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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공무원의 북영해 피살에서 뭔가 생산적인 교훈을 얻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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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댓글 0건 조회 1,707회 작성일 20-09-2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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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해에서 어업지도를 하던 공무원이 실종돼 결국 북측 영핼도 들어갔다가 피살된 것으로 알려져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우선 귀한 인명이 허무하게 희생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길 없다. 많은 사람들이 분개하는 것도 납득이 가고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일부 극열분자들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길길이 뛰면서 보복하지 않은 문 정권이 북과 놀아나고 있다는 소리도 한다. 이럴 때일 수록 정신을 차리고 사리를 분별해서 처신해야 하는 게 진짜 멋지게 승리하는 사람인 것이다. 

바로 다음날 북측으로 부터 사관문이 날라왔다. 사관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두 번이나 했고 앞으로 더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즉시 북측 호응이 당도해서 다행이고 사과를 했다는 건 앞으로 보다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일종의 암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측에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최선을 다해서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 일방적 생각이 아닐까 싶다. 실종됐다는 걸 발견하고도 그 오랜 시간, 뭘 하느라 행적도 모르고 시간을 낭비했을까라를 의심이 든다. 

고민을 많이 한 끝에 월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이는 데 그간 가족 동료들이 까많게 몰랐다면 야속한 사회요 인정머리 없는 동료사회라고 밖에 달리 해석할 길이 없다. 실종 선원이 북측 영해로 들어가는 것 까지 확인했다는 데, 구출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니라는 뜻이 아닌가. 세월호 침몰처럼 구출은 않고 그냥 구경만 했단 말이 아닌가. 북측과 연락망이 없어 통보를 못했다고 변명이나 구실을 찾을 게 아니라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구출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저 규탄하고 성토나 해서 괘감을 느끼기 보다는 먼저 우리측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도를 강구했나를 점검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통해서 최소한의 생산적 교훈을 터득하는 자세를 갖는 게 중요하다. 북측은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은 나라를 만드는 데 비상한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몇 달 전, 강화도의 배수구를 통해 개성으로 월북한 사건으로 황해남도 전체가 코로나 비상경계령이 내려진 바 있다는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 시절에 박왕자 여인이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가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간에 북측 군사기지로 새벽 5시에 들어섰다가 보초병의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도망치다가 총살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에도 규탄 성토 목소리가 요란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왜 새벽에 여자 혼자 군기지로 들어갔으며 왜 정지 명령에 순응하지 않았나를 짚어보는 지혜가 있어야 한다. 물론 더 중요한 요인은 이명박이가 남북 관계를 거덜내고 적대 관계를 유지한 데에 있다고 봐야 맞다. 이번에도 같은 맥락에서 이 문제를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남북 관계가 발전됐다면 남북 군통신선이 차단됐을 리 없고 실종 선원의 희생도 없었을 게 아닌가. 남북 관계가 거덜나기만 하면 꼭 무슨 불행한 일이 벌어진다는 전예를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적어도 몇 가지 값지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는 걸 몰라선 안된다. 

하나도 나무랄 데 없는 남북 간 합의들이 한 발자욱도 떼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는 것이 북측 때문이 아니라 남측의 불이행에 원인이 있다는 건 세상도 다 알고 세 살 먹은 어린애도 안다. 이것을 감안하면 이번 비극도 어떤 의미에선 남측에 책임이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좌우지간 교류 협력을 통한 남북 관계 발전 없이는 이 보다 더 큰 불행, 비극이 따르게 마련이라는 건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 겨레는 평화 번영을 향해 함께 전지하지 않고는 영원한 행복이란 있을 수도 없고 있다면 '사상누각'일 뿐이라는 건 진리다. 지금이야 말로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측이 가장 신암한다고 평가되는 이인영 통일부장관과 박지원 국정원장이 특사의 자격으로 방북해야 한다. 방북길에 꼭 앞세우고 가야 할 남측 거주 북녘동포들이 있다. 가장 먼저 국정원, 외교, 통일 국방 등 부처가 합동작전을 펴서 중국에서 납치한 북녘 여성 12명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세상에서 이들 이상 불행하고 억울한 사람은 없은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에서 탈북 부로커에 속아 입국한 평양시민 김련희 (벌써 9년쨰) 여성이 북송돼야 한다. 또 오랜 형기를 마친 연노한 비전향 장기수들도 바드시 북송돼야 한다. 두 장관이 평양 공항에서 북측에 이들을 인계하면 신뢰가 회복되는 건 물론이고 횹상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누구의 눈치나 볼 때가 아니고 외세의 방해책동에 책임을 떠넘길 때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 민족문제는 우리가 해결하겠다는 철저한 자주적 독립적 입장에 서야 한다. 어서 자주성을 가지고 주인 행세를 해야 한다. 주인이 되면 못할 게 없고, 안되는 게 없다. 사향길에 들어선 미국에 제발 할 소리는 하고 챙길 건 챙겨야 할 때가 됐다. 남북이 힘을 합치면 일본이 절로 엎드려 기어들어오고 미국도 기절하고 존경심을 나타낼 것이다. 물론 토착외구와 지나친 친미 세력이 교묘하게 자주를 훼방놀고 저지하려고 온갖 수작을 펴겠지만, 이제는 각성된 국민이 이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야 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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