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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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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2,651회 작성일 23-07-2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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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 회)

제 5 장

4

(1)


김준선작업반은 2단계사회주의경쟁총화에서도 1등을 쟁취하였다. 2카바이드직장 수리작업반이 연거퍼 두차례나 우승하자 종업원들은 저으기 놀라는 눈으로 그들을 보게 되였다. 지금까지의 개건공사를 하면서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작업반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였다. 사회주의경쟁은 직장과 작업반들의 실력을 명백히 나타내보이고있었다.

김준선작업반의 눈부신 성과앞에서 수치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들중의 한명은 기계화직장 직장장 전명성이였다. 그는 이전에 2카바이드직장 직장장을 하던 사람으로 몇년전에 기계화직장장으로 조동되였었다. 기계화직장으로 말하면 기업소에서 기술혁신과 관련되는 일체 장치물들을 제작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직장으로서 제관력량이 가장 센 힘있는 직장으로 알려지고있었다. 기계화직장도 보수부문에 속하여 사회주의경쟁에 참가하고있었다. 그런데 김준선의 작업반에 뒤떨어진 꼴이 되고말았다. 더우기 전명성은 이전에 카바이드 2직장 수리작업반장을 한 경력도 있고 또 그들을 책임졌던 직장장의 위치에서 사업도 하였던지라 심히 모욕감을 느끼고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그들이야 내가 빤히 아는데 그동안 어떻게 달라졌다는건가? 김준선이 반장으로 된이래 작업반휴계실을 꾸린다, 토끼를 기른다, 염소를 기른다고 반원들을 《들볶아댄 사실》은 알고있지만 어떻게 사람들을 묶어세웠기에 한사람같이 움직이는가.)

전명성은 직장의 힘으로 김준선작업반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는 김준선작업반과의 경쟁에 나선 자기 직장 한개 작업반에 기능이 높은 용접공들과 제관공들을 뽑아보내였다.

여러 단위들이 중합직장에서 저장조들을 제작하였다.

김준선은 기계화직장과의 힘겨루기가 헐치 않음을 알고있었다. 그들은 직장에 문형기중기를 비롯하여 철판절단기, 곡관기를 비롯한 제관설비들이 그쯘하였고 우수한 용접공들과 제관공들이 있었다. 김준선작업반은 철판을 절단하자고 하여도 다른 직장에 가서 잘라야 하는 형편이였다.

《우리의 조건은 불리하오. 그러나 우리는 단합된 힘과 정신력으로 그들과 겨루어야 하오.》 조회시간에 김준선은 반원들을 한사람, 한사람 여겨보면서 말하였다.

준선은 이 시기처럼 그 한사람, 한사람이 귀중하게 느껴본적은 처음인것처럼 생각되였다. 각자가 걸어온 생활의 길도 다르고 성격도 각이하였지만 하나의 지향을 가지고나가는 길에서 한덩어리가 된 사람들이였다. 그들은 지금 신뢰의 눈빛으로 준선을 쳐다보면서 그의 다음말을 기다리고있었다. 준선이가 그 어떤 높은 요구성을 제기한다고 하여도 기꺼이 따라나설 사람들이였다.

준선은 계속 말하였다.

《기계화직장사람들 각자의 힘과 기술은 우리들 매 사람들보다 수 있으나 우리의 뭉친 힘은 그보다 더 세오. 신심을 가지고 나서기요.》

《해봅시다.》

《하자구요.》

이구동성으로 호응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준선은 동지들에 대한 고마움을 받아안으면서 북받치는 힘을 느끼였다.

《좋소. 또 한번 달려보기요. 한가지 강조하고싶은것은 모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되겠다는거요.》

준선의 눈길은 건일에게서 멎어섰다. 그의 얼굴이 퍼그나 못쓰게 되였다. 준선은 지금 건일이가 이미전부터 앓던 관절염이 도져 고통스러워한다는것을 알고있었다. 그는 절룩거리며 다니였고 용접작업을 하면서 앉았다일어섰다하기 힘들어하였다. 그러나 건일은 일체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맡은 일에 열성이였다.

《그래 건일동무, 몸이 일없겠소?》

《내 몸이야 항상 일없지요.》 건일은 잘생긴 얼굴에 웃음을 지어보이였다.

준선은 그에게 좀 쉬면서 병치료를 하라고 말할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민망스럽고 괴롭기도 했다.

보통날같으면 억지로라로 건일을 휴식시키였을테지만 한창 경쟁을 벌리고있는 형편에 고급기능공을 작업에서 뗀다는것은 곧 기권을 의미하는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참아야 했다. 급한 전투시엔 부상병들도 총들고 전호에 선다고 하지 않는가.

《이겨냅시다. 다 이겨내고 승리자가 되기요.》 준선은 자기의 얼굴에 떠오른 괴로운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저력있게 말하였다. 《마지막전투까지 어느 한사람도 쓰러져서는 안되오. 집에 가면 안주인들에게 당부를 하시오. 만약 세대주들을 앓게 하면 작업반에 불러내여 내세우고 사상투쟁을 벌린다고 말이요.》

좌중에 키득키득하는 웃음소리들이 들렸다.

전투가 시작되였다.

기계화직장의 작업반은 각종 설비들이 그쯘한 자기 직장 작업장에서 직장장의 적극적인 후원하에 저장조를 제작하였지만 준선의 작업반은 현장에서 직접 저장조를 제작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이런 저장조들을 현장에서 직접 제작한 일은 없었지만 김준선의 반원들은 대담하게 달라붙었다. 자기네 작업장에서 제작하면 운반해가는것도 힘에 부치는 일이였다.

그들은 중합직장 현장바닥에 철판들을 벌려놓고 제관작업에 들어갔다.

준선은 작업을 하면서도 자꾸 건일에게 눈길이 가는것을 어쩔수가 없었다. 한번은 건일이가 작업도중에 슬그머니 물통있는 곳으로 가서 무슨 알약을 먹는것을 띄여보게 되였는데 그 순간 찌르는듯 한 아픔을 느낀 준선은 그에게로 다가갔다.

《건일동무, 좀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소?》

《일없소. 좀 이러다 낫겠지.》 건일은 늘 그러했던것처럼 히죽이 웃어보이였다. 《반장동무가 말하지 않았소? 쓰러질 권리가 없다고 말이요. 걱정마오. 뭐 견디여낼만 하니까.》

《고맙소.》 준선은 건일의 팔을 꽉 잡아주었다.

이때 기계화직장장 전명성이 나타났다. 정찰이나 하듯 작업장을 둘러보는 전명성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어리였다. 아마 자기네 직장 작업반보다는 뒤떨어졌다고 판단한것 같았다.

《준선반장, 이번엔 우리에게 1등을 양보하라구. 우리 직장이 일단 결심하고 달라붙은 다음에야 안되지.》 명성은 오른쪽지시손가락을 세워들고 가로 흔들어보였다.

《직장장동지, 길고짧은거야 재보아야 알지요.》 준선은 느슨한 미소를 지어보이였다.

준선이 그날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니 안해 박성미가 닭곰을 한마리 내놓았다. 그것을 보는 순간 눈이 번쩍 띄였다. 노르스름하게 기름기가 반지르르 도는 닭곰우에 건일이며 성철이, 정삼이를 비롯한 작업반성원들의 수척한 얼굴들이 떠올랐다

《금순 아버지 몸이 요새 퍽 축가고있어요. 그렇게 일을 하려니 얼마나 힘들가. 어서 닭곰을 들어요.》 성미는 닭다리를 뜯어서 준선에게 내밀었다.

준선은 안해의 성의를 마다할수가 없어 한입 뜯어먹었다. 그러나 어찌나 피곤한지 닭다리를 뜯어먹어도 도무지 맛을 느낄수가 없었다. 그저 쓰러져서 실컷 자고만싶었다. 내가 이러니 다른 사람들이 오죽할것인가. 준선은 자기의 육체가 남달리 단단하다고 자부하고있었다.

《우리 작업반사람들이 모두 지쳤소. 이런 닭곰을 모든 동무들에게 다 먹이였으면 얼마나 좋겠소. 어떻게 무슨 방도가 없을가?》

준선은 닭곰을 얼마 먹지도 못하고 밀어놓았다.

다음날 날이 어슬어슬해졌을 때였다. 준선이가 한창 용접을 하고있는데 정삼이가 등을 가볍게 쳤다.

《반장동지, 집에서 지원나왔어요.》

준선이가 돌아보니 안해가 웃고있었고 그뒤에는 아버지와 딸까지 서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요?》

준선은 안해에게 그리고 아버지에게 의문의 눈길을 던지였다.

《너희들이 수고한다기에 내 며느리를 따라나왔다. 내가 좀 젊었더라면 한몫 해주겠는데 늙은게 한이로구나.》

비날론공장 제관직장에서 작업반장을 오래 한 준선의 아버지가 한탄하듯 하는 말이였다.

《금순 아버지, 닭곰을 가지고나왔어요.》 성미가 말하였다.

《내가 먹다 남긴것 말이요?》

《아이참, 당신은 무슨 말을 그렇게…》

성미는 가지고나온 꾸레미들을 풀었다. 한 열댓마리는 잘됨직한 닭곰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아니, 이 많은걸 어떻게?》 준선은 입이 벌어져서 다물지 못하였다

《친척들을 다 발동시켰지요 뭐. 금순 아버지가 바라는게 뭔지 내가 다 알지요 뭐. 매 사람당 한마리씩 돌아가게 해왔어요.》

준선은 가슴이 뭉클해졌다. 아, 얼마나 사랑스러운 녀자인가.

그는 행복감이 사무쳐 안해를 와락 그러안아주고싶었다. 그러나 그는 그저 한손으로 안해의 어깨를 두드려주었을뿐이였다.

《고맙소.》

그리고 그는 안해의 귀가에 슬그머니 입을 가져다대고 속삭이였다.

《오늘 당신이 얼마나 고운지 모르겠소.》

갑자기 닭곰을 한마리씩 받아든 반원들은 감동되여 눈들을 슴벅인다.

《반장동무 아주머니가 제일이요.》 하고 건일이가 말하였다.

《우리 처는 뭘하고있는지.》

《건일동무 처야 의술에서 제일이 아닌가. 유일하게 제 남편 관절염을 못 고쳐주고있기는 해도…》

건일은 산업병원 의사인 자기의 안해를 꺼들이면서 시까스르는 성철의 어깨를 쥐여박았다.

《성철동무, 그렇게 남의 안해를 깎아내리면 안되지 않을가? 그건 로동계급의 도덕에 어긋나는거야.》 강희선이 때를 놓치지 않고 성철에게 엄숙하게 충고를 주었다.

희선은 자기의 정당한 충고를 성철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를 가늠하듯 힐끔 그에게 눈길을 주었으나 성철은 지금 닭곰을 먹는데 달라붙어 정신이 없는듯 했다. 희선은 약이 없다는듯 머리를 흔들고나서 닭의 시허연 날개죽지를 쭉 뜯어내여 한입 물었다.

《좌우간 이 닭곰은 별로 살이 통통 졌는걸. 우리 집 닭은 이렇지 못하거던.》

닭곰을 뜯는데 정신이 팔린듯만싶었던 성철이가 어느새 희선의 말을 듣고 웃음가마리를 만들었다.

《아바이, 그건 아바이 집 수닭이 너무 날치면서 암닭들을 못살게 굴기때문이예요.》

모여앉은 반원들이 담소를 하면서 닭곰들을 뜯어먹는데 중학교 학생인 준선의 딸 금순이가 성미의 부추김을 받고 앞에 나섰다.

《아저씨들이 사회주의경쟁에서 1등 하기를 바래서 노래를 부르겠어요.》

금순이는 비록 목청은 시원치 못하였으나 어찌나 감정을 잡아 노래를 부르는지 반원들은 다 기특한 소녀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일해야 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는것이였다.

다시 작업이 시작되였을 때 준선의 아버지가 그들의 일손을 도와주려고 나섰으나 늙은탓에 기운을 쓸수 없어 물러나고말았다.

《안되겠군. 헌데 너희들 확실히 일하는 본새가 다르구나.》

그는 허리를 두드리면서 감탄하는 소리를 하였다.

《어떻게 다른가요?》

아들이 묻자 아버지는 연신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하였다.

《대체로 수리작업반에는 제관공들과 용접공들이 따로 있지. 제관공들은 제관작업을 하고 용접공들은 용접을 하는거다. 그래서 어차피 각자에겐 한가한 시간이 차례지게 되는데 너희들은 제관공과 용접공이 따로 없구나. 모두 달라붙어 제관을 하고 모두 달라붙어 용접을 하는구나. 그야말로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구나. 용타, 그건 정말 쉽지 않은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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