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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의 자랑이야기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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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1,280회 작성일 23-06-0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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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애의 자랑이야기를 들으며

 

올해 여섯살잡이인 우리 딸애가 유치원에 들어간지는 불과 두달이다.

그 두달어간에 우리 애에게 애명이 하나 더 붙었다. 《자랑쟁이》라는…

가갸표를 곱게 써서 칭찬받은 자랑, 새 춤노래를 배운 자랑, 달리기에서 1등을 한 자랑, 새참시간에 맛있는것을 먹었다는 자랑이야기를 비롯해서 유치원에서 돌아온 딸애가 자랑주머니를 한가득 펼쳐놓으면 우리 가정의 즐거운 저녁시간이 어느새 다 흘러간다.

며칠전 여느때없이 일찍 퇴근한 나의 손목에 이끌려 유치원에서 돌아오는 길에서도 딸애의 귀여운 꽃입술은 쉴줄을 몰랐다.

《엄마, 나 오늘 그림공부시간에 〈우리 사는 집〉 잘 그려서 칭찬받았어요. 그래서 빨간별도 탔어요, 어떻게 그렸는가구요? 하늘에는 해님이 방실방실, 마당에서는 나랑 현희랑 남진이랑 손목잡고 춤추지요뭐. 그리고 꽃밭에는 알락달락 꽃들이 활짝 피고 나비들은 팔랑팔랑…

이제 집에 가서 아빠랑, 할머니한테랑 보여줄테야…》

딸애는 어느새 나의 손을 놓더니 앞장서 뽀르르 달려갔다. 어서 자랑하러 가자는듯.

한점 그늘없이 밝고 명랑하게 자라는 자식의 모습을 보는것이 엄마들에겐 가장 큰 기쁨이여서인가, 딸애를 따라 걸음을 다그치는 나의 마음도 나래가 돋친듯 즐거웠다.

애가 그린 그림이 눈앞에 보이는듯싶어졌다.

어쩌면 애의 마음속엔 해님, 꽃, 나비, 웃음같은 동화속의 락원만이 꽉 들어차있을가.

집에서는 온 가정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유치원에 나가서는 아빠엄마보다 더 세심히, 더 속속들이 돌봐주고 글공부, 춤노래공부, 그림공부시켜주는 정말 좋은 선생님과 다정한 동무들, 숱한 동화그림책, 놀이감들속에 있으니 왜 그렇지 않으랴.

그뿐인가. 당의 은정속에 마련된 젖제품과 당과류, 과일들을 맨 선참으로 받아안는 나라의 왕, 사랑동이, 보배동이들도 바로 우리 아이들이 아닌가.



세상에 부러운것 없고 행복만을 알며 자라는 이런 마음이 왜 밝고 명랑하고 발랄하지 않겠는가. 왜 자랑이 많지 않겠는가.

참으로 철부지자식의 생기넘치는 모습에서 모성의 기쁨과 함께 우리 나라 사회주의제도의 고마움을 한껏 느끼게 되는 그런 순간이였다.

그러느라니 언제인가 남조선의 한 언론에 실렸던 글이 떠올랐다.

《우리 아이들은 지옥이라는 말을 너무도 빨리 배운다. 도대체 무엇이 아이들을 이렇게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들로 만드는것인가. 사회의 중심이 될 아이들의 마음이 어둡고 침침하니 앞으로 우리 사회는 어떻게 될것인가.》

순진한 아이들의 눈동자에 그대로 비끼는 어두운 사회, 약육강식의 랭혹한 생존법칙에 의하여 지배되는 황금만능의 세상-남조선이 그대로 안겨오는 글줄이다.

언제 직업을 잃을지 몰라 불안에 마음조이는 부모들의 어두운 모습을 보며, 그리고 직업을 잃은 부모들이 집에 들어와 때없이 일으키는 가정불화, 그 분풀이로 가해지는 폭력과 학대속에 작은 가슴을 부여안고있는 애처로운 어린이들…



이 모든것에 시달리던 나머지 주눅이 들고 다른 아이들과 휩쓸리지도 못하여 학교와 유치원에서, 동무들속에서조차 차별시되고 몰리우는 아이들,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은 이런 아이들의 마음이 어떻게 밝고 명랑할수 있겠는가.

지금 남조선의 어린이들속에 《마음의 악성감기》라고 하는 우울증이 급증하고있다니 망울도 터쳐보지 못하고 온갖 사회악속에서 시들어가고있는 어린이들의 모습은 얼마나 가슴아픈것인가.

그럴수록 따스한 태양이 빛을 뿌리는 이 땅에서 아름다운 한송이꽃으로 활짝 웃는 우리 딸애의 밝은 모습이 뜨겁게 안겨왔다.

나는 앞서 뛰여가는 딸애에게 맘속으로 말하였다.

딸애야, 더 밝게 웃어라. 더 활짝 피여라.

은혜로운 해빛이 이 땅을 비치고 너희들의 미래도 비쳐준단다.

아이들의 락원, 행복의 이 락원을 온 세상에 목청껏 자랑하거라.

류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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