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번영의 길 제31회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번영의 길 제31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7,396회 작성일 20-03-27 18:26

본문

01.jpg


6

 

같은 시각, 리웅천이와 옥산 그리고 옥산이 데리고온 작업복차림의 구레나룻가죽이김공은 분괴압연직장 복구현장을 돌아보고있었다. 현장에서는 조립공들이 집채같은 전동기와 절단기를 마지막단계에서 조립하고있었고 숱한 녀성들이 이송로루 하나씩을 맡아가지고 닦고있었다.

《복구전투는 마지막단계에서 벌어지고있는데 이것때문에 골탕을 먹을줄이야 알았습니까.》

리웅천이 불그레한 가죽쪼각을 구레나룻손님에게 쳐들어보이며 설명했다. 그 가죽쪼각이 바로 문제의 가죽바킹이였다.

《가죽바킹이란 바로 이처럼 굳은가 하면 굳지도 않고 무른가 하면 무르지도 않고 물에서도 녹지 않는 까다로운 물건짝이지요.》

리웅천과 옥산은 호기심을 품고 구레나룻한테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가를 지켜보았다. 그만큼 분괴압연기복구에서 마지막공정이라고 볼수 있는 수압시험의 운명은 전적으로 문제의 가죽바킹을 해결해줄 이 씨름군 같은 장대한 체격의 사나이에게 달려있었던것이다.

《어디 봅시다.》

구레나룻이 비로소 입을 열었다.

《어서 보십시오.》

리웅천이 가죽쪼각을 그에게 넘겨주었다.

《소가죽이로구만.》

구레나룻은 가죽쪼각을 피끗 보더니 한마디 던졌다.

《그렇다면 이와 꼭 같은걸 만들어낼수 있습니까?》

리웅천이 조바심을 쳤으나 구레나룻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때 머리우로 지나가던 천정기중기가 멎어서더니 걸개가 달린 쇠사슬이 절렁절렁하며 아래로 흘러내렸다.

《저 기중기제동장치에 뻬크라이트라는것이 꼭 들어가야 하는데 그것이 제강소에 없습니다. 그래서 토론을 거듭하던끝에 음박달나무로 대용하기로 했지요.》

리웅천이 천정기중기를 쳐다보며 설명하였다.

《음박달나무라구요?》

《박달나무란 나무중에서도 제일 굳은 나무인데 그것도 음지에서 천천히 자란 음박달이니 얼마나 굳겠는가 하는것은 알만하지 않습니까. 음박달나무는 절대로 짜개지는 법이 없지요. 그래서 그것을 제동장치의 부속으로 썼습니다.

우리 나라 말에 박달나무도 얼어터지는 추위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추위가 가장 혹심하다는 최고의 비유지요. 그런데 박달나무가운데서 개펄에서 자란 개박달나무는 어떤 추위에도 얼어터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박달나무로 각종 메다루를 대신해서 썼지요. 어두운 밤에 홍두깨 내민다는 속담을 들은 일이 있습니까?》

《예.》

《어떤 동무들은 그런 홍두깨를 들고나왔습니다. 홍두깨라면 흔히 집안에서 대를 물려오며 쓰는데… 그러니 그것이 얼마나 굳고 단단하겠습니까? 그런 홍두깨를 가지고 제동장치부속을 만들었습니다. 말하자면 저 기중기에는 지금도 음박달이나 홍두깨로 만든 부속들이 있는데 아직 한번도 고장나본적이 없습니다.》

《정말 간고한 전투군요.》

옥산은 여간 감동하지 않았으나 구레나룻은 전혀 그런 빛을 띠우지 않았다.

《그런데 이 가죽바킹만은 어쩔수 없군요. 따가닥따가닥 하는 녀성들의 굽높은 구두뒤축가죽이 그중 가죽바킹감으로 적합하다는데… 그런 구두가 지금 어데 있습니까?

있다 해도 그런 구두뒤축으로 바낑을 만들수야 없지요. 허허허.》

리웅천은 허거픈 웃음발만 줄곧 날리였다.

세사람이 복구현장을 돌아보는동안 현장의 맨 봉당에 앉아 이송로루를 닦고있던 숱한 녀성들이 그들에게서 호기심어린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물론 그들은 밤낮으로 보는 리웅천이나 현장의 복구대원들속에서 흔히 볼수 있는 작업복차림을 한 구레나룻한테서는 별반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였다. 그들의 호기심은 전적으로 옥산에게 쏠리고있었다.

옥산은 가죽을 이기는 기능자를 이곳 복구현장으로 데리고오면서 현란한 옷차림을 할만큼 미련하고 들뜬 처녀가 아니였다. 그도 역시 추세에 맞게 수수한 작업복을 입고 로동자들속에 들어왔다. 그가 사람들의 눈길을 모으는것은 결코 옷차림에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여 그의 얼굴치장이 남다른데가 있는것도 아니였다. 하다면 단순히 처음 보는 얼굴이여서 그런 호기심을 끄는가?

그런것 같지도 않았다. 분괴압연직장복구가 마지막고비에 이른 이즈음 현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았다. 그들 대부분이 처음보는 사람들이지만 현장에서는 별로 그들에게 관심을 돌리지 않았다. 현장전투원들에게는 도대체 그런데 관심을 돌릴만 한 시간적여유도 없었다. 그렇지만 유독 옥산에게만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끄는 그 무엇인가가 있었다.

낯선 처녀를 바라보는 숱한 눈동자들가운데는 단 한순간도 헛눈을 팔지 않고 지켜보는 한쌍의 눈동자가 있었다. 그 임자는 올해 22살에 잡히는 금희였다. 뒤로 멋지게 제껴쓴 작업모속에 쌍태머리를 둘둘 말아넣고 이송로루 하나를 맡아가지고 열성적으로 닦고있던 금희는 리웅천이 낯선 구레나룻과 처녀를 앞세우고 작업장에 나타난 그 순간부터 세상만사를 다 잊어버린것 같았다. 물론 낯선 구레나룻과 같은 존재는 그의 안중에 없었다. 그역시 관심을 모으고있는것은 오직 한사람 옥산이였다. 그의 첫눈에 벌써 그 처녀가 자기 집 웃방손님인 신철의 애인이라는것을 알아보았다. 어쩐지 가슴이 활랑거리고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낯선 처녀에게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였다. 그것은 그가 옥산이란 처녀를 몰라서가 아니였다. 그는 옥산이를 이미 알고있었고 알아도 아주 잘 알고있었다.

그는 웃방손님이 밉광스럽다 할 정도로 극성스레 모아서는 정성들여 오려붙이는《사진첩》의 그 글들을 다 읽어보았다. 그것도 한번 정도가 아니라 세네번씩 보아서 어떤 글은 뜬금으로 외울정도였다. 신철이 당사자에게서는 듣지 못해도 리웅천아저씨한테서는 옥산에 대한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들었다. 조국에 옥산이란 처녀에 대하여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그의 오빠와 신철을 제외한다면 틀림없이 금희로 될것이였다.

지금 금희는 티없이 맑고 순결한 두 눈동자에 타는듯한 호기심과 선망, 시샘이 한데 뒤엉킨 그런 눈길로 옥산을 바라보고있었다. 그의 눈길은 이미 상대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몇번이나 훑었고 하나하나의 말과 행동도 절대로 놓치지 않았다. 이제껏 순정을 다 기울여 돌봐준 웃방청년이 사모하는 처녀는 과연 어떤 처녀인가를 자기의 눈으로 보고 기어이 판단을 내려야 했던것이다.

리웅천아저씨가 무슨 말인가 하자 처녀는 웃었다. 금희는 그 처녀가 웃을 때 가무스레한 큰 눈이 먼저 웃으며 무슨 말인가 할 때도 그 눈이 먼저 말을 하고있다는것을 재빨리 감촉했다. 그리고 웃을 때 가지런한 하얀 이발이 반짝하고 드러나군 했는데 그것은 백옥같이 희고 차돌같이 여물어보였다. 그이상은 더 보지 못하였다.

리웅천아저씨가 현장 한쪽구석에 있는 솜무지에 허리를 굽히자 그 처녀도 같이 허리를 구부렸기때문이였다.

《이건 목화솜이 아닙니까?》

처녀가 솜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목화솜이지요. 중앙아시아에서도 목화를 많이 심지요?》

《예.》

《이 솜은 우리 종업원들의 이불솜에서 갈라내온것입니다.》

《이불솜에서 말입니까?》

처녀는 여간 놀라지 않았다.

《어찌겠습니까 가죽바킹이 없어서 면사로 대용하자니 모두들 이불솜을 내왔지요. 면실을 꼬기 위해서입니다.》

《자기가 덮는 이불을 뜯어서 바킹감으로 쓴다는 말입니까?》

처녀는 잘 믿어지지 않는다는듯 다시 물었다.

《요즘 같은 더위에야 이불이 필요합니까? 이불은 없어도 되지만 압연기는 복구해야 되니까요. 그런데 면실바킹이라는것이 높은 수압에서는 잘 견디지 못하니 야단이 아닙니까. 허허허.》

처녀는 저으기 심각한 얼굴로 이불솜으로 꼰 면실을 손에 들고 놓지 못하였다. 이윽고 처녀는 손가방에서 수첩을 꺼내더니 무엇인가 적기 시작하였다. 금희는 그가 진심으로 감동한다는것을 조금도 의심치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신철이 사모하는 그 처녀에 대하여 여러가지로 상상해왔었다.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 눈부신 양장을 한 애어린 멋쟁이 아름다운 처녀로부터 학식이 높고 글 잘쓰는 안경쟁이, 도고한 로처녀에 이르기까지 그가 상상한 처녀는 실로 각양각색이였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서 보고있는 처녀는 상상속의 그 어느 처녀와도 비슷한데가 없었다.

리웅천은 처녀를 금희 아버지가 용접하는 곳으로 데리고갔다.

림형관이 용접의 불꽃을 날릴 때마다 용접봉끝에서 진한 연기가 물씬물씬 솟구쳐오르고있었다. 음식맛을 잃은 신철의 구미를 돌려세워보려고 금희가 애써 구해온 그 밀가루가 바로 그렇게 타버리는것이였다. 금희는 그 연기가 얼마나 지독한가 하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그 연기를 처음맡는 사람은 누구나 다 눈물을 흘리며 코를 싸쥐군 하였다. 그런데 그 처녀는 코를 싸쥐고 눈물을 닦기는 고사하고 리웅천아저씨가 뭐라고 말했는지 천연스레 웃고있었다.

이번에도 아저씨가 밀가루출처에 대하여 무엇이라고 말했던지 처녀는 몹시 감동하여 수첩에 뭔가 적기 시작하였다. 금희는 마침내 옥산이라는 저 처녀가 학력이나 경력, 옷차림이나 생김생김, 언행이나 품성에서 자기가 따를수도, 바랄수도 없는 그런 높이에 올라있다는것을 괴롭지만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과연 신철이와 같은 훌륭한 청년의 사랑을 받을만 한 처녀였다.

용접을 하던 아버지가 일손을 놓고 천천히 일어섰다. 그러자 옥산이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였는데 마치 오랜전부터 알고나 있은것처럼 그인사 역시 더없이 다정하고 친숙하고 자연스러웠다. 리웅천아저씨가 땅바닥에서 용접봉하나를 집어들더니 아버지에게 무슨 말인가 하였다. 금희는 그가 자기 아버지더러 자체로 특수용접봉을 만들낸 과정을 이야기하라고 요구한다는것을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저씨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 자랑을 하지 못하여 안달아하였던것이다.

아버지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한손으로 뒤머리를 긁적거리였다. 금희로서는 전혀 예상못한 상상밖의 일이 벌어진것이 바로 그순간이였다.

《금희야!》

갑자기 리웅천이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아버지가 특수용접봉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자 금희를 대신 찾았던것이다.

펄쩍 놀란 금희는 금시 자라목이 되여 앞에 앉은 웬 아주머니의 등뒤에 숨었다.

(도망쳐야 한다!)

첫순간 그의 머리에 번개같이 떠오른 생각은 바로 이것이였다. 하지만 팔도 다리도 아니 온몸이 마비를 일으킨것처럼 전혀 움직여지지를 않았다.

《금희야!》

아저씨의 웨침소리가 또다시 머리우에 떨어졌다.

(도망쳐야 한다! 무슨 용기로 저 처녀앞에 나선단 말인가? 아!)

금희는 이제껏 자기 집 웃방에서 하숙을 해온 청년을 위해 기울인 자기의 모든 정성을 한순간에 빼앗아간 그 처녀앞에 나타나느니 차라리 온몸이 그대로 땅에 잦아들고싶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어버리고싶었다.

《금희야, 찾아.》

《금희야.》

금희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파들파들 떨고있는 애타는 심정을 알길없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금희를 찾았다. 금희는 더는 몸을 자그마하게 꼬부리고 숨어있을수 없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는 용기를 내여 얼굴을 들었다. 그순간 그 처녀의 웃는 얼굴이 눈앞을 꽉 채우며 확 다가들었다.

그 처녀는 말을 하면서도 웃었고 말을 들으면서도 웃었다. 웃지 않고서는 순간도 견딜수 없어 하는것 같았다. 넘쳐나는 기쁨과 행복은 열정적으로 반짝이는 커다란 눈동자에, 도두룩한 빨간 입술에, 꺼리낌없이 시위해보이려는듯 한 미소속에 줄곧 감돌고있었다. 금희에게는 바로 그렇게 생각되였다.

더구나 금희는 자기의 옷주제와 기름투성이를 한 두손을 내려다보고 신심과 행복이 차넘친듯 한 처녀, 자기보다 모든것이 다 월등하다고 생각되는 그 옥산이앞에 나서기가 몹시도 주저되였다.

《금희야!》

저으기 노기를 띤 아저씨의 목소리가 다시 고막을 쳤다. 금희는 천근만근의 짐이나 짊어진것처럼 무겁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앞으로 힘겹게 걸어나갔다.

《금희야, 옥산동무다. 너도 알지? 인사를 해라.》

아저씨가 소개를 하자 어린 학생이 선생님에게 그렇게 하듯이 깍듯이 허리굽혀 인사를 했다. 그리고는 황급히 두손을 등뒤에 감췄다. 방금까지 이송로루를 닦았던 그 손은 너무도 험했던것이다.

《옥산동무는 우리 직장이 어떻게 복구되는가 알고싶어하는구나. 그러니 옥산동무에게 특수용접봉을 만들던 과정을 이야기해줘라. 이분도 듣고싶어 한다.》

아저씨는 옥산의 뒤에 선 구레나룻을 건너다보았다. 그러나 금희는 한마디도 말하지 못했다. 도대체 입이 얼어붙은듯 벌려지지 않았고 혀가 굳어져서 돌아가지 않았다.

《용접봉시험을 한것만도 몇번이더라?》

리웅천이 튕겨주었다.

《242번.》

《242번!》

옥산이 깜짝 놀라 되받아외웠다.

《그 과정에 있은 일들을 이야기해라.》

금희는 또다시 입이 얼어붙었다. 리웅천은 초조한 눈길로 보았으나 금희는 수그린 머리를 좀처럼 들려고 하지 않았다. 설음에 잠긴듯 한 그의 애잔한 모습에는 모든 사람의 가슴을 찌르는것이 있었다.

《이야기해보세요.》

옥산이 구레나룻을 돌아보며 금희에게 권했다. 자기보다 구레나룻에게 더 큰 감명을 주고싶어 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금희의 입은 종시 열려지지 않았다.

《242번, 그사이에 무슨 일인들 없었겠습니까.》

금희의 입에서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못해 리웅천이 그를 대신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평소에 말잘하던 그도 웬일인지 말이 떡떡 막혀 이야기도 흐르지 못했다. 할 말이 너무도 많으면 오히려 혀가 굳어지는지도 모른다.

초조한 눈길로 금희를 내려다보던 리웅천이 문득 금희가 등뒤로 감춘 기름투성이의 두손에 주의가 갔다.

《금희야, 네 손 좀 보자꾸나.》

리웅천이 사정하듯이 말했다. 그러자 금희는 얼굴을 활딱 붉히며 두손을 등뒤로 감추지 못해 모지름을 썼다. 여태껏 한마디의 말도 없이 딸의 옆에 서있던 림형관의 얼굴이 고통스럽게 일그러졌다.

《놔두시우.》

림형관이 짜내듯이 한마디 했다.

《아니, 난 봐야겠수다. 금희야.》

그래도 금희는 응하지 않았다.

《보시오. 저 손을… 22살처녀의 저 손을, 기자동무, 좀 봐주시오.… 꼭 봐주시오.…》

리웅천은 거듭 간청하였다.

옥산은 금희의 손을 덥석 그러쥐였다. 순간 전류 같은것이 온몸을 휘감았다. 처녀의 손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그런 꽛꽛한 촉감이 그의 전신을 뜨겁게 지지였다.

《그게 바루 22살 꽃나이처녀의 손이웨다. 한생을 부대기를 뚜지며 산 농군의 손도 이보다 험하지는 않을게요.》

리웅천의 목소리는 갈리였다. 옥산은 두손에 꼭 쥔 그 손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였다. 호리호리한 작은 몸매와 나긋나긋한 팔다리와는 너무나도 대조되는 터지고 금이 가고 장알이 박힌 커다란 기름투성이의 손이였다.

《그 손이 무슨 일인들 하지 않았겠소. 광석이면 광석, 흙이면 흙… 그 손으로 주무르지 않는 광석이나 흙이 있는줄 아시우? 그 숱한걸 끌어다 절구질을 하고 망질을 하고 채로 쳐서 반죽을 했소. 그래서 용접봉피복을 씌웠소. 수십수백번이웨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소? 예? 이 분결 같던 손이, 이 나긋나긋하던 손이 마디마디 불퉁해지고 못이 박혔수다. 아!》

리웅천의 눈에서 불시에 눈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그러자 금희가 어린애처럼 울음보를 터뜨렸다.

참고참던 눈물의 폭발이였다.

《금희!》 옥산이 금희를 와락 부둥켜 안았다. 《금희! 금희! 넌 좋은 처녀야. 난 너를 자랑할테야, 자랑할테야. 온 세상에 소리높이 자랑할테야.》

이렇게 속살거리는 옥산은 자기도 울고있는줄 몰랐다. 그는 기름범벅이 된 금희의 투박한 손을 두손으로 억세게 감싸쥐고 자기 볼에 자꾸 쓰다듬었다.

《이 손이… 이 손이… 나라를 일떠세우고 미래의 행복을 가꾸지요. 이 손이…》

눈물에 젖은 옥산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였다.

《언니, 난… 난… 아무것도 아니예요. 기사장아저씨랑… 신철동지랑…》

《그래그래. 다 훌륭한분들이다. 내 그것을 온 세상에 자랑하마.…》

두 처녀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이 뜨거운 눈물로 볼을 적시였다.

이윽고 세사람은 천천히 복구현장을 나왔다. 그들은 서로 말이 없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지금까지 한마디 말도 없던 구레나룻가죽이김공이 리웅천에게 가죽바킹을 다시 보여줄수 없겠는가고 물었다.

《어서 그렇게 하시우.》

구레나룻은 가죽바킹을 한동안 찬찬히 살펴보더니 다시 물었다.

《이런걸 나흘후에 만들어가지고 오면 되겠습니까?》

《아, 되다뿐이겠나요.》

리웅천은 너무도 기뻐 어찌할바를 몰랐다.

《기자동무, 내 꼭 성공하리다. 용접공아바이나 금희라고 불리운 그 처녀처럼 달라붙으면 무엇인들 못해내겠소.》

구레나룻기능공의 눈가에도 이슬이 맺혀있었다.

분괴압연직장 민주선전실 앞마당에 걸어놓은 거의 두아름이나 될 커다란 무쇠가마에서 걸죽한 강낭죽이 불룩불룩 부풀어올랐다가는 탁 꺼지면서 서서히 식어가고있었다. 분괴압연직장 복구대원들을 위해 준비한 점심식사였다. 그들은 직장민주선전실에서 침식을 하고있었다.

《사구려! 동지날 팥죽도 울고 갈 구ㅡ 수ㅡ 한 강낭죽이웨다!》

견장자리가 파랗게 돋보이는 색날은 군복을 입은 제대군인이 길다란 박죽으로 강낭죽을 휘저으며 익살을 부렸다.

사람들이 유쾌하게 웃으며 저마다 그릇을 들고나섰다.

《강낭죽을 드시겠어요?》

금희가 옥산에게 물었다.

《들지요. 주기만 하겠다면…》

옥산은 금희의 갸름한 얼굴과 날씬한 몸매를 정겨운 눈으로 바라보며 시원스럽게 대답했다.

눈물은 모든 슬픔과 고통을 말끔히 가셔주는 그 어떤 정화제 같기도 하고 멀던 사이도 가깝게 하고 식어가던 정도 뜨겁게 달구어주는 일종의 촉매제 같기도 하였다.

두 처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난 뒤 그 어느때보다 가까와지고 친밀해졌다.

《가마니를 깐 2층침대가 놓인 돌격대원들의 이 침실에서 강낭죽을 후후 불며 먹는 오늘을 옛말처럼 외울 때가 있을거예요. 전기로에서 쇠물을 녹이고 그 쇠물이 우리 분괴에서 강재로 되여 전국의 건설장에 흘러갈 때 온 나라는 또 한차례 허리를 쭉 펴고 복구건설에 힘있게 일떠설거예요. 그날을 생각하면 이 죽도 진수성찬같아요. 호호…》

금희는 즐겁게 웃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쾌활하고 개방적인 옥산은 오히려 웃지 못했다. 그의 눈앞에는 언젠가 자기 동무 마라의 생일이라고 하여 최일만의 집으로 찾아갔을 때 본 그 고급주단과 가구들, 흰빵과 마카로니 음식들, 치즈, 햄, 쥬스, 빠다들이 떠올랐다. 값진 외국산포도주와 워드까를 물마시듯 하면서도 생활에서 자그마한 불편이라도 있으면 기계에서 밥이 나오는가, 왜 기계만 내라고 하는가, 먹을것, 입을것을 풍청풍청 실어들이면 안되는가고 시비질을 하는 그 사람들과 강낭죽을 먹는 이 사람들을 대비해보았다. 이 사람들이라고 어찌 흰쌀밥에 고기국을 먹으며 새옷 입고 편안히 사는것이 좋은줄을 모르랴. 하지만 이들은 번영할 조국의 미래를 위해 오늘의 고생을 락으로 삼으며 고난을 이겨나가고있는것이다. 오늘은 비록 강낭죽을 먹고 밀가루로 용접봉피복을 씌우며 단벌옷과 이불솜을 내다 면실을 꼬아 기계에 감으면서도 기어이 제힘으로 후손만대가 번영할 공업의 튼튼한 토대를 닦아놓으려는것이다.

옥산은 이 모든것을 생각하면 강낭죽을 먹는 이 사람들이 눈물이 나도록 고맙기만 하였다. 그는 이 사람들에 대한 글을 써서 꼭 세상에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금희와 옥산은 얼굴생김이나 성격, 경력이나 가정환경에서 전혀 비슷한데가 없었지만 강낭죽그릇을 앞에 놓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 모습은 마치도 자매와도 같았다. 그들이 식사를 하고났을 때 선전실앞마당에서는 복구작업에 떨쳐나선 돌격대원들의 떠들썩한 오락회가 벌어졌다.

오락회지휘자는 강낭죽을 휘젓던 그 제대군인이였다. 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민요가락을 건드러지게 뽑았다. 그의 노래가 끝나자 우렁찬 박수가 터져올랐다. 그것만으로도 군중의 주의를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하였다.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군중은 《조국보위의 노래》합창을 하였다. 복구대원들은 대부분이 제대군인이여서 그런지 마치 무대에서 보는것 못지 않게 잘 째이고 소리도 높았다. 오락회는 이어 독창으로 넘어갔다. 누구도 독창대상자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동무들ㅡ》

오락회지휘자가 소리를 뽑자 군중이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다음은!》

지휘자의 한마디가 떨어지기 바쁘게 군중속에서 환성이 터져오르고 박수갈채가 일었다. 지휘자는 곱새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빙 둘러선 군중들속을 우줄우줄 한바퀴 돌았다. 독창대상자를 물색하는것이였다. 웃음소리, 박수소리, 속삭임소리…

돌연히 지휘자가 소리쳤다.

《빨간… 빨간… 머리수건!》

그러자 《야!》 하는 군중의 환성과 함께 또다시 박수가 터져올랐다.

《어마나!》

군중의 맨 뒤에서 오락회를 구경하던 빨간 머리수건의 처녀가 깜짝 놀라 막 도망치려고 하였다.

댓글목록

profile_image

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그는 이 사람들에 대한 글을 써서 꼭 세상에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금희와 옥산은 얼굴생김이나 성격, 경력이나 가정환경에서 전혀 비슷한데가 없었지만 강낭죽그릇을 앞에 놓고 다정하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 모습은 마치도 자매와도 같았다. 그들이 식사를 하고났을 때 선전실앞마당에서는 복구작업에 떨쳐나선 돌격대원들의 떠들썩한 오락회가 벌어졌다.

오락회지휘자는 강낭죽을 휘젓던 그 제대군인이였다. 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민요가락을 건드러지게 뽑았다. 그의 노래가 끝나자 우렁찬 박수가 터져올랐다. 그것만으로도 군중의 주의를 집중시키기에는 충분하였다.

지휘자의 구령에 따라 군중은 《조국보위의 노래》합창을 하였다. 복구대원들은 대부분이 제대군인이여서 그런지 마치 무대에서 보는것 못지 않게 잘 째이고 소리도 높았다. 오락회는 이어 독창으로 넘어갔다. 누구도 독창대상자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동무들ㅡ》

오락회지휘자가 소리를 뽑자 군중이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다음은!》

지휘자의 한마디가 떨어지기 바쁘게 군중속에서 환성이 터져오르고 박수갈채가 일었다. 지휘자는 곱새춤을 덩실덩실 추면서 빙 둘러선 군중들속을 우줄우줄 한바퀴 돌았다. 독창대상자를 물색하는것이였다. 웃음소리, 박수소리, 속삭임소리…

돌연히 지휘자가 소리쳤다.

《빨간… 빨간… 머리수건!》

그러자 《야!》 하는 군중의 환성과 함께 또다시 박수가 터져올랐다.

《어마나!》

군중의 맨 뒤에서 오락회를 구경하던 빨간 머리수건의 처녀가 깜짝 놀라 막 도망치려고 하였다. 그러자 군중이 막아섰다.

《박ㅡ 수ㅡ》

지휘자가 두팔을 벌려 크게 원을 그리자 그에 맞추어 박수갈채가 폭풍처럼 일었다.

《빨리빨리!》

지휘자의 선소리.

《나오시오!》

군중의 화답.

《안 나오면!》

《졸장부!》

《박ㅡ 수ㅡ》

지휘자와 군중이 주고받는 그 지명방법은 목석도 움직이지 않을수 없게 하는 마술같은 힘을 가지고있었다. 빨간 머리수건은 어쩔수 없이 군중앞에 나와 노래를 불렀다.

오락회는 점점 고조되여갔다.

《다음은!》

지휘자가 다시 선포하자《와ㅡ》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올랐다. 지휘자는 또다시 곱새춤을 추며 군중속을 돌기 시작하였다. 그가 움직이는데 따라 격동과 흥분, 긴장의 파도가 물결쳐갔다. 군중속을 두바퀴 돈 지휘자가 문득 오락회장 한쪽구석에 몰켜선 군중앞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야.》

군중의 기대에 찬 함성이 터져나왔다.

《우리의 유명한 독창가수 림금희!》

마침내 지휘자가 지명하자 군중속에서는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우렁찬 박수갈채가 터졌다. 옥산은 처음에 누구인지도 모르고 덩달아 박수를 쳤다. 오락회 지휘자가 능청스럽게 자기와 나란히 선 금희앞으로 춤추며 다가와 허리를 굽히고 두팔을 벌려 초청의 시늉을 했을 때에야 노래를 지명받은것이 누구란것을 알게 되였다.

금희는 조금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이 웅성거리는 군중들앞으로 걸어나갔다. 군중이 환성을 올리며 박수를 쳤다. 옥산은 금희가 지휘자는 물론 군중들과도 어찌나 호흡을 잘 맞추는지 그저 놀랍기만 하였다.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

수많은 고지들과 하늘과 바다에서

 

은방울을 굴리는듯 한 맑고 아름다운 금희의 노래소리가 단번에 군중의 심리를 틀어잡았다. 옥산은 그의 아름다운 노래소리와 그 풍부한 표정에 완전히 넋을 잃고말았다. 그것은 이제껏 보아온 독창과는 전혀 달랐다. 그만큼 세련되고 기교가 높았으며 감화력도 컸다.

금희가 누구에겐가 팔을 들어 손짓하자 대여섯명의 청년들이 군중속에서 나와 금희의 노래를 받았다.

 

사랑하는 조국강토 용감히 사수하여

원쑤들을 쳐부시고 우리는 승리했네

 

노래는 이어 군중의 대합창으로 번져졌다. 돌연히 아득한 상공에 새매 한마리가 나래를 퍼덕이며 높이 떠오르듯이 《래일의 찬란한 건설위해 나가자-》 하는 금희의 쨍쨍한 고음이 군중의 우렁찬 합창속에서 뻗어나와 복구현장을 꽉 채우며 쏜살같이 대공으로 빛발쳐올랐다.

옥산은 여지없이 압도당하고말았다. 처녀의 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만치 험상하게 굳어지고 터서 갈라진 두손, 그 두손을 감추려고 애쓰며 눈물짓던 처녀, 너무도 평범하게만 보이던 로동처녀에게 저렇듯 아름다운 목청과 뛰여난 음악적재능이 있었는가?

하지만 옥산이로서 더욱더 놀라운것은 금희와 군중과의 자연스러우면서도 조화로운 그 비상한 교감이였다. 옥산은 웅성거리는 군중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서야 금희와 지휘자가 다같이 제강소의 예술소조원들이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오락회에서 지명받은 사람들속에서는 옥산이도 제외되지 않았다. 군중의 환호와 박수갈채에 거의나 주눅이 들다싶이 했던 옥산은 자기가 지명되자 그만 당황해하며 금희더러 같이 부르자고 하였다. 두 처녀는 잠간 의논하더니 《복구건설의 노래》를 2중창으로 불렀고 재청을 받자 《자동차운전사의 노래》를 부를 때 전시운전사의 간단한 연기까지 하였는데 복구대원들은 너무도 좋아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사람들은 모두 어쩌면 그 두 처녀가 자매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노래도 그처럼 잘 부를가 하고 연신 감탄했다.

 

현장오락회가 점점 고조되여갈 무렵에도 지배인실에서는 그와는 너무도 판이한 《심문》이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었다.

리웅천이 참다못해 신철을 찾아 지배인실로 갔을 때 어지간히 지친 한윤호는 길다란 도면말이 같은것을 들고 자리에서 막 일어서려던참이였다.

《지배인동무, 무슨 일이요? 복구공사와 관련해서 따질것이 있으면 나한테 따질것이지 왜 이 청년을 붙잡아두고있소?》

리웅천은 한윤호는 보지 못한듯이 차승룡의 앞에 버티고서서 목소리를 높이였다. 한윤호가 들으라고 하는 소리였다.

《이, 이 사람이…》

가슴을 오그리고 책상우에 엎디다싶이 앉아있던 차승룡이 리웅천의 돌발적인 출현에 깜짝 놀라 몇마디 분명치 못한 소리만 입안으로 웅얼거리였다.

《오, 당신이요? 마침 잘 만났소.》

한윤호가 선채로 리웅천을 매섭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리웅천은 한윤호를 향해 천천히 돌아섰다. 그는 가슴을 쭉 펴고 얼굴을 높이 쳐들었다. 어떤 타격도 받아들이고 필요하다면 반타격도 하겠다는 배심이였다.

《축세기는 어떻게 되였소?》

한윤호가 물었다.

《복구중입니다.》

《복구중이란 말만 곱씹으면 다요? 지금이 어느때요? 동무말을 믿고 세운 계획이 헝클어져나가는데 대해 책임이 없는가?》

한윤호가 어성을 높였으나 리웅천은 아무말도 못했다.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였다.

전후 40일만에 전기로에서 첫 쇠물을 뽑은 이후 리웅천은 쇠물을 받아서 각종 규격의 강재를 뽑아야 할 선행공정인 분괴압연직장복구에 모든 력량을 집중하였다. 여기에서도 중요한것은 축세기복구였다. 그런데 축세기복구에 절실히 필요한 특수용접봉을 자체로 해결하기 위한 시험이 예상밖에도 240회이상이나 실패를 거듭하였고 바킹류해결도 따라세우지 못하여 복구공정계획을 엄청나게 미달하고있었다.

리웅천은 이 모든 고충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싶었으나 그렇게 말하면 루추한 변명 같아서 아예 입을 다물고말았다.

《왜 말이 없소? 축세기는 자체로 복구하겠다고 하지 않았소?》

한윤호는 제강소복구계획을 세울 때 지배인 차승룡이 축세기만은 수입해야 하겠다는것을 리웅천이 반대하였던 사실을 념두에 두면서 련속 맵짜게 따지고들었다.

리웅천은 여전히 한마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말해보오.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지도 못해, 제손으로 복구하지도 못해, 어쩌자는거요?》

한윤호는 한마디 대답도 없이 보란듯이 도전해나서고있는 리웅천을 매섭게 쏘아보고있었다. 열기가 있어보이는 리웅천의 부리부리한 눈도, 바투 다가붙은 굵은 눈섭도, 지배인과 떡떡 맞서던 거센 목소리도 어느하나 마음에 드는것이 없었다.

한윤호는 리웅천의 눈앞에 가열로도면을 쫙 펼쳐보였다.

《이 도면을 그릴 때 참고한 원도가 어디 있소?》

《그것은 이 마당에서 론의할 가치도 없습니다. 지금 건설하고있는 가열로가 그 원도면과 같지 않기때문입니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오. 원도가 어디에 있소?》

한윤호는 리웅천의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고 같은 질문만 집요하게 반복했다.

《그건 필요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왜 대답하기가 두렵소?》

《두렵기는 뭐가 두려워? 아무것도 두려울것이 없소. 없단 말이요!》

《목소리를 낮추오.》

한윤호가 꽥 소리쳤다. 대번에 그의 관자노리의 피대줄이 튀여오르고 눈에 피발이 졌다.

《내 목소리는 본래 높단말이요!》

《됐소. 필요한 곳에 가면 그걸 어디서 어떻게 훔쳤는가 불게 될거요.》

한윤호는 성이 독같이 나서 이렇게 뇌까리고는 살기등등하여 지배인실을 나섰다. 그리고는 시위하듯이 넥타이를 한번 바로잡고는 웃몸을 제끼고 틀지게 승용차 있는데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