처음이요. 우리 아바이가 역시 대단한 인물이요.》하면서 만족하여 웃었다.

쓰딸린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책임부관 뽀스크레븨쉐브가 그를 세워놓고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급히 나타났다.

《외무상동지, 회의중이여서 좀 기다려야 하겠습니다.》

책임부관은 전혀 웃음이 없는 표정이였으나 목소리는 저으기 친절했다.

위신쓰끼는 창문쪽의 노란 색칠을 한 평범한 걸상에 조심스레 앉았다.

그는 창밖으로 쏘브리나야광장을 내다보았다.

광장은 조용하였다. 그는 당황했다. 이것은 그의 예상을 뒤집어엎는 례외적인 일이였다.

위신쓰끼는 마음이 다소 진정되자 류다른 호기심을 가지고 쓰딸린의 집무실을 둘러보았다.

광선이 충분히 보장되는 널직한 방이였는데 네 벽에는 연한 색을 먹인 떡갈나무판자를 촘촘히 대여 한결 아늑하다. 풀색라사천을 씌운 긴 작전대와 걸상들 외에 그밖의 사치한 가구는 없었다.

눈에 띄우는것은 맑스, 엥겔스, 레닌의 초상화들이였고 군사가로서의 쓰딸린의 성격을 보여주듯 쑤워로브와 꾸뚜쪼브의 초상화가 있을뿐이였다.

각종 지도들이 걸려있는 벽밑에 커다란 지구의가 놓여있었고 안쪽 창문곁에는 묵직한 쓰딸린의 사무용집무탁이 자리잡고있었다.

위신스끼는 코안경을 벗어들고 집무탁우를 살펴보며 생각을 굴렸다.

지금 유엔무대의 초점은 조선정전담판인데 그것이 반년이 넘도록 공회전을 하고있다. 전쟁사에 적대국들사이의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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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전쟁사에 적대국들사이의 평화교섭이 이렇듯 엄청나게 예상을 초월한 마라손회담으로 된적이 일찌기 있었던가.

그것은 시작되여 하루이틀 지어는 몇시간, 늦잡아 한두달이면 결속되는 선이 명백한 회담들이였으며 쌍방이 정치적, 전략전술적 의도와 타산과 요구가 성숙된 조건에서 진행되는것이였으므로 진전속도가 빠른것이 국제적관례였다.

하지만 조선정전담판은 세계의 예상을 뒤집었다.

이미 전쟁에 지치고 힘겨루기에 평형으로 들어가 전선이 고착된 상태에서 무엇이 쌍방의 정전협정조인을 방해하고있는것인가.

처음 출발할 때의 정치정황은 쌍방, 아니 어쩌면 그것은 공존할수 없는 두 세계가 정치, 경제, 군사적요인으로 어쩔수 없는 교섭의 지경에까지 압축되여있었다.

갑자기 현관쪽에 가벼운 소음이 일더니 젊은 보좌관의 뒤를 따라 쓰딸린과 몇몇 사람이 들어섰다. 깃이 젖혀진 반군복상의를 입고 연한 산양가죽장화를 신은 쓰딸린은 위신쓰끼의 정중한 인사에 가볍게 머리를 끄덕이였다.

《위신쓰끼동무, 조선정전담판의 지연과 관련된 미국무성의 태도를 분석해보려고 동무를 불렀소.》

뜻밖에도 쓰딸린의 어조는 부드러웠다.

위신쓰끼는 얼핏 쓰딸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약간 병색에 가까운 피로운 흔적이 거밋해진 눈언저리며 살이 처진 볼편에 내배여있었다.

위신쓰끼는 가슴이 알싸해지는감이 들어 황급히 눈길을 내리고 될수록 짧게 요점을 찍어 최근 안팎이 다르게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하는 미국정부의 대외전략을 언급했다.

쓰딸린은 보좌관의 부축을 받아 집무탁앞으로 다가갔다.

말렌꼬브와 베리야, 쥬꼬브원수의 뒤를 따라 위신스끼도 집무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쓰딸린은 자리에 앉아 담배물주리를 집어들었으나 피우려는 기미가 아니였다.

그는 담배물주리를 만지작거리며 당정치국위원들을 쳐다보았다.

《결국 미국이 적극적으로 담판을 제기한것은 전략적으로 시간을 얻어 전선형세를 돌려세우려는 속심인것 같소.

김일성동지는 회담 첫시기 벌써 이 문제를 꿰뚫어보고있었습니다.

쥬꼬브동무, 최근에 나토무력의 배비변경이 있었지요?》

《쓰딸린동지, 2개 사단이 얼마전에 교대를 구실로 이동하였는데 그 수송함선들은 미국이 아니라 일본 요꼬하마항에 입항했다는것이 확인되였습니다.》

쥬꼬브가 침착하게 보고하자 쓰딸린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것 보오. 조선전쟁은 단순한 국부전쟁이 아니라 서방과 동방 두 세력의 대결전이라는것이 명백해졌소. 쏘련을 견제할 목적밑에 유럽을 중시하는 미국이 현지무력이동을 개시했다는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조선전선을 확대할 의도와 함께 미국의 군사적잠재력이 바닥을 드러내고있음을 말해주는것이요.》

쓰딸린은 머리를 숙이고 또 담배물주리를 만지작거리였다.

한동안 깊은 사색에 잠겼던 쓰딸린이 눈길을 들었다.

《나는 말이요. 민주진영의 견지에서만이 아니라 항일전쟁때 김일성동지께서 쏘련을 무장으로 옹호하자는 구호밑에 프로레타리아국제주의원칙을 철저히 지켜온데 대하여 요즘 생각이 깊소. 그는 전쟁경험이 풍부하고 군사적두뇌가 비상하면서도 정치적감각이 대단히 예민한분이요. 얼마전에 라즈바예브동무가 알려온데 의하면 김일성동지는 미제가 새로운 군사적공세를 준비하리라는 예견을 언급했다고 하오.

쥬꼬브동무는 어떻게 생각하오?》

쥬꼬브는 심각한 낯빛으로 쓰딸린을 쳐다보았다.

《쓰딸린동지, 정전담판교섭에서 군사적우위를 차지하려는 미국이고보면 십분 준비할수 있다고 봅니다.》

쓰딸린은 힘들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는 천천히 방안을 오가다가 베리야앞에 멈춰섰다.

《참, 미국이 새로 개발한 신형직승기에 대한 공작은 전진이 있습니까?》

베리야는 두손을 앞에 모아쥐며 난색을 지었다.

《면목이 없습니다, 쓰딸린동지…

대외공작조들이 치렬한 작전을 벌리고있지만 아직 소득이 없습니다.》

《까게베야 전통이 있지 않소. 설계문건정보가 당장 힘들다면 그 날개쪼각이라도 얻어다 분석해봐야 하오.》

쓰딸린이 불만스레 바라보자 베리야는 주춤거리다가 무겁게 다시 입을 열었다.

《저… 그런데 쓰딸린동지, 국가안전위원장 아바꾸모브네가 전번에 말씀드린 한 미지의 선이 평양에 전달해달라는 특급정보가 이번에 확증됐습니다.

이 비상선으로 들어온 정보는 조르게가 리용한 일본주재 영국대사관의 제3선을 거쳐 우리에게 평양으로 직송해달라고 알려왔습니다.》

베리야의 말에 쓰딸린의 눈이 번쩍 빛났다.

《그게 사실이요?》

《예. 구체적인 자료는 특수정탐책임자 와씰리 드루가대장이 가지고 래일 오전에 도착하게 되여있습니다.》

쓰딸린은 흥분하여 방안을 천천히 오락가락하였다.

《베리야동무, 이건 대단히, 대단히 중요한 정보요.

이건… 북조선수뇌부의 안전과 관련된 심중한 문제요. 이런 정보는 빨리 김일성동지께 전해드려야 하오. 그리고… 비밀이 새나가선 안되겠소.》

쓰딸린이 엄한 눈으로 자기쪽을 쏘아보는것 같아 위신쓰끼는 차렷자세를 취했다.

쓰딸린은 잠시 생각을 더듬는듯 머리를 수굿했다.

그는 한참만에 말렌꼬브와 쥬꼬브쪽으로 돌아섰다.

《이보우, 동무들. 얼마 있으면 친근한 동지인 김일성동지의 탄생일이요. 그분의 탄생 마흔돐이 되는 뜼깊은 날이란 말이요. 어쩐지 이날을 맞으며… 관례적인 축하전보나 보내기엔 생각이 많아지누만…

준엄한 전쟁을 치르는 강철의 인간이 아니요.

지난해 조선에서는 장마와 큰물에 폭격까지 심하다나니 농사형편이 좋지 않았지…》

《?!…》

쓰딸린은 온화한 눈길로 말렌꼬브를 바라보았다.

《말렌꼬브동무, 조선측에 제의하여 합의한 후 대표단을 보내시오. 우리에게 부탁해온 정보가 중대한만큼 와씰리 드루가동무를 보내는것이 좋을것 같소.

그리고 위신쓰끼동무는 몰로또브동무와 함께 오늘 론의된 내용을 종합하여 유엔에 제출할 제안초안과 연설문을 만드시오. 위신쓰끼동무가 지난해에 유엔무대에서 비교적 연설을 잘했소. 언변이 있소.》

뜻밖에 쓰딸린은 위신쓰끼를 칭찬해주고나서 다시 집무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위신쓰끼는 이 순간 크레믈리시계탑 종소리가 은은하게 울리는것을 똑똑히 가려들었다.

 

×

 

최고사령부 식당부엌칸에는 뜬김이 뽀얗게 서려있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손수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묵은 파를 다듬으시다가 몸둘바를 몰라하는 장명선에게 미소어린 눈길을 보내시였다.

《장아바이는 산파에 대하여 알고있습니까?》

《말은 많이 들었는데 써보지는 못했습니다.》

장명선은 옹색해하며 겨울을 나서 온통 마른 껍질속에 묻혀있는 파줄기를 솎아내여가지고 만지작거렸다.

《그래요? 지금은 전쟁을 하고있어도 이렇게 파나 마늘로 조미료를 하지만 빨찌산때는 산파를 가지고 산나물채 맛을 돋구군 했습니다.

그게 별맛이던게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최현동무와 류경수동무는 산파와 곰취를 고추장에 묻혀먹기를 정말 좋아하였습니다.…》

부엌문쪽에서 급한 발자국소리가 들리는 바람에 김일성동지께서는 말씀을 끊으시였다.

그이께서는 급한 숨을 몰아쉬는 김명수를 바라보시였다.

《무슨 일이요?》

《장군님! 방금 나포한 신형직승기를 실은 군용차들이 건지리에 도착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그래? 어서 가보기요. 가만, 장아바이. 우리의 용감한 전투원들이 먼길을 오느라 얼었겠는데 뜨끈한 만두국을 대접합시다.》

《장군님, 준비해놓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김명수의 뒤를 따라 최고사령부앞마당으로 나오시였다.

그이께서는 최영환부국장과 작전조성원들의 인사를 받으시고 위장포를 벗긴 군용차들우에 실린 직승기를 돌아보시였다. 거무칙칙한 동체가 해빛에 부옇게 빛나고 김이 문문 피여오른다.… 꽤 덩지가 큰 놈이다.

《음, 앞차에 실은것이 동체부분이구만.》

《예. 날개와 기타 부분들은 뒤차에 실었습니다.》

최영환의 활기찬 대답에 김일성동지께서는 한손을 야전복허리에 얹으시고 몇걸음 뒤로 물러서시였다.

《손상된것은 없습니까?》

《다 제대로입니다.》

최영환의 살편이 적은 얼굴에 가볍게 미소가 비꼈다.

《수고했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일군들뒤에 서있는 리문철중좌를 가까이 부르시였다.

《동무가 이번 직승기나포작전을 현지에서 지휘했지?》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키가 후리후리하고 기름한 얼굴이 거밋거밋한 거쿨진 중좌가 차렷자세를 취했다.

《부국장에게서 보고를 받았지만 그만하면 작전이 성공적으로 진행됐소. 도로 뜨려는 직승기에 동무가 뛰여올랐다면서?…》

《최고사령관동지, 놈들이 수십대의 그라망으로 현장에 무작정 맹폭격을 가하며 생지랄을 치다가 직승기 2대를 〈대상〉에게로 내려보냈습니다.

마감무렵 습격조와 차단조, 위장조동무들이 엄호를 잘했습니다. 눈치를 챈 직승기놈들이 줄사다리를 올리려는 순간 위협사격을 하면서 몸을 날렸습니다. 71군단 58사 김필원과장동무도 함께 올라 엄호를 했습니다.》

리문철중좌의 배포유한 설명에 김일성동지께서는 명쾌하게 웃음을 터치시였다.

《하하하, 동무들이 아주 용감하게 행동했습니다. 장합니다, 장해!

전쟁력사를 보아도 비행기를 격추하였거나 비행장을 습격하여 로획한 일은 있어도 이런 일은 드물어. 미제가 아무리 공중우세를 떠들어도 우리가 기묘하고 령활한 전법으로 싸우면 얼마든지 놈들의 코대를 꺾어놓을수 있거든.》

최영환이 자랑스러운 어조로 말씀올렸다.

《장군님, 예견대로 놈들은 직승기가 눈깜짝할 새에 사로잡히자 해안가까이 전개했던 함선들의 화력지원하에 비행대로 다시 달려들었습니다. 작전지역 뒤산에 배치했던 고사포들이 적기 5대를 격추하였습니다.》

《그러니 모두 6대를 나포 및 격추하였구만. 보시오, 한 전투에서 적기 6대를 나포 또는 격추하였으니 얼마나 통쾌한 승리입니까.

우리가 비행기사냥군조운동을 전개하여 도처에서 적기사냥을 벌리고있을 때에 한번에 적기 5대를 격추하고 생생한 직승기 1대를 나포하였으니 적들이 아우성을 칠것입니다. 릿지웨이나 밴플리트는 아예 기가 죽었을거요. 부국장동무네가 말하는 정치적의의만이 아니라 군사적면에서도 좋은 경험을 주는 잘 째인 전투요.》

김일성동지께서는 리문철중좌를 대견한 눈길로 바라보시다가 최영환에게로 돌아서시였다.

《부국장동무, 직승기는 병기부문 일군들에게 인계하고 빨리 작전조동무들을 식당으로 데려가오. 우리 장명선아바이가 뜨끈한 만두국에 콩짜개미를 갈아 만든 두부를 마련해놓았을게요.…》

다음날 저녁 남일대장이 최영환과 함께 집무실로 사업보고를 하러 들어왔다가 그냥 머뭇거렸다.

《왜 그러오? 총참모장동무.》

김일성동지께서는 만년필을 내려놓으시였다.

《장군님, 한가지 난처한 일이 생겼습니다.》

《뭔데?…》

《오늘 아침 쏘련대사관 라즈바예브대사와 무관동무가 찾아왔었는데… 어느새 알았는지 우리가 나포한 신형직승기에 관심을 가지고있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김일성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고 담배갑을 집어드시였다.

《미제가 새로 개발한 신형직승기를 두고 쏘련사람들이 되게 왼심을 쓴것 같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나포한 직승기의 날개쪼각이라도 얻을수 없겠는가고 대단히 조심스럽게 문의해왔습니다.》

남일은 몹시 갑자르며 두손을 맞잡았다.

《날개쪼각이라도?…》

최영환이 조용한 어조로 말씀올렸다.

《무관동무 말이 쓰딸린동지가 관심을 가지고있다고 합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담배갑을 도로 집무탁에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서시였다.

《남일동무, 최영환동무, 뭘 그리 잴게 있소. 날개쪼각이라니… 우리 병기부문동무들이 다 알아봤으면 통채로 주시오. 형제국가들사이에 무슨 아낄게 있는가.》

《장군님!…》

두사람의 눈길이 커졌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집무실안을 천천히 걸으시였다.

《민주진영, 사회주의진영의 강화견지에서 우리 혁명가들은 비록 이것이 사소한 문제같지만 넓게 생각해야 하오.

원자탄개발에서 미제에 뒤진것으로 쏘련이 얼마나 고심했소. 쓰딸린동지와의 친분관계로 봐도 그렇고 프로레타리아국제주의원칙에서 봐도 이건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김일성동지의 진정어린 말씀에 두 일군은 머리를 짓수그리고 큰 숨을 내쉬였다.

창밖에서는 차거운 바람이 불어치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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