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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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높이
며칠전 정오무렵이였다.
《26층, 27층, 28층… 형님, 정말 셀수가 없구만요.》
좀전부터 아빠트밑에서 셈세기를 하던 동생이 하는 말이였다.
해빛에 눈이 부셔서만도, 그 무수한 창문들로 인한 시각적오차에서만도 아니였다.
군사복무의 나날 가족이 70층아빠트에 입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마다 꿈속에서 새집과 행복에 겨운 식솔들을 그려보군 했다는 동생이 제대되여 그처럼 보고싶어하던 집에 왔으니 그 감동이 얼마나 컸으랴.
세상이 다 아는 이 70층아빠트의 주인이 된 꿈같은 현실앞에 터치는 고마움의 토로였으리라.
제대되여 온 첫날부터 온밤 잠에 들지 못하고 려명거리의 야경을 보며 자기가 서있는 집의 높이를 가늠해보던 동생, 하루에도 몇번이나 아빠트를 오르내리며 해빛밝은 창가를 세여보군 하던 동생이였다.
나도 동생처럼 그랬었다. 우리 온 가정이 새집에 입사한 날 밤새도록 궁궐같은 방들을 둘러보며 눈물을 흘렸었다.
아니, 70층아빠트뿐만이 아니라 려명거리의 수많은 새집에 보금자리를 편 사람들모두가 그러지 않았던가.
《정말 우리모두가 누리는 행복의 높이예요.》
행복의 높이, 진정에 넘친 동생의 말에 나는 새삼스럽게 다시금 70층아빠트를 올려다보았다.
다른 나라들에도 초고층건물과 호화로운 주택들이 있지만 집값이 엄청나게 비싼것으로 하여 평범한 근로대중에게는 한갖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오직 호화주택의 문을 여는 열쇠는 부자들을 비롯한 소수의 특권층의 손에만 쥐여져있다.
그러나 우리 공화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총높이만도 무려 200여m를 헤아리는 려명거리의 70층초고층아빠트의 모든 살림집들에서 평범한 교원, 연구사들이 살고있다.
국가로부터 무상으로 배정받은 현대적인 새 살림집에서는 아무런 불편을 모르고 삶을 향유하는 인민의 행복넘친 웃음소리가 그칠새없이 울려퍼지고있다.
언제인가 려명거리의 70층살림집을 돌아본 한 외국인은 자기 나라에서는 이런 집에서 살려면 엄청나게 많은 돈을 내야 한다, 그래서 웬만한 부자들도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는데 조선에서는 평범한 사람들이 돈 한푼 안 내고 이런 집을 쓰고산다니 정말 믿기 어렵다고 자기의 솔직한 심정을 터놓았다.
그러니 이 초고층살림집의 높이를 어떻게 건축학적으로만 헤아리겠는가.
진정 그것은 우리의 사회주의가 받들어올린 인민의 행복의 높이가 아니겠는가.
나는 동생에게 이야기하였다.
《충혁아, 눈뿌리 아득히 치솟은 이 아빠트를 하늘에 닿은 우리 행복의 높이로만 볼것이 아니라 평범한 과학자, 교육자들을 이런 궁궐같은 집의 주인으로 내세워주신 당의 사랑을 량심과 의리로 받드는 충성의 높이, 보답의 높이로 보아야 한다. 우리 가정, 아니 이 아빠트의 모든 가정들이 그러하듯이 너도 군사복무의 그 시절처럼 언제나 충성과 보답의 길만을 걸어야 한다.》
다시금 70층아빠트를 올려다보는 동생의 얼굴에는 당이 맡겨준 혁명초소에서 충성과 위훈의 자욱자욱을 새겨가려는 굳은 결심이 비껴있었다.
김 충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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