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평양은 선언한다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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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림에 려과되여 부드러워진 해빛이 환하게 흘러들며 아늑한 집무실의 정숙을 더해주는듯 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갑자기 몰려드는 피로감에 집무탁에서 일어나 방안을 거니시다가 안락의자에 앉아 등받이에 기대며 눈을 감으시였다. 온몸이 꿈나라로 잠겨드는듯 싶었다. 대외정세의 격변으로 파생된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들로 하여 며칠밤을 뜬눈으로 지새며 사업한때문인것 같았다.
사회주의시장이 완전히 허물어졌으며 자본주의가 복귀된 동유럽나라 거의 모든 기업체들이 우리와의 무역계약을 일방적으로 페기함으로써 미국과 서방의 환심을 사서 원조를 더 받으려고 했으며 자본주의시장과의 거래에 열을 올리고있었다. 일부 남아있는 무역거래에서도 전환성화페만을 요구하였다. 3세계의 적지 않은 나라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한 경제봉쇄를 강화하고있는 미국의 눈치를 보며 무역거래에서 주춤거리고 계약된 물자들을 보내는것까지 꺼려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벌써부터 나라의 여러 경제부문에 난관을 조성하고있었다.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며 그 출로는 어디에 있는가?
어버이수령님께서도 깊은 밤중이나 이른새벽에도 전화로 의견을 물으시였다.… 강경파들이 정변을 시도한 8월사변후 쏘련공산당은 고르바쵸브대통령의 승인하에 해체되였으며 레닌이 창건한 쏘련이라는 련맹국가는 이름만 남아있고 사실상 가맹공화국별로 다 분해되여버렸다. 쏘련이 붕괴되면 우리와의 모든 조약들은 무효화될것인가? 아니면 로씨야와 같은 몇개의 큰 공화국들이 조약상의무를 갈라서 계승받게 될것인가? 어제 민스크에서 로씨야와 우크라이나, 까자흐스딴의 세 대통령들이 회담하고 사회주의련맹국가인 쏘련을 해체해버리고 그대신 독립국가협동체라는것을 내온다고 선언하였다. 그들의 구상이 현실화되여 독립국가협동체라는것이 형성되면 우리 당과 국가는 그에 대하여 어떤 립장을 취하며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가.
그것이 정치리념만 다르고 중앙집권적인 국가구조를 가지는 독립국가들의 련합으로 될것인가, 영련방과 같은 느슨한 련맹체계로 될것인가, 유럽공동체와 같이 경제적뉴대만 강한 독립국가들의 경제적협동체로 될것인가? 민스크의 성명만 보아서는 그 구조상본질이 모호하며 아직은 두고봐야 할 일이였다. 그리고 아직도 쏘련대통령은 오늘 민스크의 선언에 강한 반발을 보였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어떻게 나올것인지, 쏘련이 해체되고 자동적으로 자기의 대통령자리까지 없어지게 될 막다른 골목에서도 협동체의 발족을 묵인할것인가, 합헌적인 권능이나 무력까지 발동하여 진압할것인가? 모든것이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정세발전의 추이에 따라 앞에 있을 사태를 정확히 예견하고 적중한 대응책을 세워야 어떤 국제적인 변화도 준비있게 맞을수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집무탁으로 가시여 지난밤에 보았지만 다시 읽어보고싶어 가까이에 놓아두었던 사로청중앙위원회 보고자료를 앞으로 당겨오시였다.
거기에는 최근시기 청년세대들이 발휘하고있는 공산주의적미풍자료들이 종합되여있었는데 그속에는 사로청원들이 영예군인들과 결혼한 자료도 여러건 있었다. 전국도처에서 처녀들이 특류영예군인들과도 자원하여 결혼하는가 하면 흠할데 없이 끌끌한 청년이 영예군인처녀의 일생의 반려로 되여주고있었다. 그들의 소행은 사회적인 찬양과 성원을 받고있었다. 황해남도의 한 처녀가 량강도의 영예군인과 혼인이 이루어지게 되였을 때에는 총각과 처녀의 두 거주지사이의 통신로선에 있는 모든 교환대의 교환수처녀들이 떨쳐일어나 행복에 겨워하는 두 청춘의 통화를 우선 보장하여 하루에도 몇차례씩 사랑과 믿음, 그리움에 넘친 살뜰한 말들과 속삭임까지 오고가게 되였다. 처녀가 량강도로 시집가는 날에는 렬차의 모든 승무원들이 떨쳐나서 신부일행의 자리를 꾸려놓고 특별봉사를 해주는가 하면 렬차방송으로 려행하는 손님들에게 알려주어 장한 처녀를 축하하도록 하였으며 축하의 노래까지 보내주었다.
밑줄도 그으며 감탄부호도 찍으며 글줄을 읽어내려가시는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이 마냥 즐거워지고 피로도 말끔히 가시여지며 사업의욕이 샘처럼 솟아올랐다. 그 미거들에서 자신의 의도에 민감한 청년세대, 당을 받드는 꽃나이청춘들의 끝없는 충성심을 느끼시였기때문이다.
청년세대의 그 소행은 영예군인들의 개인생활문제를 푸는데만 의의가 있는것이 아니였다. 또한 우리 사회의 면모, 우리 식 사회주의제도의 우월성의 일단을 보여준다는 정치적의의만 있는것도 아니였다. 그것은 현재 무장대오에 서있는 현역군인들의 긍지와 자부심, 영예감을 높여주고 그들을 영웅적위훈에로 고무하며 심리적인 정서, 사상적으로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는데 직접 이바지하는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밝은 안색으로 자료들을 읽어내려가다가 류성희라는 이름에서 눈길을 멈추시였다. 류성희… 자료에는 평양의학대학병원의 간호원 류성희가 자기네 병원에서 입원치료중인 하반신불구의 제대군관 예비역중위 오영준과 한생의 운명을 같이할 결심으로 약혼했다는것, 오영준은 지난해 11월의 분계선충돌사건때 대원을 구원하고 치명상을 입었으며 중앙인민위원회는 그에게 국기훈장 1급을 수여했다는 사실 등이 밝혀져있었다. 류성희… 어디에서인가 본듯 한 낯익은 이름이여서 아리숭한 기억을 더듬던 그이께서는 마침내 인민무력부에서 올려보낸 군민일치에 대한 한 자료보고속에서 그런 이름을 본것 같은 생각이 드시였다. 그때 류한무로인이 옛련대를 방문하면서 손녀를 간호원삼아 데리고 갔는데 그 손녀이름이 류선희인가 류성희인것 같았다. 그렇다면 류수명동무나 류수진박사의 딸이 아니겠는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전화로 류수명을 찾으시였다.
《류성희라고 동무 딸이요?》
《형님 딸입니다.》
《아, 류수진박사의 딸이구만! 불구인 제대군관과 약혼한걸 알고있었소?》
《예… 두달전에 대학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있는 동무입니다.》
《어째 곁에서 일하면서 그런 소리 한마디 안했소? 사로청을 통해서 알았소. 좀 섭섭하구만…》
《…》
《얼마나 좋은 일인가! 이때까지 로동자, 농민… 보통사람들의 딸들이 영예군인과 결혼한 실례는 많았는데 이번에는 박사의 딸이 이런 미거를 보였거든. 이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요. 이건 사랑, 륜리분야에서… 우리 성희가 그를 선택한 이건… 우리 식 주체의 가치관, 인생관이 새 세대들을 납득시켰고 공감시켰을뿐아니라 승리하고, 승리하고있다는 생활적인 증거요. 헛허허…》
그이께서는 너무 기뻐 호탕하게 웃으시다가 청춘들의 사연에 호기심도 없지 않아 부드럽에 물으시였다.
《성희가 무엇에 반했는가? 입원한지 두달이라는데 어느 사이에?…》
《할아버지를 따라 전연초소에 나갈 때부터 알았답니다. 거기 중대정치지도원이였으니까… 그가 위훈을 세우고 치명상을 입어 후송되는것도 보고… 마음속으로 존경한것 같습니다.》
《음… 그래… 존경에서부터 시작되지… 그렇다니까… 상대가 불구이니까 부모들이 허락하기가 조련치 않았을거요. 특히 어머니는…》
그이께서는 심중한 안색으로 나직이 말씀하시였다.
《예… 그렇습니다. 형님은 며칠밤을 뜬눈으로 지새며 생각하고 딸의 결심을 지지했는데 형수님은 지지도 못하고 반대도 못하고 가슴만 앓다가 하루는 성희가 아이적부터 자라오며 입던 옷가지들을 다 꺼내놓고 하나하나 쓸어만져보며 그것들을 눈물로 적셨다고 합니다. 그때 제 안해가 곁에 있었습니다. 형수는 성희가 어느해 4. 15명절날 만경대혁명학원에서 있은 전국소년단련합단체모임에서 소년단에 입단하면서 받은 첫 붉은 넥타이로부터 옷가지들을 하나하나 보이며 이건 소년단야영소에 처음 가며 해입은 옷, 이건 설맞이공연때 옷, 이건 백두산답사를 갈 때, 이건 장자산사적지로 갈 때 입은 옷이라고 설명하다가… 이렇게 자란 애가 어느 길로 가겠느냐고 하더랍니다.》
《음… 어머니야 어머니지…》
《형수는 이렇게 마음을 돌려세웠지만 치료가 다 끝나고 건강이 회복된 다음 약혼하기를 바라는것이였습니다. 성희도 그 의향에 순응하는것 같았는데 갑자기 이렇게 되였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하고도 의논이 없이 단독결심으로… 갑자기 이렇게 되였습니다.》
《그건 무슨 말이요?》
《예, 그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 동무가 세번째 수술을 받게 되는 날이 왔는데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 혈압도 떨어지고… 그렇다고 수술을 뒤로 미루면 척추에 생긴 염증이 퍼져 생명까지 위험할수 있었습니다. 환자는 무엇을 예감했는지 비감에 잠겨 울적한 얼굴이고… 의사들은 환자의 정신상태가 문제라고, 이제 척추의 뼈를 까내야 하는데 저런 정신력으로는 견디지 못한다고 우려하며 친척이라도 가까이 있어 립회하면 그 육친의 정에 의거하여 기운을 내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 동무한데는 부모형제가 없습니다. 평양에 사는 먼 친척도 없습니다. 그날 성희는 입원실로 달려들어가 영원히 곁에 있으면서 돕겠다고 했습니다… 사랑을 고백한셈입니다. 수술장에서 에텔마취를 시키기 전 그의 손을 잡고 웃으며 중위동지, 이기고 돌아오라요. 나는 여기서, 이자리에서, 기다리겠어요.… 숱한 의사, 간호원들이 보는데 이렇게 말하고 립회인이 되여 그자리에 여섯시간 서있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에 뜨거운것이 가득 안겨들어 한동안 아무 말씀도 못하시였다.
《장하오…》
《형수는 그날밤 딸을 안고 울었습니다. 내가 너를 몰랐다면서…》
《수명동무, 내 방에 오오…》
송수화기를 내려놓은 그이께서는 애정에 넘친 밝은 안색이면서도 심중한 빛이 깃든 눈길로 방안을 천천히 거니시였다.
이윽고 류수명이 집무실로 들어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와 함께 쏘파에 나란히 앉아 가정사를 오손도손 의논하듯 나직하면서도 다정한 음성으로 말씀하시였다.
《성희 소행은 정말 기특하오. 하지만 어쩐지 마음이 놓이지 않아 오라고 했소. 수술에 들어가기 전 그런 극적인 정황에서 일시적인 흥분과 결기에 그렇게 한게 아닌가… 또 영예군인들과 결혼하는 사회풍조에 떠밀려 앞날을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고… 나는 말이요. 성희, 저애가 군대생활이나 로동현장에서 단련된 처녀라면 아무 걱정도 안하겠소.》
그이께서는 수명에게 담배를 권하고 자신도 피우시였다.
《어머니가 처음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그 심정이 리해되오…》
김정일동지께서 담배연기를 한껏 들이켰다가 길게 내뿜으시였다. 류수명은 머리를 수긋하고 생각에 잠겼다.
《만약 수술결과가 좋지 못해 그가 영영 불구를 면치 못하게 되고 앞으로 이런저런 생활적인 난관이 생기면 후회하지 않을가? 나는 그게 제일 무섭소.… 동무야 자기 조카인데 나보다야 그애를 더 잘 알지 않겠소. 어떨것 같소. 응?》
류수명은 친어머니보다도 더 다심한 그이 심정이며 인정에 목이 메여 선뜻 대답을 올리지 못하였다.
《저도 두번 형네 집에 찾아가서 타진해봤습니다. 형수가, 저한데는 별소리를 다하는 형수가 어째 하필이면 그런 자리에 들어가겠느냐는 소리를 할것 같은데 그런 소리는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그거야 전형적무관형인 시아버지 호령이 무서워서 그럴수도 있지 않소.》
《아버지는 이번 일에 함부로 훈시하지 않았습니다. 일생대사라면서 손녀가 강박이나 구속이 없이 자유롭게 결심할수 있도록 옆에서 너무 비쳐들거나 삿대질을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늘 깊은 생각에 잠겨 손녀의 선택을 지켜보았습니다.》
《응… 개명한 로인이요…》
《형이 형수를 욱박지르는걸 알고 오히려 형수편역을 들었습니다. 어미야 어미지.… 어디 헐한 일이냐 하면서… 그러니 형수는 설음이 나 몇번 눈물을 쏟긴 했지만 딸의 마음을 리해하려고 애썼습니다.》
《령도예술이 대단하오. 련대장시절에 익힌건가…》
김정일동지께서는 무거운 한숨과 함께 담배연기를 길게 내불며 잠시 깊은 생각에 잠겼다가 조용히 뇌이시였다.
《결혼을 해서 살아가느라면 이제 무슨 일인들 없겠소. 남편 구완을 해야 되고 여느집 같으면 남정들이 해야 될 일도 다 맡아하고, 소갈데 말갈데 다 갈수 있겠는데… 후회하지 않겠는지 하는거요.… 문제는 본인의 마음이요.…》
《예… 저도 그래서 따져물었습니다. 두번이나… 성희 그애는 이 세상에 불행해지고싶어 시집가는 처녀가 어디 있겠는가고 하면서 오영준동지는 조국을 위해 피흘린 영웅이다, 여태 남들을 위해 살아온… 남을 위해 자기를 깡그리 바친 정치지도원, 당일군이라면서 좀 고생해도 자기를 다 바쳐 그런 사람한테 생활의 기쁨을 안겨주고 락을 줄수 있다면 자기는 사는 보람을 느끼고 누구 부럽지 않게 행복하겠다고 했습니다.… 두번 다 같은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그애 눈을 보고 진정의 말이란것을 알았습니다.》
《음… 으흠!…》 김정일동지께서는 못내 기뻐 손으로 무릎까지 치시였다.
《대답이 또한 인생철학이요. 우리 사회가 어떤 성격을 키워냈는가!》
《우리 당이 키웠습니다.》
《음… 성희, 류성희, 이애는 우리 사회주의의 비옥한 정신적토양에서 피여난 한떨기 들꽃이요. 탐스런 빨간 꽃이요!》 그러시고는 기쁨과 흥분, 격정을 못이겨 창끝처럼 뻗친 손가락으로 허공을 쿡쿡 내찌르며 웨치시였다.
《쏘련, 뽈스까, 프랑스, 영국, 미국… 어디에, 이 세상 어디에 우리 성희같은 처녀가 있겠는가!》
류수명은 눈굽이 저려났으나 습관적으로 사업수첩을 펼쳐들고 원주필을 달려 그이의 말씀을 속기해나갔다.
《이제 오영준이와 성희 결혼식상은 내가 차려주겠소. 둘의 사연, 생활, 결혼식을 신문, 방송, 텔레비로 광범히 내보내야겠소! 세계여, 우리를 보라고!》
그이께서는 어느사이엔가 집무탁곁으로 가시여 송수화기를 들고 대학병원 원장을 찾으시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안녕하십니까? 대학병원 원장이 전화를 받습니다.》
《원장선생, 한가지 알고싶은 문제가 있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병원에 입원한 오영준이란 제대군관의 치료경과가 어떻습니까?》
《예…세번째 수술까지 대체로 괜찮게 된것 같은데 이제 두고봐야 알겠지만 특별한 이상이 생기지 않으면 하반신마비가 서서히 좀 풀릴것도 같은데 좀 경과를 봐야 알겠습니다.》
《선생님, 그렇게 여유를 두시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주십시오. 특별한 이상이란 무엇입니까? 어째서 좀입니까? 예? 사실대로 말해주십시요.》
《예… 예… 알겠습니다. 특별한 이상이란건 뼈이식을 한 척추부위에 염증이 생기지 않겠는가 하는 불안감때문에 올린 말씀입니다. 좀… 이란건 이번 수술에서도 몇개 신경선을 잇지 못했는데 그것이 살아나 저절로 붙지 않으면 하반신의 일부 기능은 회복되지 못합니다.》
류수명은 집무탁의 가녁에 놓인 불깃하게 상혈된 그이의 손이 여기저기를 황황히 더듬는것을 지켜보다가 가슴이 못견디게 저려들어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서게 되였다.
《저절로 붙는 경우도 있습니까?》
《예, 기적이라고 하지만 작년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각종 영양공급을 잘해주고 필요한 약을 쓰면 붙을수 있습니다.》
《원장선생, 최선을 다해주십시오. 채 잇지 못한 신경선들을 꼭 붙여주십시오. 당에서도 적극 돕겠습니다. 필요한것들을 다 제기해주십시오. 우리는 오영준동무를 대오에 다시 세우자는 결심입니다.》
《지도자동지, 알았습니다. 충성의 결의모임을 열고 전투를 벌리겠습니다!》
그이께서 탁상일력에 무엇인가 적어놓고 쏘파있는데로 활달하게 걸어오시였다.
《영예군인들의 결혼식에 당에서 꼭 상을 차려주고 전국적으로 그들에 대한 치료대책을 세우며 영예군인의 안해들이 생활에서 사소한 불편도 없도록 당적으로 잘 보살펴줘야 하겠소. 그들이 우리 사회주의제도의 혜택을 제일 많이 받도록 해주어야 하겠소!》
이윽고 감격과 흥분에 휩싸여 집무실에서 나가던 류수명이 출입문앞에 이르러 웬일인지 주춤 멎어섰다.
그이께서 잊은 문제라도 있는가싶어 돌아보시는데 수명은 죄송스러운 얼굴로 아까 들어올 때 당중앙위원회 한 책임일군이 대기실에 초조하게 앉아있는것을 보고도 너무 지체한것 같다고 하였다. 그이께서 시계를 보시였다. 시간이 퍽 지난것은 사실이였다. 신소와 청원을 담당한 그 책임일군을 만나는것은 그이의 사업일정에서 언제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있다. 그를 통하여 인민들의 심정이며 의견, 민심의 움직임을 알수 있었으며 사회생활에서 나타나고있는 일부 부정적인 현상들도 폭넓고 깊이있게 료해하실수 있기때문이였다. 류수명이 다시 인사를 올리고 나간 다음 곧 그 책임일군을 부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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