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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푸른산악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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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1건 조회 5,434회 작성일 20-05-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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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지난 저녁, 포항에까지 나갔다 온 군단정찰들과 짤막한 《소연회》를 치르고 난 최현은 새벽 늦어서야 깨여났다. 고정된 세시반 기상이 20여분 잘 되게 늦어진것이다.

새벽습관대로 지휘부구내를 한바퀴 돌고 난 최현은 멀리 1211고지 상공쪽에 매달렸던 조명탄들이 거물거물 사라지는것을 보다가 식당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차광막을 덧대인 문을 열자 쩌든 고등어냄새와 함께 뜨거운 증기가 확 밀려나왔다.

검식함을 열어보는중에 기분이 잡쳐졌다. 전날 저녁의 검식밥이라는것이 전사들의 말대로 《폭탄맞은 밥》이였던것이다.

《왜 이렇게밖에 안되오?》

군단장의 《식당검열》에 습관된 취사장이 기다렸던듯 대답했다.

《군단장동지, 군단적으로 식량을 초과소비했기때문에 급식량을 떨구기로 했답니다.》

최현은 뒤통수를 한대 후려맞는 기분이였다.

《쌀도… 그렇게 타왔소?》

《네, 그때문에 밥을 불궈보려고 여러모로 연구해보지만 잘 안됩니다.》

취사장의 눈에는 행여나 하는 기대와 희망의 빛이 얼른거렸다.

최현은 《제량대로 하오.》라는 말이 혀끝에까지 올라왔으나 말할수 없었다.

방에 되돌아온 최현은 맥없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지난 밤 군단정찰조와 마주앉았을 때의 홀갑던 마음에 무거운 그늘이 깃들었다.

총정치국의 《작은 김일》이 끝내 말썽을 일으킨것이다.

(어데서 그따위를-)

문화선전부장(문화선전부는 총정치국으로 바뀌기 전의 명칭- 편집자 주)을 하던 김일이까지 원망스러웠다. 같은 성에 같은 이름이라는것으로 《큰 김일》이요, 《작은 김일》이요 하는 말이 나도는것을 알면서도 허가이의 꿀발린 말을 믿고 덥석 받아들인것부터가 잘못이라고 생각되였다. 하긴 식자있는 일군이 바른 때이니 퇴를 놓기는 힘들었을것이다.

최현은 평시부터 《작은 김일》이라면 도리를 떨었다. 열마디안팍에 로씨야말 한두개는 꼭 뒤섞고 허가이한테서 배운듯 한 틀스러운 몸짓과 요란스러운 《원칙》으로 자기를 돋보이려 애쓰는 작은 김일은 그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서 경원을 샀다.

이번에 군단을 찾아온 《작은 김일》은 전선사령부에서 상세한 료해를 했다면서도 군단후방부 일군들을 연신 불러대며 죄인처럼 따지던 끝에 석장이나 올박아쓴 조서를 들고 그의 방에까지 나타났다.

《군단장동지도 규정을 잘 아시겠지만…》 하는 첫마디 말에서부터 속이 뒤틀렸다. 초과지출된 식량을 따지던 끝에 《화선휴양소》에서 떡을 해먹은것까지 걸고드는데는 더 참을수 없었다. 그가 《넌 도대체 어디에서 굴러온 돌덩이냐》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조서장을 갈기갈기 찢어버리자 《작은 김일》은 절반 얼이 나간듯 한 속에서도 《전 규정대로 처리하겠습니다.》하며 꽁무니를 뺐는데 그뒤끝에 이런 사달을 일으킨것이다. 어제 저녁 군단후방부장으로부터 쌀공급이 어찌어찌하다는 말은 들었으나 군단정찰조의 보고바람에 붕- 떠서 그냥 스치고말았다. 탄약과 포탄문제라면 어데든 전화를 걸어 해결받을수 있겠지만 쌀문제때문에 손을 내민다는것이 이만저만 딱한 일이 아니였다.

(그 녀석을 2∼3일간만 전호속에 박아놓아두 이런 일은 없겠는데-)

최현은 자기가 이즈음 들어와 걸핏하면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렸다는데 생각이 멎었다.

이것은 림운학의 정보가 사실로 되였다는것을 알게 된 때부터 생겨난 신경증이라고 해야 할것이였다.

적들은 림운학이 알려준바 그대로 1211고지에 대한 공격은 흉내뿐이고 차지한 진지보수에만 전념하고있었다.

(이건 도대체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정말 주저앉았는가 아니면 다른 곳을?…)

최현은 이때문에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였다. 그는 두가지 생각을 안고 씨름질을 했다. 하나는 적들이 주저앉는 기미를 보인 다음 불의에 들이치려 한다는것과 다른 하나는 브랫들리의 말에서 시사된것처럼 적들이 주타격방향을 달리할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것이였다. 이 경우 만약 어느 한두개의 진지에서라도 빈틈을 보여 불의적인 급습을 받는다면 만회할수 없는 사태가 빚어질것이고 반대로 적들이 전선동부가 아닌 다른쪽을 친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것이였다. 장군님으로부터 1211고지방위작전에 대한 말씀을 들었을 때 그가 다진 결심은 우리의 전쟁을 여기서 결속짓게 하자는것이였다. 그런데 전투는 중도에서 헤식어진셈이였다. 생각끝에 그는 적의 본심을 타진하고 적을 계속 끄당기기 위한 여러가지 전투를 조직하였다. 지역점령을 위한 공격전도 벌렸고 각이한 방식의 기습과 우회포초의 위협도 해보았다. 때로는 일부 고지들의 방어가 허약함을 보여주는 잔꾀도 부렸다. 그러나 적은 어떤 수에도 끌려들지 않았다.

(무엇때문일가?)

지난 저녁에 돌아온 정찰조는 바로 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하여 파견한것이였다.

남조선륙군병참부의 수송요원으로 가장하고 간성을 거쳐 포항부두에까지 나갔다 온 정찰조는 8월말부터 진행되던 간성- 포항간의 도로확장공사가 (이 사실은 최고사령부에서 알려온것이다.) 중단되고 포항부두에 부려진 군수물자들 거의 대부분이 전선중서부쪽으로만 가고있다는것을 확인하였다. 이렇게 볼 때 전선동부에 대한 적의 공세는 완화내지 중단되였음을 의미하는것이였다.

(그렇다면 6군단은 필요한 곳으로 가야 할것이다.)

최현으로서는 군단방어선에서 적의 마지막숨통까지 끊지 못하는것이 아쉬웠지만 바로 그 답을 얻은것으로 하여 전날 밤 깊은 잠에 취할수 있었던것이다. …

《들어갈만 합니까?》

어데선가 들어본듯 한 목소리에 《누구요?》 하며 옷깃단추를 채우던 그는 화닥닥 놀라 일어섰다.

《아니 네가…》

그의 앞에는 공정수가 서있었다. 처음에는 꿈인가싶어 보기만 하다가 공정수가 몇마디 하는 말에 머리가 휭 돌았다.

《야, 너희들이… 제 정신이 있는 녀석들이냐, 제 정신이-》

공정수의 멱살을 잡아흔들다가 벽에 걸린 자동총을 벗겨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하소곤리입구의 느티나무밑에 서계셨다. 어떻게 달려가고 어떻게 인사를 올렸는지 기억에 없다. 이 사지판에 어떻게 오셨는가고 했을 때 산에서 싸우던 일은 다 잊었느냐고 나무람을 들었다.

《여긴 신통히도 소왕청 마촌 같습니다.》

그이와의 첫 상봉을 상기시키는 말씀에도 꿈인지 생시인지 오락가락하는 정신상태였다. 그이께서 군단형편으로부터 여러 지휘관들과 전사들의 안부를 물으실 때야 어느 정도 자신을 다잡을수 있었다.

잠간사이에 푸릿하게 날이 밝아왔다. 그이께서는 개울건너의 농가들쪽에서 몇몇 군관들이 세면주머니를 들고나오는것을 보시고 머리를 기웃하시였다.

《저기 집주인들은 타고장으로 피난했습니까?》

《아니 대부분 다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주인들한테 페를 기치는것으로 되지 않겠습니까?》

《그렇진 않습니다. 이곳 농민들은 일시적후퇴통에 대부분 낟알이 떨어졌는데 군인들을 분숙시킨덕에 야전식량을 노나먹게 되여 아사를 면하고있습니다.》

《그러니 여긴 진짜 마촌인셈입니다. 군민이 하나로 산다는것이 아닙니까.》

《네, 이곳 인민들만 봐두 탄약과 식량운반때는 로인들과 부녀자들까지 떨쳐나 전방고지들에까지 나갑니다. 그래서 저흰…》

최현은 여기서 말이 막혀버렸다. 량식이 떨어진 집들과 전선수송에 나가는 사람들에게 《야전급식》을 하게 한것이 문제시되였다는것으로 생각한것이였다. 《작은 김일》의 조서에는 이것이 엄중한 《위법》건으로 적혀있었다.

《장군님, 이젠 식사도 하여야겠는데 군단지휘부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최현에게는 무엇보다 식전공습이 걱정스러웠다. 그이께서는 최현의 눈길이 하늘에 가닿는것을 보시고 머리를 저으시였다.

《식사는 좀더 나가보다가 합시다. 군단지휘부까지 들릴 시간이 있겠는지는 그때 가서 보고.》

《저… 어데까지 가시렵니까?》

《여기까지 왔으니 전방에 나가봐야지요.》

최현은 가슴이 철렁했다. 망두석처럼 굳어져 서있는 그를 보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의아한 기색이시였다.

《왜 그러고있습니까. 주인으로서 길안내를 해야지.》

그이께서는 더 다른 대답을 기다리지 않으시고 차를 향해 가셨다.

(아, 이 무슨 일이람.)

차는 몹시 들추었다. 최현의 마음도 그처럼 들쑹날쑹이였다. 오만가지 생각이 뜀박질했다.

무엇때문에 오셨을가. 가시기는 어데까지고? 《작은 김일》의 조서건이며 전선사령부에서 자주 묶어올린다는 자기의 결함보따리도 생각되였다.

(다, 나때문이다. 나때문!…)

적들의 행동을 놓고 수상스럽다, 이상하다, 치겠다 하며 걱정거리를 연신 보고드린것 역시 잘못이였다고 생각했다. 이런중에도 쌀문제를 해결받을수 있다는것으로 한가닥 위안이 왔으나 그이의 근엄한 안색을 보게 되니 이 무슨 망녕이람 하는 자책감에 몸을 옹송그리게 되였다.

차의 문손잡이를 꽉 틀어잡으신 그이께서는 줄곧 차창밖만 바라보시였다. 차가 껑충 뛸 때마다 입술을 지그시 깨무시는것이 알렸다.

최현으로서는 땀줄이 돋아나는 일이였다.

속사리어귀의 대피처를 보게 되자 최현은 이미 결심했던대로 엄숙하게 말씀드렸다.

《장군님, 여기서부터는 탄약차들도 더 나가지 못합니다.》

그이께서는 웃으시였다.

《그럼 주인이 하자는대로 해야지요.》

《우선 아침식사부터 해야 할것 같습니다.》

최현은 한발 앞서 보낸 공정수와 자기 부관이 꾸려놓은 반토굴로 그이를 안내해드렸다.

여라문명 들어가 앉을수 있는 반토굴안은 그사이 대강 정돈은 되였으나 이런 방공호특유의 담배진내와 들큰씁쓸한 냄새가 꽉 찬통에 최현으로서는 민망스러움을 금할수 없었다.

공정수와 황영숙이 식사를 날라오는 동안 그이께서는 통나무벽들에 새겨진 글들을 읽어보시였다. 락서라고밖에 할수 없는 그 글들은 만년필로 쓴것도 있지만 대부분 손칼로 새겨놓은것들이였다.

최현은 은근히 마음이 켕겨들었다.

《저… 폭격때 하도 답답하고 싱숭생숭하니 별의별 문장들을 다 지어놓습니다.》

《그럴테지요.》

김일성동지께서는 네면벽의 글들을 다 읽어나가시였다.

… ××사단 군의소 어머니들이여! 도주병이라 인사를 못 올리고 가니 량해를 하십시오. … 정찰중대 오망나니…

… 소나무 13 군공메달을 받았다.…

… 영식아, 우리 소대장이 전사했다. 빨리 부상처를 고치고 복수전에로!…

… 담가대 영희동무, 동무의 오빠는 나를 매부로 부른답니다. 무쇠심장 씀…

… 1211고지로 오는 동지들, 신문을 잊지 마시오.…

… 함북도 경성군 일향리출신인 상등병 박순봉 적땅크 두대 격파. 동향의 전우들 기뻐하시라.

김일성동지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최현을 돌아보시였다.

《종군작가들과 기자들한테 여기 있는 글들을 보게 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식사는 조촐하기 그지없었다. 건빵과 오이와 쑥갓, 고추장이 전부였다. 최현은 그 모든 책임이 김재명이나 공정수에게 있는듯 도끼눈을 해보이고는 내처 고개를 떨구고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자 몇대의 함재기들이 고공에 떠있었다.

그이께서는 함재기들이 떠가는 방향을 유심히 보시다가 방공호지붕을 뒤덮다싶이한 다래넝쿨쪽으로 다가가시였다.

몇알의 다래를 따드시였다.

폭연과 재먼지로 하여 까만 머루색을 띤 다래알들이였다.

《이곳에선 다래까지 싸움턱을 보는군.》

그이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슈- 하는 바람째는 소리가 들리더니 직동령쪽에서 일여덟발의 포탄이 일시에 폭발하였다.

《우리 차들이 저 령에 올라선것이 아닙니까?》

《아닙니다. 저건 놈들의 고정일과로 되여있습니다.》

《그러니 쏘구역들에 대한 포사격은 계속된다는것이겠습니다.》

《네, 적들은…》

《가면서 들읍시다.》

《아니 어데까지 가시려고 합니까?》

《저기 지혜산까지 올라가봅시다.》

《건 안됩니다.》

최현은 돌같이 굳어지며 엄숙한 태도로 말씀드렸다.

《장군님, 제 잘못이 있으면 여기서 일깨워주시고… 작전문제라면 군단지휘부에 가서 가르쳐주십시오.》

《허허, 그런거야 전화로도 할건데 내가 무엇때문에 여기까지 왔겠습니까.》

《여하튼 못 오르십니다.》

최현은 그냥 한자리에 옴치고 서있었다.

지혜산에는 적항공기들에서 투하하는 나비탄들이 쫙 깔려있다. 나비형태를 띠고있다하여 나비탄이라고 불리우는 이 항공지뢰폭탄은 풀숲에 떨어지는 경우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다. 누구든 자칫 실수하여 그것을 밟게 되면 소구경포탄맞잡이의 폭발이 일어난다. 지금까지 지혜산에서 수집한 나비탄만 해도 수십발이 넘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최현의 턱없는 고집에 혀를 차셨다.

《최현동무 이거야 너무하지 않소.》

《장군님, 저 지혜산은 적항공대의 나비탄투하구역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천하대장군목상처럼 눈을 뚝 부릅뜨고 선 최현을 억이 막혀 보다가 조용히 물으시였다.

《52사에 가는 무기탄약들을 저 산등길로도 나른다고 했지요?》

《네, 그렇긴 하지만 해제작업이 끝나야…》

《그렇다면 우리가 공병이 되여봅시다. 나비탄이야 눈에 보이는것이니 문제될것이 없습니다.》

그이께서는 짐바로 쓴듯 한 새끼줄들과 부서진 탄약상자들이 널린 산길을 보시다가 황영숙이를 돌아보시였다.

《동문 사단군의소에 가보오.》

최현은 더이상 그이를 만류할수 없음을 알았다. 무수한 포탄홈들과 쓰러진 나무들이 뒤엉킨 속으로 산을 톺아올랐다. 그이의 걸음속도는 최현으로서도 따르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 앞서간 최현의 부관이 나비탄을 발견했을 때도 그이의 걸음발은 여전하셨다. 산등에 올랐을 때는 모두가 땀투성이가 되여 헐썩거렸으나 그이께서만은 땀 한점 흘리지 않으셨다.

(역시 장군이시구나.)

최현은 마촌에서 장군님을 처음 뵈였을 때와 같은감을 느끼며 군단장 예비감시소로 굴설한 은페부로 그이를 안내하였다.

왼쪽 사계를 가리고있는 1237. 3고지만 아니라면 전선전방을 한눈에 부감할수 있는 위치였다.

그이께서 김재명이 가지고 온 쌍안경을 드실 때 1237. 3고지정점을 향해 대구경포탄들이 날아와 터졌다.

《이건 뭐요?》

《저건 오전공수를 버는것입니다. 놈들은 포탄발사수로 전투점수를 얻는다는것 같습니다.》

련속되는 폭음속에서 뜨거운 열풍과 매캐한 가스가 밀려오고 파편에 잘려진 나무가지와 이파리들이 공중에 떠 맴돌아쳤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련이어 터지는 폭음속에서 벙긋하는 섬광과 함께 버섯모양의 흙기둥이 일떠섰다가 잦아내리는것을 유심히 보시다가 《여기선 안되겠군.》라고 말씀하시였다.

최현은 얼음장처럼 가슴이 써늘해들었다.

그이께서 《여기선 안되겠군.》하신것이 그 어떤 방어전문제가 아니라 시야를 막는 폭연과 맞은편 고지의 감시장애때문이라는것을 알아차렸던것이다. 무슨 방법이 있어야 했다.

《장군님, 제가 꼭 보고드려야 할것을 미처 못한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좀 품을 놓아 토론할 문제라고 봅니다.》

최현은 감시구쪽과 유측진 구석쪽으로 옮겨갔다. 김재명이 도끼목수들이 만들어놓은 토막의자를 그이의 앞에 가져다놓았으나 그이께서는 앉지 않으셨다.

《뭔데 어서 말해보오.》

《먼저… 장군님께서 무엇때문에 오셨는지 알고싶습니다.》

《허허, 내가 이미 말하지 않았소. 동무넬 보러 왔다고.》

최현은 마른침을 삼켰다. 이제 하게 될 자기의 대답여부에 따라 그이께서 이 길로 그냥 돌아서시는가 마는가가 결정된다고 생각하였다.

《저희들의 생각을 말씀드린다면 적은 우리한테서 더이상 어쩌질 못할것 같습니다.》

《무슨 그럴듯 한 정보라도 쥐고있는것이 있습니까?》

《네, 이미 작전국에도 보고를 했는데…》

최현은 지난 저녁 군단정찰조로부터 보고받은 사실을 상세히 말씀드렸다.

《도로확장공사가 중지되였지만 차들은 다닐테지요?》

그이께서 물으셨다. 최현은 그이께서 무척 긴장되셨음을 알아보았다.

《네, 차들은 다닐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항부두의 물자들이 그냥 쌓여있다는…》

《그러니 최현동무의 생각으로는 적들이 이 계선에서 완전히 물러앉았다 그 말이겠습니다?!》

《네, 그것만은 명백합니다. 놈들은 지금 자기네가 차지한 고지에 철조망을 치고 그 앞에 지뢰까지 매설하고있는판입니다.》

《영구방어로 이전한다 그거구만.》

《그렇습니다.》

《영구방어라?!… 포사격이 끝난것 같은데 이젠 움직여봅시다.》

《장군님, 어데로 또 가시렵니까?》

《어데건… 왔던바에 말끔히 봐야지요. 저 앞고지로 오릅시다.》

최현은 자기가 실패했음을 알았다.

《저길 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앞에것처럼 모든 산들이 벗겨진것밖에는…》

《갑시다. 그래도 여기보다 뭔가 더 잘 볼수 있겠지요.》

《장군님, 제발 부탁입니다. 후날 세상사람들이 이걸 알면 저를 뭐라고 하겠습니까?》

《허, 그렇다면 최고사령관의 위신도 봐줘야지 않겠소. 너무 걱정마오. 동무도 잘 알지 않소, 나한텐 어떤 총알도 피한다는걸.》

그이께서는 항일유격전때도 단 한방의 총탄이나 파편에도 손끝하나 다치시지 않았다. 가렬한 전투때에도 간혹 몇방의 총탄이 그이의 옷에 구멍을 낸적은 있으나 상처하나 남기지 못했다. …

 

도꾜의 다찌가와비행장에서 《특사》들을 바래준 릿지웨이와 밴플리트가 《유엔군》사령부로 돌아왔을 때 릿지웨이의 방문지기역을 맡고있던 죠지어가 요시다수상으로부터 전화가 왔음을 알려주었다. 릿지웨이는 듣는둥 마는둥 하는 기색으로 책상에 가앉다가 날카롭게 물었다.

《무슨 내용이라고?》

《면담요청이였습니다. 워싱톤손님들이 떠났는가를 물으면서…》

《그가 어떻게 워싱톤에서의 래방을 알게 되였소?》

《전 잘 모르겠습니다.》

트루맨대통령의 특별보좌관인 아베텔 해리맨과 프랑크 페이스륙군장관, 참모총장 콜린즈와 반덴버그공군참모총장을 일행으로 한 워싱톤 《특별사절》들의 도꾜래방은 극비에 붙여진것이였다.

그들은 대사관에도 들리지 않고 하루낮 하루밤을 거의나 《유엔군》사령부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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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님의 댓글

강산 작성일

(위에서 계속)

워싱톤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와 합동참모본부 작전회의에서 토론된 문제들에 대한 최종가결때문이였다. 릿지웨이측에서는 작전부장과 정보부장, 륙해공 3군 참모장들이 참가하였고 밴플리트는 전선사령관이라는것으로 불려왔다.

기본론의점은 앞으로의 주타격방향과 작전방식문제였다.

국가안전보장회의와 합동참모본부 작전회의에서는 《하기공세》의 실패를 놓고 공세를 집어치우고 방어로 이전하던가 북조선이 내놓은 분리선을 받아들인 상태에서 급속한 평화책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들까지 나왔으나 그것은 미국의 패배를 인정하게 된다는것으로 기각되였다고 했다. 결국 공세재개안이 채택되였지만 주타격방향과 작전방식에서 상반되는 견해들이 나와 현지사령관들의 결심을 들어보기로 했다는것이였다.

회의 조정역은 해리맨이 감당했다. 2차세계대전 당시부터 트루맨의 특사로 세계 여러곳을 날아다니며 쓰딸린까지 만나본바 있는 해리맨은 명석한 판단력과 림기응변의 외교술을 가지고있는 사람이였다. 국가안전보장회의와 합동참모본부에서 토론된 내용들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하고난 그는 현지사령관들의 발언부터 듣자고 했다.

이번 회의결과가 어떻게 끝나리라는것을 날래게 간파한 릿지웨이는 브랫들리와 만났을 때처럼 자기의 속심을 직선적으로 나타내지 않으면서도 전선동부에 대한 공격이 합리적임을 은근히 밝혔다. 《하기공세》의 실태와 전반전선형편에 대한 분석을 하면서 듣는 사람스스로가 전선동부에 대한 공격이 필수적임을 깨닫도록 애썼다. 밴플리트의 우직스런 발언이 하마트면 일을 그르치게 할번 하였다. 자기의 직속상관이 정황설명을 다 하고난 뒤여서 부득불 차후작전방침에 대한 전선사령관의 결심을 사실대로 밝히지 않을수 없게 된 밴플리트는 전선과는 수천mile 떨어진 곳에서 날아든 사람들의 검열관다운 눈초리에 기분이 잡쳤던지 평소의 온화한 품성은 다 던져버리고 《조금만 힘을 쓰면 무너질 제방》에 필요한 물을 제대로 대두지 않는데 대해 독살스럽게 비난을 퍼붓고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 알고있을 비아리- 곧은골, 가전리- 이포리방향으로의 돌파와 1211고지에 대한 대거공격으로 이루어질 승리의 가능성을 놓고 두시간 넘게 증언부언의 장광설을 펼쳤던것이다.

이렇게 되자 그가 늘어놓은것만큼 질문들이 쏟아졌다. 브랫들리가 왔을 때와 비슷한 조소와 공격이 엇섞인 질문들이였다.

만약 이때 해리맨의 능숙한 조절과 릿지웨이의 사리정연한 보충설명과 《겸손성》만 아니였더라면 설사 전선동부에 대한 공세재개안이 결정지어진다 해도 진심어린 지지는 받지 못했을것이고 이러쿵저러쿵하는 뒤시비질속에 병력과 물자보장에도 제동이 올것이였다.

결론은 해리맨이 했다. 그는 《대통령각하께서》 이미 결론한바 있다고 하면서 전선동부에 대한 공격작전이 채택되는 경우 이번 작전도 《유엔군》사령관의 이름을 따라 《릿지웨이의 추기공세》로 명령될것이라는것을 밝히고 수다한 질문들에 의기가 상한 밴플리트의 기분도 참작한듯 백악관의 펜타곤은 백전로장인 밴플리트의 지략과 용전분투의 정신력을 굳게 믿는다는것도 빼놓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릿지웨이로서 불안해하는것은 바로 그 광영높은 《릿지웨이의 추기공세》라는 자기 이름자때문이라고 할수 있었다. 일단 작전전투행동에 대한 결정이 지어졌으면 승산이 적건 많건 무조건 이긴다는 신심을 가져야 한다는것을 잘 알고있는 그였지만 여러 사람들을 자기가 유도하는 곬으로 끌어갈 때까지만도 반드시 될것이라고 품었던 확신이 흔들리며 여러가지 《혹시》가 그를 번거롭혔던것이다.

밴플리트의 경우도 그와 비슷하다고 해야 할것이다. 비행장에서 돌아올 때 릿지웨이가 《장군, 이번 작전을 나의 이름을 붙였지만 실은 장군의것이라고 해야 할것입니다.》라고 한 말때문이였다. 세상에 솔직한 사람으로 알려진 맥아더까지 바쁜 경우에는 제 잘못을 다 남에게 뒤집어씌우는판에 참새 굴레씌우듯 약은 릿지웨이가 무엇때문에 이런 말을 했겠는가. 작전이 성공되지 못할 경우까지 내다보는것이 아닌가. 일단 생각이 여기에 머무르게 되자 지금까지 조선전쟁에서 어떠한 작전도 쾌승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가슴을 짓누르며 군복입은 《문관》들앞에서 보였던 담기가 밀가루반죽처럼 물렁물렁해지는것이였다.

《밴!》

릿지웨이가 그를 불렀다.

《이걸 보시오.》

그의 손에서 푸른색종이를 받아든 밴플리트는 우뜰 놀랐다.

《이건 대통령의 사신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해리맨이 방금 준것입니다. 나는 이 편지가 나에게만 아니라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라고도 생각합니다.》

밴플리트는 넘치는 감동속에 편지 글구를 훑어내려갔다.

 

…나는 귀하를 통해 미군병사들전체에 경의와 고마움을 표하면서 귀하에게 이러한 친서를 보내게 됨은 합중국과 국민의 명예와 권위의 전초선에 선 귀하와 전체 장병들에 대한 대통령으로서의 기대와 믿음을 재삼 강조하려는데서입니다.

지금 일반시민들은 말할것 없고 국회와 정부 지어 군부에서까지 조선전쟁에 대한 회의와 의혹, 염전과 반대열이 점점 높아가고있습니다.

이것은 곧 나자신에 대한 비난인 동시에 귀하와 여러 제장들, 나아가서는 조선전선에서 싸우는 우리 병사들에 대한 실망과 비난이라고도 할것입니다.

시비하는 입은 많은데 돕는 손은 적다! 지금은 바로 영국속담 그대로입니다. 실례로 다음기 대통령립후보자로 나선 아이크는 조선전쟁을 즉각적으로 끝내야 한다는 선거유세는 하면서도 유럽지상군의 조선출병을 단호히 반대하고있습니다.

그의 이러한 저의는 무엇이겠습니까. 나는 이에 대하여 귀하가 충분히 알리라고 믿습니다.

이번에 나는 브랫들리장군으로부터 《지레대를 달라!》고 한 당신들의 호소를 들었습니다. 주겠습니다. 우리 국력이 자라는 한 또 나의 힘이 미치는 한 합중국의 명예와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결사전에 모든것을 보내겠습니다.

존경하는 장군, 끝으로 말하고저 하는것은 이번에 있게 될 공세가 (나는 해리맨에게 당신들의 결심에 지지를 줄것을 지시했습니다.) 귀하와 밴플리트장군의 용전력과 령군술을 떨쳐보이게 하는 결정적인 기회라는것과 아울러 당신들을 굳게 믿고 모든것을 희생시키고저 하는 나자신의 운명과도 관계되여 있음을 부언하게 됩니다.

해리. 에스. 트루맨.

 

밴플리트의 주름진 볼살이 풍난듯 떨리고 반쯤 감겨진 눈이 흐릿해졌다.

《밴, 이젠 우리끼리니 기탄없이 말해봅시다. 장군은 진실로… 확신합니까?》

《확신이라기보다… 지금은 꼭 성공시켜야 한다는 결심 하나뿐입니다.》

릿지웨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럼 내가 좀 말하겠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거듭 토론한것이고 어제 오늘 여러번 되풀이한 설명이지만 한번 다시 검토한다는 의미에서 종합정리해보자는것입니다.

첫째로, 그 대상지에 대한 파악이 있고 공격에 효률성이 있게끔 산을 벗겼고 통로들을 개척했다는것, 반대 없지요?》

《네.》

《다음으로 전선동부에 대한 우리의 공격이 중지된것으로 인한 인민군사령부의 있을수 있는 작전변경…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희망에 불과한것이지만-》

《아니, 희망만이 아닙니다. 요즘 거듭 벌려오는 2군단의 기습전도 우리의 새로운 작전적기도를 알기 위한것인데 그것은 곧 그 수뇌부 역시 혼돈상태에 있음을 말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문기척도 없이 죠지어가 다시 들어서는 바람에 이야기가 끊어졌다.

《각하, 긴급무선전보입니다.》

《어데서?》

《8군 정보처에서 보내온것이라고 합니다.》

8군이라는 소리에 릿지웨이는 밴플리트를 가리켜보였다. 그의 이러한 례절에 머리를 약간 숙여보이며 수신지를 받아든 밴플리트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무슨 일이요?》

《매트, 우리는 이겼습니다.》

밴플리트는 사령관에 대한 경칭도 잊었다. 그로부터 수신지를 받아 든 릿지웨이는 《…김일성최고사령관 팽덕회사령부 방문》이라는 글줄을 보게 되였다.

《이 정보는 확실한것이요?》

《네, 거기에 7이라는 표식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까지 7의 정보는 단 한번도 틀린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와 승리와는 무슨 관련이 있소?》

《정말 모르신단 말입니까? 중공군의 기본전술이 <운동전>이라는것은 각하도 잘 아는것이니 더 말하지 않겠습니다.

올해 봄까지 벌리던 <운동전>이 중지된것도 김일성최고사령관의 지시에 따른것이라는것을… 그런데 무엇때문에 김일성최고사령관이 중공군을 찾아갔는가.》

《그들이 담당한 서부의 한 모퉁이를 우리가 친다, 말하자면 거기가 우리의 주공목표라고 판단했다 그 말인가?》

《그렇습니다.》

《훌륭한 판단이요.》

릿지웨이는 한동안 지그시 눈을 감고있었다.

이번 작전은 먹어놓은 승리다. 반대론리를 찾으려 해도 이 순간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죠지어를 손짓하여 내보내고 난 그는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말을 떼였다.

《우린 김일성최고사령관의 판단이 정확했음을 각방으로 보여줘야 하겠소. 지난 기간처럼 한두번의 공격흉내를 낼것이 아니라 진짜로 주타격맛을 보여야 하오. 하루이틀정도가 아니라 10여일정도.》

《각하, 그건 이미 계획된것이 아닙니까.》

밴플리트의 말에 릿지웨이는 자기의 실수를 깨달았다. 날자계산까지 된 이번 공세안에서는 전선중서부를 먼저 타격하되 지난번같은 시위적인 공격이 아니라 적어도 한두지점에서라도 5mile이상의 전진을 가져오는 공격을 벌리기로 하였다.

이번에 온 《사절》들도 이 작전에 흥미를 표하면서 지금까지 보유하고있는 무기탄약 전부를 그 작전에 쓰는데 동의하였다. 전선동부의 《지레대》는 닷새안으로 보장될것이라고 했다.

릿지웨이는 밴플리트의 물음을 웃음으로 흘러버리고 지금까지 언제 한번 입에 올린적 없는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럼 내가 계획한 일외의 문제를 말하겠소. 이건 우리 병사들의 사기와 관계된 문제라고 할수 있소. 지금까지 우리네 장군들은 병사들의 전투사기에 대해서는 관심이 덜했소.

우리로선 이미 지난 기간 쏘련군과 손잡고 싸울 때 그들의 <꼬미싸르>(정치위원)사업을 중시해야 했소. 한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우린 <꼬미싸르>들이 하는 사상동원사업을 잘 못하고있거던.》

《그건 사실입니다.》

《옳소. 사실이지. 한데 우리로서는 그들식의 사상동원사업은 할수 없거던. 극상해야 종군목사의 설교인데 그거야 죽어서도 인식이 있다는 소리뿐인것이고… 또 본국에서 떠나올 때 병사들이 들은 황금이요, 진귀한 보석이요 하는 소리는 다 들짱이 났으니 이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짓이고… 그래서 내가 생각한건 미국청년들의 고유한 성격과 취미에 맞는 위문사업이 필요된다는것이요. 옛날 우리 조상들과 유럽의 기사들은 미인만 나타나면 백배의 힘을 내지 않았소. 바로 그런 방법을 념두에 둔것이요.》

《네, 하지만 이미 그런 방법을 쓰고있는것이 아닙니까?!》

《나는 몇몇 배우들과 기생들이 가서 노래나 춤을 춰보이는것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요. 당신도 잘 알겠지만 일본군대가 동양천지를 휘저으며 멀리 타향에 가서도 기세를 잃지 않은것은 그 <야마도다마시>도 있겠지만 <위안부>들의 덕도 크다고 하오.》

《허허, 그거야 체면상 어떻게 조직하겠습니까.》

《웃어 넘길 일이 아니요. 당신도 자주 말하지만 우리 군인들속에서 싸움질이 잦고 탈영자가 생기고 하는것도 적잖게는 그와 관련된것이라고 할수 있소.

물론 미국인의 자세에서 <위안부>조직은 할수 없지. 하지만 리대통령에게 암시하면 능히 해결될수 있지 않을가

가급적으로는 이번 하기공세의 좌절로 기세가 떨어진 전선동부지대의 미군부대에 <연예대>, <위문단> 형식으로 녀배우들과 녀학생들을 선발파견하는것이요. 그곳에 간 다음 어찌어찌 하는것이야 젊은이들 일이니 우리로서 관계없는 일이고… 이건 단순히 병사들과 중하층장교들의 사기제고를 위한 일일뿐만아니라 적들로 하여금 전선동부에 대한 경계감을 늦추게 하자는것이요.

고지들에 나가 들썩거리며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면 저들로서는 우리가 방어로 이전했다고도 볼수 있고 그 반대로 자기들의 시선을 전선동부에 이끌기 위한 기만전술이라고 볼수 있는데 이렇건저렇건 우리에게는 유리할것이요.》

《각하, 공식위문단들은 이미 그 사업을 벌리고있습니다.》

《그걸 잘해야겠소. 우리야 지금 늙어서 그렇지만… 젊은 때의 일을 생각해보오.》

릿지웨이는 이 말을 하고나자 자기로도 쑥스러운지 멋적은 웃음을 웃었다.

《더 토론할 문제가 없겠소?》

《없습니다. 그런데 포항부두의 모든 물자들을 죄다 중서부로 옮겨간다는것이 걱정됩니다. 제때에 물자들이 도착되지 않는다면 전선동부작전은 탁상공론으로 끝날것이 아니겠습니까.》

《그에 대해선 잊읍시다. 대통령은 병참장교로부터 출신하지 않았습니까. 그는 이번작전에 미국과 우리, 자기 운명자체를 맡기고있습니다.》

릿지웨이는 이 말을 하고는 탁상일력을 분주히 뒤집었다.

9월 29일이라는데서 시선을 멈춘 그는 이날의 소개면에 아무런 력사적사변도, 그 어떤 위인의 출생도 밝혀있지 않는것을 보자 저으기 상심한 기색이 되였다. 조선전선에 올 때부터 그 어떤 미신적인 징후에서 예후를 가늠해보는 버릇이 생겨난것이였다.

《하기공세》가 애초의 계획대로 길수인 8월 17일에 시작되였다면 성공할수 있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도 버리지 않고있었다.

그의 이름을 단 《추기공세》는 9월 29일부터 개시하게 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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