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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승 칼럼] 과거를 회고한다 25. 백운산 800고지를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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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6,871회 작성일 21-01-05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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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승 칼럼] 과거를 회고한다 25

백운산 800고지를 잊을 수 없다.

[민족통신 편집실]


김영승 선생 (비전향장기수, 통일운동가)


백운산은 전남도당의 핵심기지였다. 백운산은 접산이다. 상봉, 따리봉, 도슬봉이 있다. 이 세 봉우리 안쪽을 내각이라 하고 그 바깥쪽을 외각이라고 불렀다. 내각에는 당기관산하의 성원들이 진지를 만들어 활동했고 무장부대는 와곽에 주둔 하고 투쟁했다.

좀더 지형지세를 말한다면 도슬봉을 중심하여 순천 용개산까지 연결된 활동지역이다. 특히 제1차 적들의 대대적인 동기공세 후는 남태준부대가 진지를 중심으로 내각을 방어하며 투쟁했고, 상봉넘어 진상골을 중심으로 전남연대와 전남부대가 활동했고, 박우리봉을 중심으로 광양군당산하 단체와 무장부대가 활동했다.

800고지를 중심한 깃대봉 능선을 타고 우측 골짝은 옥룡골이 길게 펼쳐있고 반대편은 섬진강을 따라 진상, 진월, 옥곡면까지 펼쳐있다.

800고지는 광양쪽에서 소위 토벌대들이 백운산에 올라오는 관문 역할을 했다. 그래서 적들이 백운산을 침공했다하면 800고지를 탈환해야했다. 왜냐면 800고지에서 삼각고지를 경유해 하봉을 거쳐 상봉을 점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800고지에서 적아간에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우리 부대들이 800고지 넘어 골짝에서 깃대봉을 넘어야 옥룡골로 들어 올 수 있기 때문에 적들의 공세가 있을 때는 깃대봉을 점령하고 우리의 기습을 피하기 위하여 주위에 지뢰매설을 하기도 했었다. 지뢰매설한 것을 모르고 밤에 깃대봉 기습전에 들어가다 지뢰로 인하여 동지들이 희생을 보기도 했다.

1953년부터는 우리가 지나는 통로나 마을 뒤 길이나 주둔처 주위에 지뢰매설을 하고 있어 우리의 희생으로 인한 위생역량의 많은 피해를 보기기도 했다. 특히 남태준 부대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

그래서 지뢰탐지기 사용을 훈련하기도 했으나 밤에는 촉각을 다투는 행군길이기 때문에 언제 탐지기를 사용할 시간여유를 갖지 못하여 훈련에 그치고 말았다. 단 예상되는 매설지대를 피하고 행군하는 데는 몇 배의 힘과 고통이 따르는 것을 전제로 해야 했다.

1953년 9월 초순에 전남부대가 800고지 너머 골짝에 아지트를 쓰고 있을 때 800고지 중초를 책임지고 2명이 보초를 보고 있다가 한 동지를 부대 진지로 내려 보내 보고토록하고 나는 단신으로 남아 있었다.

오후 들어 적의 정찰기가 800고지 위서부터 상봉까지 펼쳐진 능선을 따라 날개를 좌우로 요동하면서 정찰을 하고 있었다. 그 당시는 사전 정찰이 있으면 반드시 끝난 후에 토벌대들이 올라와 공세를 감행했었다.

800고지 중초를 서고 있던 필자는 머리위 가깝게 다가오는 정찰기를 m원으로 한방 쏘면 적중할 것 같아 자신을 노출시켜 가깝게 다가오는 정찰기를 향해 몇방 갈겼으나 명중하지 못해 얼마나 서운하였는지 모른다. 정찰기는 나의 총격을 받고 날아가 버리더니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쌕새기 5대가 날아와 타원형을 그리며 숨 돌릴 시간 없이 맹폭격을 자행했다.

고지에 엎드려 있는데 이를 피하지 않으면 기관포에 맞아 죽겠다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났다. 촌각도 여유를 주지 않고 기관포 사격을 자행하며 나중에는 소유탄까지 발사하고 기름통을 떨어뜨리면 불이 나서 능선을 태우고 불길에 얼굴 살결이 지글지글 타서 진물이 나고 껍질이 벗겨지는 상처를 받기도 했었다. 당시는 치료약도 없어서 너무도 고통을 많이 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필자는 타원형의 간격 사이를 순간적으로 이용해 데굴데굴 굴러 내려오다 죽은체하면서 적들의 사격망을 피함으로 인하여 무사히 살아남게 되었다.

그 후로는 노출한 상태에서의 활동은 접고 위장에 신경을 썼다. 정찰에 노출되면 적들의 주공목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직접적인 경험이 상황판단에 산 교훈을 주기도 했다.

전투에서 많은 동지들이 희생되기도 한 백운산 800고지를 잊을 수 없다.

희생된 동지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면서 조국통일 위에 영생하기 바란다

2021. 1/3. 필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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