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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게 희망을 걸었던 게 너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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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흥노
댓글 0건 조회 3,421회 작성일 21-01-1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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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 돌연 기밀문서가 공개됐다. 물론 중요한 부분은 지워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대충 전박적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자료라 하겠다. 이 기밀문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가 작성한 '인도 태평양 전략 기반' (Framework) 관련 문서의 일부다. 지난 12일에 공개된 것으로 우선 공개 배경이 궁금하다. 정확하게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바이든 정권으로 하여금 트럼프 정권이 추구하던 '인도 태평양 전략'을 유지 고수하라는 취지가 아닐까 싶다. 

이것이 언제 작성된 것이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이후에 부쩍 '인도 태평양 전략'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18년 경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18년 <6.12 싱가포르 조미정상회담> 이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19년 <2.28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은 즉석에서 깨진 것이 아니라 미리 결렬시킨다는 계획표에 따라 거덜낸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겉으로는 웃음을 띠고 진지한 척하며 대화를 하면서 뒤로는 완전한 비핵화 (CVID)에 방점을 찍고 압살공작을 펴왔다는 것이다. 

미국 뿐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평양의 위협이 존재해서는 안된다는 방침에 따라 북의 목을 최대한으로 조여 핵을 완전히 포기케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모든 수단 방법을 동원해 북을 고사시킨다는 계획으로 최대한 제재 압박을 가해야 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들어난 것은 트럼프가 남북 정상과 했던 약속은 사기였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양두구육'이라고 봐야 맞는 말이다. 트럼프는 양가죽을 뒤집어쓴 이리였다는 게 만천하에 들어난 것이다. 

이 기밀문서를 공개하면서 오브라이언 안보보좌관은 지난 3년 간 미국은 트럼프의 국가안보전략을 수행했다고 발표했다. 싱가포를 조미회담 직전까지 볼턴 보좌관은 '리비아식'을 주장했고 펜스 부통령도 거기에 동조해서 평양이 대화 불가를 통보하자 미국이 태도를 바꿔 싱가포르 회담이 성사됐던 것이다. 이 산안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이기에 평양이 서명했고 문 정권도 만족했던 터다. 초기 싱가포르 선언 당시에는 트럼프가 융통성을 발휘해서 한바도 비핵 평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기밀문서의 공개에서 명백하게 들어난 것은 역시 미국은 믿을 게 못되고 제국주의적 패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는 걸 절감케 만든다.그러나 이제는 미국의 형편이 달라졌다. 거덜난 민주주의에 코로나로 한동안 어려운 고비를 넘겨야 한다. 거기에 남북이 한목소리를 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평양의 국제적 위상이 크게 향상됐고 핵강국으로 올라섰기에 미국은 과거의 버릇을 고집할 수 없게됐다. 어떤 압박이나 제재도 끄덕없는 평양이기에 실패한 제재 전략을 버리고 '싱가포르선언'에 근접하는 정책 수정을 하는 길 밖에 없다. 완전한 비핵화란 불가능한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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