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핵화가 현실적 실용적으로 변화하는 게 미국의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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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선비핵화'가 가능하다고 해서 주장하는 건 아니다. 미국은 어느선이면 북측이 수용할 수 있다는 걸 너무도 잘 안다. 그렇다면 왜 굳이 끈질기게 '선비핵화'를 외칠까? 그것은 핵타결을 위한 주장이 아니고 대화를 않겠다는 걸 위장한 위장술이라고 봐야 맞다. 지금까지 3 번의 핵타결 기회가 있었다.
94년 '제네바조미기본합의서'가 성공적으로 진행돼서 북측 군참모장이 백악관을 방문하고 클링턴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준비하기 위해 울부라이트 국무장관이 방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알 고어 민주당 후보가 낙마하는 바람에 클링던 방북이 끝내 무산되고 말았다. 두 번째 기회는 2005년 '베이징 조미공동선언'으로 핵타결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2008년에는 뉴욕필하모니가 핵타결 축하공연이라 할 수 있는 평양공연 까지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과 일본의 극열한 반대로 끝내 허사가 되고 말았다. 위의 두 번 타결 기회는 모두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하지 못한 시기였다.
세 번째는 18년 '싱가포르 조미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핵타결의 기회가 찾아들었다. 조미 간 전쟁 일보 직전 까지 갔다가 17년 말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고 '힘의 규형'을 선언하자 트럼프가 조미 대화에 나서게 된 것이다. 세상이 놀랐고 우리 겨레는 두둥실 춤추며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드디어 2차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됐다. 남북미 3국 실무진이 머리를 맞대고 밤잠을 설치며 합숙 까지 하고 조미공동선언을 완벽하게 준비했다. 하노이 회담은 이 선언에 서명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느닷없이 미국이 '선비핵화'를 내밀고 더 양보하라고 욱박질러대는 추태를 부렸다. 이 자리는 밀고당기는 협상의 자리가 아니라 준비된 선언에 서명의식을 하는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미국측은 '선비핵화'에 해당하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지금까지 '선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는 있어본 일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는 건 자명하다.
하노이 회담 결렬은 여러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 먼저 트럼프의 한계점이 밝혀졌다. 그는 초장에 열을 내고 덤벼들기는 했으나 결국 반북 조미 대화 반대라는 미주류의 두터운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고 말았다. 두 번째로 밝혀진 건 미국은 한반도 비핵 평화에 관심이 있는 게 아니라 현상유지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선 미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남한의 역할에 차질이 생길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 보다 남북이 하나가 되면 주한미군철수 문제가 야기될 수 있고 나아가 미국의 패권쟁탈전에 당장 장애가 조성될 수 있다는 걸 우련한 것이다.
실패한 '선비핵화'는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하다는 게 밝혀지면서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 실용적 현실적 접근법이 대두되고 있다. 이것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북비핵화 보다 북핵을 억제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적대관계에서 친선관계로 전환하면 조선과 우호관게로 발전될 수 있어 안보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세계적 핵물리학자인 헤커 박사, '페리보고서'로 유명한 페리 전국방, 그리고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핵억제가 최선의 방법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때를 같이해 서울에서도 주한미군철수, 유엔사 해체, 북핵 인정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 나성의 오인동 의학박사와 미시간주의 박문재 의학학사 등은 몇 년 전부터 북핵은 민족 공유, 겨레의 핵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해오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변하면서 인간의 생각도 많이 변하는 모양이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는 못산다고 아우성치던 게 이제는 옛말이 됐다. 통일은 우리의 숙명이고 통일 없이는 평화도 가짜라는 불변의 원칙을 고수해야 하는 우리는 통일을 조기에 달성해야 할 운명인 깃이다. 그렇다면 굳이 기존의 핵을 포기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더구나 핵강국에 둘러싸인 우리의 지정학적 조건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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