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평양은 선언한다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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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계의 어느 지진도 쏘련의 붕괴라는 이 대정치지진처럼 인류에게 심각한 충격을 주지 못했을것이다.
1991년 12월 25일,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했다는 성탄절의 밤. 모스크바의 모든 교회당들에서 찬송가의 합창이 울려나오고 력사의 먼지가 부옇게 오른 종각들의 크고작은 종들이 함성을 내지르듯 울부짖고있을 때 크레믈리안에서는 대국이 붕괴되는 혼란속에 실직한 민간인처럼 되여버린 이전 쏘련대통령이 로씨야련방 대통령에게 속칭 《핵단추가방》, 핵탄두미싸일발사지령암호책이 든 무게 1.5kg의 검은색 문서가방을 넘겨주었다.
이로써 지구를 몇번 깨고도 남는다는 2만 5천여기의 핵탄이 《민주주의자》의 손에 넘어갔으며 각종 병고에 시달려온 이전 쏘련이라는 거대한 정치적생명체는 마지막숨을 거두었다. 이 죽음은 각이한 사상과 신념과 신앙을 가진 인류의 모든 사회집단과 유명무명의 사람들에게 각이한 충격을 주어 한편에서는 미칠듯 한 환희와 승리의 개가가 터져오를 때 다른편에서는 좌절감과 패배감, 절망감, 회의, 허무감이 홍수처럼 범람하여 사회집단들이며 사람들의 신념과 의지를 순식간에 휩쓸어버리고있었다.
한편은 희색이 만면하여 목이 터지도록 웨치며 노래부르며 춤추고있을 때 다른편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지향하던 수십억의 민중은 상심하고 위축되여 어둠속에서 이것이 어떻게 된 변이며 앞에서는 무엇이 기다리고, 이제부터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수군거리며 조언자를 찾아헤매였다. 그러나 공산주의운동자들은 너무나도 엄청난 사태에 얼이 빠진듯 대중앞에 나서기를 저어하며 침묵만 지켰다. 쏘련을 맹목적으로 숭상하며 추종했던 사람들에게 안겨진 타격은 몇갑절 더한것이였다. 그들중 적지 않은 사람들은 아예 기가 꺾이고 타락하여 자기를 따랐던 대중을 버리고 정치운동을 떠났으며 호구지책을 찾아 헤매이는 속물로 되였다.
공산주의자들과 좌익세력들의 보도수단들은 이 사태에 대하여 짤막하고 랭랭한 보도를 하였을뿐 즐겁지도 않은 일에 입빠른 론평을 가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좌우론쟁 100년사상 처음으로 저항이 없고 역공격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과 서방세계는 대중보도수단들을 총동원하여 사회주의를 각 방면에서 헐어내리는 선전전을 광란적으로 벌렸다. 그들은 하고싶은 소리들을 마음대로 목청껏 웨쳐대기 시작하였다. 사회주의실험은 실패하였다, 쏘련의 자멸로 사회주의의 리론적인 비과학성, 허위성이 폭로되였다, 공산주의유령에게 현혹되여 눈물과 피와 죽음의 길을 걸어온 수억만 민중의 희비극, 사회주의제도의 비인도적체제, 전체주의, 병영식사회주의…
사회주의에서 자본주의에로의 평화적이행, 류혈이 없는 복귀는 사회주의가 수억만 민심의 버림을 받았다는것을 확증… 하루 24시간 홍수처럼 쏟아져나오는 출판물들과 행성을 휩쓰는 전자파를 타고 우뢰쳐오는 웨침들은 사람들의 독자적인 판단력과 건전한 사고력을 마비시키고 편견과 허위, 반감과 적의를 끊임없이 불어넣고있었다.
평양의 중앙통신사와 외교부, 국제문제연구소를 비롯한 해당 기관들에서는 날이 샐 때까지 불빛들이 꺼질줄 몰랐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 기관들에서 보고하는 정세자료들을 주의깊이 보시며 우리 혁명에 현실적으로 닥쳐온 위험, 눈앞으로 밀려드는 재난의 검은 구름을 주시하고계시였다. 더 나가서 저 로씨야와 우크라이나, 백로씨야, 까자흐스딴 그리고 발칸의 별빛밑과 두나이강류역나라들에서 좌절감과 번민에 모대기는 공산주의자들, 아프리카대륙에서 등대불이 꺼져 항로를 잃은 배처럼 험악한 여론과 악랄한 비난에 떠밀려 정처없이 표류하는 공산주의신봉자들의 상처입은 심혼, 라틴미주에서 분격을 터뜨리는 체 게바라의 전우들, 아마존류역에서 배신자들에게 저주를 퍼붓는 기개높은 공산주의투사들을 생각하시였다.
그무렵 김정일동지께서는 민주도이췰란드의 당, 국가수반 에리히 호네케르, 그 한사람의 운명을 놓고도 깊이 심려하시며 낮이나 깊은 밤중, 이른 새벽에도 거듭 외교부에 알아보시며 그를 구원하려고 애쓰시였다. 도이췰란드의 극우익반동계층들은 동도이췰란드에서 자본주의가 복귀된 다음 견결한 공산주의정치가인 그를 법적으로 처형하려 하였다. 년로하고 불치의 병에 시달리는 호네케르의 운명에 위험이 닥쳐오자 동도이췰란드주둔 쏘련군사령관이 그를 은밀히 후송하여 모스크바교외의 한 군대병원에 입원시켰다. 그의 행처를 내탐한 도이췰란드당국은 로씨야련방정부에 《범인》을 호송하지 않으면 경제원조를 보류하지 않을수 없다고 압력을 가하였다. 로씨야련방정부 일부 관리들이 그 압력에 굴복할 기미가 보이자 호네케르는 칠레대사관으로 은신하였다. 로씨야관리들은 그가 스스로 3국의 대사관에서 나와 도이췰란드로 귀국하지 않으면 체포하여 호송하겠다고 로골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생사운명의 기로에 놓인 그를 구원하려고 9월중순부터 모든 가능성을 다 리용하면서 백방으로 노력하시였으며 우리 나라 보건부대변인의 담화까지 발표하여 인도주의적립장에서 그를 받아들여 치료해주겠다는것을 세계여론앞에 공개하도록 하시였다. 보건부대변인의 담화내용은 호네케르부인에게 전달되였다.
그러나 모스크바와 도이췰란드의 우익여론은 호네케르가 베를린으로 압송되여 그가 히틀러정권시기에 감금되였던 모아비트감옥에 다시 돌아가게 된다고 떠들었다. 45년도 모아비트감옥에서 해방되여 나왔다가 다시 모아비트감옥으로 잡혀들어가게 된 에리히 호네케르의 운명은 그 개인적의미를 벗어나 사회주의로부터 자본주의에로의 통분한 복귀를 상징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도 잊고 분격을 눅잦히려고 건강에 해로운 담배를 거듭 피우시였다.
그이께서는 그지없이 아쉬운 마음, 아픈 마음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시였다… 비록 일부 나라들에서 사회주의가 좌절되고 자본주의가 복귀되였지만 그것으로 하여 사회주의의 과학성, 진리성이 부정될수는 없다. 뒤집혀질수는 없다. 사회주의학설과 그 위업이 엄중하게 훼손되기는 했지만… 쏘련만이라도 보라. 인류사의 지평선우에 거연히 솟아오른 첫 로동계급의 국가, 인간에 의한 인간의 착취와 압박이 없는 첫 사회주의국가는 자기가 존재한 70여년간 매 발전의 걸음걸음마다에서 어떤 위훈을 떨쳤고 얼마나 거대한 성과를 이룩하였던가. 인류의 진보, 인류사회의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하였던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공지구위성을 쏘아올렸을 때 쏘련사람들자신이 빠리에서 열린 세계박람회에 짜리로씨야는 워드까술밖에 내놓을것이 없었다고… 돌이켜보면 사회주의10월혁명의 승리, 청소한 쏘베트공화국을 포위압살하려고 달려든 제국주의무력간섭자들과 백파군대를 격멸소탕한 공민전쟁의 승리, 그 승리들은 사회주의사상의 승리를 상징하고있었다.… 공업화, 농업집단화, 5개년경제계획들의 빛나는 성과… 그때 벌써 청소한 사회주의련맹국가는 전세계 근로자들과 피압박민족들이 동경하는 나라, 희망의 등대였다. 쏘련을 옹호하는것은 세계공산주의자들의 성스러운 의무, 숭고한 의리로 되였다.
우리 수령님께서 령도하신 항일무장대오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그 엄혹한 난관과 시련속에서도 쏘련을 무장으로 옹호하자는 구호를 높이 들고 혈전인들 얼마나 벌렸던가. 저 유명한 둥닝현성(동녕현성)전투, 다사하(대사하)전투… 쏘련… 쏘련은 10월혁명 이전에는 유럽에서 제일 뒤떨어진 지역이였지만 정치, 경제, 과학기술, 문화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하여 모든 락후성을 털어버리고 수백년의 자본주의발전력사를 가진 서방나라들을 앞섰다. 60년대에 벌써 쏘련의 군사력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렬강들의 침략무력을 누르고있었다. 오늘 비록 쏘련은 사멸해버렸지만 히틀러침략군을 격멸소탕하고 유럽인민들을 노예의 처지에서 해방하고 유럽문화를 구원한 쏘련의 공적은 인류의 가슴에 길이… 영원히 살아있을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타락이 아니라 건전한 정신력을 지니도록, 인간을 사랑과 위훈에로 고무하고 인간정신을 아름답고 고상하게 승화시켜준 사회주의적정신문화는 인류의 정서적생활속에 살아있을것이다. 저 강대한 련맹국가는 비극적으로 사멸했지만 그 령혼은 살아있을것이다.… 워드까술과 인공지구위성, 강대한 경제, 군사력, 아름답고 고상한 정신문화… 자기 존재의 70여년동안 쏘련이 달성한 거대한 성과들은 무엇을 말하는가? 쏘련의 사회주의제도가 자기의 정치방식과 경제운영에서 일련의 모순들을 안고있었지만 자본주의제도에 비해 본질적인 우월성을 가지고있다는것을 말해준다. 변절자, 배신자들의 죄행으로 레닌이 창건한 사회주의대국은 비극적인 종말을 고하면서 세계사회주의운동에 피의 교훈을 남겼다.…
류수진박사가 이끄는 국제문제연구소의 한 연구집단은 미국과 서방이 벌리는 반사회주의선전공세의 자료들을 종합분석하고 그 경향성과 과녁에 대하여 이렇게 보고하였다.
《…미국과 서방은 사회주의로부터 자본주의에로의 <평화적이행>, 자본주의복귀를 특별히 강조하며 사회주의리념은 실현가능성이 없는 비과학적망상이며 빈궁과 악의 근원이라는것을 증명하려고 발광하고있습니다. 한편 자본주의제도를 인도주의적이며 민주주의적인 사회제도로 미화분식하며 그 영원성을 립증하려 꾀하고있습니다.… 이 사상공세의 과녁은 사회주의가 전복되지 않은 나라들이며 그 예봉은 우리 나라에 쏠리고있습니다. 적들은 이 세기말의 동란속에서 좌왕우왕하는 나라들의 반체제세력을 고무추동하여 체제전복에로 내달리게 하려 하며 지조를 지키는 강력한 나라들의 민심을 교란하여 자률적인 와해의 정신적동력을 마련하자고 책동하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끝없이 터져오르는 분격을 누르며 사색에 사색을 이어가시였다. 회의장으로 가시며, 회의를 지도하시며, 문건들을 보고나시여, 집무실에서 밤을 밝히시며, 응접실에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가시며 종횡무진으로 빛발쳐나간 그이의 사색과 사색의 거창한 세계들을 음절문자에 놓침없이 담아 련결된 론리로 문장화하기란 어려운것이다.… 복귀… 자본주의복귀… 서방은 마치도 인류사회발전과정에 복귀현상이 처음으로 나타난것처럼 미친듯 한 희열에 넘쳐 떠들고있다. 처음인가? 력사적사실이 그런가? 인류사회는 보다 높은 사회로 상승발전하는 과정에 반동공세로 하여 크고작은 복귀를 수없이 반복체험하였다. 스파르타쿠스노예폭동실패후 백배로 강화된 야만적노예제, 부르죠아개혁을 지향한 갑신정변의 성공과 3일천하, 그 패배후 숨막히게 조여진 봉건의 탕개, 로씨야 1차혁명의 실패와 쓰똘릐삔반동기의 도래… 저들이 찬미하는 부르죠아공화제는 뒤집혀져 과거에로 복귀한 일이 없는가. 영국부르죠아혁명을 보라. 17세기중엽 봉건황제 챨스1세를 처형하고 수립된 공화제는 반동공세로 하여 다시 왕정에로 복귀하지 않았던가. 11년만에… 프랑스부르죠아대혁명의 승리를 뒤집고 도래한 왕정복고시기를 보라. 혁명으로 부정했던것에로 다시 돌아가는 복귀… 되돌아간 거기에 반드시 정의가 있는것은 결코 아니다. 그렇다. 실패하여 복귀를 가져온 그 제도에 정의와 진보성이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력사의 확률은 이렇다! 그러나 미국… 서방… 수반들과 어중이떠중이정객들, 부르죠아어용선전수단들은 목소리를 합쳐 인류사회발전에 거슬러흐르는 이 역류, 복귀를 극구찬양하며 사회주의의 종말을 요란하게 광고하고있다. 신통히 같다. 똑같다. 33년 겨울 유격근거지를 포위해놓고, 38년 겨울에는 난파이쯔(남패자)에서 사령부와 주력부대를 포위해놓고 일제는 우리 혁명에 종말, 종말, 그렇다, 종말이 왔다고 선포했다. 김장군이 전사했다는 허위보도까지 신문에 내며… 빠리콤뮨… 그때 빠리페르 라쉐즈공동묘지에서 벌어진 최후의 결전… 정부군이 콤뮨용사들을 모조리 사살하고 거리들에 인간도살의 피가 흐르고… 십여만을 감옥과 류형지로 끌어간 다음 베르사이유정부수상 티에르는 사회주의는 종말을 고했다고 선언하였다. 티에르, 세계정치사상 사회주의의 종말을 맨처음으로 부르짖은것은 프랑스 베르사이유정부수상 티에르 바로 그자이다. 그래서 과연 종말이 왔던가? 아니다. 우리 혁명군부대들은 난파이쯔에서 포위를 뚫고 고난의 행군을 하여 이듬해 푸른 봄에는 멸적의 함성높이 조국에로 진격했다. 티에르의 선언대로 사회주의는 종말을 고한것이 아니라 10년후 콤뮨지도자들과 투사들은 바스띠유감옥과 류형지들에서 뛰쳐나왔다. 사회주의운동은 료원의 불길처럼 타올랐다. 조선총독 우가끼대장, 베르사이유부르죠아정부수상 티에르따위가 종말을 선언한다고 인민대중의 세기적념원과 지향, 인류사회발전의 합법칙성을 반영한 운동이 존재를 마치겠는가. 대하의 흐름에 서라고 호령하거나 그것을 잘라보자고 장검으로 내리치는자가 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자가 어디 있겠는가.
…사회주의사상의 확실한 시원은 공상적사회주의이지만 그 썩 이전 태고적으로 소급해올라가봐도 그 맹아적인 흔적들을 찾아볼수 있다. 압제자들의 통치에 수없이 복무한 기독교의 성서들에까지 빈부의 차가 불행의 근원으로, 부자는 악덕의 화신으로 지탄되였다. 빈자, 약한자, 불행한자에 대한 동정은 선행으로 찬미되였다. 만민평등… 일하지 않는자는 먹지 말라는 복음서의 결구… 조물주가 아니라 로동이 사람을 창조해냈다. 자연과 싸우는 집단로동에서 집단속의 나를 인식하면서 사람은 남을, 집단을 더 사랑하는것을 미덕으로 찬양했다. 자기만을 생각하는것은 비행으로… 사람은 사람으로 되면서부터 서로 의지하고 위하며 똑같이 일하고 똑같이 먹고… 평등하게 살기를 갈구했다. 사람의 본성으로 된 이 념원은 어떤 폭정과 참화와 재난속에서도 사멸하지 않았다. 사람마다의 가슴에서 찰랑대는 그 념원은 선대에서 후대로 맑은 시내물처럼 흘러내리며 수천수만년의 흐름속에서 합쳐지고 또 합쳐져 대하의 도도한 흐름으로 되였다.
그것은 노예의 고역과 봉건의 질곡에로 끊임없이 흘러내려 자본세계에 이르렀다. 그 대하는 여기에서 공상적사회주의자들을 배출했다. 오엔… 쌍씨몬… 바부흐… 공상적사회주의의 허황성을 극복하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체계화… 그 실현방도를 제시한 맑스, 엥겔스의 공적, 10월사회주의혁명후 사회주의건설에 그것을 구현한 레닌, 쓰딸린의 공로… 주체사상의 창시, 주체사상에 기초한 사회주의리론의 독창적인 전개, 우리 나라 사회주의건설에서의 그 구현을 위한 투쟁… 사회주의는 사람중심, 인민대중중심의 사회주의로 발전하였다.
이처럼 장구한 세월에 걸쳐 형성되고 완성되여온 사상, 사회주의를 부정… 모독… 훼방… 헐뜯는자들은 인간의 본성, 인간성, 인간자체를 부정하는 무리들이다. 인간이 개개로 고립된 동물적인 존재가 아니라 육체로동을 하건 정신로동을 하건 근로하며 집단을 이루고 사는 사회적존재로 남아있는 한 사회주의는 영생하며 승승장구하며 종국적인 승리를 이룩한다. 이것은 절대적인 진리이다! 사회주의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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