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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를 보는 새로운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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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3,839회 작성일 21-01-1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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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새해 2021년을 맞이하여 대동연구소 강민화 소장이 재미 통일학연구소 소장 한호석 박사와 E-mail을 통해서 진행한 대담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출처 : 대동연구소]


사진 : 한호석박사(좌)와 강민화소장(우)



평양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강민화:새해 2021년을 맞이했습니다. 평양에서는 연초부터 내외의 큰 관심 속에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습니다.

당대회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대수령들이 역임했던 조선로동당 총비서로 추대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당대회에서는 추대사에 “수령의 위대성이자 당의 위대성, 나라와 민족의 강대성”이라면서 “주체혁명위업은 오늘 일찍이 없었던 새로운 격변기, 고조기에 들어섰으며, 첩첩이 가로놓인 도전과 장애를 정면돌파하며 강국건설의 웅대한 목표를 향하여 더 큰 걸음을 내짚어야 할 지금과 같은 중대한 시기에 당과 혁명을 승리와 영광의 한길로 이끄실 분은 오직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혁명위업을 빛내이며 계승발전시켜 나아가는 김정은 동지밖에 없다”(추대사)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대회 마지막날 결론에서 사회주의건설의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비상히 증대시켜 모든 분야에서 위대한 새 승리를 이룩해나가자는 것이 이번 당대회의 기본사상, 기본정신이라면서 전당이 “이민위천, 일심단결, 자력갱생”의 세 가지 이념을 다시 깊이 새기고 더 높이 들고 나갈 데 대한 강조했습니다. 우선 이번 당대회 소식에 접한 박사님의 소감부터 말씀해주십시오.

한호석 : 전혀 예상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 괴질확산으로 전 세계가 고통과 불행을 겪고 있는 인류사의 암흑기에 평양에서는 참으로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조선의 전국 각지에서 모여온 5,000명 당대표들과 2,000명 방청자들이 4.25문화회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두기도 하지 않고 무려 8일 동안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를 진행했던 것입니다. 이 놀라운 광경은 조선이 국가방역투쟁에서 다른 나라들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완벽한 승리를 이룩하였음을 전 세계 앞에 현실로 입증한 것입니다. 앞으로 인류에게 계속 닥쳐올 무서운 괴질확산재앙과 기후재앙 앞에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어느 쪽이 사는 길이고 어느 쪽이 죽는 길인지를 현실로 보여줄 것입니다.


우선 이번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가 어떻게 준비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발표한 8차 당대회 개회사에 따르면, 지난해에 조직된 비상설중앙검열위원회가 제7차 당대회의 결정을 집행한 당사업정형을 4개월 동안 분석, 총화했다고 합니다. 주목되는 것은, 비상설중앙검열위원회가 수많은 료해검열소조들을 전국 각지에 파견하여 현장실태를 료해하고 현장에서 일하는 로동자당원, 농민당원, 지식인당원, 군인당원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또한 료해검열소조들은 각 성과 중앙기관들에 파견되어 중앙의 실태를 료해했다고 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개회사에 따르면, 현장에 파견된 료해검열소조들은 제7차 당대회의 결정을 집행하는 데서 잘못한 것은 무엇이고, 할 수 있는 것을 하지 않고 태공한 것은 무엇이고, 실리적으로 한 것은 무엇이고, 형식적으로 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이고, 당적 지도에서의 결함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비롯하여 “그 진상을 빠개놓고 투시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로동신문> 2020년 12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2020년 12월 중에 전국 각지에서 조선로동당 각급 조직대표회들이 진행되었는데, 그 회의에서는 지난 5년 동안 각급 조직들이 집행해온 당사업을 각자 총화하고, 새로운 지도기관을 선거하고, 제8차 당대회에 참가할 대표자를 선거하고, 방청자를 추천하였다고 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개회사에 따르면, 중앙당 부서들과 전국 당조직들이 지난 5년의 사업정형을 총화한 자료들과 함께 앞으로의 투쟁목표와 계획에 대한 혁신적이며 구체적인 의견들을 당중앙위원회 정치국과 대회준비위원회에 보내왔다고 합니다.

현장에 내려가 실태를 료해하고, 전체의 총의가 반영된 조직적 의사를 상향식으로 결정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본원리가 아닙니까?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는 그런 민주주의의 근본원리에 따라 가장 민주적인 방식과 절차로 준비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사회주의적 민주주의의 본태입니다.

그러면 제8차 당대회에 참가한 대표자들의 구성을 살펴봅시다. 김정은 총비서의 개회사에 따르면, 당중앙지도기관 성원 250명과 각급 당조직들에서 선출된 대표자 4,750명을 합해 모두 5,000명이 8차 당대회에 참가했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당간부대표 및 정치간부 대표는 1,959명,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당원대표는 1,455명, 행정경제부문 대표는 801명, 군인대표는 408명, 과학, 보건, 문학예술, 출판보도부문 대표는 333명, 근로단체대표는 44명이라고 합니다.

2016년 5월에 진행된 제7차 당대회에는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당원대표 786명이 참가했었는데, 이번 8차 당대회에는 현장에서 일하는 핵심당원대표 1,455명이 참가했습니다. 두 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또한 제7차 당대회에는 행정경제부문 대표 423명이 참가했었는데, 이번 8차 당대회에는 행정경제부문 대표 801명이 참가했습니다. 역시 두 배도 늘어났습니다. 이런 배증현상은 현장에서 일하는 당원들과 간부들이 이번 8차 당대회에 많이 참가하였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개회사에서 이번 8차 당대회는 “일하는 대회, 투쟁하는 대회, 전진하는 대회”로 준비되었다고 언명했던 것입니다.


통일문제에서 엄중한 현실인식으로 시작된 대회보고


강민화 : 오늘 대담은 당대회에서 진행된 김정은 총비서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했으면 합니다.

당대회에서는 우리 자체의 힘, 주체적 역량을 백방으로 강화하여 현존하는 위협과 도전들을 과감하게 돌파하고 우리식 사회주의건설에서 새로운 비약을 일으키며 확실한 전진을 이룩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당대회보고의 진수라고 지적했습니다. 대회보고는 총결기간의 성과, 사회주의건설, 조국통일과 대외관계, 당사업에 관한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셋째 체계인 “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발전에 대하여”를 위주로 말씀을 나누어보도록 하십시다.

우선 대회보고에서 조국통일문제에 관한 김정은 총비서의 언급은 “우리 민족은 북남관계의 심각한 교착상태를 수습하고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가 아니면 대결의 악순환과 전쟁의 위험 속에서 계속 분렬의 고통을 당하는가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엄중한 현실인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대회보고는 상황이 엄중해진 원인이 남측 당국에 있으며, 그들이 이중적이며 공평성이 보장되지 않은 사고관점으로 북측을 몰아붙이려 할 때에는 부득불 남조선을 달리 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결별선언에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앞으로 북남관계가 회복되고 활성화되는가 못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남측 당국의 태도여하에 달렸다”고 상황타개의 여지를 남겨놓았습니다. 남측 당국은 “남북합의를 이행하려는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이인영 통일부장관)고 말합니다만, 박사님은 남북관계의 전망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호석 : 지난해 2020년의 현실이 보여준 것처럼, 남북관계는 파국에 빠졌습니다. 2022년 3월 9일 남측에서 대통령선거가 실시될 것인데, 그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습니다. 2020년 6월 16일 북측이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한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것은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공약한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폭음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갔음을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폭파된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복구하기 힘는 것처럼, 파탄된 남북관계도 개선하기 힘듭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가 파국에 빠지기 전에 엄중한 사태를 직시하고 해결방안을 찾았어야 했는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불신과 대결을 불러왔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8차 당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문재인 정부가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자행하였다고 매우 강한 어조로 비판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자행한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김정은 총비서의 사업총화보고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첨단군사장비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계속 강행하면서 “무력현대화에 더욱 광분하고”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남조선당국이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해버릴 때 비로소 공고한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북남관계개선의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언명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부는 미국산 첨단군사장비를 무더기로 반입하고, 미국군의 지휘를 받는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면서 “북남합의리행에 역행하고”있으며, “방역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드는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 김정은 총비서의 엄중한 비판입니다. 나는 남측 정부의 그런 행태가 2022년 3월 9일 남측 대선 이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도 여전히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2000년 6월 15일 6.15공동선언이 발표된 이후 오늘까지 20년 동안 남북관계는 일시적으로 풀렸다가도 남측 정부의 합의불이행과 합의역행으로 파탄되는 사태가 반복되었습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대결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대미발언에 반영된 조선의 정책적 선택


강민화 :다음은 조미관계입니다. 머지않아 미국에서는 바이든 정권이 등장합니다. 트럼프 정권 때는 조미정상회담이 진행되었지만, 조선을 “독재자, 폭력배”라고 말한 바이든이 집권하면 조미관계가 다시 후퇴하지 않겠는가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그런데 대회보고는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며 미국을 “우리 혁명발전의 기본장애물, 최대의 주적”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조미관계수립의 열쇠는 역시 미국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면서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박사님은 바이든 새 정권의 대조선정책에 대해서 어떻게 예견하십니까?

한호석 : 앞으로 며칠 뒤 출범하게 될 바이든 행정부는 대조선정책에서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후퇴할 것입니다. 트럼프는 대조선정책에서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네 가지 특별행동을 취했습니다. 그가 취한 네 가지 특별행동은 사상 처음으로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것,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겠다고 공약한 것,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내부적으로 거론한 것,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유지한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트럼프의 네 가지 특별행동은 정책적 효과를 발생시키지 못하고 소멸되었습니다. 그렇게 된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절대로 받아줄 수 없는 ‘리비아식 비핵화방안’을 꺼내놓고 회담을 결렬시키고 상호불신만 키웠습니다.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라고 지시했으나 당시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는 그의 지시를 거부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분산된 형태로 계속 강행라고 명령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주한미국군 철수문제를 몇 차례 거론했으나 각료들의 반대로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하라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마지막 초청에 응답하지 않는 바람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친분관계도 끝장이 났습니다.

그런데 조 바이든은 조미정상회담에 관심이 없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거나 주한미국군을 철수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친분관계를 가질 기회는 언제가도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바이든 행정부에 기대를 걸지 않습니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미국에서 누가 집권하든 미국이라는 실체와 대조선정책의 본심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던 것입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의 정책적 선택은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말한 것처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것밖에 없습니다. 정세를 오판하는 미국의 정세분석가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사업총화보고에서 새로 등장할 바이든 정권을 압박하려는 의도에서 강경한 대미발언을 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그것은 오해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외교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의 주적인 미국”을 군사적으로 제압하고 굴복시키려는 것입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올해 2021년에는 조미관계가 극단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조미관계에서는 2017년의 군사대결상황보다 더 험악한 군사대결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런 험악한 군사대결상황에서 무슨 돌발사건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조선이 사상 최악의 군사대결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비축하고 끊임없기 강화하고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조선의 핵무력은 세계 최강의 핵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하는 전쟁억제력



강민화 :김정은 총비서는 대회보고와 결론에서 국방력강화문제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대회보고는 총결기간 국가핵무력건설대업을 빛나게 완성하고 국가방위력강화에서 커다란 전변을 가져옴으로써 조선을 명실공히 세계적인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부상시켰다면서, 그 의의에 대해서 “대국들이 우리 국가와 민족의 리익을 제멋대로 흥정하려들던 시대를 영원히 끝장냈다”고 언명했습니다.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2012년 4.15 열병식에서 선포한 ‘지정학적 숙명론’의 종식을 핵무력을 배경으로 해서 이번에 재확인한 것이라고 봅니다만, 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호석 :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살펴봅시다. 조선은 세계적인 핵강국으로 등장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사업총화보고에서 다탄두개별유도기술을 완성하고, 신형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고,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하는 사업이 마감단계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런 엄청난 핵무력강화사업은 핵강국들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과 일본은 핵강국 조선과 적대관계에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핵강국 조선에 대응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지만, 미국의 핵우산 아래 묶여있기 있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갖지 못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은 0%입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은 재래식 첨단무기를 개발하거나 수입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제아무리 재래식 첨단무기를 많이 쌓아놓아도 조선의 강력한 핵무력을 당할 수 없습니다. 핵무기는 절대무기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조선과의 군비경쟁에서 완패했습니다.

그런데 조선은 핵무기도 갖지 못했고 앞으로도 가질 수 없는 한국과 일본을 상대로 핵무력을 보유한 것이 아닙니다. 조선의 핵무력은 세계 최강의 핵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하는 전쟁억제력입니다. 여기서 전쟁억제력이라는 말은 미국이 조선을 상대로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게 억제한다는 뜻입니다. 조선의 전쟁억제력은 미국의 전쟁도발을 억제하는 핵억제력입니다. 조선이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미국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은 조선에게 전쟁을 도발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중국의 안전까지 보장되고 있는 것입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통일되면, 미국은 아시아대륙에서 완전히 밀려나게 될 것이고, 미국의 작전반경은 섬나라 일본으로 대폭 축소될 것입니다. 머지않아 중국이 대만을 통일하면, 일본은 삼면이 완전히 포위되어 힘을 쓰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일본의 북쪽에는 핵강국 로씨야가 있고, 일본의 서쪽에는 통일된 핵강국인 우리나라가 있게 될 것이고, 일본의 남쪽에는 대만을 통일한 핵강국인 중국이 있게 될 것인데, 핵강국들에게 삼면이 포위된 섬나라 일본이 어찌 힘을 쓸 수 있겠습니까!

일본의 삼면이 주변 핵강국들에 완전히 포위당하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동북아시아를 위협해오던 자기의 낡은 핵우산이 확 찌그러드는 꼴을 보게 될 것이고, 일본은 건국 이래 최악의 안보위험 속에 빠져들 것입니다. 이러한 동북아시아 정세의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발점은 바로 우리나라의 통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통일은 한(조선)반도의 정세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동북아시아 정세 전반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강력한 핵무력을 가진 통일국가로 세계무대에 당당히 등장한 이후에 동북아시아의 정세는 또 얼마나 변화될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미국이 조선의 핵억제력에 대해 오판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강민화 : 대회보고는 조선이 책임적인 핵보유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자기들을 겨냥하여 핵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남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도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있고 적대세력들의 침략전쟁위험이 계속되는 한 혁명무력의 역사적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면서, 핵기술의 고도화와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의 발전 등 국가방위력의 강화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특히 전략무기의 명중률 제고나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의 개발도입,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의 보유 등이 강조되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남측 언론들은 이에 대해서 국가방위력강화문제라기보다 북측이 바이든 정권 출범을 앞두고 강공카드를 먼저 꺼내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호석 :어떤 사람들은 조선이 국가핵무력을 완성했다고 하면서, 왜 핵무력을 더 강화하려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합니다.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이 핵무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6.25전쟁의 경험을 되돌아봅시다. 6.25전쟁 당시 미국은 전 세계에서 핵무기를 가진 유일한 나라였습니다. 소련이 첫 핵시험을 진행한 날은 1949년 8월 28일이었는데, 1950년 6월 당시 소련은 핵시험을 통과한 원시적인 핵폭탄밖에 갖지 못했습니다. 당시 소련은 그런 원시적인 핵폭탄으로 미국의 핵공격에 맞설 수 없었습니다. 중국이 소련의 기술지원으로 핵무기개발을 시작한 때는 1954년이었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6.25전쟁 당시 소련과 중국은 미국의 핵공격을 크게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핵공격을 우려한 소련은 6.25전쟁에 파병하지 않았고, 중국은 중국인민지원군을 파병했지만, 미국의 핵공격을 우려했기 때문에 38도선 이남으로 진격하는 작전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만일 6.25전쟁 중에 조선인민군이 중국인민지원군과 함께 38도선을 넘어 총공격으로 진격하였다면, 능히 서울을 점령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조선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하면, 미국은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 분명했습니다. 실제로 당시에 미국 군부가 작성한 군사기밀문서들에는 38도선 이북지역과 중국 동북지방을 핵공격으로 초토화하려는 작전방안을 검토하였다는 사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지원군이 한때 서울을 점령하였으나, 다시 북으로 후퇴하여 개성만 점령하고 더 이상 남진하지 않은 이유는 미국이 보복핵공격을 가할 위험을 감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6.25전쟁이 정전된 이후 67년이 흐른 오늘 조선은 핵무력을 강력한 전쟁억제력으로 틀어쥐고 있습니다. 이것은 조선의 핵무력이 미국의 전쟁도발을 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이 서울을 점령할 수 있었는데도 미국의 보복핵공격을 불러오지 않기 위해 개성만 점령할 수밖에 없었던 6.25전쟁의 경험은 반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만일 조선이 조국통일대전을 수행해도 미국은 조선의 강력한 핵억제력을 의식해서 조선을 감히 공격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전쟁에서는 종종 오판도 있습니다. 만일 조선이 조국통일대전을 수행하는 경우 미국이 조선의 핵억제력을 오판하고 조선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선은 미국이 조선의 핵억제력에 대해 오판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조선은 자기의 핵억제력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를 미국에게 실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조선은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이후에도 핵무력을 더 강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민족이 세우려는 통일국가는 자주국가, 평화국가, 번영국가

강민화 :지난해는 조선에서 조국통일과 남북관계에 대한 언급이 없는 상황이 1년간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겠습니다만, 그럴수록 이번 8차 당대회를 주시해야 하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당대회 보고를 통해서 비록 정세는 복잡하지만, 조국통일은 여전히 절박한 민족적 과제라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8차 당대회 결론에서 “오늘 우리 혁명의 외부적 환경은 의연 준엄하고 첨예하며 앞으로도 우리의 혁명사업은 순탄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극복하지 못할 난관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은 조국통일을 지향하는 데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조국통일이 더 아득히 멀어졌다고 한탄하고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통일도상에 놓인 난국을 타개하는 것은 자신의 과제라고 생각해야 하겠지요. 오늘 분단상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통일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갖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언제나 동포들과 함께 “백두에서 한나까지 조국은 하나다”를 외치며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이라는 노래를 열창하는 나는 박사님이 지난해 연말에 발표하신 연재글에서 “한 나라 영토에 두 나라가 존재할 수 없다”고 서술하신 데 대해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한호석 :한 나라 영토에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논리적 모순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영토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 존재한다는 논리적 모순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그냥 보아넘기는 무심한 동포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영토에 두 나라가 존재한다는 모순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습니다. 만일 그 모순을 방치하고 수수방관한다면, 우리는 어느 한 순간도 민족적 양심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누구나 공감하는 것처럼, 국가문제는 민족의 생사존망과 직결된 가장 중대한 문제입니다. 통일문제는 국가문제이며, 민족의 분렬상처를 치유하고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절박한 문제입니다. 지난 시기 우리나라가 일제침략자들에게 강탈당했을 때, 우리 민족 전체가 망국노로 전락했던 것처럼, 국가문제는 민족의 생사존망을 결정합니다. 오늘날 미국이 우리나라의 분단체제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은 분렬의 고통과 불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8천만 민족은 우리나라 영토에 두 나라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극단적인 모순을 깨뜨리고, 우리나라 영토에 반드시 통일국가를 세워야 하는 것입니다.

첫째, 우리 민족이 세우려는 통일국가는 자주국가입니다.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과정 자체가 민족분렬을 극복하고 민족적 자주성을 완성하는 과정이므로, 통일국가가 자주국가로 되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이 분명합니다.

둘째, 우리 민족이 세우려는 통일국가는 자주국가이며 동시에 평화국가입니다. 우리 민족이 통일국가를 세워야, 그 통일국가 안에서 영원한 평화와 안전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평화를 실현한 다음에 우리나라가 통일되는 게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평화가 실현되는 것입니다. 명백하게도, 우리의 통일국가는 남과 북이 한 나라 안에서 단일민족으로 공존하고 공영하는 평화국가입니다.

셋째, 우리 민족이 세우려는 통일국가는 자주국가이며, 평화국가이며 동시에 번영국가입니다. 통일국가가 건설되어야 민족경제의 무궁한 번영과 민족문화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할 수 있습니다. 단일민족이 남과 북으로 분렬되어 서로 반목하고 대결하는 분단체제에서는 민족경제도 제대로 발전할 수 없고 민족문화도 제대로 발전할 수 없습니다. 싸우는 집안은 망한다는 말은 우리 민족의 분단현실에도 부합됩니다. 민족번영의 길, 민족자존의 길은 민족화해로 민족분렬을 극복하고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우리 8천만 단일민족은 반드시 통일국가에서 함께 화목하게 살아야 할 운명을 타고난 민족입니다.


통일국가건설의 주역은 우리 동포들 자신


강민화 :이번 당대회 보고에서 지적된 남북합의를 존중하고 성실히 이행하는 데서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이야말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가 결정한다고 하는 민족자주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대회보고를 읽어볼수록 민족자주에 평화도 있고, 남북관계의 정상화도 있고, 조국통일도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이번 당대회에서 개정된 당규약에서는 해외동포들의 민주주의적 민족권리와 이익을 옹호보장하고 그들을 애국애족의 기치 아래 묶어세우며 민족적 자존과 애국적 열의를 불러일으킬 데 대한 내용이 새로 명기되었습니다. 그런데 재일동포사회에서는 분단의 장기화되는 속에서 세대가 바뀌면서 7.4공동성명이 무엇이고, 6.15공동선언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동포들이 나오고, 심지어는 조국통일을 지향하는 데서 근본이 되는 민족의식이 희박해지는 경향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필요하면 원점에 돌아가서라도 통일문제에 대해서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박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호석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통일국가건설은 우리 민족의 생사존망에 직결된 문제입니다. 이처럼 중대한 역사적 과업을 수행하는 조국통일운동에 참여하지 않고, 민족의 분렬고통을 외면하는 사람에게는 민족적 양심이 없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통일이라는 말을 갈라진 것이 다시 합해진다는 사전적 의미로 이해하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입니다. 통일의 진정한 의미는 통일국가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또한 통일이라는 말은 남과 북에 각각 존재하는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회체제를 통일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남과 북의 사회체제가 이질적이고 대립적인데, 그런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회체제를 단일화한 뒤에 통일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 중의 착각입니다. 왜냐하면 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이전의 분단상태에서는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회체제가 절대로 단일화될 수 없으며, 분단상태가 장기화될 수록 되레 더 이질화되고 더 대립적으로 전화되기 때문입니다. 하루빨리 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통일국가 안에서 남과 북의 사회체제가 이질성과 대립성을 완화할 것이고, 남과 북의 사회체제가 공존, 공영하는 새로운 미래가 창조될 것입니다.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남과 북의 사회체제가 이질성과 대립성을 완화하고 공존, 공영하는 우리의 통일국가는 인류사에서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위대한 나라로 될 것입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우리의 통일국가는 위대한 통일강국입니다.

통일국가 안에서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회체제가 완전히 단일화되는 것은 장차 통일국가 안에서 태어날 새로운 세대에게 주어질 역사적 임무로 될 것입니다.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회체제 안에서 살아온 우리 세대에게 주어질 역사적 임무는 통일국가를 하루빨리 건설하는 것이지,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사회체제를 단일화하는 것이 아닙니다.

통일국가건설의 주역은 우리 동포들 자신입니다. 민족의 운명과 나 개인의 운명을 하나로 일치시킬 때, 바로 그렇게 할 때 우리는 민족적 양심이 절박하게 요구하는 통일국가건설운동에 참가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물론 통일국가건설운동은 개인들이 개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 전체가 수행하는 전민족적인 운동입니다. 하지만 나 같은 개인이 전민족적인 조국통일운동에 참가해서 무슨 도움이 될 수 있겠는지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조국통일운동단체들에 가입해서 활동할 수도 있고, 조국통일운동단체들을 재정적으로 후원할 수도 있습니다. 작은 이슬방울들이 모이고 흘러들어 커다란 강물을 이루듯이, 개별적 동포들이 모이고 힘을 합하면 통일국가건설의 거대한 흐름이 분단세상을 통째로 바꿀 것입니다. 통일국가건설이 절박한 과제로 다가온 올해 2021년에 그런 거대한 흐름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강민화 :장시간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로나재앙 속에서 맞이한 새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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