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39회 > 소설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소설

도서련재 《너를 사랑하기에》 제39회

페이지 정보

profile_image
작성자 선구자
댓글 0건 조회 3,673회 작성일 23-07-12 17:31

본문

(제 39 회)

제 4 장

1

(1)


2.8비날론련합기업소에서 비날론중간체생산공정들이 다시 일떠서기 시작하고 현대화의 바람이 거세차게 일어난 그해는 비날론지구사람들의 정신이 전에없이 앙양된 해였다.

되살아나 돌아가는 생산공정들은 그 은은한 동음으로 기업소구내에 사기와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주승혁은 비날론지구의 많은 사람들처럼 희망과 신심에 넘쳐 그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였다.

섣달도 저물던 때 위대한 장군님께서 천리마의 고향 강선을 찾으시여 지펴주신 혁명적대고조의 불길이 새해에 들어서자 더욱더 세차게 온 나라로 번져가고있었다. 그 불바람을 몸으로 느끼면서 승혁은 비날론이 쏟아질 그 환희의 날을 자주 눈앞에 그려보군 하였다.

용기와 열망은 가슴에 차고넘쳤지만 제마음대로 미래를 당겨올수는 없는것이여서 안타까움에 사로잡히게도 되였다.

비날론이 생산되자면 우선 합성직장에서 초산비닐이 나와야 한다. 다시말하면 합성직장에서 알데히드와 초산생산공정에 이어 초산비닐생산공정까지 돌아가야 하는것이였다. 그런데 기업소의 실태로 보아 합성직장이 완전히 되살아나자면 적지 않은 시일이 필요할것 같았다.

합성직장뿐아니라 다른 직장들에서도 함께 개건이 진행되여야 한다. 그것은 몇년동안에는 결코 수행할수 없는 방대한 과제였다.

현재 기업소에서는 농약, 물감생산공정들도 새로 꾸리고있었다.

승혁은 알데히드와 초산생산공정이 돌아가자 다시 공업기술연구소의 자기 자리에 돌아와 연구사업에 몰두하였다. 그러면서도 자주 초산비닐생산공정의 복구에 대해 생각하군 하였다.

(조만간에 그날은 오고야말것이지만 내가 아직 기력이 펄펄할 때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2월초의 어느날 승혁은 국가과학원 함흥분원에 일을 보러 갔다가 저녁녘에 집으로 돌아왔다. 안해 백영희가 방등을 켠 방에서 검전기를 들고나왔다.

《마침 왔군요. 무엇이 잘못됐는지 전기불이 오지 않는군요.》

《당신이 전공노릇을 한다는거요?》 승혁은 어이없다는듯 껄껄 웃었다. 《뭣 모르고 덤벼들다가 전기에 붙어 죽자구?》

《그만 놀려요. 하도 속상해서 이것저것 건드려보댔어요.》

승혁은 안해에게서 검전기를 넘겨받았다. 그리고 인차 집안에 전기불이 오게 했다.

《전기가 고장나면 함부로 손을 대지 마오. 전기라는 놈은 녀자들을 항상 우습게 여긴단 말이요.》 승혁은 장한듯이 느물거렸다.

《에구, 전기불을 하나 고친게 뭐가 그리 대단해서… 공장에 나가 위신을 세우라요.》

《하긴 당신 말도 옳소. 나야 비날론을 뽑는데서 한몫 해야지 집안의 전기불이나 고쳤다고 으시댈게 없지.》 승혁은 짐짓 머리를 끄덕이며 롱조로 말하였다.

그러나 가슴속엔 짜릿한 아픔이 느껴졌다.

(빨리 비날론이 나와야 하는데… 하지만 당장은 안된다. 석자얼음이 하루이틀에 어는것이 아닌것처럼…)

승혁은 저녁밥을 빨리 먹고 기업소에서 진행되는 개건전투장에 나가리라 마음먹었다. 비날론이 나오는 그날을 앞당기자면 모든 사람들이 분발해야 함을 너무나 잘 알고있는 그였다.

《빨리 저녁식사를 하기요.》

《오늘도 늦게 들어오겠어요?》

《못 들어올수도 있소.》

승혁이 심각한 얼굴로 대꾸하는데 선철이가 헐레벌떡 달려들어왔다.

《아버지, 장군님께서 또다시 비날론공장을 현지지도하셨대요.》

승혁은 놀라서 벌떡 일어섰다.

《언제?》

《오늘 오후라고 해요. 가소제직장을 돌아보셨대요. 장군님께선 1년안으로 비날론생산공정들을 전부 살려야 한다고 하셨대요.》

《뭐, 1년안에? 그게 정말이냐?》

《나도 사람들이 말하는걸 들었어요.》

승혁은 저도 모르게 흥분으로 몸이 떨리였다.

(1년이라구? 위대한 장군님이 아니시면 어느 누가 그런 용단을 내릴수 있겠는가!)

심장이 쾅쾅 흉벽을 들이쳐서 더는 그 자리에 서있을수가 없었다. 승혁은 두말없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여보, 식사하지 않고 어딜 가는거예요?》 안해가 소리친다.

《공장에 나가보겠소.》

공장으로 반달음을 놓는 승혁의 두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고이였다.

(장군님, 이게 정녕 사실입니까.)

승혁은 한시바삐 달려가 장군님께서 현지지도하시며 남기신 자취들을 쓸어보고싶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비스이용약관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 상단으로


Copyright © 2010 - 2023 www.hanseattle1.com All rights reserved.