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영지 칼럼] 부끄러운 미군앞잡이들, 너희들은 치욕스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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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8일인 수요일 새벽 어둠을 틈타 2000명이나 되는 경찰이 소성리를 짓밟았다. 주민과 평화지킴이들 다 합쳐봐야 100명도 안 되는데 '군사작전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 전국 각지의 경찰이 무려 2000명이나 들이닥쳤다. 사드성능개량을 위해 발전기 두 대와 정식배치를 위한 기지공사 장비 등을 실은 차량 40대를 들여놓기 위해 소성리 전체를 국방부 지시를 받은 경찰병력이 빼곡이 에워쌌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에 저항하는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을 방해하지 말라고, 안 그럼 모두 다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방해죄로 잡아갈 거라고 협박까지 서슴치 않았다." 소성리 현장에서 통일운동가 은영지 선생이 이들 경찰들은 민족에 부끄럽지도 않은가고 질타하며 보내온 소식을 게재한다 [민족통신 편집실]
[은영지 칼럼] 부끄러운 미군앞잡이들, 너희들은 치욕스럽지 않는가?
4월28일인 수요일 새벽 어둠을 틈타 2000명이나 되는 경찰이 소성리를 짓밟았다. 지난 2월에 이어 또 다시 문재인 정부와 국방부가 국민의 자주와 평화 의지를 거스르는 사악한 행태를 저지른 것이다. 주민과 평화지킴이들 다 합쳐봐야 100명도 안 되는데 '군사작전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민간인이 사는 마을에 전국 각지의 경찰이 무려 2000명이나 들이닥쳤다.
사드성능개량을 위해 발전기 두 대와 정식배치를 위한 기지공사 장비 등을 실은 차량 40대를 들여놓기 위해 소성리 전체를 국방부 지시를 받은 경찰병력이 빼곡이 에워쌌다.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에 저항하는 주민들에게 군사작전을 방해하지 말라고, 안 그럼 모두 다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방해죄로 잡아갈 거라고 협박까지 서슴치 않았다. 나물 뜯고 농사 짓고 욕심 없이 순박하게 사는 소성리 주민들인데 미국 보호하려고 불법 군부대 만들어놓고 범법자, 포로 다루듯 했고 짓밟았다.
게다가 4월28일은 원불교 생일인 '대각개교절'이고, 판문점 선언 3주년을 맞아 장장 3개월간의 '남북 평화철도 잇기' 행사를 시작한 다음날이고 5월1일 노동절을 사흘 남겨놓은 감동적인 날이었다. 전국의 평화시민과 원불교, 노동계가 중요한 행사를 시작하느라 분주한 틈을 타서 미제와 문재인 정부와 국방부가 허를 찌르는 군사작전을 펼친 것이다. 이른바 저항의 힘이 약할 것으로 보고 단행한 역습이자 의도적인 침탈이었다.
사드철회 성주대책위 이종희 위원장님이 성주 주민의 분노를 담은 발언을 토해했다.
"문재인은 좌회전 깜박이 켜고 우측으로 가고 있습니다.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이 됐을 때 기대를 했었고 희망도 걸었습니다. 문대통령이 '우리 민족문제는 외세가 관여할 일이 아니고 우리 민족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을 때는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행능력도 의지도 없는 사람입니다. 실행능력이 있으면 이래 놔두지도 않았을 겁니다.
나중에 사드청문회를 해야 합니다. 미국이 주는 '사드'라는 선물(?)을 한국이 거절할 수 없도록 미 군수산업체들이 미언론을 움직였고 우리 언론은 여과없이 국민들을 세뇌시켰습니다. 사드가 없으면 북한 미사일에 초토화되는 줄 모두들 알고 있었지만 거짓이라는 게 밝혀졌습니다. 오늘 들어가는 발전기는 우리 인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분명히 패권놀음을 위한 '전략자산'입니다.
국방부는 사드성능과는 관계없다고 언론을 움직였고 정권보다 더 나쁜 '개같은 언론들'은 미국이 던져주는 콩고물, 국방부가 던져주는 콩고물을 받아 처먹고는 여과없이 기사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항의를 했더니 실토하더군요. 취재도 하지 않고 국방부가 말하는대로 받아썼다고 '할말 없다'고 말입니다. 이 쓰레기 언론들이 국민을 기만한 죄, 이것은 헌법에 위배됩니다. 이를 방조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나중에 청문회때 심판받을 것입니다.
사드 5적인 박근혜, 황교안, 김관진, 한민구, 이완영 등과 국민들 속이며 미국 따까리 노릇하는 문재인 정권을 용서하면 안 됩니다. 국가가 우리 소성리를 버릴지라도 우리는 결코 소성리를 미국에게 내줄 수 없습니다. 오늘도 시원하게 한 따까리 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던 울분을 맘껏 터트려 봅시다."
이어 미군없는 세상에서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며 사드장비 철거하라, 미군도 철수하라, 국방부도 물러가라, 양키 경찰 물러가라고 외쳤다. 경찰들은 오늘 작전을 730작전이라고 불렀다. 이른바 오전 7시30분에 모든 주민 끌어내고 사드장비 투입하는 작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 들어온 것이다. 실제로 그들은 속전속결로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
많은 주민과 지킴이들이 짓밟히고 다치고 부상당하고 서너명이 엠블러스에 실려나가고 사방에 쓰러진 이들이 속출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경찰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친 주민 하나도 없이 작전 잘 끝났다고 이상무'라는 보고를 상부에 하는 게 아닌가.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이땅을 미군 패권을 위한 전쟁터와 국민을 총알 받이로 내모는 미제의 책동에 협조하는 문재인 정부와 국방부, 그 밑에서 충성을 바치는 경찰무리들이 어떻게 인간일 수 있을까.
대전평통사 유영재 상임운영위원이 분노에 찬 발언을 했다.
"경찰 여러분 3.1만세운동이 불법입니까? 4.19혁명이 불법입니까? 5.18 광주민주항쟁이 불법입니까? 박근혜 탄핵촛불혁명이 불법입니까? 지금 여러분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 부르는 것과 똑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 겁니다. 3.1운동이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는 불온하고 불법적이고 체제를 뒤흔드는 봉기였죠. 경찰 여러분이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요!! 4.19혁명을 불법이라고 하고, 5.18 민주항쟁을 폭도들의 반란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라고, 지금~!!
도로교통법? 말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고!!
한반도 평화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권이 무너지고 있고 나라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고!!
미국 지키려고 여기에 사드 내질러놓고 우리의 평화와 주권을 짓밟고 있는데, 할매들 사드 들어온 뒤부터 잠 한숨 못 자고 쉬지도 못하고 울분에 차서 도로에서 몇 십분 집회한 걸 가지고 무자비하게 끌어내? 경찰이 집시법과 도로교통법을 들먹이며 주민들을 협박해? 당신들이 인간이야?
이 몰상식하고 비인간적이고 예의도 양심도 없는 경찰들~
당신들이 당당하다면 일본제국주의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전두환 군사독재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란 말이야.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보란 말이야. 현상만 보지 말고~
우리가 왜 피켓을 들고 서있고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는지 머리가 있으면 생각 좀 해보란 말이야. 사드 들어온 뒤로 소성리의 평화는 없어졌고, 소성리의 일상도 없어졌고 할매들 홧병 나 죽게 생겼다고..."
눈물 나는 발언이었다.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한 몸의 고통도 엄청나지만 미국을 상전으로 받들어 모시는,이른바 꼭두각시 놀음에 취해 제 나라 국민을 저버리는 문재인 정부의 행태에 마음의 상처를 더 많이 입었다.
저 반동적인 앞잡이들이 밀어부친 미제 사드장비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 분한 마음에 주민들 모두 밤새 몸을 뒤척이며 뜬눈으로 보냈다. (끝)
[은영지 칼럼] 우리에겐, 국가는 없다
"이게 얼마만입니까?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미치도록 보고 싶었습니다. 오늘, 4년 전 참상을 우리 모두 똑바로 기억하고 다시 한 번 더 다짐을 되뇌여야 할 엄중한 시간이 왔습니다."
#4월24일 #토요일 #저녁7시, 코로나19 역병 때문에 중단되었다가 1년2개월 여만에 밝히는 촛불집회여서인지 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 이종희 위원장님의 발언도, 참석한 주민들과 평화시민들의 가슴도 절절하고 벅차 올랐다. 주민들 뿐만 아니라 멀리서 달려온 지킴이들은 오후 내내 진밭교를 서성이며 사드가 몰고온 지난 5년간의 아픈 시간들을 회고했다.
#2017년 #4월26일은 소성리에 사드가 강제배치된 치욕적인 날이었다. 이미 2016년 박근혜 정권이 성주에 사드배치를 선언하고 제3부지로 소성리가 입길에 오르면서 주민들은 불안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임시사드가 완전배치로 운용될 경우 현실화될 전쟁의 공포로 평화로운 일상이 망가질대로 망가져 버린 주민들은 햇수로 5년째 사드철거투쟁을 해오고 있다.
24일 토요일 저녁 주민들과 전국에서 모여든 평화시민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방어'라는 기만술책으로 미국이 주민들을 짓밟고 사드를 박아넣은 그 날을 되새기며 치를 떨었다. 자칫 불쏘시개로 산화될 뻔한 나무파레트에 사드철거와 평화를 염원하는 글귀를 새겨넣는 참여마당도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위원장의 발언은 계속되었다.
"정말 신록이 푸르기만 한, 우리가 앉아있는 달마산 초입인 이곳 진밭교는 이렇게 시위하고 규탄하기엔 너무나 아까운 풍광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저 산꼭대기에 있는 산신령께서 4년 전부터 우리들한테 요구를 했습니다. 이 무서운 군사무기를 치워달라고 말입니다. 저는 그 명을 받들어 모시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반드시 저 지랄같은 미국놈들을 들어내고, 가슴팍에 대못을 박아서 우리 민족을 아프게 하고 이 땅을 침탈한 댓가를 묻고야 말겠다는 다짐을 우리 동지들과 이 자리에서 하고자 합니다. 사드는 북한의 핵은 고사하고 우리의 평화를 위협하고 한반도와 소성리를 신냉전의 전쟁놀이터로 전락하고 마는, 미국을 위한, 미국에 의한, 미국의 전쟁무기요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아둔하고 걱정스런 결정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고래싸움에 이 우둔한 (박근혜, 문재인)정권이 스스로 헤집고 들어가는 모양새를 갖추고 말았지요. 사드는 그냥 단순한 군사무기가 아닐지언데 국민의 생명과 이땅을 지켜야할 국가가 미국의 나팔수가 되어서 국민을 기만하고 이땅을 내주고야 말았습니다. 사드는 지난 촛불정권때 청산되어야 할 4대 적폐 중의 하나였지만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침묵하고 있고 그 어떤 메세지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일제때 매국노들과 똑같이 우리의 꼴통 쓰레기언론들이 사드를 놓고 얘기를 합니다. '동맹이 주는 선물을 외면한다'고. 정말 역겹습니다. '땅뺏고 돈 뺏고 주민들의 의사를 짓밟는 것이 동맹이냐?'고 묻고 싶습니다. 존 케리어라는 놈이 일본의 핵쓰레기가 태평양에 쏟아내는 걸 미국은 관여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니 저거 나라 애들(시민들) 한 번 더 맞아야 한다고 하면서 거절했어요. 이게 미국입니다.
동지들!! 사드를 정말 우리 손으로 뽑고 미군을 쫓아내야 진짜 이 나라가 자주와 평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소성리가 그 마중물이 되어서 비록 힘들지만 세계 전쟁사에 가장 오래 남게 될 우리 민들레 전사들(어머니 합창단)을 앞장 세우고 위원장인 제가 심부름꾼이 되어 사드 뽑고 평화가 오는 그날까지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밝히면서 평화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평화!!"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박태정 공동위원장님은 살아생전에 사드 못 빼면 아들, 손주에게 대를 이어 사드반대운동을 하게 하겠다는 약속을 4년 전에 한 바 있다. 열심히 투쟁하다가 위원장님 죽기 전에 못 빼면 유언을 남기고 죽겠다고 발언하셔서 듣는 이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참 기가 막힙니다. 동맹 좋아하고 자빠졌네. 순 날강도 새끼들~!! 이땅에 자기나라 방위를 위해서 오만가지 무기 다 갖다 놓고 오염 다 시키고 돈까지 착취하는 놈들이 그게 인간입니까? 쓰레기보다 못한 종자들이죠. 미국놈들은 머지 않아 폭삭 망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중략)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우리 마을에 3년 전부터 지금까지 암환자가 8명 나왔어요. 작년말부터 올해까지 3명이 나왔고요. 미 국방부 교본에도 '3.6km안에는 사람이 살아서는 안 된다'고 나와 있어요. 기가 막힌 상황이 현실이 된 거 같아 서글픕니다."
박 위원장님이 사는 노곡리는 사드기지가 바로 보이는 지척이라 주민들의 건강과 농사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다. 얼마전 농사와 사드투쟁하는 바쁜 중에도 주민건강과 농사피해 실태조사를 직접 하신 바 있다.
사드저지 전국행동을 이끌고 있는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를 대표하여
대전평통사 유영재 상임운영위원의 발언도 충격이었다. 정부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마친지 오래 됐지만 지금까지 비밀에 붙이고 있다고 한다. 해서 국방부에 물어보니 답변이 가관이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공개하려고 공개본을 만들었더니 미국이 동의하지 않아서 비공개로 묶어두고 있다.
"이게 말입니까? 막걸리입니까? 미국이 공개하지 말라고 하면 공개하지 않고, 돈 왕창내라고 하면 왕창 갖다 바치고, 남북교류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않는, 이게 촛불 들어서 등장한 정부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까? 주권국가 맞습니까? 쪽팔리지 않습니까?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래야 제대로 된 건지 아닌지 거짓인지 진실인지 밝힐 수 있지 않을까요? 사드 갖다 놓으면서 한미당국이 뭐라 말했습니까? 어디만 본다고 했나요? '북한만 본다'고 했잖아요. 근데 성능개량해서 어디를 보려고 합니까?"
지킴이들 모두 사드에 관한 한 도사 다 됐다. "중국이요" 라고 합창을 했다. 이처럼 미국의 음흉한 속셈은 천하가 다 아는 일이다. 미 본토와 하와이, 괌, 주일미군기지, 주한미군기지를 방어하고 세계패권을 거머쥐겠다는 예정된 시나리오와 시커먼 음모에 감옥 간 박근혜와 문재인 정권이 놀아났고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사드기지 건설을 위해 롯데 골프장을 빼앗은 것도, 달마산에 사드 갖다놓은 것도, 환경영향평가없이 사드운용하려는 것도 모두 편법이고 기만적인 행위라고 유 위원은 성토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2018년에 방위비분담금으로 사드기지공사 설비비 6천만원을 지불했고 2021년에 580억원 지불하겠다고 미국방부 예산에 명시 되어있다. 유대표의 마무리 발언도 에너지 넘쳤다.
"국민을 속이고 평화를 파괴하는 무기를 불법적으로 갖다놨기 때문에 우리가 이 자리에 앉아 5년째 싸우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불법의 감시자'이고 '평화의 파수꾼'이고 '이 시대의 불침번' 아닙니까? 불법을 감시하지 않으면 불법이 난무합니다. 평화의 파수꾼이 되지 않으면 평화는 파괴되고 맙니다. 불침번을 제대로 서지 않으면 새 시대의 아침은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드가 빠질때까지 싸우는 겁니다. 그렇죠? 그런데 마침 저들이 4년 전 이 길로 사드장비를 들여보냈던 것을 기념이라도 하려는 듯이 29, 30일쯤 사드공사장비를 들이려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난 4년동안 싸웠던 것처럼 앞으로도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록 끌려나오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싸워서 우리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민들이 여기서 싸우는 한 평화활동가들이 있는 평통사는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소성리 사드투쟁엔 영웅들이 많다. 원불교 교무님들과 교도들도 지난 2017년 3월11일 이곳 진밭교 아스팔트 위에서 철야농성기도를 한 이후 지금까지 1500일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사드반대 투쟁을 하고 계신다. 또 한 사람 감동을 주는 분이 있다. 지난 4년간 사드철회투쟁상황을 꼼꼼하게 기록으로 남기며 현장을 지키고 계시는 김천에 사는 구자숙 선생님.
그가 무대위에 올라가 4년의 투쟁 발자취를 소환하는 시간을 가져서 듣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샘은, 바보라고 놀림받았던 온달을 평강공주가 다른 귀족청년들을 제치고 선택하여 사회적 편견과 인식을 깬 감동을 주제로 한 '어리석은 사람의 우직함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화두로 말문을 열었다.
"그 우둔한 사람이 우리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회를 못하고 있을 때 지난 4년의 기록을 훑어봤습니다. 제3부지 얘기가 나오고 난 다음에 김천단체장과 시의원이 하는 간담회 녹화기록도 봤습니다. '사드를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김천사람들이 해를 입으면 안된다'고 시장이 말하더라고요. '5km까지는 위험하다는데 그건 괴담수준이다.100m 정도는 위험하다고 하더라' 했고 시민쪽에선 '너무 늦었다 다른 지역에선 발표 나오자 마자 하던데 우리는 내일이라도 당장 집회해야 한다.'라고 했고 또 한 시민은 이미 언론보도엔 롯데골프장으로 정한 듯이 보도하더라고 했어요.
그때 우리는 참 몰랐구나 생각했어요. 그래도 우리가 믿었던 것은 우리 '힘'이고 할 수 있는 것이 촛불들고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촛불 들고 앉아서 외쳤고, 롯데와 국방부가 사드기지 맞교환하고, 발사대 2기 들어오고, 나머지 4기 들어오고, 공사차량 들어오고, 이런 끝없는 패배속에서도 우리는 촛불을 지키는 사람이니 이런 우직함이 우리가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한 길이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면 계란만 깨진다고 하지요? 그래도 바위에 깨진 계란의 흔적은 남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가 어리석고 우직하지만 이 자리에 앉아서 촛불들고 온 몸으로 경찰에게 저항하는 것은 세상을 바꾸어나가는 일이고 나 자신과 자손들에게도 떳떳해질 수 있는 일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부족하여 투쟁의 전망을 읽는 건 못 하지만 촛불집회가 있을 때 앉아있는 거, '소성리가 위험하니 달려오시오' 하면 달려가서 끌려나오는 거, 이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기록하는 것이 저의 일이라고 봅니다.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60이 넘은 분이지만 늘 소녀같고 수줍어하는 선생님의 말에서 향기가 묻어나왔다.
마지막 발언자는 임순분 부녀회장님이었다. 소성리 사드투쟁에서 임부녀회장을 빼놓곤 얘기하기 힘들 정도로 투쟁의 중심에 서 계신 든든한 분이다.
"4년 전 사드가 들어오기 이전의 소성리는 너무나 조용하고 아름답고 평화스런 곳이었습니다. 그때 소성리는 국가로부터 철저하게 유린당하고 처참하게 찢겨져 나간 날이었습니다. 제 마음속에 국가는 이미 지워졌습니다. 사드는 반입되었고 주민들은 절망했습니다. 울부짖었고 눈물 흘리면서 몸부림도 쳐봤지만 이미 들어간 사드는 어찌할 길 없다고 절망하고 있을 때 소성리 이장님이 기자회견 하면서 '우리는 원없이 싸웠다. 불가항력이었다. 그러나 지금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분노와 결의에 가득찬 눈빛으로 말씀하셨지요. '개뿔 사드가 들어갔는데 무슨 지금부터 시작이야?'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들이 저희들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포기하지 말라고 함께 할 것이라고. 여러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소성리를 지켜낼 수 있었고 이 진밭교를 막아설 수 있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 어디에서 그런 당찬 열정과 투쟁의지가 뿜어져 나오는지 뵐 때마다 놀라곤 한다. 4년 전 <소성리>라는 다큐영화의 주인공으로 처음 그를 뵀을 때 연신 눈물 흘리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식으로 들이닥친 무시무시한 사드가 얼마나 놀랍고 두렵고 기가 막혔으면 저리 우실까 덩달아 아무 말도 못하고 손만 맞잡은 기억이 난다. 집회때마다 맨 앞줄엔 여든이 넘으신 할머니들이 계신다. 1주일에 3일을 진밭교 초소로 올라오셔서 지킴이 활동을 하시는 고령의 투쟁가이신 분들.
"이분들이 1주일에 3일을 아스팔트 농사를 짓고 있다 이 말씀입니다. 이분들이 뭐가 아쉬워서... 자식들에게 쑥떡을 해주고 싶어도 지킴이 하시느라 오후 늦게야 쑥을 뜯어서 밤 12시까지 다듬어서 다음날 해 보낸답니다. 할 일 없어서 올라오시는 게 아니예요. 소성리를, 이 한반도를 평화로운 땅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당신들 몸이 고되고 힘들어도 그렇게 하고 계시는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오셔도 반갑게 맞이할 수 없습니다. 소성리 회관에서 식사도 대접할 수 없고 해드릴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드공사자재 반입되는 거 기필코 막아내야 합니다. 소성리 주민들만의 힘으로 안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힘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입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부녀회장님의 간곡한 당부에 뭉클한 동지애를 느낀 우리들은 힘찬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도경임 어머니, 도금연 어머니, 여상돌 어머니, 유옥자 어머니, 백광순 어머니, 고춘자 어머니, 이옥남 어머니, 정조자 어머니, 문영희 어머니, 김태환 어머니, 박규란 언니, 그리고 임순분 언니의 이름 하나하나를 김종희 사회자가 존경의 표시로 호명할 때는 그 어떤 꽃노래보다 진한 울림을 주었다.
미제에 아부하느라 대통령도 내팽개친 서러운 이 땅 아닌가. 비록 70, 80이 된 어르신이지만 자주와 평화를 위해 고된 아스팔트 농사를 짓고 계신 이분들이 있기에 우리에겐 포기란 없다. 밤이 깊어가면서 집회는 끝났지만 일렁이는 촛불은 꺼질 줄 몰랐고 '어두운 시대의 불침번'을 자처하는 주민과 지킴이들은 아무도 진밭교를 뜰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들 내친 김에 사드를 확 뽑아내고 잠자리에 들고 싶다는 간절한 눈빛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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