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칼럼] 자본주의 세상의 이 엄청난 불평등을 똑바로 아는 것이 진보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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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작성일 24-08-07 07:12 조회 470 댓글 0본문
[강산 칼럼] 자본주의 세상의 이 엄청난 불평등을 똑바로 아는 것이 진보의 기본이다
글: 강산 기자
[민족통신 편집실]
내가 1980년대 중반 하와이에서 생강을 재배하는 농장을 운영하고 있을 때 우연히 뵙게 되었던 민중신학자이자 통일운동가인 고 홍동근 목사님과의 만남으로 인하여 나는 통일운동가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홍동근 목사님과 만남 이후에 수많은 서신을 주고받게 되었는데 홍동근 목사님은 보유하고 있던 수많은 책들을 내게 보내주었고 통일운동가가 되겠다는 내게 미국 이민으로 한국에서 중단하였던 대학공부를 미국에서 다시 시작하도록 권유하였다. 그러면서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였으면 하였는데 나도 사회학을 공부하고픈 마음이 컸기에 내 나이 서른이 된 80년대 중반에 하와이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가장 흥미롭고 인상깊었던 과목은 바로 사회학 개론 (Sociology 101)이었다. 당시 젠 마이어라는 백인 교수는 평소에 학생들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나치는 여러가지 일들에 대하여 자세하게 관찰하고 깊이 들여다보면서 미국사회라는 것이 이렇게 구성되고 돌아가고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도록 이끌어주었는데 그 가운데 그분의 첫 수업이자 과제물을 제출하기 위하여 거의 한 달 동안 진행되었던 주제는 미국의 경제적인 불평등에 관한 것이었다.
나를 포함하여 누구나 미국의 경제적인 불평등은 아주 심하다는 정도는 이미 상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가 얼마인가를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하여 그분은 교과서와 함께 부록으로 아주 커다랗게 인쇄되어 알기 쉽게 보여주는 그래프를 들여다보게 하였다. 거기엔 당시 2억 5천만 정도의 미국의 인구를 백 명의 (100%) 미국인으로 분류하여 각자의 소득을 보여주었으니 그래프의 한 명은 곧 250만명을 대표하는 그래프였다.
사회학개론 첫 수업시간에 이어서 며칠 동안 그 그래프를 들여다보면서 수업은 진행되었는데 당시 미국의 Middle Class (중산층)로 분류되는 50% 정도의 인구의 연 가계수입은 3만-6만 달러 전후였고 그 아래로 30% 정도의 Lower Class (저소득층)의 소득은 극빈자로부터 대부분 2만5천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Upper Class (고소득층)는 인구의 20% 정도인데 그들의 수입은 중산층의 10배에서 20배 정도였는데 그 가운데 최고위층 1%의 평균 수입은 중산층 수입의 2백배-300배나 된 것이다. 우리들은 그 큰 종이에 그려진 그래프에서 1% 그들의 수입액이 꼭대기까지 치솟은데도 부족하여 따로 10줄이나 더 그려진 것을 살펴보면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금액을 달리 표현한다면 어떤 큰 회사의 직원이 1년 동안 일해서 5만 달러의 수입을 얻었다면 그 회사의 CEO, 혹은 어떤 부유한 투자자는 단 하루 동안에 그 돈을 번다는 의미다. 회사의 중역이나 재산이 많은 부자가 그렇게 엄청난 수입을 올려도 아무도 탓하지 않도록 자본주의 세상은 그것이 제도화되어 있는 것이다.
인간이 하는 일은 각자 다르고 어떤 경우엔 그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그 수입이 극과 극으로 유지되는 사회는 절대로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지 않은가? 어떤 경우엔 건강을 해칠 수도 있는 위험한 막노동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기여하는 것이 훨씬 높을 수도 있고 그들에게 좋은 대접을 해줘야 하겠지만 보통 그들의 수입으로는 기껏해야 극빈을 면한다면 겨우 저소득층에 머물 수 있을뿐이다.
내가 40년 전과 똑같은 그래프를 구하지 못하였지만 하버드 대학에서 인터넷으로 여기 무한 공유하는 그래프를 찾아서 올렸다. 이 그래프를 보면 지금 미국에서 고소득층 10%는 전체 소득 총액의 80% 정도, 그 가운데 최고위소득층 단지 1%의 인구는 미국 전체 소득 총액의 24%나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이 간과하고 지나치는 것으로 1년 동안의 소득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Wealth, 즉 미국인 각자가 가진 부에 관한 것이다. 미국의 부는 소득보다 훨씬 더 불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다. 부에 관한 두번째 그래프를 살펴보면 미국 인구의 35%는 거의 가진 것이 없고, 중산층이라고 불리는 30% 또한 가진 것이 미미할뿐이다. 그렇지만 상위 10%는 미국 전체 부의 90% 정도의 부를 가졌고 그 가운데 1%의 인구는 미국 전체 부의 50%나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 1%가 대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대부분의 예금, 주식, 본드, 뮤추얼펀드를 소유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이 엄청난 부는 그들 자신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 물려받고 대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자본주의 미국은 부의 분배에 있어 극도의 불평등한 나라인 것이다.
우리들이 그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이 엄청난 경제적인 불평등에 대하여 깊이 깨닫게 하였던 사회학 개론의 그 교수는 학생들 스스로는 과연 미국의 어떤 계층에 속하는지에 대하여 과제를 제출하도록 하였으니 우리들 각자는 그 그래프를 통하여 자신의 위치까지 짚어볼 수 있게 되었다. 비록 그 교수는 이런 극도의 경제적인 불평등이 정의로운가 불의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의식이 있는 학생이라면 너무도 정의롭지 못한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나는 사회학 개론의 그 첫 수업을 듣고는 바로 홍동근 목사님이 통일운동가가 되려는 내게 왜 사회학을 전공하라고 하였는지를 보다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자본세상에서 엄청난 정도의 이 경제적인 불평등과 불의는 의식이 없는 민초라면 평생 동안 그렇거니하고 그냥 지나치고 마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실제로 우리들은 미국의 경제적인 불평등에 대하여 말하고 그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람을 접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던가? 아마 대다수는 단 한 번도 없었을 것이다.
눈을 들어 살펴보면 이렇게 불의한 세상을 유지하기 위하여 민중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게 하고, 엉뚱하고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나 종교, 유희, 오락에 빠져들도록 언론, 매스컴, 스포츠, 인터넷 등 온갖 것들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도배되어 있지 않은가? 과연 그런 가운데 푹 빠져서 정작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인간들로 가득찬 이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가? 그리고 그렇게 최고위층에서 세뇌시키는대로 세뇌되어 생각없이 살아가는 대다수 민초들을 과연 인간다운 인간이라 부를 수 있겠는가? 이렇게 부자들을 위하여 돌아가는 세상을 바로 아는 것 곧 의식화는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는가? 참인간이 되기 위해서도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왜 이런 모습으로 되어있는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자본주의 세상의 경제적인 불평등을 비롯한 수많은 정의롭지 못한 일들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야 진보적인 사람이라 부를 수 있다고 본다. 위의 그래프를 자세하게 살펴보면 Ideal, 즉 이상적인 형태의 경제적인 평등에 관한 그래프 선도 보인다. 모든 사람의 수입이 똑같지는 않지만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수입이나 부는 그저 몇 배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이상적인 형태의 사회를 그려보고, 미국은 아무런 희망이 없지만 지금 이 세상은 과연 그런 이상적인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그리고 그런 이상적인 세상에 가장 가깝도록 경제적평등을 이룬 나라는 어디인가를 알고 공부하는 것이 바로 진보의 가장 기본되는 길인 것이다.
그러다보면 우리 민족의 절반인 조선이 온 세상에서 거의 유일하게 이미 해방 직후 토지개혁으로 곧바로 그 위대한 일을 해냈고, 조선의 사회주의는 이토록 중요한 경제적인 평등을 지도자와 함께 온 인민의 성원 속에서 더욱 발전시켜나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일인가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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