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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장의 행운아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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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746회 작성일 20-09-22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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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용감성은 타고나는가

6

 

학문의 결심을 알게 된 관주는 펄쩍 뛰였다.

《안됩니다. 우리가 다시 가겠습니다.》

《시간이 없소. 동무들은 좀 쉬시오.》

《아닙니다. 우리도 정찰병들입니다. 함께 가게 해주십시오.》

리학문은 차용대와 복남이만 데리고 떠나려 했는데 정찰병들모두가 너무도 조르기때문에 전원이 함께 가기로 결심을 바꾸었다. 정찰중에 적의 비행대와 맞다들리면 제창 해제끼는 면에서도 나쁠것은 없었다.

《좋소, 그럼 모두 함께 갑시다. 그러되 확인정찰이 끝난 다음에 습격전을 하겠소.》

류관주의 안내로 비행장근처에 도착한 그들은 눈에 덮인 둔덕에 몸을 숨기고 쌍안경으로 주변을 감시했다. 동북쪽으로 뻗어간 활주로를 따라 구릉과 둔덕이 띠염띠염 널려있었다.

아직 해가 높이 떠오르지 않은 때였다. 어디서 피여오른것인지 희읍스름한 연기가 구릉아래쪽에 감돌고있었다.

《저것 보십시오. 저것들이 모두 허위비행기들입니다.》

관주가 큼직한 손을 들어 활주로가 시작되는 서쪽켠을 가리켰다. 거기에는 록색풍을 씌운 비행기들이 줄느런히 서있었다.

《고사포배치상태는 알아봤소?》

《그건 미처…》

《음.》

쌍안경으로 아무리 살펴보아도 의심스러운 점을 찾을수 없었다. 부디 의문표를 붙인다면 별로 크지 않은 비행장에 지나치게 많은 비행기들이 있는것이다. 또 있다. 관주네 말대로 위장비행기뿐이라면 꼬리물고 드나드는 연유차들이 어울리지 않는다. 혹 모른다. 그것도 기만행위일수 있는것이다.

숫눈에 묻힌 둔덕쪽으로 뻗어간 발자국을 따라 사병 하나가 통신선을 검사하며 올라가고있었다. 그쪽을 살펴보니 소나무와 이깔나무들에 가리워진 포진지가 있고 하늘에 뻗쳐진 고사포신이 포착되였다.

《고사포진지로군.》

주변의 구릉마다 고사포들이 조밀하게 배치되여있었다.

《여기에 분명 숨겨진 음모가 있어. 저 비행기들이 모두 가짜라면 저 많은 고사포들을 왜 배치했겠소. 그것도 은페시켜서 말이요. 비행장에 들어가서 확인해봐야겠소. 용대, 날 따랏!》

리학문은 큰길에 나섰다. 지나다니는 차들은 거개가 연유차들이였다.

(당장 출격하려는가?!)

줄지어가던 자동차들의 편대가 지나간 뒤로 차 한대가 외토리로 굴러왔다. 고장으로 뒤떨어진 모양인지 운전사놈은 속력을 내여 씽 지나쳤다. 그 순간에 그들 둘은 꽁무니에 매달렸다. 차밑에 매달려 보초소를 통과한 후 날래게 뛰여내렸다.

위수구역안에 들어온 뒤에는 경계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정찰병들은 마음놓고 비행장의 여기저기를 돌아다닐수 있었다.

연유차들이 부르릉거리며 늘어선 비행기들사이를 오갔다. 각재와 합판으로 만든 허위비행기들이 늘어선 안쪽에 은빛으로 동체를 번쩍이는 진짜비행기들이 있었다. 마흔대중에서 반수가 진짜비행기였는데 그것들은 당장 출격할 태세였다.

(음흉한 놈들! 그러나 안된다. 한대의 적기도 아군의 머리우로 날아가게 할수 없다! 우선 전투조직을 면밀히 해야 한다.)

빈 연유차가 차머리를 돌렸다. 다시 연유를 실으러 가는것이다.

학문은 한손을 높이 쳐들었다.

《여, 같이 가자!》

운전사놈이 차창으로 머리를 내밀고 소리쳤다.

《어디 갈락꼬 그럽니꺼?》

《응, 시내엘 좀 나갔다오자구 그래.》

운전사놈은 헤벌쭉거리며 차를 세웠다. 장교들이 주색잡기로 뻔질나게 외출하는것을 보아온지라 이번에도 그러루하게 지레짐작한 모양이였다.

잔뜩 긴장해서 대기하던 정찰병들은 무사히 돌아온 그들이 죽었던 사람을 만난것만치나 반가와서 막 매달렸다.

《동무들, 짐작했던 그대로요. 저 비행기들의 절반이 바로 놈들이 새로 끌어들인 비행대요. 시간이 없소. 전투조직은 가면서 하겠소. 용감성을 발휘할 때가 왔소. 날따라 앞으롯!》

정찰병들의 대오는 큰길을 따라 행진해갔다.

《뒤로 전달! 적들의 연유차를 빼앗아 공격하겠소. 제1조는 좌측, 제2조는 우측, 제3조는 정면으로 돌입하여 비행기들을 날려보내시오. 연유차는 조별로 로획할것! 나의 위치는 제1조요.》

그들은 조별로 연유차들이 부지런히 오가는 길목을 지켰다. 학문은 관주네 조를 데리고 주산리쪽에서 뻗어온 길목에 매복했다.

마침 연유차가 나타났다. 길을 가로막고나선 장교를 알아본 운전사가 차문을 열고 얼굴을 내미는 순간 학문은 주먹으로 그놈의 머리를 답새기였다. 찔 늘어진 그놈을 좌석뒤에 쓸어넣고 운전칸에 뛰여올라 운전대를 잡았다. 가속답판을 최대로 밟아 전속력으로 달렸다.

비행장으로 들어가는 마지막검문소가 나타났다.

자동차는 달리던 속도로 차단봉을 들이받으면서 활주로쪽으로 달려갔다. 비행기근처에 돌아가던 적병들이 질풍치듯 달려오는 연유차를 보고 아우성쳤다. 적비행기들은 연유주입을 끝내고 출동명령을 기다리는 참이였다.

《던져라!》

차용대와 류관주가 동시에 수류탄을 내던졌다. 첫번째 비행기에서 쾅 불길이 일더니 화염이 확 번져나갔다.

좌우측에 돌입한 조의 정찰병들이 던진 수류탄에 활주로끝에서도 폭음이 울렸다. 정찰병들은 집중사격을 퍼부어 헤덤비며 돌아치는 적들을 삼대베듯 쓸어눕혔다.

인민군대가 대낮에 습격해오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던 놈들은 살구멍을 찾아 도망치느라 한대의 비행기도 건져내지 못했다.

《철수!》

불이 번쩍나게 답새겨댄 정찰병들은 활주로를 따라 차를 몰아갔다. 활주로가 끝나는 곳에서 소로길로 접어든 그들은 으슥진 골짜기에서 차를 버리고 수림속으로 들어갔다.

습격전투는 잠간사이에 끝났다.

무슨 일인지 몰라 얼떠름해있던 고사포병놈들이 영문을 알아차리고 달려왔으나 행차뒤의 나발이였다. 창졸간에 태풍처럼 지나간 습격전이여서 적들은 정찰병들을 추격할념도 하지 못했다. 원룡을 지나 말치고개를 넘은 정찰병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자취를 감춰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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