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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약의 나래 61 (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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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댓글 0건 조회 5,999회 작성일 21-05-24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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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이야기

 

그때로부터 여러해가 흘렀다.

1998년 8월 31일이였다.

평양은 거리마다 명절준비로 흥성거렸다. 9일후이면 공화국창건 50돐을 맞이하게 되는것이다. 우리 인민은 반세기의 력사를 기록하는 이번 창건절을 승리자의 대축전으로 맞이하기 위해 드높은 정치적열의와 빛나는 로력적위훈으로 올해의 나날을 수놓아왔다. 명절에는 전례가 없는 대규모의 군중시위와 다채로운 행사들이 예견되여있었다. 거리의 좌우에는 벌써부터 명절을 장식하는 경축탑들이 솟아오르고 선전화들이 나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명절을 앞두고 전혀 상상할수 없는 경이적인 사변이 벌어지게 되리라는것을 누구도 알지 못하고있었다.

이날 정오무렵이였다.

지난 8월 초순에 부분품들의 조립과 련동시험이 진행되였다. 위성과 로케트의 설계, 체계완성, 다계단로케트의 분리기술, 믿음성분석, 궤도작성과 원격조종, 우주환경의 지상모의시험 등을 담당했던 과학자, 기술자들이 현지에 가있었다. 그들은 발사준비를 위한 모든 준비를 성과적으로 끝냈다. 워낙은 오늘 저녁에 위성을 발사하기로 예정되여있었다. 위성은 일반적으로 미명의 새벽과 땅거미가 깃드는 저녁시간에 발사하는것이 전례로 되여있었다. 자리길관측에 유리하기때문이였다. 그 시간에 지상은 어둡지만 200키로메터이상의 고공을 나는 위성은 해빛을 받아 반짝이기때문에 사람의 눈에 쉽게 보이였다. 그래서 저녁시간을 예정했는데 기상예보에 의하면 그 시간에 비가 오면서 고공풍이 심하게 분다고 하였다. 현지에서는 결론을 기다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기왕 발사준비를 끝낸바에는 저녁까지 기다리지 말고 오늘 낮 12시에 쏴올리자고 하시였다. 그 시간에도 전파탐지기에 의한 관측은 아무런 지장도 받지 않을것이기때문이였다.

텔레비죤화면에 발사대와 정비탑이 나타났다.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낸 발사장주변에는 한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정비를 한 사람들도 지금은 대피소나 지령소에 가있을것이다. 정비탑과 잇달린 발사대에는 다계단운반로케트가 위성을 머리에 떠이고 곧추 서있었다. 보기에도 그 위용이 자못 어마어마했다. 무비의 힘으로 창공을 날아오를 태세를 갖추고 천국의 어명을 기다리는 전설속의 신화적생명체를 련상시켰다.

《별빛》연구집단에 망라된 학자들의 한결같은 심정을 모아 《광명성1》호라고 부르게 된 인공지구위성이였다. 텔레비죤화면은 다시 뒤바뀌였다. 운반로케트와 위성의 조종소가 나타났다. 여러명의 학자들이 귀에 레시바를 걸고 콤퓨터앞에 앉아있었다.

《저기에 박상수도 있구만!》

김정일동지께서는 학자들속에 끼여있는 박상수를 알아보시고 고중환에게 말씀하시였다.

《국제수학올림픽금메달수상자답게 박상수는 이번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더없이 마음이 긴장한 가운데서도 박상수를 보시니 대견스러움을 금할수 없으시였다. 박상수는 몇년전에 대학을 졸업했다. 10대의 어린 나이에 조종수학에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그는 인공위성과 운반로케트의 자리길계산에 참가하였다. 우리의 자리길계산은 례외적으로 복잡한 공정을 거치였다. 다른 나라들에서는 대체로 발사방향을 진동쪽 방위 90도로 정하였다. 그것은 지구의 자전에 해당한 최대속도를 얻을수 있는 방향각이였다. 우리 학자들도 처음에는 그러한 자리길을 예견했다. 이 사실을 보고받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심중히 생각하시던 끝에 속도에서 좀 손해를 보더라도 일본의 혹가이도와 혼슈사이의 쯔가루해협상공으로 정하라고 하시였다. 진동쪽으로 발사를 하면 우리의 운반로케트가 일본령토의 상공을 통과하기때문이였다. 물론 운반로케트가 일본령토우를 날게 될 때면 령공의 한계를 훨씬 벗어난 고도를 취하게 될것이다. 그러니 결코 령공침범으로 되지 않을것이다. 하지만 주변나라의 자주권을 최대한으로 존중하며 2계단로케트의 잔해가 일본령해 가까운 곳에 떨어질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시였던것이다. 그이의 가르치심에 따라 쯔가루해협상공으로 자리길이 다시 수정되였다. 그 해협은 폭이 좁았다. 수만메터의 고공에서 해협중심을 통과하게 계산을 하고 조종을 한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그러나 그들은 지상의 자리길을 긋듯이 정확히 확정하였다.

인공지구위성의 개발에는 박상수와 같이 최근년간에 대학을 졸업한 청년과학자들이 수많이 참가했다. 당의 수재교육방침에 의하여 어려서부터 뛰여난 재능을 키워온 그들에 의하여 앞으로 수많은 인공지구위성들이 발사될것이다.

《이번 발사를 준비해온 과학자, 기술자들중에서 제일 년장자가 양영복선생이라면 제일 나어린 사람은 박상수입니다. 인공지구위성에는 우리 과학의 구세대와 신세대의 지혜가 모두 담겨져있습니다.》

그이의 음성에서는 뜻깊은 여운이 울리였다. 고중환은 그이의 모습을 우러르며 생각했다. 참말로 인공지구위성은 우리 과학이 세대와 세대를 이어 발전의 일로를 걸어온 지난 반세기의 총화였다. 거기에는 전자공학과 기계공학, 열공학, 새 재료공학, 로케트공학과 우주공학 등 우리가 최첨단과학분야에서 이룩한 성과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되여있었다.

《양영복선생이 오늘의 경사를 보지 못하고 먼저 간것이…》

조용히 혼자말씀을 하시던 그이께서는 말끝을 흐리시였다. 박상수의 모습이 련상작용을 일으키며 양영복박사에 대한 애석한 마음을 불러내였다. 그가 오늘의 이 경사를 안다면 얼마나 기뻐할것인가!

화면은 다시 바뀌였다. 이번에는 지휘소가 나타났다. 로케트공학과 우주공학의 권위자들인 여러 학자들이 보이였다. 한껏 흥분이 어린 얼굴들이였다. 그럴수밖에 없었다. 운반로케트와 인공위성을 직접 설계하고 종합체계를 완성한 그들은 이 순간에 누구보다 가슴을 조일것이다. 여러차례의 부분별 시험과 종합적인 련동시험을 성과적으로 거치기는 하였지만 발사의 결과가 어떻게 될는지는 알수 없었다. 인공위성을 쏴올린 다른 나라들의 전례는 례외없이 여러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야 성공을 보았다. 단번에 성공한 경우는 없었다. 이미 많은 인공지구위성을 쏴올린 나라들에서도 새로운 발사에서 참담한 실패를 면치 못하는 때가 종종 있는것이다. 최근에도 미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 12개의 통신위성을 적재한 《제니뜨―2》호가 발사장에서 발사되였으나 실패하여 《뺑가드》의 전철을 밟았다.

과연 우리의 첫 발사는 어떻게 될것인가? 화면에 비낀 지휘소의 과학자들 얼굴마다에는 땀발이 돋았다. 발사순간을 눈앞에 둔 집무실에도 한순간 긴장한 침묵이 깃들었다. 고중환은 한껏 가슴을 조이며 김정일동지의 표정을 살피였다. 그이께서는 조용히 앞탁에 놓인 탁상시계를 바라보고계시였다. 폭풍전야의 정적을 토막치듯 찍어넘기며 시계의 초침이 돌아갔다.

마침내 예정된 시간이 되였다.

순간 그이의 안광에서는 우주를 압도하는것 같은 결단의 의지가 빛발쳤다. 텔레비죤화면은 다시 발사장으로 옮겨졌다. 점화된 1계단로케트밑으로 거대한 불기둥이 뿜어지면서 천지를 진감하는 뢰성이 뒤따랐다. 발사탑을 떠난 로케트는 점점 속도를 높이며 수직으로 날아오르다가 동쪽방향으로 궤도를 그리였다. 그러더니 미구하여 화면에서 사라져버렸다. 송상카메라의 촬영한계를 벗어난것이다. 그대신 여러 관측소들과 조종실에서 보내오는 자료들이 보고되였다. 발사후 95초만에 1계단로케트가 분리되여 발사장으로부터 253키로메터 떨어진 북위 40도 51분, 동경 139도 40분의 조선동해 공해상에 떨어졌다. 2계단은 144초만에 머리부류선체를 활개하고 266초만에 분리되여 발사장으로부터 거리 1 646키로메터, 북위 40도 13분, 동경 149도 07분의 태평양공해상에 떨어졌다. 3계단은 2계단이 분리된 후 27초만에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켰다. 다계단운반로케트는 조금의 편차도 없이 예정된 자리길을 날았다. 우주를 횡단하며 지구주위를 돌기 시작한 위성에서는 불멸의 혁명송가 《김일성장군의 노래》와 김정일장군의 노래》의 선률과 함께 《주체조선》이라는 모르스전신부호가 27메가헤르쯔로 지구상에 전송되였다. 자기 궤도에 진입한 위성의 내부압력과 탐측기구들의 동작도 정상이였다. 의심할바없이 성공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자신이 그대로 위성과 함께 우주를 선회하는듯 한 환영에 사로잡히시였다.

《부부장동무!》

그이께서는 진정할수 없는 충동에 떠밀리우며 자리에서 성큼 일어서시였다. 따라일어선 고중환은 자기의 손을 와락 움켜잡으시는 그이의 눈에 눈물이 어리는것을 보았다. 그는 뜨겁게 달아오르는 눈시울을 슴벅이며 생각했다. 우리 과학을 진두에서 이끄시며 불철주야로 로고를 바쳐오신 김정일동지께서 지금 체험하시는 심정은 어떠하실가. 과학의 여러 분야들을 오늘의 높이에로 이끌어오신 그이의 격정은 참으로 얼마나 크실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목메인 음성으로 이렇게 말씀하시였다.

《부부장동무, 오늘의 이 경사를 수령님께서 보셨다면… 수령님 생전에 쏴올리지 못한것이 한스럽습니다!》

고중환은 뭉클해오는 가슴을 부여잡으며 그이를 우러러보았다. 그이의 눈에 고이는 눈물의 의미를 새롭게 깨달았다. 그이께서는 이 순간에조차 자신이 이룩하신 위업에 대한 긍지와 환희를 느끼시기에 앞서 수령님을 먼저 생각하시였다. 그이의 심정에 이끌린 고중환의 머리속에는 금수산기념궁전에 영생의 모습으로 계시는 수령님의 영상이 떠올랐다.

(수령님, 기뻐해주십시오. 수령님께서 그처럼 바라시던 조선의 인공지구위성을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 쏴올리셨습니다!…)

가슴속에는 하고싶은 말이 많았으나 느닷없이 흐르는 눈물이 앞을 가리워서 뒤를 이을수가 없었다.…

그때로부터 닷새후인 9월 4일 조선중앙통신사는 우리 나라가 인공지구위성발사에서 성공한 소식을 온 세계에 전하였다. 당일에 보도할수도 있었다. 그러나 충분한 관측을 통하여 위성에 설치한 기구들의 성능과 과학적자료들을 확증하기 위해 며칠간 미루어왔다.

조선중앙통신사의 보도는 인공지구위성의 발사시간과 자리길을 비롯한 일련의 자료들을 공개하고 다음과 같이 긍지높이 지적하였다.

《이번에 우리 과학자, 기술자들이 단 한번의 발사로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킨 운반로케트와 인공지구위성은 100프로 우리의 지혜와 기술로 개발한것이다.》

그 보도에 접한 온 나라가 환희와 긍지로 들끓었다. 소문없이 준비하여온 일이여서 보도를 듣는 첫 순간은 누구나 깜짝 놀랐다. 충격적인 사변을 목격하는듯 한 심정들이였다. 다음순간에는 우주강국의 공민된 자부심과 긍지가 가슴에 넘치였다. 거리와 마을, 일터와 가정들에서 환호성이 터져올랐다.

여러해째 력사에 류례없는 엄혹한 시련을 겪고있지만 우리의 사회주의조국은 얼마나 무궁한 잠재력을 가지고있는가! 우리의 주체과학은 또 얼마나 높이 나래쳐올랐는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를 혁명의 수위에 높이 모시고있는 이상 우리에게는 어떤 시련이 앞을 가로막아도 두려울것이 없다!

온 세계를 향하여 그렇게 웨치고싶은 심정들이였다. 그에 화답하듯 세계의 통신과 방송, 신문들이 앞을 다투어 이 경이적인 소식을 전하며 격찬을 보내여왔다.

《조선의 위성발사는 과학분야에서 거대한 성과이며 위성분야에서 조선이 당당히 우주렬강대렬에 들어섰다는것을 말해준다.》

《조선이 위성을 쏴올린 기술을 가지고있다는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것은 이 나라가 대륙간탄도미싸일을 보유할수 있다는것을 의미한다. 세계에서 세력균형이 변화될수 있다.》

《조선의 군사력과 과학기술의 잠재력은 누구도 예상할수 없다. 이 나라에서 세계를 놀래우는 또 어떤 기적이 일어날는지는 미래의 력사만이 알수 있을것이다.…》

경탄으로 뒤설레이는 세계를 굽어보면서 비약의 나래를 펼치고 높은 봉우리에로 솟구쳐오르는 우리 과학의 위력을 떨치며 《광명성1》호는 자기의 궤도를 따라 계속 날고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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