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련재 《조선의 힘》 제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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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회
제 1 편
7
언덕너머쪽에서 땅크포들이 꽈당거렸다. 이따금 기관총의 여무진 울부짖음소리가 간간이 들려오기도 했다. 적들이 가까이 밀려오는것이다. 엄호구분대에서 담가로 실려온 한 부상병은 적들이 온등판을 꽉 메우며 공격해온다고 했다. 그런데도 아직 리숙이와 그의 일행은 나타나지 않는다.
둔중한 폭음이 기슭의 언덕을 뒤흔들었다. 검누른 연기가 꾸역꾸역 치솟아오르며 하늘을 덮기 시작했다. 현수는 회중시계를 꺼내여 귀에 대고 초침소리를 새겨듣고있었다. 10초후엔… 배떼다리를 폭파하도록 명령을 내릴것이다. 더이상은 지체할수 없다. 채칵거리는 초침소리를 헤여보고나서 그는 군복웃주머니에 시계를 쓸어넣었다.
바로 그때 전화수가 거쉰 소리로 부르짖었다.
《중대장동무, 50번동지가 찾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졸아드는듯 했다. 그는 저도모르게 흐느끼듯 입으로 공기를 빨아들였다. 가슴한쪽이 뜨끔해났다.
《중대장동무, 빨리!-》
전화수가 송수화기를 내들며 부르짖건만 그는 뛰지 않았다. 두주먹을 꽉 부르쥐고 얼음판우를 걷듯이 지척거렸다.
(이젠 끝장이다!… 넨장, 리숙은 왜 오지 않을가?!…)
송수화기를 받아들자 먼저 마른침부터 꿀꺽 삼켰다.
《배떼다리가 왜 아직 그대로 있는가?》
묵직하고도 날카로운 물음이였다.
《곧 폭파하겠습니다. 50번동지!… 그런데… 덕암산진지에 부상병들을 후송하러간 담가대동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아서… 기다리고있었습니다.》
《뭣이?!》 별안간 저쪽에서 공명판이 찢어질것처럼 새된 웨침이 울려왔다.
《잔말 말고 당장 폭파하오. 당장!…》
그런데 바로 그때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있었다. 현수는 좀전에 독립포련대의 포차들이 굴러오던 그곳 굽인돌이에 《M26》땅크들이 나타난것을 보았다. 한대, 두대, 석대… 흰별을 그린 적땅크들이 달려들며 12. 7mm 대구경기관총으로 도하장을 휩쓸기 시작했다. 와릉와릉하는 발동기들의 소음이 태풍처럼 비탈면을 휘감았다. 아츠러운 무한궤도의 찌꺽거리는 소리, 정지함이 없이 쏘아대는 땅크포사격, 순식간에 벌어진 맹렬한 돌입이였다. 9대의 적 땅크가 도하장접근로로 일시에 달려들며 들부시고 짓뭉개고 쾅 쾅 쏘아대였다. 1소대장과 대원들이 수류탄을 들고 맞받아 나갔으나 질풍같은 기관총사격에 모두 허리를 꺾으며 쓰러졌다.
중대는 단숨에 격파되였다. 적땅크에서 내쏘는 기관총사격이 어찌도 맹렬했던지 많은 전사들은 모래불에 엎드려 일어설념도 못했다.
현수는 정신없이 배떼다리로 달려갔다. 자기가 무엇을 하려는지도 몰랐다. 돌연 3소대장 김수찬이 권총을 꽉 거머쥔채 조각상처럼 괃아져있는것을 보았다. 현수는 그의 어깨를 후려쳤다.
《3소대장! 그건 뭣하러 빼들었어. 수류탄을 던져! 대원들을 일으키오!》
목구멍에 무엇이 걸려 그르릉거렸다. 길다란 불줄기가 눈앞을 지나갔다. 땅크포소리가 터질 때마다 가슴이 터져나가는듯 했다.
현수는 강기슭에까지 밀려갔다. 그러다가 갑자기 세찬 폭풍에 날려버렸다. 찌는듯 따가운 물결이 온몸을 휘여감아 태를 친듯 했다. 더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무서운 절망감에 눈앞이 아뜩해졌다. 여전히 권총을 틀어쥔 3소대장 김수찬이 모래불에 반쯤 묻혀있었다. 그곁으로 적땅크의 무한궤도자국이 지나갔다. 련락병 박원철이 김수찬을 끄당기다말고 정신없이 토하기 시작했다. 가까운곳에서 적땅크들이 우릉우릉 몸부림치며 시꺼먼 배기가스를 련속 들씌웠다. 반땅크수류탄조차 없는 공병들, 신병들이 절대다수인 중대였다.
벌써 여러대의 적땅크들이 배떼다리를 건너가고있었다. 그런데 그 운명적인 찰나에 그는 맨앞의 적땅크가 검은 연기를 토하는것을 보았다. 그는 비틀거리며 목을 빼들었다. 뒤따르던 땅크가 그것을 힘껏 밀어 물속에 처박았다. 그리고는 또 흠씰흠씰하는 배떼다리를 무한궤도의 강철이발로 물어뜯으며 전진했다. 적땅크들주위에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대안에서 아군 반땅크포들이 사격하는것이다. 또 한대의 적땅크가 사슬을 풀어헤치며 멎어버렸다. 그 순간 현수는 적땅크들이 멀리 보병을 뒤떨구고 달려들었다는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번개같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이 순간을 놓치지 말자!…
가슴이 뻐근해지고 눈부리가 떨리는듯이 느껴졌다.
그는 헉헉 단숨을 뿜으며 강변의 모래불로 달려나갔다. 어느새 수류탄을 거머쥔 한팔을 힘껏 내뻗쳤다.
《적땅크를 뒤따르라!-》 비탈면과 강기슭에 흩어진 병사들을 향해 소리쳤다. 《땅크뒤를 따르라!… 그다음 다리를 끊소. 제길할, 어서 일어낫, 1소대장은 어데 갔소? 부소대장 빨리 소대를 지휘하오!》
그는 2소대장을 찾아 있을수 있는 적보병들의 진출을 막으라고 소리쳤다.
《이젠 놈들이 독안에 든 셈이야. 젠장, 20분만 견지하오. 적보병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소. 그러면 저 빌어먹을 땅크들은 오도가도 못하게 할수 있소. 알겠소? 그럼 빨리, 빨리 움직이오!》
기가 죽어 숨어버렸던 신병들조차 펄펄 날뛰는 중대장의 기상에 힘을 얻고 달려나왔다. 뒤돌아보지도 않고 배떼다리를 건너서는 적땅크들의 꽁무니에 벌써 바싹 따라붙는 전사들도 있었다.
《장하오, 부소대장, 놈들을 물속에 처박소!》
엄습해오던 절망감이 무서운 기세로 바뀌였다. 이대로는 죽지 않는다, 죽지 않을테다!…
중대는 수습되였다. 어느덧 지휘관의 의지와 구령에 따라 움직이는 전투집단으로서 신속히 정리되였다. 2소대장이 굽인돌이쪽에서 밀려드는 적보병들과 전투를 벌리기 시작했을 때 배떼다리의 중간이 뭉청 끊어져나갔다. 마지막으로 다리를 건너던 여덟번째인가 아홉번째인가 하는 적땅크가 토막난 배떼다리우에 실린채 떠내려가며 악에 받쳐 포신을 돌려댔지만 육중한 무게를 지탱해내지 못한채 곧장 물속에 잠겨들고말았다.
저쪽 대안에 가닿았던 적땅크들이 사태를 알아차린것은 그후의 일이였다. 앞에서는 반땅크화력의 장벽이 막아서고 뒤에서는 산산이 격파된줄 알았던 공병들이 배떼다리를 토막쳐버리자 갈팡질팡하며 발악하였다. 불의적인 돌입으로 도하장을 차지하려던것이 오히려 함정에 빠져든것이였다. 오도가도 못하게 된 적땅크들을 향하여 집중포화가 퍼부어졌다.
얼마후 현수는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적보병들을 견제하며 점차 중대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건너편 대안의 포병들이 그들의 철수를 엄호하여주었다. 그 알수 없는 지휘관에게 골백번이라도 감사를 드려야 했다. 그러나 많은 희생을 치른 중대의 철수가 있은 후 그가 반땅크포대대의 지휘소에 들렸을 때 대위직급을 단 그곳 지휘관은 측은해하는 눈빛으로 그를 맞이하였다.
《공병중대장이요?… 가서 전화를 받소.》
《어데서 찾습니까?》
《50번동지요.》
오늘 벌써 세번째로 받는 전화였다. 송수화기를 들자 귀에 익은 무정의 목소리가 귀전을 때렸다.
《동무요?》
《그렇습니다. 중대장 류현수…》
《인젠 중대장이 아니요.》
무정은 소리치지 않았다. 이제는 소리칠 필요가 없었다. 전쟁터에서는 고함소리나 욕설도 일종의 믿음과 기대를 의미하는것인데 인제는 그런 믿음을 상실한것이다. 무정은 한마디로 간단히 그리고 아주 랭혹하게 말했다.
《중대를 인계하고 대기하오!》
《…》
현수는 미처 대답을 못했다. 별안간 혀가 돌덩이처럼 굳어지고 주먹만큼 커져서 입안에 가득 들어찬것 같았다. 날카롭게 어이듯 하는 목의 경련에 숨이 칵칵 막혔다. 그는 얼마나 가혹한 처벌이 자기를 기다리고있는지 알아차렸다.…
얼마후 중좌직급을 단 상급예심원이 나타났다. 먼저 현수의 무기를 회수하고 견장을 뗐다. 누르끄레한 빛이 도는 얼굴에 가파로운 턱을 가진 사람이였다. 첫순간에 벌써 현수는 자기가 지독한 사람과 맞다들었다는것을 깨달았다. 가늘게 좁혀뜬 까다로운 눈빛이나 윤기없고 뻣뻣한 머리카락 그리고 좁은 이마는 결코 좋은것을 약속하지 않았다. 그는 랭정하게 언제, 어데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하는 식으로 이것저것 따져물었고 빠짐없이 기록했다. 그리고는 《동문 여기 가만히 앉아있소. 내 좀 나갔다 오겠는데 절대 움직이지 마오!》하고 말했다. 그가 돌아올 때까지 현수는 은페부에서 움직이지 않고 기다렸다.
그동안 격렬한 전투가 있었다. 은페부 천정이 들썩거릴 때마다 흙모래가 쏟아져내렸다. 도처에서 폭음이 터지고 기관총들이 맹렬하게 울부짖었다. 적들이 도하하고있다는것을 알았으나 현수는 움직이지 못하였다. 군법의 엄한 요구가 그를 이 헐렁한 은페부에 못박아놓고있었다. 머리우에 직탄이 떨어진대도 할수 없다. 미칠것 같은 고독감속에서 현수는 난생처음 전투를 그 소음으로만 겪고있었다.
상급예심원은 전투가 끝난 다음에도 오래 있다가야 나타났다. 온통 불에 그슬리고 찢겨있었다. 표정은 더욱 심각하고 랭혹하였다. 아무말없이 현수를 차에 태웠다. 그는 자신이 차를 운전하였다. 차가 막상 출발했을 때 련락병 박원철이 《중대장동무!-》하고 웨치며 달려왔다. 대대에서 유일하게 안경을 끼고있던 련락병이다. 그러나 며칠전 배떼다리를 설치할 때 안경을 물속에 빠뜨렸었다.
《중대장동무!》 박원철은 숨이 차서 헐떡거리며 차체를 붙들었다. 《같이 갑시다.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의 눈가장자리는 퍼릿했다.
상급예심원이 날카롭게 물었다.
《누가 동물 가라고 했소?》
《우리 2소대장… 아니, 새 중대장동무가…》
《동문 우리가 어데로 가는지 알구나 그래?》
상급예심원은 가속답판을 밟았다. 차는 떠났다. 더운 바람이 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격렬한 총성이 울려오고 이따금 포탄이 날아와 터졌다. 차는 덜컹거리며 끄물거리는 연기속을 뚫고 나갔다. 쓰린 연기가 눈을 허볐다. 현수는 깔깃깔깃해지는 두눈을 비비며 감탕이 게발린 둔덕을 바라보았다. 이 중대에서 하사관으로, 소대장으로, 중대장으로까지 자라온 그였다. 걸어온 모든 싸움길- 장마비로 불어난 북한강, 영정리의 갈숲, 금강의 모래불과 락동강의 박진나루기슭에 그의 발자국이 찍혀있다. 그것은 그대로 전쟁의 첫날부터 오늘에 이르는 중대의 자서전이다. 그런데 그 중대를 떠난다. 다시 오지 못할 길로 영영 떠난다.…
어느덧 그의 두눈은 생기를 잃어갔다. 얼굴은 주석으로 부은것처럼 꺼멓게 변했다.
그렇게 얼마쯤 갔을 때였다. 갑자기 상급예심원이 《항공!》하고 부르짖었다. 언제 나타났는지 수십대의 적기들이 해빛의 반사광으로 눈을 부시게 하면서 머리우를 날고있었다. 벌써 급강하하는 적기들도 보였다.
《차를 세웟!》
현수가 소리쳤다. 기총탄이 길 좌우에 먼지를 일으켰다. 차가 급정거를 하는통에 현수는 창틀에 이마를 세게 찧었다. 다음순간 하늘에서 길쭉하고 시꺼먼 물체들이 뒤뚝뒤뚝 번져지며 또 순간마다 곱절이나 커지면서 아래로, 땅으로 곧추 떨어져내렸다.
이번에도 현수가 먼저 부르짖었다.
《뛰여내립시다. 빨리, 저기 웅뎅이로!…》
그러나 그들이 웅뎅이에 몸을 던지기 전에 먼저 뜨거운 화염이 확 휘감더니 어데론가 허궁 들어 뿌려던지고 땅바닥에 태를 쳐놓았다. 무수한 흙모래와 재개비가 하늘을 덮고 소낙비처럼 쏟아져내렸다. 현수는 컹컹 기침을 하며 뜨거운 모래불을 더듬어갔다. 자동차는 형체없이 박살이 났고 쪼각쪼각 찢겨진 잔해들이 여기저기에서 불타고있었다.
어데선가 신음소리가 났다. 현수는 허리를 펴고 일어나 비청거리며 불타버린 모래불을 걸어갔다. 몇걸음만에 반나마 모래속에 파묻힌 상급예심원을 발견하였다. 가까스로 그를 끌어냈다. 상급예심원은 피칠갑이 되여있었다.
《좀 봐주오.》
그가 말했다. 한손으로 너덜너덜 찢겨진 옆구리쪽을 가리켜보였다. 현수는 그를 뉘이고 파편이 헤쳐놓은 상처부위를 살폈다. 아무말없이 자기의 내의를 이발로 물어 갈기갈기 찢었다. 그것으로 한겹두겹 재간껏 동이기 시작했다.
《어떻소?》 상급예심원이 헐떡거리며 물었다. 《난 아직… 임무를 다하지 못했는데…》
그 말을 듣자 현수는 등골이 선뜩해지는것을 느꼈다. 그가 받은 임무란 다름아닌 현수를 압송하여 군사재판에 회부하는것이리라. 현수가 상처를 동이던 손을 멈추자 상급예심원은 의례히 그 날카로운 눈길로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난… 죽으면 안되오. 어떻게 하나… 임무를 다하기 전엔… 절대로 죽어선 안돼. 알겠소?》
《?!…》
현수는 처음으로 이 사람이 가련하게 여겨졌다. 그러자 자기의 손가락들이, 그의 상처를 헤집던 손가락들이 막 끈적끈적해나는것을 느꼈다. 별안간 진저리를 치며 그는 또 손을 놀렸다. 그때부터 붕대를 다 감을 때까지 한마디 말도 없었다. 일을 끝내고 그를 둘쳐업고나서야 소리쳐 물었다.
《어데로 가야 합니까?》
《사령부로!…》 그가 중얼거렸다. 가릉가릉하는 목구멍소리를 삼키고나서 말을 이었다. 《가만, 여기 가까운 곳에 4사 지휘소가 있을거요… 그리로 갑시다.》
현수는 걸음을 옮겼다.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무턱대고 걸어갔다.
사방 화재의 불길이 충천했다. 비로소 현수는 적기들의 폭격이 끝나고 지금은 적의 원거리포들이 포탄을 들붓고있다는것을 알았다. 숲이 타고 땅이 뒤집히고 강물이 끓어번졌다.
이윽고 현수는 반나마 타버린 대나무숲에 들어섰다. 경험에 의하면 이런 위험구역으로는 들어서지 말아야 했으나 에돌아갈 힘이 없었다.
《조금만 참으시오!》
잔등에 업힌 상급예심원에게 소리쳤다. 그런데 그는 죽은것처럼 반응이 없었다. 집게처럼 현수의 목덜미를 움켜쥐는것으로 미루어 필사적으로 아픔을 참고있다는것이 알렸다.
불타는 대밭, 까실까실 터지고 찢겨진 참대들이 날창처럼 삐죽삐죽 솟아있었다. 사방에서 대가 튀는 소리가 탕탕- 탕탕탕! 미친듯 한 기관포소리처럼 울렸다. 귀가 먹먹하고 등골로는 차디찬 전률이 줄달음치군 했다. 언제 어떻게 그곳을 헤쳐나왔는지 모른다. 갑자기 등에 업힌 상급예심원이 말했다.
《인젠 거의 온것 같소.》
《…》
현수는 대꾸하지 않았다. 눈을 쓰리게 하는 땀방울을 입김으로 푸-푸- 하고 세차게 불어댔을뿐이다.
《동무!》 상급예심원이 또 헐떡거리며 그를 불렀다. 《동문… 알고있소? 난… 무정장령의 명령을 받고… 왔댔소.》
현수는 허리를 잔뜩 굽힌채 멎어섰다. 더는 가낼것 같지 못했다. 두다리가 휘청거리다못해 금시 무너앉을것 같았다. 가슴이 터질것처럼 숨이 찼다. 가까스로 한쪽 팔소매를 들어 줄지어 흐르는 얼굴의 땀을 씻었다. 그리고나서 칼칼해진 목소리를 짜내며 업힌 사람에게 물었다.
《군의소를… 찾아야지요?》
그러자 상급예심원은 약간 꿈틀거렸다. 놀라운 일로서 그는 중상당한 사람같지 않게 날카롭고 아주 또렷한 음성으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사단장 지휘소로!… 난 오래 견디지 못하오. 그러니 내 말대로 하오. 보고할게 있소!…》
그것은 그저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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