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제4회 > 통일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통일게시판

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제4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1,987회 작성일 21-03-26 19:27

본문

01.jpg

제 1 장

4

 

대지를 포근히 싸고도는 봄볕은 한없이 부드럽고 따스했다. 아침녘에는 이따금 산들거리는 바람끝에 서늘한 기운이 감겨도는가싶더니 해발이 비쳐오기 시작하자 어느새 가셔져버렸다. 포장한 도로우에 피여오르는 아지랑이는 눈이 시도록 아물거렸다. 마치도 봄볕에 소생한 미세한 생명체들이 무수히 떼를 지어 신비로운 원무를 펼치는듯싶었다. 길옆의 공지에는 해묵은 풀잎사이로 파릇파릇 새싹이 돋았다. 그 연연한 잎새들은 가닥가닥이 흘러내리는 해살에 생기롭게 나붓기며 싱그러운 향기를 풍기였다.

봄볕이 짙게 어린 도로를 달려오던 여러대의 승용차가 9월제련소 정문앞에서 멎었다.

맨 앞차의 문이 열리였다.

그 순간 정문에서부터 시작된 제련소구내길의 량옆에 서있던 군중들이 꽃다발을 흔들며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를 터치였다.

경애하는 김정일동지께서 차에서 내리셨던것이다. 뒤따라 수행원들도 차에서 내리였다.

나이탓으로 허리가 굽을사 한 공훈로장이 그이께로 다가가 꽃다발을 드리였다.

만세의 함성이 더욱 고조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환호하는 군중에게 반가운 미소를 보내시였다.

지배인 류명식과 당비서 황석태가 그이께 인사를 올리였다. 두 일군은 50대의 중반기에 이른 비슷한 나이였다. 그러나 체모와 외양은 대조적이였다. 류명식은 유순해보이는 너부죽한 얼굴에 키가 작은 편이였으나 황석태는 틀진 체구에 열정이 넘치는 두리두리한 얼굴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과 차례로 인사를 나누시였다.

《제련소에서 티탄합금직장이 조업을 했다는 보고를 받고 인차 내려와보고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련이어 회의들이 있었고 다른 급한 일들이 겹치다보니 오늘에야 왔습니다.》

《저희들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를 모시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황석태는 얼굴에 절절한 빛을 담고 이렇게 말씀올렸다. 지난 몇달동안 매일같이 기다려오던 간절한 마음을 저도 모르게 헤쳐보이였다.

《나도 그 기쁜 소식을 들은 날부터 늘 동무들을 생각했습니다.

9월제련소 로동계급과 금속공학연구소 과학자들이 참으로 큰 일을 해놓았습니다.… 오늘 여기에 연구소 과학자들도 참가했습니까?》

《저기 맨 앞줄에 선 동무들이 연구사들입니다.》

황석태가 손을 들어 환호하는 군중의 앞대렬을 가리켰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들에게 다시 손을 들어보이시였다. 귀밑머리가 희슥한 손관식소장을 비롯한 여러 학자들은 낯익은 얼굴들이였다. 티탄연구가 시작되던 초시기부터 여러차례 자리를 함께 하셨던 학자들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반가움에 넘치는 눈인사를 보내시였다. 그러시다가 황석태를 돌아보며 물으시였다.

《그런데 왜 양영복선생이 보이지 않습니까?》

《일본에 다녀온 후 몸이 불편해서 요사이 집에서 안정을 하고있습니다.》

내처 웃으시던 김정일동지의 얼굴에 얼핏 심려의 빛이 떠올랐다. 이미 고중환을 통해 일본에서 받은 충격때문에 양영복의 심장이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 그 기억을 되새기며 황석태에게 다시 물으시였다.

《그 선생의 병세가 어떻습니까?》

《점차 나아가고있습니다. 며칠전부터는 바깥출입도 하고 산보도 한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돌아가실적에 양영복의 집에 들려서 문안을 하실 생각이시였다.

제련소일군들의 안내를 받으시며 그이께서는 제련소구내에 들어서시였다. 구내길 초입에는 두개의 강철기둥에 떠받들린 대형구호판이 머리우로 건너갔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6기 제13차전원회의 결정을 철저히 관철하자!》

전원회의는 지난 3월 7일부터 11일까지 열리였다. 전원회의에서는 과학교육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킬데 대한 결정서가 채택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회의를 결속하시면서 강령적인 결론을 하시였다.

력사적인 그 전원회의가 있은 때로부터 두주일밖에 안되였다. 그러나 제련소에서는 벌써 그런 구호를 내걸었다.

얼핏 구호에 시선을 주셨던 김정일동지께서는 넓은 길 량옆에 늘어선 군중의 환영에 답례를 보내며 걸음을 옮기시였다.

그럴수만 있다면 그들 매 사람의 손을 부여잡고 뜨거운 치하와 고무를 해주고싶으시였다. 구내길이 깊어지면서 이곳 로동계급의 열정의 분출인양 전로와 가열로들의 동음이 더욱 거세차게 울리였다.

티탄합금직장에 이르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위를 둘러보시였다. 새로 지은 건물의 벽체는 은은한 회색벽인데 다른 곳에서는 볼수 없는 칠감을 발랐다.

《저 칠감이 티탄백으로 만든게 아닙니까?》

《예, 바로 그렇습니다.》

류명식이 대답올렸다.

《이 직장은 간판을 보지 않고 건물의 외양만 보고도 티탄직장이라는것을 알겠습니다.》

그이께서는 수행원들을 돌아보시며 말씀하시였다. 그러나 수행원들은 누구도 《티탄백》으로 불리우는 티탄분말이 다른 그 무엇도 따를수 없는 미적가치를 가진 칠감이라는것을 아직은 모르고있었다. 그이의 설명을 듣고 그것을 비로소 깨닫게 된 수행원들은 새로운 눈으로 유심히 벽체를 바라보았다.

이때 느닷없이 부름소리가 들리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거듭 울리는 그 부름소리는 잠긴 목에서 울려나오는듯 높지 못했으나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것처럼 사무치도록 절절한 여운이 있었다.

일행은 일제히 그쪽으로 머리를 돌리였다.

그런데 어느새 벌써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부름소리를 향해 다급히 걸어가시였다. 한손에 지팽이를 짚고 이쪽으로 다가오는 사람은 양영복박사였다. 그는 먼발치에서 김정일동지의 모습을 띠여보자 저도 모르게 부름소리를 터쳤던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위태롭게 걸음을 옮기는 로인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려고 반달음을 놓으시였다.

《양선생, 서십시오.》

그랬으나 로인은 지팽이조차 던져버리고 위태롭게 허둥거리며 다가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금시 쓰러질듯 한 로인을 두팔 벌려 그러안으시였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이마에 땀발이 내돋은 로인의 얼굴을 바라보시자 이리로 달려온 그의 심정이 헤아려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오시였다.

《몸이 불편하시다는데 누워계시지 않고 왜 이리로 오셨습니까? 아무렴 내가 여기까지 왔다가 양선생을 만나지 않고 돌아가겠습니까? 돌아가는 걸음에 댁으로 가자고 했댔는데…》

그이께서는 화끈해오는 눈시울을 슴벅이며 격하게 말씀하시였다.

《저는 때늦게야… 소식을 알고…》

숨이 차올라서 간신히 말을 번지며 그이를 우러르는 로인의 얼굴에는 반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뒤늦게 곁에 나타난 황석태를 보자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원망을 터뜨렸다.

《노상 몸져누워있는것도 아닌데… 나한테는… 왜 알리지 않았습니까?》

황석태는 빙긋이 웃을뿐 응대가 없었다.

여태껏 양영복을 부축하고계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타이르듯 그에게 말씀하시였다.

《양선생, 우리가 티탄합금직장을 비롯해서 제련소 여러 직장을 돌아보자면 시간이 좀 걸릴겁니다. 그동안 내 차에 가서 기다려주십시오.》

《아니, 제가 직접 모시고…》

양영복은 티탄합금직장을 향해 걸음을 떼려고 했다. 그러나 다리가 휘청거렸다. 그제서야 놓쳐버린 지팽이에 생각이 미치여서 사위를 두릿거렸다. 누구인가가 지팽이를 찾아주었다. 요사이 건강이 나빠졌으니 그렇지 전에는 지팽이신세를 져본 일이 없었다. 갑자기 만들다보니 손에 잡히는대로 곧지도 못한 막대기를 대충 다듬은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양박사의 손에서 지팽이를 앗아들며 곡진히 말씀하시였다.

《양선생, 내 말대로 차에 가계십시오.》

이때 황석태가 조심히 말씀드렸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양선생과 함께 돌아보시는것이 어떻겠습니까? 설명도 들으시고… 제가 부축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신께서도 양영복박사와 함께 티탄생산의 여러 공정을 돌아보고싶으시였다. 하지만 자욱을 옮기기 어려워하는 그에게 과로한 부담을 줄수 없다고 여기시였다. 3층건물의 여러 계단을 오르내리며 생산공정을 돌아보는것은 병약한 로인의 몸에 무리한 일이다. 로인은 물론 필사적인 힘을 기울여 따라설것이다.

《안됩니다. 티탄에 대해서는 내 이미 양선생의 개별강의를 여러번 받지 않았습니까?》

그이께서 미소를 그리며 이렇게 말씀하시자 양영복도 따라웃으며 응대했다.

《제가 설명이야 뭐… 티탄에 대해서는 저보다도 더 잘 아시는데…》

《양선생, 이제 제련소를 돌아본 다음에 연구소로 가겠습니다. 워낙 그렇게 일정을 잡고 왔습니다. 기다리셨다가 저와 함께 차를 타고 연구소에 가서 이야기를 나눕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한 일군에게 양선생을 차에까지 모셔가라고 이르신 다음 직장안으로 들어가시였다. 황석태와 류명식이 안내해드렸다. 산화티탄으로부터 여러가지 환원반응을 거쳐 순수한 티탄을 얻어내는것이 생산의 첫공정이였다.

첫공정부터 주의깊게 돌아보시는 김정일동지께서는 대견하기가 이를데 없으시였다. 류달리 까다롭고 복잡한 기술과 설비를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의 지혜로 해결했다. 그도 그렇지만 오래동안 품어오시던 숙원이 마침내 풀리였다는 만족감이 가슴에 넘치시였다.

그이께서는 여러해전에 나라의 방위력과 우리 과학의 먼 미래를 내다보시고 《별빛》으로 불리우는 특별한 연구과제를 내세우시였다. 그 과제수행에는 수학과 물리, 전자공학과 기계공학, 로케트공학과 우주공학을 비롯한 여러 과학분야의 선발된 학자들이 망라되여있었다. 우수한 인재들로 무어진 강력한 연구집단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이 기간에 《별빛》계획의 결정적인 비약도 예견하시였다. 첨단과학과 고도기술의 종합체인 그 계획의 실현으로 세계적수준에로 도약하는 전반적인 우리 과학의 돌파구를 열어제끼며 조국의 존엄과 위력을 떨치실 구상을 품고계시였다. 티탄은 거기에 절실히 필요한 재료였다. 그렇기때문에 티탄에 대한 관심이 크시였고 그만큼 그 분야에 대한 지식도 깊이 쌓으시였다.

티탄은 세계적으로 그 생산력사가 짧았다.

금이나 은, 동이나 철은 인류가 문명기의 기슭에 나선 태고적부터 생산되여 인간생활에 필요한 제품으로 쓰이였다. 18세기에 이르러서는 찌르꼬니움과 같은 새로운 금속이 수없이 발견되였다. 그러나 티탄은 그때까지도 자기의 정체를 인류의 지혜앞에 드러내지 않았다.

자연계에서 티탄은 어디에나 흔한 비금속모래알갱이처럼 보이였다. 그랬기때문에 수만년동안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해온 인간의 눈에 뜨이지 않고 자기의 비밀을 깊숙이 감출수 있었다. 20세기초에 이르러서야 인류는 여러가지 화학반응을 거쳐오던 끝에 실험실에서 순수한 티탄을 얻어냈으며 그후에 연구를 거듭하여 티탄이 리상적인 금속이라는것을 알게 되였다. 티탄은 강철에 비해 그 무게가 절반밖에 안되였지만 강도는 대비할수 없이 셌다. 열견딤성, 내한성, 삭음견딜성에 있어서 티탄과 견줄 다른 금속은 없었다. 구조재료로 리상적인 성질을 빠짐없이 갖추고있었다. 티탄은 절대령도에서 초전도체로 변하는 대신 자기마당에서 자화되지 않기때문에 전자재료로도 그 사용가치가 높았다.

20세기 중엽부터 기계공학과 전자공학, 우주공학과 로케트공학, 열공학과 같은 첨단과학의 발전에는 티탄의 생산이 일정한 의의를 가지였다. 티탄의 개발로 초음속비행기와 깊은 수심속을 헤가르는 잠수함을 만들수 있었고 인공지구위성을 우주공간으로 날릴수 있었다. 최근년간에 개발된 초정밀기계와 고도기술전자제품들에는 례외없이 티탄재료가 리용되였다.

인류는 자기가 엮어온 문명발달사를 구획지으면서 로동도구에 쓰인 대표적인 재료를 그 기준으로 삼았다. 돌을 사용한 시대를 석기시대, 청동을 사용한 시대를 청동기시대, 철을 사용한 시대를 철기시대로 부르고있다. 그만큼 인류의 문명발전에서 재료는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고 할수 있다.

자연계에는 수다한 금속이 있으나 구조재료로 철을 대신할만 한것이 여태껏 없었기때문에 오늘까지도 철기시대가 지속되고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티탄의 위력이 커지면서 티탄시대가 도래할수 있다는 견해까지 나타나고있다.

세계적으로 티탄공업을 가지고있는 나라는 아직 몇개밖에 안되였다. 티탄공업은 20세기 40년대말부터 첫걸음마를 뗀 청소한 분야였다.

티탄은 월등한 자기의 몸값에 어울리게 그 생산과 가공이 다른 금속에는 비할바없이 복잡한 고도기술을 요구하였다. 활성이 강하여서 여차하면 생산과 가공과정에 폭발을 일으킬수 있고 사소한 불순물이 섞이여도 자기의 성질을 상실했다.

양영복박사의 연구집단이 그 생산공정을 자체의 지혜로 개발한것은 커다란 과학적공적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수행한 일군들에게 티탄에 대해 친히 설명도 해주시고 로동자들에게 작업을 할 때 류의할 점들을 깨우쳐도 주시면서 마지막압연공정까지 구체적으로 돌아보시였다.

그이께서는 티탄직장을 떠나시다말고 문밖에 쌓인 압연품을 들어 해빛에 비쳐보시였다. 보기와는 달리 갑삭한 무게와 눈부시게 현란한 광채를 가늠해보는듯 하시였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였다. 이 순간 그이께서는 압연품이 《별빛》계획의 훌륭한 재료가 되여 조국의 위용을 떨치게 될 그날을 그려보시였다.

그이의 이러한 심중은 누구도 알지 못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련이어 다른 제련직장들을 돌아보시고 금, 은, 동과 같은 유색금속생산에서 나서는 강령적과업과 그 수행방도를 밝혀주시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