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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조선의 힘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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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631회 작성일 20-01-0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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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동지께서는 대유동에서 보고를 받으시였다. 최현이 보낸 전문이 그이의 손에 쥐여져있었다. 그이께서는 작전협의에 모인 지휘관들에게 공포하시였다.

《동무들, 오늘 12월 6일 15시현재로 우리의 수도 평양이 완전히 해방되였습니다!…》

다들 한순간 굳어져버린듯 했다. 그러다가 서로 부둥켜안고 환성을 질러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동안의 일이였다. 먼저 류경수가 가까이에 있는 김일에게로 머리를 홱 돌렸다.

《가만, 가만!… 총정치국부국장동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시오? 이틀전만 해도 우리한테 와서 뭐라구 했소?… 지난 서울해방전투때 공격의 앞장에 선 땅크병들! 평양해방에서도 앞자리를 양보해선 안됩니다. 당과 조국은 동무들에게!… 뭐 이러면서 귀맛좋은 소린 다 했지요?… 그래 말 좀 해보시오. 왜 꿀 자신 황소처럼 눈만 데룩거리시오?…》

김일은 뒤걸음쳤다. 실로 난감해하는 표정이였다.

《아, 류동무!… 나야 정치일군이 아니요. 사실 난 말이요…》

그는 변명할 말도 미처 찾지 못하고있었다. 사실 그는 여러 련합부대들에 나가 자기의 우람찬 체구와 무게있는 언변으로 《귀맛 좋은》 소리들을 적지 않게 했던것이다. 그는 두툼한 입술을 비쭉 내밀며 남일을 눈짓했다.

《뭐 나한테 골받이할건 뭐요. 여기 장본인이 있질 않소?!》

《옳지!》 류경수가 부르짖었다. 《자 남일동무, 말해보우. 무슨 꿍꿍이를 했는지 솔직히 털어놓소!》

남일은 머리를 가로 저었다. 그러자 그옆에 있던 오백룡이 그의 가슴팍을 머리로 쿵 들이받았다.

《말로 해가지구서야 털어놓나. 체조를 시켜야지!》

웃음판이 터졌다. 다들 청을 돋구어 《얌전한체 하며 남몰래 호박씨까는 남일》을 거꾸로 매달자고, 그가 장군님께 《다른 련합부대장들은 다 믿을바가 못된다》고 고해바쳤기에 적구에 들어간 최현이 《호박을 땄다》고 우겨댔다.

그들은 어느덧 의젓하고 위엄있는 장령으로부터 수팜송이같은 머리에 때묻은 광목수건을 질끈 동였던 옛시절로 돌아간듯 했다.

남일도 웃고있었다. 덜퍽진 김일이 《혁띠를 풀어 조기라구!》하고 웨치자 덴겁하여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부지중 눈굽이 쩌릿해지시였다. 모진 아픔을 누르며 북으로의 먼 후퇴길을 걷던 때가 언제였던가, 조국땅 저 한끝- 남해기슭에까지 나갔던 이들이 영영 돌아오지 못할가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을 조였던가!… 허나 이제는 전쟁의 종국적승리가 불보듯 명백해졌다. 이제는 우리가 무엇을 믿고 어려운 후퇴를 시작했는지, 그처럼 엄혹한 때 우리가 얼마나 거대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다 알게 될것이다. 지어 적들이 압록강가까이에 이르고 한명의 병사가 그립던 그 엄혹한 때에도 왜 우리가 적후에 2개 군단의 무력으로 제2전선을 형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게 될것이다. 이제는 누구에게도 그것을 설명해줄 필요가 없을것이다. 세인이 그것을 제 눈으로 확실히 보게 된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작전협의가 끝나자 평양시해방에 즈음한 호소문을 쓰기 시작하시였다.

전체 인민들에게 보내는 방송연설을 하시던 그날로부터 어언 두달이 흘러갔다. 2개월!… 얼마나 어려웠던 투쟁의 나날이였던가!… 그이께서는 벅찬 흥분을 누르며 힘주어 펜을 달리시였다.

 

    《평양시 해방에 즈음하여

 

친애하는 평양시민 여러분!

친애하는 동포형제자매들!

영용한 인민군대와 빨찌산들!

형제적중국인민지원군 부대들!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의 지휘하에 진행된 영용한 인민군부대들과 적후방에서 용감히 활동하는 빨찌산부대들, 형제적중국인민지원군 부대들의 맹공격에 의하여 반만년의 력사로 빛나는 우리 조국의 유서깊은 수도이며 새 인민조선의 강력한 민주기지인 평양시는 지난 12월 6일 미제국주의침략자들과 리승만매국역도의 일시적강점으로부터 해방되였습니다.

평양시 해방에 즈음하여 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와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를 대표하여 조선인민군 부대와 빨찌산 부대들, 중국인민지원군 부대들에 깊은 감사를 보내며 해방된 평양시민들과 전조선 동포형제자매들에게 열렬한 축하를 보냅니다.》

 

그이께서는 눈보라를 맞받아 말을 타고 달리는 최현의 모습을 그려보시였다. 피흐르는 허리를 감아안고 생명의 마지막 순간까지 전투를 지휘하는 한창봉련대장을, 달려오는 군수렬차를 맞받아나가는 한 녀성의 모습도 그려보시였다. 그 녀성의 이름은 홍이순이라고 한다. 또 한명의 젊은 녀성유격대원은 적들에게 체포되여 야수적고문을 받으면서도 굴하지 않았다. 황해도 벽성군 지남산유격대의 조옥희… 놈들은 그의 가슴을 도려내고 두눈을 뽑아내는 등 형언할수 없는 잔인한 고문을 다했지만 그는 《김일성장군 만세!》, 《조선로동당 만세!》를 소리높이 웨치며 불사신처럼 싸웠다 한다.

이러한 인민이 있어 우리는 역경을 순경으로 전환시키고 최후승리에로 나가고있다.

 

《인민들의 힘은 무진장합니다. 이 힘은 백전백승의 힘입니다.》

 

그이께서는 위대한 인민에게 바치는 축문처럼 호소문의 구절구절을 계속 힘주어 써나가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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