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푸른산악 21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푸른산악 21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4,608회 작성일 20-05-09 20:18

본문

01.jpg

21

 

983. 1고지와 965고지가 함락된데 대한 첫 보고가 전선사령부를 거쳐 총참모부에 날아들었을 때 김일성동지께서는 전승동의 내각사무국에 계셨다. 협동단체들의 조직 및 사업강화에 관한 문제와 허헌의 공적을 영원히 기념하며 그의 유가족을 보호할데 대한 결정채택을 위한 내각전원회의지도때문이였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의장이며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이였던 허헌은 정주에 있는 종합대학을 찾아가던중 익사사고로 잘못되였다. 홍수로 범람한 대령강을 건느던 떼가 뒤집히는통에 떼우에 실렸던 차와 함께 물에 잠겨 다시 나오지 못했던것이다. 시체는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있다.

최용건으로부터 전투전말에 대한 간략보고를 받으신 그이께서는 즉시적인 탈환전투조직에 대해서는 불허하시고 구체적인 전투경위를 알아볼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 고지함락원인이 명백치 않았던것이다.

최용건은 그이의 말씀과 사태의 엄중성으로 하여 최고사령부의 무선대와 총참모부의 유선통신까지 인입시켜 2군단지휘부와 관하사단지휘성원들과의 련계를 취하게 하고 전투의 세부까지 파고들게 하였다. 그자신은 전선사령관 김웅과 2군단참모장을 직접 전화로 만났다.

최현과는 전화련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침부터 군단장전방지휘소에 나가있었는데 두개 고지가 함락되는 시각에 63사지휘소로 나갔다는것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최용건과 전화로 만나신지 한시간도 채 안되여 건지리로 돌아오시였다. 오시는 도중에 《쉐이버 86》전투기의 습격을 받았다.

차소리에 뛰여나온 최용건이 그이를 마중하였다.

《최현동무하고는 아직 전화련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지요?》

《녜, 금방 63사에서 알려온것인데 최현동무는 63사지휘감시소에 들렸다가 사단장과 함께 983. 1고지쪽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들어갑시다.》

집무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는 작전탁우에 2군단정황지도가 새롭게 놓여있는것을 보게 되시였다.

그 지도앞에는 그이께서 별로 쓰시지 않던 까만 손잡이가 달린 확대경까지 놓여있었다. 서기에게 최용건이 이렇게 하도록 했을것이였다.

《좀 들어봅시다.》

그이께서는 옷깃단추를 터놓으시며 최용건을 보시였다.

최용건의 얼굴은 어둑하게 질려있었다.

《전화로도 말씀드렸지만 적의 공격방식에는 크게 달라진것이 없었다고 합니다.

오전까지는 주공방향을 가늠할수 없게 거의 모든 전선에 균등한 화력과 력량을 들이밀었는데 오후에 들어서며 983. 1고지와 965고지에 대한 공격이 배가되였답니다. 저공비행에 의한 급강하폭격과 포사격이 어찌나 심한지 지휘통신이 인차 끊어진데다가… 련대장감시소에서의 육안감시도 온통 불연기속이라 뭐가 뭔지 알아볼수 없었답니다.

아직까지 고지를 잃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이렇다 하게 밝혀내지 못하고있습니다.

그런데는 두개 고지에서 싸우던 전사들모두가 자기들의 고지를 내주었다는데 대해 잘 모르고있다는것입니다. 전호가 파괴되고 방향을 알수 없는 포연속에서 포사격을 피하며 이리저리 밀리던 끝에 일부는 린접고지에 또 일부는 골짜기에 내려온것입니다. 983. 1고지의 지휘관들은 거의다 전사했고 965고지를 지켜선 대대장은 폭풍에 날려 의식을 잃었는데 담가에 실려온 상태에서도 계속 <은페 ! 은페!> 하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그 대대장은 전투경험이… 있는 동무랍니까?》

《녜, 경험도 있는데다가 군사예술에도 밝고 무척 용감한 지휘관이라고 했습니다. 제 생각으로 보면 적들과 맞다들어 보지도 못한채… 그렇게 된것 같습니다. 포사격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이는 과정에-》

《그렇다면 적의 공격서렬이 고지정점에 오를 때가지 포사격이 계속된것으로 되는데 우리 포들은 뭘하고있었답니까?》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전선사령관동무는 저공비행에 의한 폭격속에서 포를 쏠수 없었을것이라는것이고… 군단참모장 역시 그 비슷한 소리긴 한데 지금 형편에서 반포투쟁을 할만 한 곡사화력준비가 못되였다는것입니다.》

《아니, 965고지경우에야 77사 곡사포들이 나가 때리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에 대해선 제가 미처-》

최용건의 말에 그이께서는 입술을 지그시 깨무시였다. 가슴속에 매연같은것이 꽉 차오르는것을 느끼며 재차 물으시였다.

《최현동무가 63사로 떠난건 고지함락에 대해 안 뒤랍니까?》

《그것 역시 분명치 않습니다. 참모장동무의 말에 의하면 고지함락에 대한 보고를 받은 즉시 최현을 찾았는데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다는것이고 최현동무와 함께 전방감시소에 있던 군단포병부장동무는 다르게 말하고있습니다.

최현동무는 고지함락이 알려지기 전에 갑자기 <먹혔구나. > 하며 자기는 63사에, 동행했던 로병관동무에게는 52사로 나가자고 하며 부랴부랴 감시소를 떠났다고 합니다. 뭔가 기미를 알아차렸던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최현동무는 이미 고지를 잃을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대책을 취하지 못한것으로 되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에 대해서는… 전선사령관동무도 어쩌는수가 없었을것이라는것입니다. 방향감각까지 죄 잃게 된 포폭격속에서 몇사람이 살아남은것만도 다행이라고 하며… 제가 추궁은 했습니다만 일리는 있다고 보았습니다. 군단포병부장의 말에 의하면 965고지에 대한 포사격에는 203㎜포까지 인입된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때문에 965고지에서의 손실이 몹시 큰것 같습니다. 인원을 점검한 결과 두개 중대 인원이… 비여… 있었다고 합니다.》

《두개 중대가?》

《녜, 정확성여부에 대해서는 좀 시간이 걸려야 알것 같습니다. 대대인원이 거의다 들어갈수 있는 지휘부겸용의 은페부가 대구경포탄에… 물앉았는데… 대부분은 거기서 잘못되였을것이라고 합니다.》

《그것이 최현동무가 말하던 황영학동무의 굴간이 아니요?》

《그렇습니다. 황영학동무도 포사격전까지는 나와있다가 억지다짐으로 그 안에 들어갔는데… 그가 들어가기 바쁘게 연거퍼 포탄들이 날아와… 그우에 있던 너럭바위도 재가루로 변했답니다.》

《그안에서… 살아나온 사람들은 없었답니까?》

《없답니다. 군단참모장동무가 알아본데 의하면 굴아구리가 먼저 무너졌다고 한답니다.》

《아직은… 속단하지 맙시다.》

그이께서는 집무탁모서리에 붙은 신호단추를 누르시였다.

미리 기다리고있은듯이 직일부관인 공정수가 들어섰다.

《최현동무를 찾소. 긴급으로!》

《알겠습니다.》 그가 나가며 문을 닫는 순간 전화종소리가 울리였다김일성동지께서는 침착한 눈길로 전화기를 살펴보시다가 최용건이 그냥 서있는것을 보시고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하시며 오른쪽 두번째 송수화기를 잡으시였다. 개성 래봉장과 직결된 전화기였다.

8월 19일을 기해 개성으로 떠나간 남일은 지금까지 결실없는 말의 공방전속에 지쳐있다. 진지한 협상을 원한다고 남일을 불러낸 터너 죠이네는 전과 같은 떼고집으로 《제해권》과 《제공권》에 대한 《보상》설을 곱씹으며 우리측이 해방한 38°선 이남의 3 000여㎢의 지역은 물론 38°선이북의 1만 3 000㎢의 지역을 더 가지겠다고 억지다짐을 부리는데 그를 맞받아치는 남일도 이제는 진저리가 난다고 도리를 떤다. 마음같아서는 활 집어던지고싶지만 그럴수는 없다.

《무슨 소린지 잘 안 들리오. 크게 말하오.》

수화기에서는 여느때없이 이상스러운 잡음이 울렸다.

《장군님, 적들이 지금 시가를 폭격하고있습니다.》

《시가를?!…》

《녜, 주민지구들만 아니라 저희들의 숙소주변까지 마구 쏟아붓습니다.》

《…》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알겠소. 동문 즉시 방공호로 들어가오. 폭격이 끝난 다음 다시 만납시다.》

절컥! 송수화기를 놓으시는 그이의 안광에 시퍼런 빛줄기가 번쩍하였다.

《정전담판은 오늘로서 끝장인셈입니다. 이 즉시 전선중서부의 여섯개 지점에 대한 반타격전을 조직해야겠습니다.》

최용건은 흠칫하며 굳어졌다. 전선중서부의 여섯개 지점이란 4단계 작전방침을 제시하실 때 그이께서 지적하신 곳이였다. 이 작전은 적들의 공격이 전반전선에서 첨예화될 때 그 기를 꺾어버리기 위한것으로서 지금까지 조성한 예비물자와 예비대를 거의다 인입하게 되는 싸움이였다.

《장군님, 좀 더… 케를 두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용건의 이마에는 진땀이 내배였다.

《아닙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단호히 일축하시였다.

《상동문 혹 우리의 잠재력때문에 걱정하는것 같은데 그건 무시합시다. 놈들은 바다를 건너 날라오고 우리는 이 땅에서 계속 만들고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벽시계를 언뜻 보시며 계속하셨다.

《작전안수립은 적어도 밤 한시전으로 끝내야 하겠습니다. 이 작전은 정전담판파탄에 대한 우리의 대답인 동시에 전선동부에 대한 지원이기도 합니다.

물론 1211고지쪽에 쏟아붓는 폭탄과 포탄을 이번 반타격전으로 죄다 줄어들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지만 놈들로서 좀 신중해지라는것입니다.

불연기속?! 불연기속에서 알아볼수 없었다고 했지요?》

그이의 마지막말씀에 최용건은 속이 무질러지는듯 했다.

그이께서는 여전히 오늘 잃은 두개의 고지를 생각하고계시는것이였다.

《장군님! 이젠 경험과 교훈을 얻었으니 오늘 같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것입니다.》

《문제는 갱도입니다. 갱도! 적과 싸우면서 갱도를 뚫는것은 간단치 않지요.

2군단에서의 고지탈환전투는 내가 직접 조직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이날 저녁식사를 번지시였다.

기다림과 불안… 이 며칠 허헌의 죽음이 어두운 그림자로 비껴 그를 은인처럼 대하던 김책의 비명을 생각하게 되였고 그에 대한 애달픈 추억은 강건, 최춘국에 대한 그리움을 련이어 불러일으키더니 지금은 최현에 대한 위구와 불안으로 가슴을 옥죄이게 되시였다. 총참모부의 작전직일관과 공정수가 연거퍼 내리건 전화에 대한 2군단 일군들의 대답에서는 최현이 련대계선에 나갔다는것외에 더 다른 보고는 없었다.

(그래 지금쯤은 탈환전투에 나갈 지휘관들과 전사들속에 섞여 웃기도 하고 성도 낼것이며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잔소리 많은 시어머니역도 할것이지.)

이런 식으로 자신을 위안해보셨으나 마음에는 안정이 오지 않았다.

황영학이며 굴간에서 《희생》되였다는 전사들의 일이 더더욱 마음을 괴롭혔다. 하여 바깥마당으로 나가시였다. 거뭇한 산발들을 보며 탈환전투의 륜곽과 세부를 그려보시였다.

그이께서 남새포전을 한바퀴 에돌아 들어오실 때 부관이 뛰여나와 최현과의 전화련계가 이루어졌음을 알렸다.

집무실에 들어서신 그이께서 전화를 받으시자 최현은 《젭니다.》라고 한마디 한 뒤에는 죽었소 하는 식으로 숨소리 하나 없이 있었다. 그이께서도 무슨 말씀부터 하셔야 할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장군님, 저녁식사는 하셨습니까?》

《동문 지금 어데 있습니까?》

《63사 전방지휘소에 있습니다.

장군님, 저의 죄책에 대해서는 후에 총화를 지으시구… 고지를 되찾을데 대한 허락을 주십시오.》

《그렇게 합시다.》

전투방안을 물으시였다.

《전사들과도 토론을 붙여본건데 간단합니다.》

최현은 이렇게 허두를 떼였다.

같은 시각에 각기 두개 대대로써 965고지와 983. 1고지를 우회기습전으로 점령하겠다는 최현의 전투계획은 그이께서 예견하신바 그대로였다.

기습대대들은 은밀히 돌격위치에 진출시킴과 함께 그들의 행동을 엄호, 은페시키기 위해 린접고지릉선들에서 맞은편 적진에 대해 공격시도를 보인다는데서도 같았다.

그런데 포화력리용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었다.

불의적인 총창돌격에만 집념한때문일것인가.

《혹시 동문 불의적인 총창돌격으로만 해대자는것이 아닙니까?》

《아닙니다. 협공습격이 로출되여 맞불질이 있는 경우 박격포로 때릴 준비는 갖추고있습니다.》

《박격포만으로?》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순간 고지함락에 대한 보고를 들으셨을 때부터 줄곧 품고있던 의문을 묻게 되시였다.

《그 고지들뒤에 대비하게 된 77사 곡사포들은 어떻게 되였습니까?》

《저… 그에 대해선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음.》

그이께서는 번개치듯 직감되시는것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합시다. 1211고지 뒤계선에 배치한 122㎜곡사포들을 965고지와 983. 1고지를 때릴수 있는 지점까지 기동시키시오. 몇시간이 걸릴것 같습니까?》

《한시간 아니 30분이면 됩니다. 한데 그 포들을 전투에 인입시키렵니까?》

《그렇습니다. 탈환전투개시시간은 그 포들이 전투에 진입할수 있는 시간으로 합시다.

내가 포를 리용하자는것은 다음과 같은 전술적타산때문입니다.

우선 포사격은 공격출발진지에로의 접근과 동시에 시작되여야 하는바 타격지점은 고지뒤경사면과 그곳으로 통하는 골짜기입니다. 이것은 후방에서의 적의 근접지원을 차단하는것으로 될뿐만아니라 적들로 하여금 자기들의 뒤로 우회하여 포위한다는 느낌을 주게 하자는것입니다. 그다음은 동무식대로 이리 찌르고 저리 찔러서 타고 앉으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잊으신것이 없는가를 생각하시다가 적어도 날이 밝기 전에 전투도 끝내고 방어진지를 새롭게 구축해야 하겠다고 말씀하시였다.

최현은 자신만만하게 대답하였다.

《장군님, 자정무렵에 개시하여 제꺽 끝마치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런데 전투가 시작될 때 동무는 어데 있으려고 합니까?》

《현 위치에 있겠습니다. 장군님! 제가 그만… 내굴과 재먼지가 너무 심해 통 보질 못하게 되니 앞으로 조금 나왔댔습니다.》

《그랬겠지요. 한데 황영학동무가 파던 굴간에 대해선… 알아보지 못했습니까?》

《장군님, 죽었다고 조총까지 쐈는데 살아온 사람들이 한두명이였습니까. … 전 영학이두 그렇게 슴슴하게 잘못될순… 없다고 봅니다.》

《최현동무, 나도 그렇게 믿겠습니다.…》

최현과의 전화를 끝마치신 그이께서는 오리나무골쪽에 있는 갱도작업장으로 가시였다.

…굴입구를 여러겹의 가마니짝문으로 막아 불빛이 새여나갈수 없게 만든 갱도작업장은 뽀얀 돌먼지로 하여 누가 누군지 가려볼수 없게 되여있었다. 물기어린 바위벽을 따라 줄느런히 매달린 카바이드등도 별반 도움이 되지 못했다.

호를 그리며 날아내리는 함마의 드센 타격속에 정머리마다에서 불꽃이 번쩍이고 단숨을 내뿜으며 기압을 넣는 소리가 갱도안을 꽉 채웠다.

《여든하나, 여든둘!…》

함마의 타격수자를 세며 시계를 보는 공병지휘관으로부터 웃동을 벗어붙인 전사들의 구리빛 잔등과 어깨의 률동을 유심히 지켜보시던 김일성동지께서 한 전사에게 다가가셨다. 입에 젖은 수건을 물고있는 그 전사의 조화롭던 률동에 이상이 생겼기때문이였다.

《내가 한번 때려보기요.》

그이께서는 울가망이 되여 굳어지는 전사의 손에서 함마를 받아드시였다.

물푸레로 만든 함마자루는 땀에 흠씬 젖어있었다.

그이께서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은듯 한 전사들과 지휘관들의 놀란 눈길을 받으며 손에 힘을 주셨다. 쩡- 하는 타격음과 함께 팔에 미쳐오는 반충을 쾌감속에 느끼며 하나둘 속도를 높이셨다.

처음에는 입술만 움죽거리던 정대잡이군이 《열! 열하나!》하고 점점 소리를 높이더니 수자가 백을 넘자부터 단거번에 백열, 백스물하는 식으로 껑충껑충 불궈 불렀다.

그이께서는 정대잡이군의 셈세기가 삼백을 넘자 함마질을 멈추시였다.

너무 힘을 쓰셨던탓인지 팔이 푸들푸들 떨리시였다.

《최고사령관동지!》

목메인 웨침들이 저렁하고 굴안을 울렸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모색을 가려볼수 없게 돌가루로 범벅이 되고 이그러진 얼굴들을 둘러보시다가 웃으시였다.

《동무들이 대단하오. 나도 동무들처럼 1 000대치기를 결심했는데… 졌습니다.》

《장군님!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틈에 정대를 뽑아든 정대잡이군이 그이의 앞에 섰다. 그는 후들후들 떠는 손으로 하얀 돌가루가 엉겨붙은 정대밑 가장자리를 재여보았다.

《장군님! 장군님께서는 2 000대치기보다 더 많이 뚫으셨습니다.》

입을 쩍 벌리고 웃는 전사의 눈에는 가랑가랑 눈물이 맺혀올랐다.

《허, 동무가 최고사령관의 위신을 봐주는구만.》

그이께서는 다들 좀 쉬자고 하며 밖으로 나서시였다. 우르르 밀려나온 전사들과 함께 동발목에 걸터앉으신 그이께서 갱도작업에서 걸린 문제들과 그간의 경험들을 들어보시고 집무실로 돌아오셨을 때는 983. 1고지와 965고지를 탈환했다는 최현의 전화보고와 전선사령관 김웅의 무선보고문이 거의 동시적으로 올라온 뒤끝이였다.

최현의 전화보고내용을 한마디라도 빼놓을세라 고스란히 옮기는 김재명부관의 보고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 사실을 듣게 되셨다.

《가만, 965고지를 탈환했다고 하고는… 처음부터 먹히지 않았다고 하는건 무슨 소리요?》

《최현동지가 보고드려달라고 한 그대로입니다. 사단장감시소에서 하는 전화여선지 말이 잘 안 들렸지만 먹히지 않았다는건 두번씩이나 소리치기에… 그리고 그 고지엔 우리 동무들이 그냥 있었답니다.》

《굴간에 있었다고 하지 않았소? 무슨 너럭바위라던가.》

《했습니다. 굴간에서 나왔다고-》

《됐소. 목물을 하게 찬물이나 한세면기 떠다주오.》김재명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한밤중이라고 하지만 그이께서 밖에 나가 목물을 하시겠다는것이 선뜻 믿어지지 않았던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